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21세기 초 대중소설계의 최고 화제작이다. 2003년 8월에 출시돼 138주간 전미 베스트셀러 도서 톱 10 목록에 올라 있었고 전세계에서 지금까지 4300만부가 팔려나갔다. 댄 브라운은 ‘소설계의 빅뱅’이라는 낯뜨거운 칭호까지 얻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아주 널리 알려졌다시피 <다빈치 코드>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사흘 만에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가 실은 그의 추종자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으며 자손까지 두었다는 가정을 담은 팩션물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인간의 죄사함의 능력이라는 기독교 신앙의 근본을 뿌리째 뒤흔드는 상상이다. 전세계 기독교 단체들은 불경함과 신성모독이란 죄목을 들어 지금까지도 <다빈치 코드>를 비난하고 있다. 종교계에서 날아드는 불화살 세례에도 불구하고(혹은 이같은 논란에 더욱 힘입어) <다빈치 코드>는 출간 7개월 만에 영화화에 착수됐다. 톰 행크스가 주인공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제59회 칸영화제가 개막작으로 불러들였다. 반세기 이상을 예술적 권위와 명예로 벌어먹고 살아온 영화제가 초대형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화와 연대를 취했다. 신의 분노를 산 대가로, <다빈치 코드>는 속세가 주는 영광의 면류관들은 다 받아냈다.
영화 <다빈치 코드>는 <의뢰인> <타임 투 킬> <뷰티풀 마인드> 등 스릴러가 가미된 드라마투르기에서 재능을 보여온 아키바 골즈먼이 각색하고 <스플래쉬> <아폴로 13> <뷰티풀 마인드>의 감독 론 하워드가 연출한다. 루브르 박물관장의 살인용의자로 몰린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은 암호해독가 소피 느뵈(오드리 토투)와 함께 진범을 찾아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500여년 전 화가이자 수학자이며 건축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암호들이 풀린다. <다빈치 코드>가 밝히는 ‘비밀’은 따지고 보면 일개 장르작가의 대담하기 이를 데 없는 상상력과 실존해온 역사적 이설의 혼합물일 뿐이다. 어설프면 비웃음을 샀을 이야기가 유사 전작을 써온 작가의 노하우를 통해 치밀하게 구성되었다는 것이 <다빈치 코드>만의 힘이다. 독실한 크리스천마저도 혼란에 빠뜨릴 정도로 리얼한 팩션. 제작진도 이것을 알고 1억2500만달러의 제작비를 시청각적 리얼리티 재구성에 쏟아부었다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루브르 박물관 내부는 대부분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 세트에서 촬영된 것이다.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어딘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생각만 부쩍 드는 요즘. 영화 <다빈치 코드>의 로케이션 촬영지를 따라 유럽 여행의 향취를 만끽해 보자.
01 파리, 루브르 박물관 영화 <다빈치 코드>에서 가장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는 바로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다. 영화 속 큐레이터 자끄 소니에르의 시체가 발견되는 대화랑은 1793년 미술관으로 개방되었고, 200년이 흐른 지금은 유리 피라미드나 새로운 지하공간의 설계 등으로 많은 변형과 확장이 이루어졌다.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루브르 박물관 내부에서 촬영 허가를 받아낸 이 영화의 제작진들은 그야말로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공 로버트 랭던 박사를 연기하는 톰 행크스는 “내 개런티보다 더 특별했던 보너스”였다고 영화 촬영의 감동을 전했고, 암호학자 소피 느뷔를 연한 오드리 토투 역시 “한밤중에 루브르에서 모든 그림과 조각 작품들을 우리만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travel tip 메트로 1호선 또는 7호선을 이용하여 Louvre나 Palais Royal에 하차, 버스는 21, 27, 39, 48, 68, 69, 72, 95번을 타고 가면 된다. 개관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화요일은 휴관한다. 심야 개관은 월요일(일부 개관), 수요일(전관 개관)은 오후 9시 45분까지다. 근처의 서점이나 카페, 레스토랑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입장료 1일권 40프랑. 오후 3시 이후, 일요일은 26프랑(만 18세 미만과 매월 첫째 일요일은 입장권 무료) 내부 규모가 워낙 크고 작품의 수 역시 무척이나 방대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에 모두 볼 수 없으니 계획을 세워 주요 작품만 감상하는 것이 전략적 관람법이다. 고대에서 19세기 전반까지의 작품들은 고대 아시아관, 고대 이집트관, 그리스와 로마관, 고대 오리엔트관, 조각관, 회화관, 미술 공예품관 등 7개의 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루브르 박물관의 관람 후, 유리 피라미드 옆에 마련된 분수대 주변에서 멋진 미술품들에 지친 눈과 몸을 잠시 쉬는 여유도 잊지 말 일이다.
