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후기...
주변에 갑작스레 영화관이 많이 생기는 바람에 이젠 언제든지 맘만 먹으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주말에 영화보는것이 하나의 습관처럼 된것 같다.
어젠 드디어 식구들이 갈라져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남편은 일본영화인 '바람의 검'을
나와 딸은 '러브 액츄얼리'를...
남편은 절대 애정물은 보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은 하늘이 무너져도 보지 않는 사람인지라, 아니, 이제껏 살면서 한번도 그런 적을 못봤으니까...
거의 내가 따라가는편인데...정말 사무라이 영화는 싫다. 딸도 싫다 하고~~~
극장 휴계실에서 기다리던 남편이 딱 2명이서 봤다나...
하지만 괜찮은 영화였다고...
러브 액츄얼리는 볼때는 몰랐는데...나올때 보니, 내가 끼어 있다는게 어색할 만큼 몽땅 고등학생들이었다.
분명 토요일 첫상영이었는데.....
아~~토요일 수업없는 날 이었었나 보구나~ 아님 영화동아리 였든가.....
어쨋든 한마디로 그냥 상큼하게 웃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다.
그런데 사실 난 울었다.
남편이 젊고 예쁜 여직원의 유혹에 넘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목걸이를 산것을 자신의 선물인 줄로 착각했다가 늘 같은 선물인 스카프에다 cd를 하나 더 추가했을 뿐인 선물앞에서, 태연한척 위기(?)를 넘기고 와선 처절하게 울던 ......그리곤 이내 감정을 추스리고 가족앞에 나가서 아이들을 보듬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크리스마스 연극파티로 향하던 '엠마 톰슨'때문에?
아니,
친구의 애인을 사랑했기때문에 그녀앞에서 늘 냉랭하게 대할수밖에 없었던 남자.
그들의 결혼식에서 오로지 그녀만을 캠코더에 가득 담아 그렇게 그녀를 간직할수 밖에 없었던 바보같은 남자.
그러나 결혼식 사진을 망쳐버린 그녀가 한장의 사진만이라도 찾아낼 의향으로 그를 찾아왔다가 급기야 그의 사랑을 알아버렸지만....
크리스 마스 이브날 성가대를 위장해서 찾아온 그가, 테잎을 틀어놓고 하고 싶은 말을 가득 적은 판지들을 넘기면서 고백하고는 뒤돌아서는... 안타까우면서도 행복 가득한 그 표정때문에....
달려나와서 그에게 키스해주고 되돌아 가는 그녀....
'이걸로 충분해.
이제 그만....'
' enough!!!'
그가 되뇌이는 이 단어때문에......
아내가 잠깐동안 자리를 비운사이 애인의 선물을 샀는데, 마누라가 나타날까봐 애가 타는 남자와 화려하게 포장하느라 시간을 끄는 백화점 직원과의 코믹한 장면.
미국 대통령이 휴그랜트(바람기 있는 총각 영국 수상)가 끌리고 있는 비서를 건드리고, 기자회견에서 자만에 휩쌓인 미국 대통령을 깨부수는 장면하며, 영국 남자라면 사죽을 못쓰는 미국 여자들, 영국의 한물간 원로가수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운운하는 장면등에서 미국을 비하하는....그래서 어쩌면 미국의 제국주의에 조금은 쾌감을 갖을 수도 있게 한.....
휴 그랜트가 쫓아낸 여 비서를 찾아 집집마다 벨을 누루면서 일어나는 코미디...
11살짜리가 사랑에 가슴앓이를 하며 내뱉는 어른 뺨치는 말...
영국의 소설가가 포르투갈 청소부를 사랑하게 되어 그나라까지 찾아가 청혼하는 장면...
산만할 정도로 화려한 출연진에 다양한 코믹 이야기가 펼쳐져 영화가 끝날때까지 계속 소리내 웃었는데 ....
한편에선 계속 눈물이 났다.
점심을 먹고 들어오려 했는데...
또 의견이 분분해서 그냥 아파트 장에서 생선과 굴, 두부와 청국장을 사가지고 와서 점심을 해먹었다.
"아~~치사하다! 자기가 좋아하는거 안먹는다고 했다고 어쩜 사주려던 밥도 안먹고 오냐~~"
"맞아, 맞아..."
"아, 그래서 맛있는 굴도 사왔잖아."
"그것도 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이잖아."
"맞아, 맞아..."
할일이 되게 많았는데....
동대문 시장에도 한번 나가야 하고, 미장원에 간지도 7개월이 넘어 오늘은 미장원에도 가려했는데....그냥 종일 남편옆에 누워 TV보며 자다 깨다 했다.
"MBC 느낌표' 라는 프로에서 '아시아, 아시아 프로젝트'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결혼 8개월째 한국에 와서 6년이 되도록 집에 한번도 못가 아들조차도 한번도 못본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장면을 보면서 ...아빠를 만나고도 어색해 하고 표정이 없는 아들을 보면서 너무 맘이 아퍼 또 울어버렸다.
산다는게 뭔데...
젊고 이쁜시절 헤어져서 다 보내고.....
결혼 1개월여만에 헤어져서 임신한 채 10개월을 시집살이 하며 보냈던....
그리고는 아이키우랴 시부모 모시랴 정신없어 신혼을 모르고 보냈던 그 안타깝던 시절이 떠올라 더 가슴아프게 했다.
정말 사는게 뭘까.....
.............................
사랑!
그래, 삶은 사랑이다.
사랑때문에 헤어져 삶의 고통도 이겨낼수 있고,
사랑때문에 눈물도 웃음도 행복도 고통도 용기도......다 있는것이다.
'사랑은 고통'이라고
영화에서 11살짜리 꼬마가 무슨 큰 일을 겪고 있는가 걱정하다 사랑병을 앓고 있음을 알고 다행이라고 웃음 짓는 아빠에게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딨냐고 하며 한말이다.
그래.
사랑은 모든것을 다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만큼 ....그 만큼 고통을 수반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003. 12. 14.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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