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으로 클래식과 인연을 맺게 된것은 아~주 오래 전 '랩소디'란 영화를 보고 나서 부터 입니다. 지금 큰아이가 고3인걸 감안하고, 처녀때 였으니까...정말 까마득하죠? 지금도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op.35' 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듣노라면 그시절 그 가슴절절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 하답니다. 하여튼 그 이후부터 저는 클래식에 미쳐서 판(LP)을 사 모으기 시작했답니다. 한참 멋내던 대학시절, 용돈을 아끼려고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며 거의 매일 판을 사다시피 했습니다. 그걸 도저히 이해 하시지 못하던 엄마께서는 영양실조 걸린다고 야단 야단을 하셨죠. 그래서 작전을 바꿔서 1주일 단위로 한꺼번에 구입을 했습니다. 순진하신 울엄마께선 1주일에 한번만 사니까 암 말씀을 안하셨죠. 후후.. 암튼 '음악동아'란 당시의 음악잡지까지 구입을 해서 밑줄까지 그어가며 보았고, 그걸본 사촌이 음악사전까지 선물을 해줘서 판을 살때마다 체크를 해가며 판을 사 모았답니다. 그 기쁨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기쁨은 전염되던가요? 팝송만 즐겨듣던 친구들도 어느새 하나 둘 클래식 매니아가 되어 클래식 판을 사 모으는데 경쟁이 벌어지듯 했답니다. 어느정도 였냐구요? 울엄마께서 시집가면 좋은 오디오를 사주신다고 해서 시집을 갔다니까요. 하하.. 근데 시누이가 5명인 외아들한테 시집을 간게 아니겠어요. 재산목록 1호로 가져간 몇박스나 되는 오디오판은 제구실을 할 수가 없었어요. 시집살이를 안해본 사람은 절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죠. 눈뜨면 음악을 틀기 시작해서 눈감을 때까지 음악을 듣던 저는 너무나 슬픈(?)나날이었답니다.(처녀때도 시끄럽다고,전기세(?)많이 나간다고 약간의 구박은 받았죠.하하하...) 더우기 남편도 없는(해외 근무) 시집살이를 하면서~~~ 그래서 생각한것이 워크맨을 산거예요. 당시에 한참 '비젼'이라는 냄비를 사는 것이 아파트 아줌마들에게 인기였어요. 당시엔 그게 아주 비쌌어요. 근데 제가 워크맨을 산다니까 아무도 이해를 못하는거예요. 집에 있는 아줌마가 무슨 워크맨이냐고~~후후후.. 밤 늦게까지 쩌렁쩌렁 음악 듣고 싶은 심정을 여늬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 못하죠. 우리 서방님요? 심수봉 좋아해요. 하하하..
세월이 많이 흘러서.... 이젠 하루 종일이라도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CD도 구입할 수 있을 뿐더러 음악회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답니다.
처음 크레디아하고 인연을 맺게 된것이 아마 1997년, '샤를르 뒤트아' 지휘의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조수미' 협연이 있던 때였든거 같습니다. 팬사인회가 있었는데, 그때 크레디아 회원에겐 조수미 CD를 20% off를 해준다는 거였습니다. 아마 그래서 그때 설문지를 작성하고 회원이 된거 같아요. 그게 계기가 되어서 음악회를 자주 다니게 되었고, 다음해에 평생회원으로 자격을 업시켰답니다. 한동안은 정말 또 미쳐서 음악회에 다녔고, 우리 남편이 집에 빨리가자고 난리를 쳐도 끝끝내 줄서서 사인을 다 받아다 놨다는 거 아니겠어요? 지금은 거의 혼자 다닙니다. '임마누엘 파후드' 플릇공연때 우리 남편 한숨 소리가 얼마나 컸는 지 주위사람들이 다 쳐다봐서... 그 이후론 남편에게 그 곤욕을 치루게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죠. 저도 너무 신경쓰이고...
음악회를 올때의 그 기분좋은 설레임... 카푸치노 커피.. 그저 앉아만 있어도 좋은 음악당~ 선율!!!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그 여운 그대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그래서...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아서 혼자 다니는게 좋습니다.
오늘 전철에서 음악을 듣는데,(항상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님) 문득 내 재산목록 1호 였던 LP판 생각이 났습니다. 아스라한 그 옛날 추억이 참을 수 없는 미소를 머금게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클럽 발코니 책자가 두꺼워지고 내용도 너무 알차서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답니다. 더우기 호암아트홀을 운영하게 되면서 매달 받아보게 되는 OVERTURE 잡지는 행복을 배가 시켜주고 있답니다. 정말 크레디아하고 인연을 맺게된것, 특히 평생회원이 된것은 제게 굴러들어온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올해는 제게 아주 많은 행운이 따르는 해인것 같기도 하구요. 왜냐구요? 그야 뭐~ 오페라, 무용,콘서트 등등 공연복이 터졌다는 거 아니겠어요? 우와~~ 혹시 이번 '클로에 핸슬립'응모에도 당첨될 지 모르잖아요?
댓글......
1.정말 현희님의 음악을 좋아하시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감명깊게 보았답니다. ^^-정소연
2.나현회 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말 그런 깊은 사연까지 이곳에 남겨주시다니!! 감사해요.
음악을 갈망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예쁘신것 같아요.
이제는 공연도 보고 음악도 많이 들을수가 있다니 너무 다행스러운것 같아요.
아울러,
CREDIA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호암아트홀 공연에도 많이 보러와 주세요.
올해 공연복의 여세를 몰아서 이번 이벤트에도 좋은 결과 기대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클럽 발코니
3.나현희님 정말 클래식 매니아시네여!!! 큰 아이가 고3이시라고 하셨는데, 글만 봐서는 절대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무척 젊게 느껴지세요. 아마 만나도 그러실 것 같은 느낌...^^;;;
전 그렇게 뭔가에 미쳐본 일이 별로 없어서... 그게 어떤 기분인지 궁금할 때가 있답니다. 헤헤~!
저희 집에는 아직도 턴테이블이 있어요. 여러번에 걸친 이사끝에 제가 사수한 거거든요. 근데 실제로 들을 수 있는 LP는 달랑 20여개...^^;;; 우리 집에서는 고물단지 끌고 다닌다고 제게 구박을 많이 하죠. 모르겠어요. 음질은 CD가 더 좋다고 하는데, 들을 때의 느낌은 LP가 더 좋거든요? 단순히 제 기분상의 문제인 건지... 그래서 그 20여장의 LP 때문에 절대 못 버리는 턴테이블...^^ 이젠 스피커 한 쪽은 고장나서 안 나오는데... 후유...
좋아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만큼 많은 행운이 따른 것 같아요. 이번에도 꼭 좋은 일 일어나시길 바랄게요~ 당신의 빨간 사과~ 헤헤~~~^^ - 김효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