02 베르사이유, 빌레트 성 랭던과 소피는 취리히 예치은행에서 크립텍스를 찾은 이후 부와 명예를 거머쥔 괴짜 역사학자 리 티빙 경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이안 맥켈런이 연기하는 리 티빙 경이 살고 있는 빌레트 성은 1696년경 베르사이유 정원을 설계한 앙드레 르 노트르가 설계한 건물. 면적은 약 185에이커이며 2개의 직사각형 모양의 호수가 성 외곽에 있다. 성 내부에는 작은 폭포식 분수, 아름다운 정원이 있고, 그 밖에도 응접실, 식당 외 11개의 침실이 갖추어져 있다. 성 내부의 서재와 거실, 그리고 헛간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촬영 당시 무려 850명의 제작 관련 스태프가 왔었다고 한다.
travel tip 빌레트 성은 베르사이유 근방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35분 거리에 있다. 규모가 커서 돈 많은 프랑스인이 주인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미국 억만장자의 중국계 부인이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 주인은 1년에 일정 기간 머물기만 하고 나머지 기간은 각종 연회나 파티, 광고 촬영 등 상업용으로 쓰인다. 관광객은 사전 예약에 의한 ‘다빈치 투어’ 패키지로만 성을 감상할 수 있다.
03 런던, 템플 교회 크립텍스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추가적인 단서를 찾기 위해 런던으로 간 랭던, 소피 티빙 경 일행은 런던의 템플 교회로 향한다. 소설 속에서 랭던 일행이 두 번째 크립텍스의 암호를 찾기 위한 문장인 ‘런던에 교황이 묻은 기사가 있노라’ 라는 부분의 기사가 묻힌 장소를 찾기 위해 들르게 되는 곳이다. 또한 영화 속에서는 크립텍스를 둘러싼 숨 막히는 대결과 뜻밖의 반전이 벌어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플리트 거리와 테임즈 강 사이에 위치한 템플 교회는 12세기에 건축된 주요 교회 중의 하나로 성전 기사단의 영국 본부로 헌납되었다. 처음에는 예루살렘에 있는 성묘무덤교회를 본따 원형평면으로 설계되었다가 100년 후 다른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사각 예배당 부분이 추가되어서 지금과 같은 평면이 되었다. 이러한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그다지 낡은 느낌을 주지 않고 깨끗한 이유는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런던 공습으로 폭파된 후 다시 복원되었기 때문이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9명의 기사가 거짓말처럼 누워 있다. 다리가 뒤틀린 채 죽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낸 부조는 조금 선뜩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영화 촬영 때는 고무 모형으로 2개 더 만들어 12개로 촬영했다고 한다.
travel tip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전일, 교회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04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관광명소인 웨스터민스터 사원 앞을 막고 이러한 규모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찍는 것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모험이었다. 놀라운 것은 사원 앞의 길을 통제하고 여러 번 촬영이 계속되었는데도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짜증스러워하기보다 오히려 영화 속의 자연스러운 엑스트라가 되기를 자처했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그때 나는 그 구경꾼들 때문에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게 웬걸, 그들은 배우들이 한 테이크를 끝낼 때마다 박수를 치며 우리를 응원했다. 그 상황에서 누구 한 사람 핸드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결국 <다빈치 코드>의 멋진 클라이맥스 신은 사원 앞에서 촬영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완성한 셈이다.” 현지 영국인들에게 감명받은 론 하워드 감독의 감동 코멘트다.
travel tip 1065년 베네딕트파가 성 베드로를 기리기 위하여 건립한 고딕양식의 십자형 대원형 사원으로서 여행자들의 발걸음 붙잡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1066년 정복왕 윌리엄이 이곳에서 대관식을 거행한 이후로 역대 영국왕의 대관식 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사원 내부에는 무명용사들을 위한 무덤을 비롯해 역대 왕들의 무덤과 셰익스피어, 키이츠, 헨델과 같은 예술가들의 묘가 안치되어 있다. 테임즈 강 쪽으로 국회의사당과 빅벤이 있어 마치 중세의 런던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로 분위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내부입장료 4파운드(학생증 50퍼센트 할인)
05 런던 근교, 링컨 성당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외부의 거리 장면은 현장 촬영이 가능했지만, 사원 내부에서 예정되었던 촬영은 영화 <다빈치 코드>의 내용이 “자신들의 종교적 입장을 거스르고, 신학적으로 건전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촬영이 금지되었다. 그래서 웨스트민스터 사원 내부에서 촬영되어야 할 모든 장면들은 런던 근교의 링컨 성당에서 촬영되었다. 링컨 성당은 고딕양식인 외관도, 중앙기둥에서 방사형으로 뻗은 천장이 있는 챕터하우스도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내외관이 거의 비슷하다. 런던에서 북쪽으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이 성당은 1092년 지어진 건물로 초기 영국 고딕 건축물 중의 하나로 유명한 곳이다.
