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모로코,포르투칼(2005.3)

9.모로코/탕헤르. 스페인/그라나다 /2005년 2월 여행

나베가 2006. 8. 13. 19:16

 

[림프산맥을 넘어 탕헤르로 가다]

 

 

 

 

 


 

이제 페스를 떠난다.

림프산맥을 넘어서 탕헤르를 간다.

길이 험한 국도로 산을 넘기 때문에 여기부터 4~5시간을 가야한단다.


아!!

오늘도 8~9시간 버스 여행이다.

몸이 아플것만 같다.

좀 사려야 할것같다.








 

 

염치 불구하고 신발 벗고 다리를 쭉 뻗고 편안하게 왔더니,

컨디션이 좋아졌다.


비가 온다.

우습게도 한쪽 유리창엔 빗물이 세차게 흘러내리고 다른 한쪽 유리창은 비 한방울 안묻고 하얀 흙먼지로 유리창이 뿌옇게 되어 버렸다.

고개만 좌우로 돌리면 전혀 다른 곳인것 같다.^^

 







 

림프 산맥은 너무나 완만한 민둥산의 연속이다.

산이라기 보다는 산 정상에 오른것 같은데도 산에 와 있는 지 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드넓은 평야의 느낌이다.

단지,구릉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것 같다.


거의 정상 부분엔 백록담 마냥 호수가 있다.

이 특별한 풍광에 흥분된 듯 옆자리 교수님도 연속 셔터를 눌러댔다.

나중엔 그 교수님 유리 창쪽이 너무나 더러워져서 사진 찍기를 포기했지만....

 

덕분에 탕헤르 호텔에 도착하기까지 5시간 반이나 걸리는 긴 여정을

우리는 학생들얘기, 미술, 건축등 예술에 관한 얘기, 여행,삶...등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올 수 있었다.

네비게이션으로 여행 코스를 기록해가며 사진 찍은 장소와 시간을 기록할 정도로 세심한 여행 매니아이다.


하여튼 매니아의 얘기는 흥미 진진 하였다.

혼자 여행다니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자유로움을 더해준다.

틀에 박힌 사고로부터의 자유로움, 용기, 독특함....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고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매일의 여정이....하루 최소 5시간에서 9시간, 11시간씩 버스로 이동함에

일행들이 드디어 미쳐가고 있다.

의자 팔걸이에 난짝 올라 앉아 있는 덩치 큰 아저씨부터.....

모든 일행들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고 온갖 몸태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서로들을 바라보고 또 죽어라고 웃어들 댄다. 

 

드디어 탕헤르에 도착!

호텔 방에 들어서니, 침대 2개 외에도 한쪽으로 들어간 곳에 마치 작은 거실 처럼 긴의자가 ㄱ자 소파 마냥 놓여있다.

커튼을 치니 이제껏의 호텔과는 다른 1층의 풍경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아침에 일찍 준비를 마치고

언니와 나는 서로 사진을 한장씩 찍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맛있는 커피 한잔!

정말 모로코에서의 빵과 커피, 과일, 식사는 잊을 수 없을 만큼 맛있는 식사였다.

그 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부드러웠던 바게트 빵....

커피...

 

 

<항구에서 출발할 수 있을 지 모를 절박함속에서도 그저 즐거운....모로코에 이처럼 태풍이 불어 억류되면 그야말로 며칠이 갈 수도 있다고 했다. 덕분에 가까워진 일행들과 한컷 >












 

[탕헤르 항구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그라나다로 가기위해 항구로 가고있다.

올때는 '따리파"로 해서 왔는데, 갈때는 '알헤시라스'로 해서 간댄다.

 

출국장에 도착했다.

바람이 없어 다행이었다..그러나 어젯 밤에 태풍이 와서 배가 출항을 할 지, 배가 바뀔지, 연착을 할 지 모른단다.

그저...인샬라!! 다.

스페인 입국 절차는 몹시 까다로운지 여권이며, 티켓이며, 입국 통지서며...작성하는게 까다로웠다.

못사는 나라에서 잘사는 나라로 가는거니...역시 밀입국자를 색출해내기 위함이다.

 

오옷!! 이게 웬일???

모든 배가 출항을 안한단다.

현지 가이드 부랴 부랴 바삐 돌아 다니더니, 큰 배로 간단다.

항구엔 바람이 별로 불지 않는것 같은데, 바다 가운덴 태풍이 불고 있단다. 오마나~~!

 

얼마나 기다렸을까~

우린 그 사이에 서로들 많은 이야기들을 한고로 이사람 저사람들과 많이 가까워졌다.

일행중 우리말고도 또 혼자서 온 여자가 2명이 더 있었는데, 그중 할머니와 룸메이트가 된 <백지원>씨랑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매 식사때 마다 사진을 찍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던 그 분이 하는 일이 너무나 궁금해서

시작된 얘기....

