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06-10-19 16:27]
‘나비부인’ ‘라 보엠’과 함께 푸치니(1858∼1924)의 3대 오페라의 하나로 꼽히는 ‘토스카’가 초연된 것은 지난 1900년 1월14일 이탈리아 로마 콘스탄치 극장(현 로마오페라극장). 푸치니가 직접 연출을 맡은 ‘토스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오묘한 조화’ ‘별이 빛나건만’ 등 요즘도 즐겨 불려지는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로 초연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관객을 실컷 울리는데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던 푸치니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애인을 따라 목숨을 던지는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것이다.
100여년 전 이탈리아 로마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토스카’가 초연 버전 그대로 서울에서 공연된다. 국내 대표적 민간 오페라단인 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이 오는 11월9∼12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토스카’는 로마의 프로덕션이 직접 내한해 초연 당시를 그대로 재연하는 무대다. ‘토스카’ 전문 재연연출가로 활동하다 몇 년 전 사망한 마우로 보로니니의 뒤를 잇고 있는 연출가 마우리지오 마티아가 이탈리아 로마오페라극장에 보관된 푸치니의 연출노트에 따라 당시의 의상, 소품, 조명 등을 그대로 되살려내고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루치아노 아초첼라가 지휘봉을 잡는다.
출연진의 면모도 화려한 편이다. 바리톤의 거장 레나토 브루손이 토스카를 유혹하는 경시총감 스카르피아 역을 맡은 것을 비롯해 브루손과 부부 사이인 소프라노 다니엘라 데시와 테너 파비오 아르밀리아토가 비극의 두 주인공인 토스카와 카바라도시 역을 각각 맡았다. 국내 성악가 중에서는 소프라노 김향란과 테너 김영환이 11월10일 공연에서 각각 토스카와 카바라도시 역을 맡아 기량을 뽐낸다.
한편, 공연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에는 마리아 칼라스(1923∼1977), 레나타 테발디(1922∼2004) 등 세계적인 프리마돈나들이 입었던 고풍스런 무대의상이 특별 전시될 예정이이서 주목된다. 지난 3월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현대적인 느낌의 ‘토스카’ 공연을 펼치기도 했던 한국오페라단 박기현 단장은 “초연 버전을 재연하는 이번 공연은 당시의 무대와 의상을 그대로 살려내는 고풍스럽고 의미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면서 “지난 3월에 선보였던 모던한 스타일의 공연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만∼33만원. (02)587-1950
정순민기자
[세계일보 2006-10-23 21:24]
푸치니의 대표작이 다음달 서울 무대에 오른다. 바로 ‘토스카’(11월9∼13일 세종문화회관)다. 여주인공이 슬픈 사연을 깔고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줄거리로 늦가을 관객을 유혹하는 이번 오페라는 ‘빈티지풍’ 무대로 눈길을 더한다. 부침이 심한 국내 오페라계에서 민간 오페라단으론 이례적으로 특급 성악가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탄탄한 공연이력을 쌓아온 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현)이 이번에는 로마 무대를 그대로 옮겨온다. 로마극장 초청 ‘오리지널 토스카’다. 특히 작곡가 푸치니 지휘·연출로 1900년 1월14일 초연됐던 그 무대를 106년 만에 그대로 재연하는 무대여서, 올드팬들에겐 다시 없는 여운을 줄 가능성이 많다.
비련의 타이틀롤을 맡은 소프라노는 다니엘라 데시. 상대역인 카바라도시는 데시의 남편이자 고음이 매력적인 테너 파비오 아르밀리아토가 맡는다. 특히 데시는 주최 측이 ‘마리아 칼라스를 잇는 가수’라고 홍보할 정도로 최근 유럽 무대에서도 특급으로 통하는 소프라노여서 절창이 기대된다.
관심의 과녁은 또 있다. 스카르피아 역의 바리톤 레나토 브루손이다. 나이가 벌써 70세여서 전성기 기량은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바리톤의 면모를 직접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울림이 크다. 이번 객석의 옆자리에서 행여 국내 유명 여성성악가들을 만나게 된다면 이 또한 레나토 브루손 덕분일 공산이 크다.
‘토스카’는 전통적으로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별이 빛나건만’ 등 멜로디에 유별나게 강한 푸치니 특유의 매력을 만끽하게 하는 아리아들로 인기를 끄는 오페라. 이번 무대는 이런 주옥 같은 아리아를 특급 가수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자리매김된다.
연출과 무대미술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특히 빈티지풍의 공연인 만큼 역동적이고 화려한 무대미술보다는 1900년의 로마극장 분위기를 살펴볼 드문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당시 초연 무대의 제작 주역은 푸치니와 호엔슈타인. 106년 전인 만큼 기본 무드는 현재의 시각으론 ‘고전’이다. 그 고전을 새롭게 정리해 1990년대 로마극장 무대에 올린 연출가는 6년 전에 타계한 마우로 보로니니. 이번 서울 무대는 고(故) 보로니니의 작품노트를 토대로 현재 엄청 잘나가는 연출가 마우리치오 디 마치아가 다시 꾸민 ‘빈티지풍’ 작품이다. 3세대에 걸치는 초연 무대인 셈이다. ‘현대’와 ‘심플’로 치닫는 최근 오페라 무대 추세와는 매우 비교되는 무대 효과가 특히 올드팬들에겐 감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프라노 김향란(토스카), 테너 김영환(카바라도시)도 이탈리아 가수들과 함께 이번 공연에 힘을 보탠다. 두 성악가가 어떻게 차별화되는 무대를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한국오페라단이 해외 유명 극장의 작품을 통째로 들고 오는 것은 1997년 러시아 모스크바 스타니슬랍스키극장의 라보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휘는 오초첼라. 3만∼33만원 (02)587-1950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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