공연후기-클래식(2007년)

스프링페스티발2007 /보로딘 현악4중주/2007.5.8/세종체임버홀

나베가 2007. 5. 10. 08:15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세계 3대 현악 사중주단’에 선정된 러시아 정상의 실내악단'

1. 공연 소개
60년 전통의 전설 보로딘 현악사중주단이 연주하는 피아노 오중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보로딘 현악사중주단의 최고의 레퍼토리인 쇼스타코비치와 보로딘 현악 사중주곡과 함께 창단 멤버인 첼리스트 발렌타인 베를린스키의 영애 루드밀라 베를린스카야가 함께 들려줄 슈만 피아노 오중주 역시 기대되는 레퍼토리이다.
정통 현악 사중주단의 진수를 보여주며 현재까지 러시아 실내악의 자부심으로 굳건히 이어져온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은 1945년 4명의 모스크바 음악원 출신 연주자들로 결성되었으며 원래 이름은 ‘모스크바 필하모닉 사중주단’이었으나 창단 10주년인 1955년부터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으로 새롭게 태어나 현재까지 60여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단원들 중 첼리스트 발렌틴 베를린스키는 초기부터 활동하던 멤버이며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레이 아브라멘코프는 25년 전에 합류했다. 비올라 주자인 이고르 나이딘의 경우 보로딘 사중주단 이전 멤버로부터 사사했으며 이후 이전 비올리스트 드미틀리 쉐발린의 뒤를 이어 멤버로 합류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루벤 아하로니안은 에네스쿠, 몬트리올, 차이코프스키 등 다수의 국제 콩쿨에 입상한 경력이 있다.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이 러시아 작곡가의 레퍼토리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까닭은 일찍부터 쇼스타코비치에게 개인 교습을 받으면서 밀착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명확한 연주로 두루 각광 받고 있는 이들의 실력을 높이 평가한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모든 사중주곡들을 이들에게 미리 비공개 초연을 부탁하곤 했다. 지금도 보로딘 사중주단은 쇼스타코비치 사중주곡의 해석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보로딘 현악사중주단의 창단 55주년이자 멤버중 첼리스트인 발렌틴 베를린스키의 75번째 생일이기도 한 2000년 1월에 모스크바와 런던에서 축하 연주를 가졌으며 그 해 여름 알데베르크 페스티벌에서 이들이 초연한 베토벤과 쇼스타코비치 연주는 ‘더 타임즈’로부터 철저한 준비와 깊이 있는 해석이 돋보이는 공연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텔덱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이들의 앨범, ‘차이코프스키 현악 사중주와 피렌체의 추억‘, ‘슈베르트 현악 오중주’, ‘하이든의 십자가의 7언’, ‘러시아 소품집’ 등의 앨범은 모두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차이코프스키 음반은 1994년에 그라모폰상(Gramophone Award)을 수상했다. 슈베르트 음반에 대해 그라모폰은 “자기자신에서부터 벗어나 음악의 본질에 다가가 심연의 연주를 들려주는 몇 안되는 사중주단이라는 평을 했다. 이외에도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전집은 2001년에서 2005년에 걸쳐 샨도스 레이블로 출시되었으며 지난 2005년 창단 60주년 기념 음반은 오닉스 레이블로 출시되었다.

2. 단원소개
루벤 아하로니안(Ruben Aharonian) ; 제 1 바이올린
1947년 라트비아 출생.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얀켈레비치, 레오니드 코간 교수로부터 사사했다. 에네스쿠를 비롯해 몬트리올, 차이코프스키 등 여러 국제 주요 콩쿨에서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그는 예레반 국립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수많은 음반 레코딩과 유럽, 북남미 연주 투어를 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에는 1996년에 합류했다
안드레이 아브라멘코프(Andrei Abramenkov) ; 제 2 바이올린
1935년 모스크바 출생. 그의 아버지는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의 비올라 연주자 였고,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였다. 소년시절에 볼쇼이 극장 합창단에서 활동했던 안드레이는 1942년 중앙 음악 학교에 입학해 바이올린을 배웠고, 이후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1956년에는 러시아의 모든 콩쿨에서 수상했다. 모스크바 실내악단의 단원이기도 했던 그는 1974년 이후 현재까지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의 멤버로 활동중이다.

이고르 나이딘(Igor Naidin) ; 비올라
1969년 생. 7살부터 음악을 시작해 이후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유리 바슈메트  지도 아래 비올라 공부를 한 이고르는 1995년 제2회 모스크바 국제 비올라 콩쿨에서 수상했으며 런던 국제 현악사중주단 콩쿨에서 입상한 ‘Quartetto Russo’의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미하일 코펠만과 발렌틴 베를린스키로부터 정기적으로 지도를 받고 있다.

발렌틴 베를린스키(Valentin Berlinsky) ; 첼로
1925년 이르쿠츠크 출생. 바이올리니스트인 아버지로부터 7살때부터 레슨을 받을 발렌틴은 13살이 되자 본격적으로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 모스크바의 중앙 음악 학교,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했다. 졸업 후 모스크바 필하모닉 사중주단에서 활동한 그는 곧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의 멤버가 되었다. 그는 음악학교에서 첼로와 4중주 레슨을 병행해오고 있다.

