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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16블럭

나베가 2006. 4. 21. 19:21


 

한때 활기찼던 액션스타의 쓸쓸한 여운, <식스틴 블럭>
2006-04-18 | 김현정 parady@cine21.com | 씨네21

알코올 중독에 다리까지 불편한 형사 잭(브루스 윌리스)은 마지못해 증인 호송 임무를 떠맡는다. 그는 두 시간 뒤인 오전 10시까지 흑인 청년 에디(모스 데프)를 법원에 데려가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 경찰서에서 법원까지 거리는 16블록. 그러나 잭이 술을 사기 위해 잠깐 멈춘 사이에 킬러들이 자동차를 습격하고,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잭은 에디가 경찰 내부 비리를 증명할 증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20년 넘게 잭의 파트너였던 프랭크(데이비드 모스)는 한번만 눈을 감으라고 잭을 회유한다. 그러나 동료들을 적으로 돌리기로 마음먹은 잭은 “길을 여섯번만 건너면 되는” 법원까지 가기 위해 모진 고생을 시작한다.

<식스틴 블럭>은 영화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과 실제 상영시간이 거의 일치하는 영화다. 그 때문에 이 영화는 잭의 과거나 경찰 내부의 음모를 설명하지 못한 채 6년 전 경찰 비리 사건의 증언을 거부했던 잭이 느닷없이 에디를 지키겠다고 결심하는 변화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난감한 숙제지만 <리쎌 웨폰> <컨스피러시> 등을 연출했던 감독 리처드 도너는 시나리오를 보고 이 점에 이끌렸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은 어떤 선을 가지고 있다. 그 선을 넘으면 삶은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한다.” 삶을 포기하다시피 했던 잭은 불행하게 살아왔지만 케이크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간직한 에디를 만나 바로 그 선을 넘는 것이다. 리처드 도너는 카메라 열두대를 동원한 버스 충돌 장면처럼 긴박한 액션을 통해 관객을 잭과 에디 곁에 묶어두려 했다. 관객이 그들과 호흡의 속도를 맞추어야만 두 시간 동안 몇번이고 생이 뒤바뀌는 드라마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무기라 할 만한 요소는 브루스 윌리스다. 오른쪽 발에 돌멩이를 묶어 절뚝거리는 잭의 걸음을 표현하기도 한 윌리스는 이미 여러 번 알코올과 무력감에 젖어 살다가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경찰을 연기해왔다. 그러므로 관객은 잭을 보며 그가 조만간 정신을 차릴 거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어느새 50이 넘은 윌리스는 더이상 <다이 하드>에서 그랬듯 비행기 날개에 매달리는 액션을 보여주진 못한다. 그럼에도 <식스틴 블럭>은 한때 활기찼던 액션감독과 스타의 후일담을 듣는 듯하여 어느 정도 쓸쓸한 여운을 남긴다.

 

[식스틴 블럭] 타락한 경찰, 영웅으로 돌아오다
2006-04-13 | 경향신문


- 타락한 경찰, 영웅으로 돌아오다 -

‘식스틴 블럭(16 Blocks)’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버디 액션영화다. 무능한 경찰과 떠버리 흑인은 무조건 도망쳐야 하고 악당(부패경찰)은 그들을 뒤좇는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옆의 친구뿐이다.



술주정뱅이 잭(브루스 윌리스)은 에너지가 없는 경찰이다. 하는 일이라곤 수사팀이 올 때까지 현장을 지키는 게 고작이다. 어느 날 상사로부터 수감중인 증인 에디(모크 데프)를 호송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귀찮아하는 잭에게 상사는 ‘거저먹기’라며 2시간 안에 16블럭 거리에 있는 법정까지만 가면 된다고 한다. 차는 막히고 증인은 한시도 쉬지 않고 떠들어대고, 골치가 아픈 잭은 술을 사기 위해 차이나타운에 차를 세운다. 술병을 들고 나오던 중, 에디를 노리는 경찰들과 총부림이 일어나고 잭은 어제의 동료들과 적으로서 맞닥뜨린다.

2시간 안에 뉴욕시를 가로질러 16블럭을 가야 하는 사람과 그들을 막아야 하는 형사들간의 대결이 기본 줄거리. 부패한 경찰들은 자신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에디를 죽이고 사건을 무마시키려 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어제까지 타락한 경찰의 일원이었던 잭은 갑자기 개과선천(?)해 ‘정의의 사도’가 된다. 술에 절인 잭을 믿지 못하는 에디는 혼자 법정으로 가기 위해 몰래 도망친다. 하지만 급박한 상황 속에 자신을 도와줄 이가 그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한배를 탄다.



평균 경찰관 스릴러보다 더 높은 목표를 정했지만 영화는 억지로 갖다 붙인 음모와 소란스러운 폭력을 막지 않는다. 감독이 솜씨 없거나 미숙하진 않다. 다만 나쁜 경찰관과 더 나쁜 경찰관의 대결에만 초점을 맞춰 복선이나 암시 없는 개연성을 남발해 드라마의 밀도를 떨어뜨린다.

뛰고, 굴리고, 총질하면서 액션영화의 묘미를 유지하던 영화는 중반을 지나면서 급격하게 문제를 드러낸다. 치수에 떨어지는 놀람과 수선스러운 마무리는 긴장보다는 단조로움을 느끼게 한다. 더구나 버스 인질, 앰뷸런스 바꿔치기, 법정에서의 반전 등은 정해진 조각으로 나눠져 연결을 매끄럽게 하지 못한다. 잭과 에디 사이에도 화학적 연결고리가 없으며 부패경찰의 대명사로 나오는 프랭크는 우둔함과 큰 입만을 요구한다.

술에 절어 지내는 무능한 경찰 잭을 연기한 브루스 윌리스는 스크린에서의 영웅 이미지를 벗기 위해 살을 찌우고 수염을 길러 ‘배살’이 장난 아닌 노쇠한 낙오자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컨스피러시’ ‘리쎌 웨폰’ 시리즈로 유명한 리차드 도너가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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