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5.26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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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카르멘-Galia Ibragimova (메조 소프라노)
돈호세-한윤석 (테너)
미카엘라-Lumira vernerova (소프라노)
에스카밀리오-Miguelangelo Cavalcanti (바리톤)
즈니가 -Ladislav Mlejnek (베이스)
메르세데스-Sylva Cmugrova (메조 소프라노)
프라스 키타 -Klara Dzuganova (소프라노)
모랄레스 -안균형 (베이스)
단카이로-Jiri Hruska (테너)
레멘다도-Alfred DHampel (바리톤)
우크라이나 자포르지에 심포니 오케스트라
인천 오페라 합창단
명지초등학교 참빛선교단
무용 ; 프라하 스테트니 극장 무용단
의상 ; 프라하 스테트니 극장
기타 연기자
공연 후기....
요즘 음악 컬럼니스트인 박종호씨가 쓴 '내가 사랑한 클래식' 에 매료당해, 그가 쓴 '불멸의 오페라' 를 다시 구입하고 나니 갑자기 오페라에 대한 관심이 화악 높아진 기분이다.
사실 오페라는 지난해 바그너의 '리벨룽의 반지'를... 다시 보기 힘들것 같아서 모험을 했는데 그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 올랐던 일이 있긴 하지만...
클래식이 좋아서 이제껏 몇편 보지 않은게 사실이었다.
세종문화회관에 들어서니....여늬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가운데...
협찬사인 대한생명에서 엄청난 초대행사를 했는 지 홀 로비 한켠에서 팜플릿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초청장을 확인 후 나눠주고 있었다.
공연시간에 임박해서 갔음에도 불구하고 티켓부스에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아 금방 티켓팅을 할수 있었던 이유를 그제서야 깨닫을 수 있었다.
남들이 다 공짜로 팜플릿을 교부받아 가는것을 보니, 슬쩍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팜플릿을 7000원을 주고 하나 산후, 시간이 임박했으므로 바로 홀로 들어갔다.
매니아들이 왔다기 보다는 초청장으로 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는 느낌이 확연히 들자,
시작전부터 기분이 언짢아 졌는데...
아이들을 포함한 수다스런 소리들과 심지어는 먹을것을 가방에 들고 들어왔는 지 부스럭 거리는 소리까지... 산만함이 극에 달했다.
게다가 공연 시간이 길어 평소보다 30분을 일찍 시작해서 뒤늦게 들어온 관객들로 한바탕 북적거림까지 합세했다.
객석에 어둠이 깔리고....
오케스트라가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전주곡을 힘차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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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커튼이 올라가고 1막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단 심플한 무대가 보여졌다.
이내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고...그들의 합창으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내가 요즘 합창을 해서인 지....
군인들이 부르는 남성 합창을 비롯해서 이내 등장한 집시들의 여성합창, 혼성, 어린이 합창,,,,모두 연습을 많이 한 흔적이 보였다.
우려했던것과는 달리 시작의 느낌이 좋았다.
군인 장교인 즈니가의 바리톤,
돈호세의 연인이었던 미카엘라
드디어 카르멘이 요염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메조 소프라노인 그녀의 아주 맑으면서도 풍부한 음색으로 부르는 그 유명한 아리아
'하바네라'는 순식간에 무대를 사로 잡았다
강하면서도 요염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또한 훌륭했고, 얼마나 풍부한 성량을 가졌는 지...즈니가나 특히 돈호세의 소리가 그녀의 목소리에 뭍힌다는 느낌이 들정도였다.
돈호세인 한윤석의 목소리는 아주 미성이었고 감정 표현도 잘했지만, 성량이 좀 작은게 흠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3층에서 들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지만...
어쨋든 시종일관 카르멘인 Galia Ibragimova 의 성량에 미치지 못했다.
