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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컨 공연..2006.5.24 예술의 전당

나베가 2006. 5. 27. 23:19

                                                         

 

 

케빈 컨 공연.....
NAME : 나현희 DATE : 2006-05-27
EMAIL : ys0491@hananet.net VIEW : 53

 

뉴에이지 음악은 편안함을 주지마는 클래식공연에서 느끼는 숨막힐 듯한 긴장감과 기교의 현란함, 그 큰 공연장이 마치 모두가 숨죽인 듯한 적막함...토네이도에 휩쓸려 빨려 들어갈것만 같은....그런 맛을 느낄 수가 없어서 사실 그동안 뉴에이지 공연장엔 가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각장애를 딪고 이처럼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연주자로 우뚝솟은 그를 보고 싶은 충동과 함께 무엇보다도 얼마전에 사은품으로 받은 샘플러 CD에서 들은 '수지 서'의 노래는 가히 충격적이기까지 했었으므로....예매를 했다.

 

시간이 빠듯해서 5분여를 두고 예술의 전당에 도착. 티켓교환을 하고.

좌판기에서 커피를 한잔 뽑아 마시고는 분을 다투며 홀안으로 들어갔다.

 

피아노 한대만이 있을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무대엔 여러개의 의자가 배치되어 있었다.

팜플릿을 보니, 수지 서 외에도 게스트가 여럿 있었다.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신세사이저.

그리고 그의 동료인 기타리스트..Steve Erquiaga

 

객석에 불이 꺼지니 무대엔 몽환적 분위기의 블루조명이 쏘아졌다.

예술의 전당에서 그런 조명이 쏘아진 무대를 보다니...

 

이내 흐르는 그의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은 내 온몸을 휘감아 나비가 훨훨 날아다니는

초록빛 숲에다 떨구어 놓고 간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세세한 표정 하나까지 놓치고 싶지않아 항상 가지고 다니는 망원경은 필요치 않았고, 아예 엉덩이를 뒤로 쭉 뺀채 머리까지 기대고...

차라리 눈까지 감고 싶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기타리스트 Steve Erquiaga 와 함께한 연주는 잡아 빼었던 엉덩이를 나로 하여금 다시 추스려서 바로 앉게 만들 정도로 놀라움을 주었다.

기타소리를 그렇게도 다양하게 낼수 있음과 ...

피아노와 기타가 서로 반주와 솔로를 바꾸어 가며 마치 대화를 나누듯 하던 연주는

피아노만으로 연주하는 뉴에이지 음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말 감미롭고 아름다웠다

 

이어 '수지 서' 가 소개되었다.

초록빛이라고 말할까....드레스라고 하기보단 스커트에 가까운 느낌의 옷차림. 그 위에 검은 티셔츠를 입고 기타를 메고 나온 너무나 평범하게 다가온 그녀...

이미 음반에서 그녀의 노래실력은 익히 충격을 받을 만큼 알고 있었지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듣는 그녀의 노래는 단 한곡만 부르고 들어간다는게 너무 잔인하다고 느껴질 만큼 아쉬움을 주었다.

 

이어 기타 솔리스트의 환상적인 솔로 연주....

나는 1부의 그 블루빛 그 몽환속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아서 2부가 시작될때까지 꼼짝도 않고 그냥 앉아있었다. 

 

2부에서는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 클라리넷, 신세사이저가 각각 서로 대화하듯 독주를 했는데....피아노와 함께한 바이올린과 첼로와 클라리넷의 선율이 어찌 그리 독특하고 더없이 아름다운 음색으로 가슴속을 파고 드는 지...

대규모의 오케스트라의 편성속에서 듣는 그들 악기소리와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다.

외로움이 묻어난 아름다움...

마치 고통과 상처를 다 감싸안고 사랑으로 승화된 듯한..

 

이번엔 검은색 티셔츠를 벗은 초록색 드레스 차림의 수지 서가 기타 없이 또한번 등장해서 한번만으로 끝나 버리는게 아닐까 조바심 했던 갈증을 풀어주었다.

역시 게스트로 출연하지만, 6월에 있을 안트리오와의 공연에서도 그녀를 볼 수 있다는게 조금 더 위안이 되기도 했지만...

 

몇곡의 연주가 더 있었고...본공연은 끝이 났다.

 

블루색...슬픔과 외로움이 베인 아름다움... 

그 분위기가 깨어지는게  난 안타까웠지만,

'오빠생각'의 단순한 멜로디를 온갖 버젼으로 현란하게 연주하던 앵콜곡은 사람들로 하여금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기대에 없던 팬사인회에서 사인도 받고,케빈 컨과 거구의 기타리스트도 가까이서 보고, ..

 

모처럼 색다른 공연을 본 느낌은 ...

 

클래식공연은 함께하면 수다를 떨게 되는게 싫어서...

그 느낌에 끝까지 침잠할 수 없는게 안타까워서 늘상 혼자 갔었는데...

오늘 공연에는 꼭 누군가와 함께 했어야만 할것같은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따뜻함과 푸근함을 나눌...

 

 

[ 댓글...]

이름 : Club BALCONY 2006-05-30 01:00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피아노 공연에 수지서의 목소리와 기타연주, 앙상블의 연주가 함께 해서 더 풍성한 무대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물론 케빈 컨의 독주는 놀라움이였지만요...그 누군가가 클럽발코니가 되어드리면 안될까요?이렇게 느낌 나눠주시니 저희는 너무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