특별 출연: 루드밀라 베를린스카야 (Ludmila Berlinskaia) ; 피아노
첼리스트 발렌틴의 딸인 루드밀라는 그네신 음악학교와 모스크바 음악원을 졸업했다. 로스트로포비치나 유리 바슈메트 등의 아티스트들과의 실내악 연주를 활발하게 보이고 있는 그녀는 솔로 연주자로서도 그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아 위그모어홀이나 바비칸 홀, 콘서트헤보우 등의 무대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파리의 에콜 노르말 드 코르토의 교수로 재직하며 모스크바 음악원 등에서도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미아스코프스키 현악 사중주 제13번
Miaskovsky String Quartet No.13
베토벤 현악 사중주 제9번 “라주모프스키” 작품번호59/3
Beethoven String Quartet “Rasumobsky” No.9 Op.59/3
슈만 피아노 오중주 작품번호44
Schumann Piano Quintet Op.44

공연 후기....

지난 6일 보로딘 공연의 감동이 아직 그대로 살아있어 오늘의 공연이 더욱 기대되던 날이었다.

이런 날은 꼭 심술궂음이 있으니...아마 원초적인 그 무엇이 있나보다.

여늬날과 다름없음으로 보이는 화욜이었는데, 집앞 도로에서 부터 차가 막히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일산을 빠져나와 잘 가는것 처럼 보였다.

조급함과는 달리 잠깐 조는 사이 어느새 버스는 연대앞을 지나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다행스럽게도 시작 전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 지...경복궁역앞에서 버스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 느낌 그대로...난 코앞에서 10분을 흘려보내고,

공연 시작 직후에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말았다

.

첫곡 <미아스코프스키>곡은 무려 25분이나 되었다.

로비 모니터로 보고 있자니, 밖에서 펼쳐지고 있는 서울 별밤축제의 시끄러움 때문에

하나도 들리지를 않았다. 더우기 오늘 별밤공연은 장구와 팬플릇 공연이 펼쳐지고 있어

시끄러울 정도의 장구와 북소리가 쩌렁 쩌렁 울려대고 있었다.

정말 심장이 떨어질듯 장난이 아니었다.

이렇게 로비에서도 시끄러운데, 공연장 내에 안들릴까...의아함을 안고 2번째 곡이

시작되면서 공연장 안에 들어갔다.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슈만>의 <피아노 5중주>곡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귓전에는 밖의 요동치는 장구와 북소리가 쿵쿵 울려대기 시작했다.

2악장이 시작되면서 그 잔잔한-거의 현을 움직이지 않을 정도의 소리-연주가 시작되면서는

팬플릇의 소리까지 들렸다. 평소엔 듣기 괜찮았던 그 팬플릇 소리가 어찌나 방정맞게 들리는 지...

그때부턴 이 말도 안되는 사태에 가슴에서 불이 확확 솟아날 정도로 화가 났다.

집중은 더욱 되질 않았다. 화가 날수록 밖의 소리에 더 귀가 밝아져 나중엔 분노로 치달을 지경이 되었다.

 

이게 왠일인가....

그 몇십명 되지도 않는 관중을 코앞에 두고 이렇게 쩌렁 쩌렁 음량을 크게 해놓아야 한단 말인가..

아니, 체임버 홀 계단에서 이 무슨 쩌렁 쩌렁 울리는 공연이란 말인가..

세계적인 실내악단을 불러놓고....

정말 낯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들도 첫번째 연주에서 느꼈을 터...그래서 그나마 피아노가 있는 슈만곡을 먼저 연주했던 것이다.

 

화가 치밀어서 그 아름다운 슈만곡을 어떻게 감상했는 지도 모르겠다.

1부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어떤 남자분도 흥분을 하고 계셨다.

나는 밖으로 나가 별밤 공연이 끝나고 정리를 하고있는 음향 담당자에게 이 상황을 전했다

그도 당황하는 듯 보였지만....

그리고 티켓bax에 가서도 이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전했다.

밖의 공연은 끝이 났지만 좀체로 화는 가라앉지를 않았다.

 

2부 공연 <베토벤의 현악 4중주>곡은 정말 너무나 훌륭하고 아름다웠다.

참을 수 없던 분노(?)도 이들의 연주에 녹아 누구러 뜨러졌다.

마음에 다시 평화로움이 찾아들었다.

 

아~~앵콜연주가 뭐였드라~~

너무나 좋았었다는 느낌밖에....기억이 아득하네~

<매일 갔던 공연으로 후기를 곧바로 쓸수가 없어서 ....쪽지 메모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ㅉㅉ>

마지막까지 앉았다가 천천히 나왔다.

벌써 로비엔 비올라 연주자<이로르 나이딘>이 나와서 학생 몇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오옷~~

나도 달려가서 싸인을 받았다.

이어서 나오는 연주자들 ,,,제1 바이올린,제 2바이올린, 첼로 연주자에게 모두 싸인을 받고,

사진도 찍었다.

흡족함이 마음속 가득히 채워졌다.

먼 발치서 주최측인듯 보이는 한 여자가 미 광경을 보고 미소짓고 있었다.

 

세종 체임버홀의 문을 빠져 나오는 내겐 이미 아까 가졌던 분노는 한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비도 그치고...

청명한 밤하늘이 나무들을 비추는 조명들과 함께 아름답게 보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