2막에서의 무용단의 춤이 한층 분위기를 돋구어 주었고, 카르멘을 비롯한 그들의 요염한 자태...가 오페라를 즐기는 묘미를 한층 돋구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메르세데스나 프라스키타의 노래나 연기도 좋았고, 특히 3막에서의 단카이로와 메멘다도, 카르멘과 함께 작당모의를 하며 부르는 5중창은 정말 관객들도 마치 그들과 한패가 되어 모의를 하는것처럼.... 너무나 잘 불렀다.
가사도 너무나 재밌고, 연기도 너무나 감칠맛나게....수근대는 듯한 느낌으로
잘했다.
너무나 잘알려진 오페라라서 내용도 음악도 다 알고 있어서 접근이 쉬웠지만,
카르멘과 돈호세, 에스까밀리오의 음색이 너무나 감미롭고 또 연기 노래도 잘하고,
내용도 재밌고....시간가는 줄 모르고 본거 같다.
마지막에 에스까밀리오가 투우에서 승리하는 장면이 무대뒤에서 멀리 들려오는 노래도 대신한것이 쪼~옴 ....내용상 한바탕 경쾌하고 신나는 무대가 연출될줄 기대했는데...
돈호세와 카르멘 두사람만의 연기와 노래로 끝을 맺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베가.
전주곡
아마 웬만한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들어 본 일이 있는 유명한 곡이다. 발랄한 생기가 넘치는 도입부 안에 에스카미요의 밝은 행진곡풍 주제와 아주 대조적인 호세의 어두운 운명의 주제를 교차시키면서 뒤에 전개될 오페라 전체의 내용을 교묘하게 모아 엮은 걸작이다.
제 1 막
[세빌랴의 광장. 오른 쪽에는 담배공장이, 왼쪽에는 군대 위병소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부하 위병들이 길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곧 미카엘라가 조심스럽게 찾아와 모모랄레스 상병과 랄레스에게 돈 호세 하사를 면회왔다고 말한다. 모랄레스는 교대시간이 되면 곧 돈 호세 하사가 올테니 기다리라고 했지만 그녀는 수줍은 듯 그 자리를 서둘러 떠난다.
멀리서 교대시간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병사들이 정렬하면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교대 위병 행렬이 대장 주니가 소위와 돈 호세 하사의 인솔아래 나타난다. 모랄레스가 호세에게 방금 전 아가씨가 찾아왔다 갔다고 알리고 역시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기 대원을 인솔하고 퇴장한다. 그 말을 들은 호세는 기뻐하며 좀전에 찾아왔다는 고향의 아가씨 미카엘라를 사랑하고 있다고 대장 주니가에게 말한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거리의 젊은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담배공장의 여공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면 젊은 군인들이 환성을 지르며 그녀들을 맞는다. 여공들과 함께 카르멘이 등장하고 그녀는 문득 호세에게 이끌린다. 왜냐하면 다른 군인들과는 달리 호세는 그녀를 거들떠 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기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호세에게 호기심을 품으며, "사랑은 변덕스런 새, 아무도 길들이지 못해. 거절하려고 마음 먹은 그를 아무리 불러도 소용없어!"하고 유명한 하바네라(Havanaise: L'amour est un oiseau rebelle)를 노래한다. 다른 남자들이 카르멘에게 접근하여 군침을 흘리며 그녀의 환심을 사 보려고 수작을 부리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호세에게 들고 있던 붉은 장미꽃을 던진다.
곧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 자리에 혼자 남은 호세는 어느새 카르멘의 매력에 사로잡힌 채, 그녀가 던진 꽃을 줍는다. 머릿속에는 온통 방금 전 카르멘의 강렬한 눈빛과 선정적인 자태가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마침 그 때 미카엘라가 찾아와 호세는 다시 정신을 차린다. 두사람은 서로를 반갑게 맞이하고, 미카엘라는 호세에게 그의 어머니의 편지와 돈을 건네주고 어머니가 전하는 말을 들려준다. 둘은 함께 감격하며 고향 생각에 잠기지만 호세의 머리속엔 방금 전의 카르멘의 모습이 순간 스치고 지나간다. 미카엘라가 돌아간 후, 어머니의 편지를 읽고 나서 호세는 자신이 순간 카르멘의 유혹에 홀렸으며, 어머니의 소원대로 미카엘라와 결혼하리라 다짐한다.