요리사이며, 요리를 가르치시고, 또 디자인을 가르치시는 교수며, 음식 여행 칼럼니스트이며,

그러면서 또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기도 하고....


입이 딱 벌어졌는데...<요리>하면 나도 관심이 누구 못지않아 이야기는 더 깊어졌다.

주위 사람들도 관심을 갖고 듣고 있었다.

내 얘기를 듣던 백지원씨는 나보고 공부를 더 전문적으로 해볼것을 권하였다.

<나이>상관할 것이 아니라고,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몇 시간을 이렇게 기다렸을까....

가이드가 환한 얼굴로 나타나 드디어 배가 출항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도가 심할 터이니, 배 가운데에 있지말고, 가장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으라고 조언을 했다.

지겨워질대로 지겨워진 우리는 태풍 속에 배가 출항을 한다는데도 그저 위험이란 단어는 생각지도 못하고 좋아했다.

단지, 배멀미 정도를 두려워  했을 뿐이다.

 

배의 규모가 얼마나 큰 지...대형 버스가 수십대...아니, 숫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는 배의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와

나와 일숙언니는 가이드 말대로 배의 한쪽 벽면에 붙어있는 탁자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배멀미를 할까봐 일체 다른 것은 먹지 않고 커피만 한 잔씩 하며,

언니랑 이런 저런 얘기를 첫날밤.. 밤을 지샌 이후로 가장 많이 한거 같다.

 

얼마쯤 갔을까~

정말 배의 요동이 장난 아니었다.

아니, 요동의 수준을 넘어서 완전 놀이 동산의  바이킹을 타고 있는것만 같았다.

가운데 있는 의자와 탁자들이 이리 저리 쓸리고 난리가 아니었다.

그때 창문을 통해 내 시야에 들어오던 섬....

그저 섬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거대한 파도였다는 것을

나는 그것이 창문가까이 왔을때야 알아챌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산같이 거대한 파도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그것을 구경한다고 갑판으로 나가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도저히 걸어갈 수가 없었다.

가까스로 이것 저것 잡으며 끝까지 걸어갔지만, 문은 잠겨있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잡지 않고는 서 있을 수가 없이 배가 요동을 쳤기때문에 다시 내자리로 오는데까진

정말 이리 쓸리고, 저리 자빠지고 ...하면서 겨우 올 수가 있었다.

그래도 그때까진 사람들이 삼삼 오오 모여서 맥주도 마시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속이 심상찮아 오는것이 느껴졌다.

나와 일숙언니는 탁자에 머리를 뉘인 채 버티고 있었다.

마치 멀미약을 먹은 사람처럼 스르르 잠이 쏟아졌는데....

우린 둘다 똑같이 잠이 들어 버렸던 것이다.

덕분에 아주 기막히게 배멀미를 못느끼고 폭풍속 5시간의 기인 항해를 견디어 내었는데....

배에서 내릴 때 보니, 완전히 죽음 직전까지 갔다왔던 사람들이 한 두명이 아니었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들이 배멀미로 고생들을 많이 한 모양이었다.

우린 똑같이 어쩜 그리 잠을 자고 올 수가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의아스러울 정도다.

 

 

[발렌시아에서 그라나다로 가다]

 


 

이때의 배멀미로 일행중 미국 유학중인 아들이랑 도킹해서 여행을 하고 있던 한 가족은 팀에서 이탈을 했다. 그 아들이 배멀미로 죽음직전까지 갔다온 사람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담날 바르셀로나까지 또 10시간이 넘게 걸려서 가야 한다고 하니,

그들은 비행기로 가서 나머지 일정을 보내고 항공만 마지막날 이용하기로 한것이다.

 

어쨋든, 우리는 무사히 발렌시아에 도착을 했다.

비가 조금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모두들 지치고 허기진 배를 허겁 지겁 채웠다.

그리고 또 곧바로 버스로 그라나다까지 이동......




 

아~~~악~~

그때 누군가가 그랬다.

지도에서 무심코 봤던 스페인이 이렇게 땅떵이가 넓은 줄 몰랐다고...

더우기 그 넓디넓은 스페인 땅만 다니는 것도 아니고, 스페인 내륙 지방인 마드리드에서 포르투칼로, 다시 스페인 남부로, 모로코로, 다시 스페인남부, 중부내륙 바르셀로나, 다시 마드리드......

가히 숨막히게 다니는 코스다.


여행에 길들여져 있거나, 버스 여행의 맛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 선택해서는 안될....

기력이 없거나 나이가 드신 분들은 잘 알아보고, 항공 이동을 하는 상품을 이용해야 할 여행지..

그러나 나와 교수님은 일부러 이런 여행 상품을 찾는다.