travel tip 92년 전, 영국의 길버트 벨이라는 소년이 장난스럽게 성당의 아치 밑으로 테니스공을 던졌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그 공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윔블던 테니스 박물관에 전시된 가장 오래된 영국의 테니스공이 1916년의 것이라고 하는데, 만약 그 공이 발견된다면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공이 될 것이다. 링컨 성당을 여행하게 되면 그 주변을 잘 살펴보길. 혹시 아는가, 그 공을 찾게 되는 역사적 주인공이 당신이 될지 말이다.
06 에딘버러, 로슬린 예배당 랭던과 소피가 클립텍스의 마지막 암호를 풀고 찾아가는 곳. 이곳에서 소피는 죽은 줄만 알던 그녀의 가족을 만나게 된다. 로슬린 예배당은 에딘버러에서 남쪽으로 1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인 로즐린 타운에 위치해 있다. 15세기에 지어진 교회로 로슬린의 영주였던 윌리엄 세인트 클레어 경이 ‘가장 빛나고 영광스런 교회’를 짓기 위해 수십명의 석공을 불러들여 1센티미터, 심지어 1밀리 공간까지 조각을 새겼다고 한다. 아치 천장 위엔 원작자 댄 브라운이 이교도적이라 주장하는 장미꽃, 비둘기 문양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곳곳에 석공들의 얼굴상을 찾을 수 있다. 도제석공이 오른쪽 기둥에 아름다운 꽃무늬를 사선으로 새겨 넣자, 그 솜씨를 질투한 장인석공이 그를 죽이고 왼쪽 기둥을 직선으로 새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풍문에 따르면, 이 기둥 중 하나에 성배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travel tip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딘버러는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냄새가 가득한 곳이다. 상당히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도시이며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곳이다. 역 바로 앞의 시인 스코트를 기념하기 위하여 세워진 스코트 기념탑이 유명하다. 가볼 만한 곳으로 웨벌리역 앞의 웨벌리 마켓과 유명한 프린세스 스트리트의 꽃시계, 칼튼 힐의 아름다운 조망 등이 있다. 로얄 마일 쪽으로는 에딘버러 성과 그곳에 군대 분열 행진이 유명하고 홀리루드 궁전이 있다. 또한 그라스 마켓 방면은 에딘버러의 방어벽인 플로딘 월이 유명하다.
07 몰타 공화국, 몰타 섬 로케이션 프로덕션의 마지막 목적지는 몰타 섬이었다. 이 섬에서는 성지와 스페인 장면을 포함한 대부분의 플래시백 시퀀스를 촬영했다. 영화 속의 이 플래시백 시퀀스는 고대 콘스탄티누스 대제부터 성전, 템플 기사단 원정 등 역사적 배경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고대시대로부터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지중해의 중심 요지에 위치한 몰타 섬은 수많은 제국들의 지배 속에 남겨진 유산과, 영국령일 당시 현대화로 인하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촬영 장소 중 하나였던 비토리로사 요새는 세인트 존스 기사단이 로도스 섬에서 떠내려 온 뒤로 본거지가 됐던 곳이기도 하다. 이 기사단은 250년 동안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기독교를 수호하기 위해 몰타섬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결국 나폴레옹에 의해 해산됐다.
travel tip 푸른 지중해의 석양이 아름다운 몰타 섬은 평화롭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최고 수준의 휴양지로 꼽히고 있다. 현재 나라명은 몰타 공화국(The Republic of Malta)으로 수도는 발레타(Valleta)이며 6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된 민족은 몰타인이며 몰타어 이외에도 영어, 이탈리아어가 통용되고 있다. 지중해의 중앙부, 남유럽에 속하는 섬나라로 이탈리아 시실리 섬의 남쪽, 아프리카 리비아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몰타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우기를 지나, 무더운 지중해의 여름을 맞기 전인 2월-6월 사이이다. 이때는 물가가 성수기(6월-8월)에 비해 약 40퍼센트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경제적인 이득도 볼 수 있다. 9월과 10월도 여행하기 좋은 시기다.
****와우~~영화내용보다 영화에 나온 이...관광명소에 더 눈이 간다.
루브르 박물관이나, 웨스터 민스터 사원이나 베르사이유는 가봤지만,
으음~~또 가고 싶다.
성당 순례를 다시 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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