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 비아포 히스파닉 빙하(2015.7~

10.스카르두/환상의 데오사이((Deosai Plains 4,100m) 푸르른 초원에서 한없는 꿈을 꾸다

나베가 2016. 3. 22. 00:30





고도가 4,000m가 넘으니 제법 쌀쌀한 기운이 돈다.

처음엔 이 찬 기운 조차 느낄 수 없었는데....ㅎㅎ


모두들 뜨거운 짜이를 마시고 있다.

나보고 빨리 오라고 손짓하고 난리다.

아닌게 아니라 온 몸에 닿는 찬기에 따끈한 짜이가 고프다.







짜이를 마시러 가면서 순식간에 잡은 사람들....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일부러 꾸민 표정이 아닌...그냥 삶에 배어있는 잔잔한 모습들이 너무 좋다.

여행자의 흥분과 행복에  이렇듯 함께 해줌이 너무 고맙다.

 



























사진 찍느라 짜이 한 잔 마시러 가는데 오리쯤 가는 시간이 걸렸을까....ㅋㅋ

역시 달달하고 진한 짜이는 조금은 쌀쌀한 기운이 느껴질때 마시는게 최고다.


그럼 나도 폼 한번 재보고 사진 한 컷 찍어볼까?? ㅋ~~

나도 화려한 문향이 있는 빨간색 스카프 한 장쯤 가져올것을....ㅠㅠ

다음엔 기인 원피스 한 벌과 온 몸을 두룰 수 있는 커다랗고 화려한 문향의 스카프를 가져오는 겨~

글구 데오사이를 다시 찾아오는거지. ㅋ~

글구 영화를 한 편 찍는거야~


헐!! 근데 누가 찍어주나~~

그럴 나이는 지난것 같다고 하는거 아닐까??ㅠㅠ







그려~

.

푸르른 초록엔 역시 빨간색이지.

아프리카 여인들만 색감에 본능적 탁월함이 있는 줄 알았더니만, 이곳 파키스탄 여인네들도 본능적 색감이 있구만~

하긴, 초록과 회색 암벽엔 무슨 색이 안어울리겠냐만.....ㅋㅋ




























그러고 보니, 데오사이를 달리고 있는 짚이  눈에 많이 띈다.

달리는 이도, 보는 이도 그대로 한 편의 영화 장면이다.

그래서 만나면 서로 손을 흔들며 흥분하는 지도 모른다.

너무 멋있고 환상적이어서.....









짜이를 마시고 나서 차를 타고 좀 더 깊숙이 들어갔다.

그리고 모두 흩어져서 자유시간을 갖었다.

어쩌면 이리로 지나갈 서밋 카라코람을 통해서 온 한국의 여행객과 익발을 만날 지도 모른다고....

그때까지 우리는 이곳에서 각자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차에서 내리니 이곳엔 또다른 야생화가 온 초원을 덮고 만발해 있었다.

너무 광활하여 가까이 가지 않으면 그저 초록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니 짚이나 바이크를 타고 그저 달리기만 하면 이렇듯 천상의 화원은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시간도 여유로우니 한없이 언덕배기로 걸어 올랐다.

제법 오르니 그곳에선 또 다른 풍광이 펼쳐졌다.

얼마나 멀리 있는 지...거리감과 공간감을 느낄 수 없어 감조차 잡을 수 없는 먼곳에 하얀 설산이 보인다.

잔잔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이곳이 4,000m니 저 얕은 구릉처럼 보이는 산들은 아마도 모두 7,000m급 이상의 고산들일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저기 가장 높은 봉우리가 8,126m 의 낭가파르밧이 아닐까??

여기서도 낭가파르밧이 훤히 보이다니....

낭가파르밧 (Nanga Parbat 또는 Diamir)은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산이며, 파키스탄에서는 2번째로 높은 산이다.

낭가파르밧은 우르두어로 ‘벌거벗은 산’을 의미하며 이 지방 사람들은 ‘다이마르’라 하여 산 중의 산이라고도 부른다.



 




이리 올라서 보니, 정말 광활하기가 이를데 없다.

이곳을 걸어서 넘어가려면 며칠이 걸릴까....

아니, 그보다는 짚을 타고 달리고, 중간 중간에 캠프를 하는 거지.

여유롭다면 승마도 잠깐 해보고도 싶고...어려우면 구경만 해도 가슴이 시릴것만 같다.

아~ 긴머리에 히잡을 휘날리며 바이크를 타고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ㅋㅋ

MTB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은 많을것 같아~

 바이크 보다는 여유롭기도 하고....


아!!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중 가장 현실성 있는 것은 꼭 캠프를 하고 싶다는 것....

아님 천막호텔에서라도 자며 2박 3일 정도 지내는 것....


