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제주도....

4.딸과 제주여행/산굼부리...

나베가 2016. 2. 17. 14:56




산방산과 용바위 해안길을 나와 두번째 코스인 산굼부리로 들어섰다.

길에 차도 없고 호젖한게 여간 드라이브 하기에 좋은게 아니다.

도란 도란 이야기도 하고...

평화로움에 탄성도 지으며 딸과의 여행에 행복을 토한다.







산굼부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파아란 하늘아래 수 많은 멋드러진 잔가지를 흐드러뜨리고 있는 고목들이 반긴다.

멋지다!!

독특하게 쌓인 돌탑들도 시선을 잡아매고.... 


아련한 추억과 함께 산굼부리에 대한 기대가 증폭된다.






아주 오래 전,

애들이 아주 꼬맹이였을때의 기억인 지...

신혼여행때의 기억인 지 가물 가물하지만 이곳의 갈대가 그리도 멋졌던 기억이 나서

오늘은 여전히 6000원이란 입장료가 이해되지 않지만 꼭 들어가리라 맘먹으며 발길을 옮겼다.


산굼부리는 비교적 제주에서 높은 고도에 있어 지난 주 따듯했던 날씨에 그 많이 내렸던 폭설의 눈이 다 녹아 버렸지만 이곳은 잔설이 남아있었다.

역시 하얀 눈을 보니 겨울 여행 온 느낌이 물씬 든다.

춥다기 보다는 좋다.





제주의 지킴이 처럼 느껴지는 돌하루방과 인사를 하듯 카메라 셔터 한 번 눌러준다.

연필로 그린 듯 콧등에 바짝 붙여 그린 커다란 눈과 보기에도 복이 잔뜩 들어있는 듯한 뭉툭한 커다란 코,

턱선까지 내려온 귓볼에 늘어진 볼살, 꼬리가 살짝 올라간 입이...

여간 자애로운 인상을 주는게 아니다.

처음...누가 이렇듯 묘사를 했었던 건 지...

제주에 대한 이미지 하나는 끝내주게 설정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멋지게 쌓아올려진 입구 돌담벽도 기막히다.

가까이 가니, 담벽 위로 담쟁이 덩쿨이 다닥 다닥 붙어있음이... 날씨가 따듯한 봄 날 이후에 오면 또 전혀 다른 풍광을 보여줄듯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대로의 풍광도 더없이 멋지다.

무엇보다 주위를 온통 매우고 있는 흐드러진 가지의 고목들때문이기도 하다.










아!!

저 하늘 좀 봐~


흰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파아란 하늘에...

온통 매우고 있는 고목들의 흐드러진 가지가 너무 환상적이어서 카메라 셔터에 끊임없이 손이 간다.










입구를 들어서 조금 올라가니 올라가는 길이 세 갈래 길이다.

어느 길로 들어설까 잠시 점을 치다 안내판을 보고는 전체를 다 돌아볼 수 있는 계단 길로 들어섰다.

멋진 풍광에 설렌 맘이 더 증폭된다.










계단을 오르니 나즈막한 돌담으로 둘러쌓인 넓다란 초지가 나타났다.

그 안에는 역시 돌담이 쳐진 여러 개의 무덤이 있었는데...딱히 이에 대한 설명을 보지 못한 터라...ㅠㅠ

아니, 무덤이 있다는 사실보다는 가슴이 탁 트일듯 펼쳐진 풍광에 다른건 생각 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지~

이 멋진 풍광을 그냥 후딱 지나쳐 버리면 안돼는거야.

그래서 호젖이 이 풍광에 젖어보라고 그네가 있잖아~ ㅎㅎ






잠시 그네를 타며 눈앞에 펼쳐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눈이 다 시원해 지는 느낌이 든다.








시원스런 풍광에 자꾸 시선을 빼앗겨 넋을 놓고 서 있다.








아!!

멀리 제주의 명물 '오름'들이 눈을 뒤덮은 채 파노라마 처럼 펼져 보인다.

문득 오래 전 몇 번의 여행을 함께했던 화가 이종송님이 떠오른다.

저 오름들과 맞딱뜨렸을때 화가의 맘이 어땠을까...

그 오름에 반한 마음을 요즘은 그림으로 펼쳐내어 연작 전시를 하고 있다.

먼 발치에서 잠시 그의 작품들을 저 오름에 살짝 오버랩 시켜본다.






제주에는 오름이 1년 365일 보다도 더 많은 368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정말 엄청나지 않은가~


제주에 집을 얻어 1년을 살아보면 어떨까...

한라산의 4계절을 두루 살펴보고...

368개의 오름과 섬까지 포함한 올레길을 완주해 보면....


아이들이 다 곁을 떠나고, 좀 더 나이가 들면 실천에 옮기기가  쉬워질까...

아니, 더 어려워질까??









갈대 숲길로 들어서기 전

 높은 사슴탑이 서 있다.

아마도 이곳에 전해지는 무슨 전설이 있겠거니 하고 들여다 보니

맞다.



