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7년)

춘향/유니버설 발레단-아람누리 개관작/2007.5.5/아람극장

나베가 2007. 5. 6. 08:39

 

발레 ‘춘향’

고양아람누리에 오르는 세계초연 발레 공연

2007년 5월 고양아람누리가 드디어 관객에게 열린다.
그 첫 무대를 유니버설발레단과 고양문화재단이 공동제작한 발레 ‘춘향’이 세계초연으로 서막을 알린다. 개관공연에 앞서 순수예술작품으로는 드물게 미리보기 형식의 공연인 프리뷰공연이 2006년 6월 고양어울림누리에서 있었다. 그 결과 작품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국내 정상의 발레컴퍼니 유니버설발레단과 고양문화재단의 만남을 통해 고양문화재단은 뛰어난 작품을 고정 레퍼토리로 확보할 수 있고, 유니버설발레단은 공동제작을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창작발레의 제작과 세계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때문에 향후 예술단체와 문화재단과의 훌륭한 공동제작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객의 호흡마저 빼앗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안무

‘춘향’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에서 차용했고 누구든지 쉽게 공감하는 정확하고 명료한 춤과 연기로 춘향의 사랑 이야기를 전달한다. 안무는 신고전주의와 현대무용이 혼합된 스타일로, 한국적 안무를 기본으로 하는 창조적이며 동, 서양의 조화를 최대한으로 이끌어 냈다. 특히 화려한 여성 군무의 섬세함과 몽룡과 춘향의 2인무는 관객의 호흡마저 빼앗을 만큼 관능적이면서 아름답다.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옷으로 갈아입은 무대와 의상

‘춘향’의 무대는 프리뷰 공연을 발전시켜 보다 심플하고 한국적인 이미지를 구현하고, 우리 전통의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발레 의상을 전문 의상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했다. 디자이너 이정우의 손으로 ‘동,서양의 만남과 춘향의 미’를 표현했다. 화려한 색감과 한복의 선은 한국적 발레의 몸짓을 보다 돋보이게 만든다.

5월 4일 - 춘향 : 안지은 / 몽룡 : 시몬츄딘
5월 5일 - 춘향 : 강예나 / 몽룡 : 이현준
5월 6일 - 춘향 : 황혜민 / 몽룡 : 엄재용

변학도 : 황재원 / 이현준
향 단 : 강미선 / 손유희
방 자 :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 민홍일/조주환
<1막> 춘향과 몽룡의 만남, 사랑, 이별

프롤로그 - 어두운 밤 하늘 아래 감옥의 창살이 비춰지고 춘향 어머니 월매가 정한수를 떠놓고 천지신명께 춘향의 무사 방면을 기원하고 있다. 춘향은 몽룡을 향한 그리움으로 슬픔에 잠겨있고, 춘향을 애타게 기다리는 월매의 치마폭으로 밤하늘의 별 하나가 떨어진다.

단오날 - 꽃바구니를 들고 나와 즐겁게 춤을 추는 처녀들, 총각들이 익살맞고 흥겨운 춤을 추며 한데 모여 춤을 추고 있다. 이때 방자가 이도령을 부추겨 단오 구경을 하러 마을로 들어온다. 몽룡이 향단과 함께 그네를 타는 단아하고 아름다운 춘향을 발견하고 한눈에 반해 바라본다.

여름 - 그날 저녁 향단을 앞세워 밤마실을 나온 춘향과 춘향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한 몽룡이 방자와 향단의 주선으로 오작교에서 만난다. 춘향과 몽룡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방자와 향단은 춤을 춘다. 부채에 마음을 담은 글을 쓰는 몽룡과 치마폭으로 그 마음을 받아드린 춘향, 둘은 합방을 상징하는 2인무를 춘다.

가을 - 소소히 낙엽이 떨어지는 무대는 조금씩 가을로 접어들고, 춘향과 몽룡의 사랑도 깊어간다. 잔잔한 갈대 사이로 로맨틱한 군무가 이어지지만, 앞으로 다가올 이별의 예감하지 못한 체 가을밤이 깊어간다.

겨울 - 시간이 흘러, 겨울이 찾아오고 몽룡과 춘향의 이별의 시간이 찾아온다. 몽룡의 아버지는 과거시험을 위해 몽룡을 한양으로 보내려한다. 춘향은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월매와 향단도 이별을 슬퍼한다.

<2막 1장> 과거 그리고 관직 수여

과거시험와 장원급제 - 경복궁 근정전 뜰 앞에서 많은 수험생들과 몽룡이 과거시험을 치르고 있다. 몽룡 1인무로 답을 써내려간다. 과거시험을 치른 후 왕이 등장하여 몽룡에게 봉서와 마패를 내려 주며 어사에 임명한다. 몽룡은 임명지로 떠나기 전 춘향의 모습을 떠올리며 관복을 벗고 평복으로 갈아입는다.