갑자기 무대 뒤에서 요란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여공들이 뛰쳐나와 두 편으로 나뉜다. 한쪽은 카르멘을 옹호하고 또 한쪽은 다른 여자를 옹호하고 있다. 소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온 대장 주니가는 누구말을 들어야 할 지 난감해 진다. 그는 호세를 보내 진상을 조사해 보도록 지시한다. 잠시 후 호세는 싸움의 장본인으로 카르멘을 지목하고 그녀를 끌고 나온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주니가가 묻자, 카르멘은 "트랄라라! 난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지."라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딴전을 피운다. 주니가는 그렇다면 감옥에서 실컷 노래나 부르라고 호통치며 호세에게 카르멘을 지키고 있으라 지시한 뒤 자신은 영장을 가지러 나간다. 카르멘은 두 팔이 묶여 있다. 호세와 단 둘이 남게 되자 그녀는 은근한 어조로 말을 건다. 호세가 입다물라고 일축해 버리자 카르멘은 '세기디야(Pres des remparts de Seville)'라는 노래를 부르며 친구가 경영하는 술집에 가서 화끈한 사랑이나 나누자고 유혹한다. 순진한 호세는 카르멘의 '세기디야'가 흘러나오는 동안 처음에는 그 유혹을 뿌리치려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에는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만다. 그는 카르멘에게 되묻는다. 이 사랑이 진정이냐고. 진정 그대는 날 사랑하느냐고. 호세의 이 물음에 카르멘은 "YES"해 버리고, 호세는 순간적으로 다른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카르멘의 팔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고 그녀를 도망치도록 돕는다. 주니가가 영장을 갖고 왔을 때, 틈을 보아 카르멘이 호세를 떠밀테니까 쓰러지라고 귓속말을 하고는 곧 그를 밀어제친 뒤 혼란을 틈타 도망가 버린다.
제 2 막
[릴랴스 빠스티야의 주점]
그동안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이제껏 불쌍한 호세는 카르멘을 풀어준 죄로 대신 영창신세를 져야 했고, 도망나온 카르멘은 술집에서 남자들과 노닥거리고 있다. 이 술집에서 주니가 대위도 놀고 있다. 그녀는 술집 호스티스와 다를 게 없는 분위기다. 술집의 뿌연 담배연기 속에서 집시 여자들이 탬버린들 들고 춤을 춘다. 저편에서 노닥거리고 있던 카르멘과 다른 두 집시 친구들도 어느덧 함께 춤을 추고, 그러면서 장면은 자연스럽게 카르멘의 노래 '신나는 트라이앵글 소리(Les tringles des sistres tintaient)'로 이어진다.