절대 공향에서 수속밟고 기다리는데 시간 보내고, 호텔에 좀더 일찍 도착해 편히 쉴수있는 ...

그런 상품은 절대 사절..


 

하여튼 기다리고,폭풍속 배를 타고 오느라 시간을 너무 빼앗겨 오늘의 발렌시아 일정은 모두 취소가

되고 <그라나다>로 갈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만 했다.

그러나 가이드의 말따나 이런 오늘의 모든 고통이 내일 <알함브라 궁전>을 보는 순간 다 날아가 버릴것이라고.....

이번 여행에서 <알함브라>만 보고 가도 될 정도로 아름답다고 하니......

위로의 말이라 할지라도 정말 기대가 되었다. 

 

 



 

[그라나다에 오다]



             



<호텔 발코니에서 내려다 보고 찍은 사진>

 




 

<너무나 정갈한 호텔방 >

 



 

호텔 방만큼이나 정갈하고 깔끔하게 셋팅되어 있는 식당.

하얀색이 식당에서 만큼은 이보다 더 화려함을 줄 수가 없다...

 

 

 


 

식사를 하는 동안 연주를 해 주었던 연주자들.

오옷~ 근사해!!

이렇게 연주와 노래를 해주고는 자기들의 CD를 팔고 간다.

어쨋든 그 오랜 시간의 여정의 피곤함이 한 순간에 다 날아가 버린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 택시를 타고 알함브라와 주변 야경투어 하다]

 

 

역시 여행을 많이 다녀 본 백지원씨가 밤에 알함브라 근처 근사한 식당엘 가자고 했다. 야경투어도 할겸.

일숙언니는 몸이 너무 피곤하다며 쉬겠다고 해서 백지원씨를 포함해 4명이서 택시를 타고 나갔다.

백지원씨가 알고 온 식당은 알함브라 근처에 있었는데, 우리가 너무 늦어 이미 문을 닫아버린  상태였다.

아쉬움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지만, 기사 아저씬 관광지의 택시 기사 답게 그 주변을 돌면서 사진 찍을 만한 곳에 세워주며 사진도 찍게 해 주시고 ....아주 친절하게 우리를 안내했다.

자칫 택시가 건물들에 부딪힐까...아슬 아슬한 골목 길을 마치 곡예사 마냥 싹싹 빠져 나가는 모습이 진기 명기에 나가서 묘기를 하고 있는 듯...야경의 아름다움을 보는것 이상으로 즐거움과 행복감을 주었다.

 

 

 

 



 

 

다시 호텔근처로 돌아왔다.

가로등이 ....

그리고 살푸시 뿌리는 가랑비에 젖어있는 도로의 반짝거림이 마치 보석같이 빛났다.

쇼윈도우에 켜있는 불빛으로 그 가게안을 들여다 보는 재미도 솔솔했다.

우리의 흥분된 마음은 그 길가 세워진 가로등 불의 번짐 만큼이나 퍼져나갔다.

맛있는거 먹는다고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은 이유로 모두들 출출해서 근처 먹을 만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값은 싼편이었다.

우리는 피자와 맥주를 시켜  브라보를 외쳤다.

일정에 없는 또 다른 일정을 만들어 찾아다니는 흥분과 설레임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브라보!!!

 

 


 


 

 

 

                        

 




                           






아무리 늦은 시각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 있는 그라나다인데,

어찌 이리도 한적하다 못해 고요함마저 느끼게 할까....

아무것도 없는 그저 삶의 터전이 ...

심지어 배드타운인 우리 동네 조차도 새벽 2시가 넘어도 북적거리고, 환한 ,,,,24시간 영업한다는 불빛과 네온사인이 번쩍거리는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판이한 분위기였다.

아직은 3월초라 비수기라고 하더라도...

 

너무 늦은 감이 있어서 호텔로 발길을 돌렸는데, 우리 일행중 젊은 부부의 남편이 역시 외출했다가 마악 호텔로 발길을 돌려 오던중 우리와 만난 것이다.

또 그렇게 느닷없이 만나니까 너무 반가워서 우린 다시 발길을 돌려 술을 한잔 마시러 갔다.

영업하는 곳이 없는 줄 알았더니, 도로가 건물 뒷편 골목들은 영업을 하고 있는 집이 꽤 되었다.

 

 

                             




 

촉촉이 젖은 돌길에 떨어진 가로등불의 반짝거림...

가로등불...

좁고 긴 창문의 건물들이 양쪽으로 나열되어 만들어진 골목...

그냥 어디를 가나 예술작품이었다.



 


 

우리가 들어간 까페......

벽에 걸린 미술작품과 창을 통해 들어오는 야경이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워서 모두들 한컷씩!!

나는 카프치노 커피를 한잔 마셨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동이 트기전부터.......바로 앞이 성당이었는데 건축이 아주 근사했다.>

 

 

[알함브라 궁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