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7년)

2007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프랑스 인상주의의 길목에서 /2007.5.11/세종체

나베가 2007. 5. 11. 17:28

 

 

2007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2007 Seoul Spring Festival of Chamber Music
프랑스 인상주의의 길목에서 ROAD TO IMPRESSIONISM


- 라벨(1875~1937) 네 개의 손을 위한 “어미거위” 모음곡

    Ravel “Ma Mère l’Oye” Suite for 4 Hands
    루드밀라 베를린스카야(Pf) / 파스칼 드봐이용(Pf)


- 드뷔시(1862~1918) 바이올린 소나타

    Debussy Violin Sonata
    나이 위엔 후(Vn) / 김대진(Pf)

- 미요(1892~1974)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스카라무슈” 작품번호165b

    Milhaud  “Scaramouche” for 2 Pianos, Op.165b
    파스칼 드봐이용(Pf) / 김영호(Pf)



................................................ Intermission ..........................................................


- 풀랑크(1899~1963) 바이올린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古城으로의 초대”

    Poulenc “L’Invitation au Château” for Violin, Clarinet and Piano
    강동석(Vn) / 찰스 나이딕(Cl) / 김대진(Pf)


- 생상(1835~1921) 피아노 사중주 B♭장조, 작품번호41

    Saint-Saëns Piano Quartet in in B♭ major, Op.41
    파스칼 드봐이용(Pf) / 나이 위엔 후(Vn) / 훙 웨이 황(Va) / 츠요시 츠츠미(Vc)


공연후기....

스프링페스티발이 열리는 동안 참으로 행복했다.

오늘 공연이 내겐 이 페스티발을 볼수있는 마지막날이다.

작년 페스티발의 대미를 장식하던 날의 감동이 다시금 떠오르면서

내일 있을 마지막 공연 <리베리아>가 탐이 났지만...

오래전에 예매가 되어있는 탱고<파이어>와 오페라 <리날도>가 내일 날짜로 예매되어 있는터라

폐막식에 있을 감동의 해프닝을 포기해야만 했다.

어쨋든 12일동안의 대장정에서 7회의 공연을 보았으니, 더이상 아쉬움도 사실은 없다.

그것도 실내악 공연장으로선 최고의 공연장인 <세종 체임버 홀>에서 3000원의 사랑티켓으로

보았으니....

(세종 체임버 홀의 2층 정 가운데 자리는 여늬 공연장이라면 로얄석에 해당하는 자리다.

 그런데 이곳에선 가장 싼 좌석...ㅎㅎ  사실 아주 작은 체임버홀에선 어느 좌석이건 모두 로얄석에 버금간다.)

 

오늘은 소희씨랑 함께 했다.

지난번 <보로딘 현악 사중주단>공연때 일숙언니와 함께 밤늦도록 데이트까지 한 이후로

또다시 만남이다.

일숙언니, 소희씨...이들을 알게된 것은 내겐 참으로 큰 행복이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만큼 큰 행복이 있을까...

그것이 음악이기에 내겐 더욱 그러하다.

 

오늘 공연은 <프랑스 인상주의의 길목에서>란 큰 타이틀로

<라벨> <드뷔시> <미요> <폴랑크 > <생상스>의 작품이 연주되었다.

먼저 라벨의 <어미거위>가 보로딘 현악4중주단의 처음 멤버인 첼리스트 딸인<루드밀라 베를린스카야>와 스프링 페스티발의 고정 출연자인 <파스칼 드봐이용>의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었다.

어미거위는 아주 짧은 소제목을 달고 있는 5개의 곡이었는데, 둘의 연주가 얼마나 감미롭고 사랑스런 연주였는지....

무엇보다도 외소하고 얼굴이 너무나 작은 <루드밀라...> 옆에 있어 더욱 얼굴이 커보여 마치 큰바위 얼굴처럼 느껴졌던 <파스칼 드봐이용>의 표정이 너무나 신비롭고 귀여웠다.

그 얼굴 표정에 업그레이드 되어서 들려지는 피아노 선율이 꿈결같았다고 할까....

큰 바위 얼굴에서 그런 어린아기와 같은 순수한 표정이 나오다니....정말 사랑스런 어린아기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연주가 끝나고 루드밀라..의 어깨를 감싸고 나가는 그 모습에선 마치 어미가 사랑스런 아기를 보듬고 나가는 것만 같은 느낌....

 

드뷔시의 연주가 끝나고, 피아노 2대를 설치하고 치우는 번거로움으로 연주의 매끄러움을 위해서였는 지, 원래의 프로그램의 순서가 바뀌어서 <미요>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스카라무슈>가 먼저 연주되었다.

역시 드봐이용...그리고 김영호.

이 둘의 주고 받는 미소와 표정에서도 그 사랑스러움이 넘실거렸다.

피아노 소리 역시 그들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만큼... 당연히 사랑스럽다.

이렇게 프랑스의 낭만이 물씬 풍기는 분위기로 기분좋은 1부가 끝났다.

 

인터미션에 소희씨랑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었다.

소희씬 2번째 드뷔시곡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전혀 프랑스의 낭만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푸념했다. 나도 그렇게 느껴졌다고 한다면 아마...바이올리니스트 <나이 위엔 후>의 무표정한 모습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 건 아닐까 싶다.

가끔은 지나친 연주자의 제스쳐가 눈에 거슬릴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연주자가 연주에 몰입하는 그 표정에서 나는 그와 함께 호흡하고 그대로 그 감동이 전이되어 전율이 일때가 많기때문이다.

그래서 공연장에 가선 소리보단 연주자에 몰입한다.

아마 군용 망원경인 커다란 무기같은 망원경을 가지고 다니면서 부터일게다.

자리욕심도 가지게 되었고..ㅎㅎ

우리 딸아이기 늘 말한다.

'오늘은 어디를 순찰하고 오셨냐고...그걸 가지고 누가 공연장엘 갔다 왔다고 믿겠냐고...'

나는 그 재치있고 기발한 말에 박장대소를 했다.

'그래...나는 늘 공연장에서 연주자를 순찰하고 온다~ 하핫'

 

2부에서 폴랑의 <고성으로의 초대>에서 강동석의 바이올린과 찰스나이딕의 클라리넷과 김대진의 피아노!!

이 세 연주자...세 악기가 어우러져 내는 소리는 또 얼마나 열정적이고 아름다웠는 지... 너무나 듣기 좋았고 행복했다.

마지막으로 <생상스>의 피아노 사중주 곡도 정말 좋았다.

 

무엇보다 스프링페스티발에서 느끼는 것은

연주자들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듣는 우리도 너무나 행복하지만 되려 이런 페스티발을 한국에서 개최하고 있다는 연주자들의 행복감이 물씬 물씬 풍겨져 나오기 때문이다.

서로 싱긋 싱긋 웃으며 어깨를 감싸면서 나가는 그들의 모습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독주 리사이틀로도 만나기 힘든 사람들의 연주를 연짱 너무나 말도 안되는 싼 공연료로 한꺼번에 볼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행복이다.

 

정말 <스프링 페스티발> 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