문 닫을 시간이 되자 주니가는 카르멘을 풀어준 죄로 대신 감옥에 들어갔던 호세가 풀려났다고 카르멘에게 알려준다. 이 말을 들은 카르멘의 눈이 반짝 빛난다. 호세가 반드시 오늘 이 곳에 올 것임을 확신하는 그녀는 몹시 들떠 있는 모습이다. 이때 투우사 에스카미요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술집에 나타난다. 에스카미요는 등장과 동시에 유명한 투우사의 노래 '토레아도르(토레아도르는 투우사를 지칭하는 일반명사) Votre toast, je peux vous le rendre'를 열창한다. 노래가 시작되자 술집의 여자들은 너무 좋아 완전히 맛이 가버린 분위기다. 여자들이 한번 만나보기만 하면 몸을 던지고 싶을 만큼 잘생긴 미남에다 돈과 명예, 남자다운 매력까지 겸비한 만인의 연인인 에스카미요. 이런 그를 지켜보면서 열광하는 팬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이렇듯 대단한 상대가 카르멘한테만 데이트 신청을 하는데도 그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호세가 오늘 감옥에서 나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호세가 오늘 밤 이 술집에 나타나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있다. 사람들이 모두 가고 난 뒤 술집 주인 겸 밀수업자인 당까이르와 레멘다도가 들어와 카르멘이 반했다는 호세를 자기네 일당에 끌어들이자고 의논한다. 카르멘은 일단 그 제안을 거절하지만 밀수업자들의 끈질긴 설득에 곧 생각을 바꾸어 버린다. 드디어 기다리던 호세가 나타나고 카르멘을 남겨두고 모두가 자리를 피해준다. 카르멘은 캐스터네츠를 울리면서 '그대와 함께 춤을 추리 je vais danser'라는 노래를 불러 그를 위로한다. 호세는 카르멘의 이 유혹적인 노래에 넋이 나갈 지경이지만, 애석하게도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다. 멀리서 부대 귀환시간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그는 마음이 초조해진다. 호세가 착잡한 심경으로 부대로 돌아가야 되겠다는 말을 하자 카르멘은 호세에게 날 사랑하지 않는게 분명하다며 성질을 버럭 내버리고 정 그렇게 가고 싶으면 가라고 쏘아 붙인다. 그러자 호세는 카르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노래한다. '당신이 내게던진 이꽃은 La fleur que tu m'avais jetee..' 이 노래 속에서 호세는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운 지를 고백한다. 그는 감옥살이를 하면서도 카르멘이 처음 자기에게 던져 주었던 꽃을 간직하고 있었노라고 말한다. 그 꽃은 이미 시들었지만 내겐 아직도 그 향기가 변치 않고 남아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카르멘은 호세의 이 고백에 감동은 커녕 오히려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한다. 호세는 이러한 카르멘의 태도에 기가 막혀 어쩔 줄 몰라해 한다. 이때다싶은 카르멘은 비로소 속내를 드러낸다. "그대 사랑이 진정이라면 군대 따위는 잊어버리고 나와 함께 산 속으로 가서 자유롭게 살아요." 호세는 거의 카르멘에게 넘어가기 직전 순간적으로 마음을 고쳐 먹는다. 군인으로서 명예를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그는 단호하게 카르멘의 제안을 거절한다. 겨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카르멘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는 호세 앞에 주니가 대위가 나타나 카르멘 보고 "저런 사람은 당신 같은 여자를 상대할 자격이 없지. 나 같은 장교를 놔두고 지위도 형편없는 병사와 놀아나다니. 아무래도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값싼 선택이야."라고 말한다. 이말에 격분한 호세는 먼저 칼을 빼들고 주니가 대위와 싸움을 벌인다. 옆방에서 듣고 있던 무리들이 와서 싸움을 말리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호세는 이제 자신의 상관에게 칼까지 빼들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가 되어버렸다. 좋든 싫든 카르멘과 함께 산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제 3 막
[세빌랴 근처의 바위투성이 산 속. 한밤 중]
어쨌든 밀수꾼의 소굴에서 사랑의 보금자리(?)를 틀게 된 호세는 이런 산속에서 밀수나 하는 자신의 처지가 싫다. 자식이 아직도 군대에서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 카르멘 역시 호세가 영 못마땅하다. 도대체 그가 무엇때문에 매사에 시큰둥하고 맥빠진 꼴을 하고 있는지 한심하기만 하다. 멍청하게 생각에 잠겨 있는 호세에게 카르멘이 무얼 생각하냐고 묻자 호세는 어머니를 생각한다고 대답한다. 카르멘은 그렇다면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포악을 떤다. 호세는 어처구니가 없다. 그가 무엇 때문에 군인의 신분을 벗어 던졌는가. 불쌍한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이 산속으로 들어온 것이 다 카르멘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떠나라니. 세상을 다 버리고 선택한 여자. 어떻게 하다보니 그녀는 호세에게 살아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되어 버렸다. 카르멘이 아무리 매정하게 굴어도 호세는 카르멘을 저버릴 수 없다. 그럴수록 카르멘의 가슴속에는 차가운 얼음 꽃이 피어난다. 한번 싫어지면 다시는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카르멘의 사랑이다. 카르멘은 호세가 점점 싫어지고 호세는 그런 여자의 마음을 되돌려 놓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니 점점 싸움이 잦아질 수 밖에.