<2막 2장> 변사또의 잔치 그리고 어사 출두

변사또의 잔치 - 남원의 동원 뜰에서 기생을 끼고 뱃놀이를 즐기며 노는 변사또가 춘향의 소문을 듣고 춘향을 찾아오라한다. 변사또의 뜻에 따라 화려하게 차려입은 춘향과 월매가 불려오지만, 변사또의 수청제의를 단호히 거절한다. 변사또는 격노하여 단검으로 춘향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리며 춘향을 죽이려 한다.

어사출두 - 망나니가 나타나 춘향을 죽이려는 찰나 몽룡이 마패를 꺼내들고 어사출두를 외친다. 변사또의 악행을 몽룡이 처단하고 춘향을 찾는다. 끌려나온 춘향에게 지난날의 부채를 꺼내어 보여준다. 춘향은 몽룡임을 알아보고 재회의 기쁨으로 2인무가 이어진다.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결혼식이 계속되어진다.


 안무 : 유병헌
- 연출 : 배정혜
- 음악 : 케빈 바버 픽카드
- 무대디자인 : 천경순
- 의상디자인 : 이정우
- 출연 : 유니버설발레단

공연후기...

 

작년...맛보기로 본 <춘향>은 무대나 의상이나...어딘지 발레라기보단 촌극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었다.

많이 더 다듬어 지리라 생각은 했지만, 평소 내가 유니버설 발레단에게서 느끼던 바와는

좀 실망스러움을 감출수 없어서 예매를 망설이던 터였다.

그래도 아람누리 개관작인데...

아람누리도 한시 빨리 가보고도 싶고...

그러던 차에 초대권이 생기게 된것이다.

오옷~~

 

학수고대했던 아람누리!!

지나다니면서 보기에 마치 공장 창고같아서 못내 아쉬워했었는데...

완공이 된 뒤라고 그 건물이 풍기는 분위기가 바뀔수는 없을터였다.

그래도 파라솔도 많이 펼쳐있고, 물의 공원이라고 물도 흘러가고...무엇보다

어린이 날이고 공연도 아람극장과 아람 음악당 양쪽에서 다 있던터라

많은 사람들 덕분에 삭막한 분위기는 덜났다.

무엇보다 정발산 공원입구가 코앞에 있기에 그곳에 들러서 산책도 하면 너무나 여유로울것 같아

그나마 다행스런 맘이었다.

극장을 찾아 들어가니...생각보다 정겨웠다.

규모도 객석이 4층이나 되었고, 시야도 좋았다.

전면이 유리라서 겉에서 보기엔 여엉 그랬지만, 안에서 밖을 내다보기엔 그만이었다.

 

일단 우리동네에 이렇게 훌륭한 공연장이 있다는 행복감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막이 올라가고, 공연은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작년보단 달라진듯한 느낌이었다.

무대 셋팅도 훨씬 낳아졌고, 의상들도 좋아졌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아서 관람하기에 아주 행복했다.

 

작년에도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사랑의 이인무가 역시 좋았고, 새로 추가된듯한 하얀색 튀튀(?) 분위기 발레옷을 입고 군무를 추는 장면도 아름다웠다.

그뿐 아니라 한복을 변형한 발레복 색상들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주연 무용수의 춤도 아름다웠다.

 

사랑이란 나이와 장르에 상관없이 늘 행복함과 안타까움을 주는것 같다.

둘이서 사랑의 춤으로 열정을 표현하다가 갑자기 천정에서 부터 떨어진 스크린이 둘 사이를

딱 갈라놓았을때 갑자기 가슴이 싸늘해 지는것이...아픔이 느껴왔다.

그런가 하면 마지막에 둘이 만나 포옹을 할때 또한번 가슴에 쏴한 느낌이...

ㅎㅎㅎ

공연이 끝나고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인사들도 어쩌면 그렇게도 사랑스럽게들 하는 지....

연기와 춤을 잠깐씩 추면서 인사를 했는데.그것이 관객들을 더 행복하게 한것같다.

 

밖으로 나와 파라솔을 그냥 지나칠수 없어서 잠깐 앉아 커피와 쥬스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었다.

어느새 더워져 버린 날씨에 ...스치는 밤바람이 기분좋게 느껴졌다.

꼭 시원함때문만은 아니었겠지??

버스정류장까지 천천히 걷는 걸음걸이가 마치 동네 산책을 나왔다가 들어가는 여유로움이

느껴져왔다.

아~~ 정말 동네에 있으니 이렇게 좋네~

7시 공연이긴 했지만, 커피까지 마시고 왔어도 집에 오니 10시 반.

12시를 넘기지 않고 집에 들어왔다는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