바닥에 천을 깔고 누워 하늘의 쏟아지는 별들을 보는거야~

음악도 들어볼까??

그리곤 또 시간여행...우주여행을 떠나는 거지.









































































헐~

저기 저 구릉 꼭대기에 있는 하얀 집의 정체는 뭘까....

혹시 호텔인가??

그렇다면 당장 저기 저 호텔 머릿속에 찜해야지. 언젠가 다시 와서 하루쯤 머물게.

끝도 안보이는 이 드넓은 초원에서 묵는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시리다.


삶이란게 ....그냥 지나치는 건 그렇게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

오랜 시간 머물러야 가슴으로 머리로 들어와 내 삶이 되는거지.



 




글쎄~~

다시 오기 힘들을까??

그렇다면 이 블방에 들어올때 마다 저 곳에 머물며 내가 경험한 모든것들을 동원해 꿈을 꿔보는 거야~

상상속 머무름도 정말 멋질거야~

오랜 시간이 지나면 더....















그러고 보니, 헬기 투어도 있나보다.

헬기가 떠다니는거 보니...

에잇~ 그래도 헬기는 타지 않을 거야~

순식간에 휘리릭~ 보는것은 절대 원치 않아~






저만치서 달려오는 짚이 있어 혹시 써밋 카라코람의 익발 일행인가...기대를 했지만, 알고보니 오늘 이곳에서의 도킹은 끝나버렸단다.

까마득히 멀리서 일행들 손짓에 허겁지겁 내려갔더니, 로드블럭이 되어서 익발 일행들이 오늘 스카르두로 들어오지 못하고 아스토르에서 머문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도 그만 내려가자고....

그 팀도 들려오는 소리가...이래 저래 날씨도 안좋고 자꾸 일정이 꼬이는것 같아 맘이 좋지 않다.

그 팀은 오늘 우리보다 훨씬 좋은 정말 비싼 럭셔리 리조트인 '샹그릴라 리조트'에서 머문다고 했었는데....

그 기대감이 깨져 침체되어 있을 그 팀들 모습이 떠올라 같은 한국인에 같은 에이전시라고 ...마음이 좀 무거워 진다.











시간이 좀 더 많다면 좀 더 데오사이 깊숙이 들어갔으면 좋았을텐데....

이 길을 넘어 스카르두로 들어왔기에 호수도 못보고 그냥 내려간다는 것이 안타까운 맘이 좀 든다.

나보다는 일행들이 너무 일부분만 보고 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내려가는 길에 만난 산사태 보수지역이다.

분명 이 길로 들어갔는데, 그 사이 작은 산사태가 일어났단 말인가??

포크레인까지 동원되어 길을 보수하고 있다니....

암튼 다행이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무지개가 우리의 탄성을 또다시 자아내게 했다.

돌아오며 만난 사트파라 호수는 너무도 잔잔하여 주변 산군이 훤히 잠긴 잠영을 보여주어 또 탄성을 자아내게도 했다.

배터리가 나가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음이 아쉬움을 남기지만....







호텔에 도착하니, 벌써 7시가 넘었다.

기사와 함께했던 가이드 후세인에게 약간의 팁을 주고는 헤어졌다.

드디어 트래킹 퍼밋이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저녁을 먹으러 호텔 식당으로 들어갔더니, 오늘은 부페차림이다.

바로 일본인 단체 여행객들 덕분이다.


그런데 일본인 팀에 뭔일이 있었던게 분명해 보인다.

분위기가 무슨 초상집 같다.

가이드 처럼 보이는 사람은 백배 사죄하듯 머리를 조아리고 있고, 사람들 표정은 하나같이 어둡다.

저 분위기로 밥이 먹힐까....

분명 K2bc까지는 무리이고 지난번 여정에서 보았듯이 콩코르디아까지만 갔다왔을 진데...

혹시 인사사고라도 났나??

의문의 상상이 꼬리를 이으며 시선을 놓아주지 않는다.


그나저나 저들 분위기로 우리까지 맘이 무겁다.

뭔일이 있길래...퍼밋도 그렇게 힘들게 내어주고...


암튼, 저녁을 먹은 후 뷰랴 뷰랴 짐을 꾸려 아예 미리 차에 실었다.

일정이 하루 늦춰져 낼 꼭두새벽에 출발하기 위해서다.

아니, 그보다는 아스꼴리 가는 길에 산사태가 몇군데가 일어나서 란다.그곳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체될 지 몰라서....

이래 저래 아스꼴리 들어가는 길은

신의 퍼밋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지구상 최고로 험란하고 험란한 여정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먹거리와 입을것들을 따로 배낭에 꾸려넣었다.




Ernesto Cortazar [Timeless] - 05. Timeless (05 :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