장면이 바뀌면 호세의 고향 여자친구인 미카엘라가 그를 만나기 위해 산속에 등장한다. 그가 떳떳한 군인이었던 시절 한 마리 비둘기처럼 날아왔다 간 순진한 처녀 미카엘라는 어두컴컴하게 해가 진 산속을 헤매며 호세를 찾아다닌다. 그녀는 무서움을 참으며 '아무것도 두려울 것 없네 je dis que rien'을 노래한다. 마침 이때 다른 밀수꾼들은 자리를 비우고 호세 혼자 망을 보고 있다. 그녀가 막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호세는 다른 사람의 인기척을 듣고 총을 쏴버린다. 그 바람에 미카엘라는 화들짝 놀라 몸을 숨긴다. 이때 술집에서 멋있게 투우사의 노래를 불렀던 에스카미요가 등장한다. 호세는 이 남자가 카르멘이라는 집시 여자를 찾아왔다고 하자 질투로 속이 끓어 오른다. 남루한 밀수꾼 차림인 호세와 늠름하고 화려하게 치장한 투우사. 가뜩이나 자존심이 구겨진 마당에 에스카미요가 호세의 질투심에 또 한번 불을 붙인다. 호세를 향했던 카르멘의 애정은 이제 다 식었다는 에스카미요의 말에 호세는 격분하여 칼을 뽑아든다. 둘이 싸우는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몰려온다. 싸움을 말리는 사람들 뒤에는 카르멘의 모습도 보인다. 에스카미요는 카르멘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며칠 뒤 열릴 자신의 투우 경기에 초대한다. '토레아도르'의 선율이 여유롭게 흐르는 가운데 카르멘은 에스카미요의 초대에 응한다. 부드러운 선율은 에스카미요와 카르멘 사이에 모종의 감정 교류가 일어나고 있음을 암시한다. 에스카미요는 질투심에 치를 떠는 호세를 남겨 둔 채 유유히 사라지고, 호세는 카르멘을 다그치기 시작한다. "어떻게 날 두고 딴남자에게 한눈을 팔 수 있어!"라고.. 하지만 변덕스럽고 또한 용감하기까지 한 카르멘은 호세가 아무리 협박을 하고 애원을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호세는 그럴수록 카르멘에게 너무도 절실하게 사랑을 구걸한다. 그러던 중 숨어있던 미카엘라가 사람들에게 발각되어 끌려온다. "저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요." 이렇게 애원하는 미카엘라의 말에 카르멘도 그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빈정댄다. 하지만 호세는 절대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심산이다. 그런데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미카엘라의 말 한 마디에 어쩔 도리가 없이 일단 어머니를 뵈러 산을 내려 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호세는 떠나면서도 카르멘에게 곧 너를 다시 볼것이라고 외친다. 에스카미요가 산을 내려가다 말고 혼자 부르는 '토레아도르'의 한 구절이 호세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제 4 막
[세빌랴의 투우장 밖 공터]
투우가 있는 날이어서 엄청난 군중이 모여들어 북적대고 있다. 잠시 후 경기에 참여할 투우사들이 도착한다. 터져나오는 군중의 환호와 박수소리. 대열의 마지막에 오늘 경기의 주인공인 에스카미요가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에 카르멘이 팔짱을 끼고 같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호세가 산을 내려온 그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안 봐도 확연하다. 둘은 이제 애인 사이. 에스카미요는 카르멘을 얻은 것이 못내 자랑스럽다. 카르멘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 떠돌이 집시 티는 씻은 듯이 없어지고, 여배우처럼 화려하고 세련되게 변한 것이다.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에스카미요를 따라 사람들도 모두 경기장으로 들어간다. 경기장 밖에 혼자 남은 카르멘은 집시 친구들에게서 호세가 찾아올 것이니 도망가라는 귀뜸을 받지만, 카르멘은 말을 듣지 않는다.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여자, 그녀는 자기가 버린 남자를 직접 대면하고 상황을 종결시키려 한다. 끝까지 카르멘답게..
곧 호세가 나타난다. 어머니는 기어이 세상을 떠났고, 그는 이제 변심한 애인의 마음을 어떻게든 돌려 보려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아왔다. 그는 카르멘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하지만 한번 식은 카르멘의 마음은 돌처럼 단단히 굳어버린 것 같다.
"그렇다면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호세의 물음에 그녀는 딱 부러지게 대답한다.
"나는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이 답변을 들은 호세의 마음에 불길이 치솟는다. 이때 에스카미요의 투우를 구경하는 관중들의 함성소리는 카르멘 앞에 매달리는 호세의 절규와 묘한 대조를 이룬다.
호세는 느낀다. 카르멘에게는 이제 호세라는 존재가 더이상 남아 있지 않는다는 것을. 호세의 머릿속은 어지럽게 흔들린다. 그의 심장은 지금 경기장 저편에서 곧 칼에 찔려 죽게 될지도 모르고 붉은 깃발을 보고 미친 듯이 뛰어드는 황소처럼 뛴다. 이런 호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르멘은 예전에 호세가 끼워준 반지를 땅바닥에 던져버린다. "이 따위 것 이젠 도로 가져가!" 느닷없이 호세의 가슴에 분노의 방아쇠가 당겨진다. 카르멘은 이제까지 호세에게 사랑의 불을 지폈지만 이제는 죽음의 불을 지핀다. 투우장 쪽으로 몸을 돌리는 카르멘에게 그가 단도를 들고 달려간다. 잠시 후 들리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카르멘은 땅바닥으로 쓰러지고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그 앞에서 호세는 죽은 카르멘을 움켜잡고 울부짖는다.
"오, 카르멘, 나의 사랑..."
멀리서 투우사의 노래가 들려오며 막이 내린다.
주요 아리아와 중창, 합창
1. [하바네라]사랑은 변덕스런 새(Habanera; L'amour est un oiseau rebelle) [제1막 , 카르멘(메조소프라노)]
담배공장의 자유분방한 집시 출신 여공인 카르멘이 자기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호세에게 이끌려 그를 유혹하며 부르는 노래. '하바네라'는 영국의 컨트리 댄스가 스페인을 거쳐 쿠바로 건너가 흑인의 감각이 추가된 춤곡이다.
"사랑은 변덕스런 새, 그 누구도 길들이지 못해. 이미 거절할 마음을 먹은 그를 아무리 불러도 소용없어! 위협도 하소연도그를 움직이지는 못해. 한 사람은 멋대로 지껄이고 다른 한 사람은 잠자코 있네. 허나 나는 말없는 사람을 택해. 말 없는 그를 나는 좋아해.. 사랑은 집시 어린애, 세상의 법 따위는 들은 적도 없어. 그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대도 나는 좋아해, 한번 내가 좋아하게 되면 조심해야 할꺼야!"
2. [세기딜랴] 세빌랴 성벽가에 있는(Seguidilla; Pres des remparts de Seville) [제1막 , 카르멘(메조소프라노)]
다른 여공과 싸워 상해를 입히고 체포된 카르멘이 호송하는 호세에게 자기를 도망가게 해 달라고 유인하는 노래이다. '세기딜랴'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샤 지방에 유행한 대중적인 춤이다. 기타의 반주와 캐스터네츠의 리듬에 따라 노래하면서 춤을 춘다.
"세빌랴 성벽가에 있는, 내 친구 릴랴스 빠스티야의 주점에서, 세기딜랴 춤을 추고 만사닐랴 주를 마시렵니다. 내 친구 릴랴스 빠스티야의 주점에 가겠어요! 그렇지만 혼자서는 너무 따분해, 진짜 기쁨은 둘이서 나누어야죠. 부디 나와 함께 가 주세요, 나는 애인을 데리고 가야 해요! 내 전 애인은.. 이미 꺼져 버렸죠, 어제 쫓아내 버렸어요. 내 가련한 마음은 이제 아주 편안해요.. 내 마음은 하늘의 공기처럼 자유롭지요, 내게 매달리는 남자는 수없이 많지만,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자, 오늘은 주말, 누가 나를 사랑해 주고 싶어 하나요? 서슴없이 그를 사랑해 드리죠. 누가 내 마음을 원하나요? 언제든 가져 가세요! 당신이 마침 알맞은 시간에 와 주었군요! 내 새로운 애인을 더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시간이 없어요..."
3. [짚시의 노래] 시스트룸 악기를 흔들어 울리면(Chanson boheme; Les tringles des sistres tintaient) [제2막 , 카르멘(메조소프라노)]
릴랴스 빠스티야의 주점에서 짚시 여인들이 탬버린을 흔들며 추는 춤을 배경으로 하여 카르멘이 부르다가 이익고 메르세데스와 후리스키타가 끼어들어 앙상블을 펼치는 정열적인 노래이다. 노래 속의 '시스트룸(Sistrum=sistres)'은 고대 이집트에서 풍요의 여신 이시스를 경배할 때 사용한 방울 비슷한 악기이다. 손잡이 자루가 달린 말발굽 모양의 금속 고리에 느슨하게 매단 금속 막대를 흔들어 울린다.
"쨍그렁 거리며 시스트룸 악기를 흔들어 울리면, 야릇한 그 가락에 집시 아가씨들이 깡충거리고 뛴다. 탬버린이 박자를 맞추고 기타는 쉴새없는 손의 움직임으로 미친 듯 가락을 퉁긴다. 같은 노래, 같은 후렴을. 트랄랄랄랄라... / 구리 반지와 은 가락지가 거무스레한 피부 위에 번쩍인다. 오렌지와 붉은 줄무늬가 있는 옷이 바람에 펄럭인다. 춤과 노래는 마침내 하나가 되어 - 처음엔 어색하고 망설이다가도 곧 생동감을 찾고 빨라진다, 더욱 자꾸 빨라진다! 트랄랄랄랄라.. / 집시 사내들이 힘껏 악기를 울리며 휩쓸고 지나갔다, 귀가 멍해질 정도로 요란한 소음이 집시 아가씨들의 넋을 빼앗아 갔다! 노래의 리듬 아래, 열정과 야성과 흥분으로 달아올라, 그들 스스로를 휩쓸어 갔다, 도취되어, 회오리 바람에 감싸인 채! 트랄랄랄랄라.."
4. [투우사의 노래] 여러분의 건배에 보답하리라(Toreador's Song; Votre toast, je peux vous le rendre) [제2막 , 에스카미요(바리톤)]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인 채 술집에 들어선 에스카미요가 다른 손님들과 건배하며 투우사가 얼마나 용감한가를 자랑스레 읊는다.
"여러분의 건배에 보답하리라, 군인과 투우사는 서로를 잘 안다. 싸움이 그들의 일이니까! 관중석은 꽉 찼다. 공휴일이니까. 맨 밑에서 꼭대기까지 꽉 차있다. 흥분하여 넋을 잃고, 있는 힘 껏 소리를 지른다! 고함과 비명과 울부짖음은 노여움의 함성을 북돋운다! 이 경기야말로 용기의 축제이며 담 큰자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가자! 조심해서! 아! 투우사여, 조심하라! 그리고 잊지 말라, 네가 싸우고 있는 동안 까만 두 눈동자가 지켜보고 있음을, 그 여인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음을! 투우사여, 사랑이 기다리고 있음을! / 갑자기 관중이 조용해진다. 아, 무슨일인가? 고함소리 하나 없다. 바로 그 순간이다! 황소가 울타리 밖으로 나오는 그 순간이다! 그는 돌진한다. 부딪힐 듯이 달려든다! 말이 넘어지고 승마 투우사가 끌려간다! "야, 잘한다, 황소야!"하고 관중이 외친다. 황소가 돌아서 달려든다, 다시 돌아서 달려든다! 몸에 박힌 창을 사납게 흔들며 미친 듯이 화가 나 이리저리 마구 달린다. 경기장은 피로 얼룩져 있다! 사나이들은 뛰어 나와 담을 넘는다. 자 이제 네 차례다! 자, 가자! 조심해서! 아! 투우사여 조심하라!"
5. [꽃 노래] 그대가 내게 던진 이 꽃은(La fleur que tu m'avais jetee) [제2막 , 돈 호세(테너)]
귀대 나팔이 울려 호세가 돌아가려고 하니까, 카르멘이 언짢아하므로 그만 당황한 호세가 안주머니에서 다 시든 꽃을 꺼내 보이며, 처음 만나던 날 그녀가 던져 준 이 시든 꽃을 들여다보며 감옥 안에서 너를 생각하곤 했다고 노래한다.
"그대가 내게 던진 이 꽃은 감옥에서 나와 함께 지냈어요. 비록 시들고 말라 버렸지만 언제나 달콤한 향기를 잃지 않았죠. 여러 시간동안 두 눈을 감고 그 향기에 취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당신을 보았죠! 저는 당신을 저주하고 혐오하며 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어째서 운명은 이 꽃을 내 앞에 던졌느냐고? 이윽고 저는 스스로를 모독하는 말로 저주하며 느꼈습니다. 저는 하나의 욕망을, 하나의 욕망과 희망을 느꼈습니다, 당신을 다시 볼 것이요, 카르멘, 당신을 다시 보리라고! 당신이 나타나 내 앞에 눈길을 던진 것 때문에, 저의 온 삶을 사로잡은 것 때문에, 오, 카르멘, 저는 당신의 노예가 되었어요! 카르멘, 사랑해요!"
6. 저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Je dis que rien ne m'epouvante) [제3막 , 미카엘라(소프라노)]
산 속 밀수업자의 비밀 기지에 찾아 들어온 미카엘라가 주변의 황량한 풍경과 이제 만나야 할 거친 인간들을 두려워하면서도 애써 힘을 내어 부르는 아리아이다. 본래 미카엘라 역은 오페라 '카르멘'에 없었으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줄거리(탈영, 밀수, 도박, 살인 등 반 사회적인 내용 - 이 때문에 카르멘은 처음엔 실패한 오페라였죠)를 극장 운영자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만들어 낸 인물이다. 구노는 자기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공연 때 조수 겸 피아노 반주자로 일한 비제가 "이 아리아의 형식을 구노에게서 슬쩍 본 떠 왔다"고 곧잘 농담처럼 말했다고 전한다.
"(이곳은 밀수꾼이나 드나드는 곳. 그이가 이곳에 있다니, 꼭 만나봐야 합니다.. 그이의 어머니 부탁을 전해야 합니다, 떨려도 참고 찾아가야 합니다.) 저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슬프지만 의지할 사람은 저 하나뿐입니다. 용감한 척 애쓰지만, 사실은 무서워 죽을 지경입니다! 이 황량한 곳에 홀로, 아무도 없이 두려움에 떱니다. 허나 두려워해서는 안되겠지요. 주여, 제게 용기를 주십시오. 저를 보호해 주십시오. / 그 여자를 가까이에서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녀의 악의에 찬 계략이 한때 제가 사랑했던 사람을 죄악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그 여자는 위험합니다. 허나 아름답습니다. 그렇지만 두려움 없이 직접 말하겠습니다. 아, 주여, 저를 지켜 주십시오! 아, 저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 Julia Migenes-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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