산굼부리 신화와 절설

옛날 옛적에 하늘나라 옥황상제님께서는 많은 시녀들과 함께 견우성, 직녀성 처럼 훌륭한 별들도

거느리고 있었는데 한감은 그 별들 중의 하나였다.옥황상제님의 딸 가운데 말잣딸(셋째공주)은 착할 뿐만 아니라 총명해서 상제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다시피하며 자라고 있었다.한편 한감은 별들의 세계에서도 영특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러던 중 상제님의 생일 잔칫날이 되었다.많은 손님들이 초대되어 오갔는데, 하감도 그 자리에 초대되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한감과 말잣딸은 서로 눈이 맞더니 사랑의 불이 붙기 시작하였다. 한감과 말잣딸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서로 만나 속삭이고 떨어지곤 하였다. 두 사이 사랑의 소문은 어느새 세상에 퍼지게 되었다. 소문은 드디어 상제님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상제님께서는 크게 노하시며, 하인을 불러 한감과 말잣딸을 당장 잡아오라고 명하였다. 상제님 앞에 끌려온 한감과 말잣딸은 엎드리어 사실을 아뢰고 용서을 빌었다.옥황상제님께서는 '부모의 허락없이 남녀가 사랑한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하며 귀양살이를 명하였다. 한감과 말잣딸은 할 수 없이 경치 좋은 세상을 떠나기로 하였다. 이들은 그 길로 구름길 바람길을 따라 천둥과 벼락을 치며 이 세상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한감과 말잣딸은 지상에 내려와 어디로 좌정할까를 점치다가 산굼부리에 살기로 하였다. 이 때부터 이들의 부부살림은 시작된 것이다. 한감은 사냥을 하고 말잣딸은 나무열매를 따 먹으려 살았다. 한라산에는 온갖 짐승도 많았으나, 나무열매도 풍성하였다. 노루,사슴,오소리,멧돼지,꿩들과 보리수 나무열매,산딸기,산바나나,다래,머루,시러미들과 그 밖의 열매들은 이들의 주식이었다. 이렇듯 한감과 말잣딸의 식성은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으로 그 식생활은 각기 구분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그 식성이 다름에서 서로 갈등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결국 이들은 이 식성이 다름에서 서로 살림을 분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 그 고약한 냄새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으니, 우리 이제 헤어져 삽시다,"

말잣딸의 제안이었다. 한감도 더 이상 억지를 부릴 수가 없어, 결국 도의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말잣딸은 인가를 찾아 내려오다가 지금의 제주시 남문 밖 천년 팽나무 아래 이르렀다.여기가 경치 좋고 좌정할 만 하다고 판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신앙민들에 현몽시켜 단골을 두게 되었다.신앙민들은 제물을 차려와 명과 복을 비는 것이었다.

지금 이곳을 각시당이라고 불리우고 있으며 옥황상제님 말잣딸 아기가 귀향와 좌정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한감은 산굼부리에 살면서 산의 짐승들을 돌보며 살아가게 되었다. 사냥꾼들은 사냥할때 이 곳에서 산신제를 지내면 그 날 사냥에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또한 옛날에는 이 곳에서 산신에 대한 제사를 올린 다음 산행을 해야 무사했다고 전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큰 소리를 지르던 지 부정한 짓을 하게 되면 안개가 삽시에 덮히고 지척을 분간할 수 없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것은 여기 산신이 노해서 부리는 조화라고 한다.

출처: 제주 민속발물관장 사회학 박사 진성기씨의 제주도 전설집 중  







모든 신화나 전설들이 그렇듯 읽다보니 결말이 궁금해 끝까지 읽어내려가게 된다.

신화 탄생에 웃음이 나온다.





사슴탑을 지나다 보니 커다랗게 움푹 패인 곳이 보인다.

산굼부리 분화구다.


 

제주 산굼부리 분화구


산굼부리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분화구 모습의 오름으로, 제주도 유일의 폭렬공 측화산(오름)이다.

1979년 6월 18일,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236호로 지정되었다



천연기념물 제236호. 한라산의 기생화산 분화구로 다른 분화구와 달리 낮은 평지에 커다란 분화구가 생성되어 있어 화구의 모양이 진기하다.

바깥둘레 2,067m, 안둘레 756m, 높이 100∼146m의 원추형 절벽을 이루는 화구는 바닥넓이만도 약 8,000평이나 된다. 화구 주위의 지면은 높이 400m인 평지이고 화구 남쪽에 높이가 최고 438m인 언덕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주위의 평지보다 5∼30m 더 높은 것에 불과한 산굼부리분화구는 전혀 높은 화산체를 가지지 않는 화산의 화구임이 특징이다. 이렇게 분화구의 높이가 낮고 지름과 깊이가 백록담 화구보다도 더 큰데 물은 고여 있지 않다. 이는 산굼부리의 형성과정을 알게 해준다.

산굼부리는 용암을 거의 분출하지 않고 폭발에 의하여 구멍만 깊숙이 팼으며, 폭발로 인한 물질은 사방으로 던져지고 소량만 주위에 쌓였다. 또한, 화구에 내린 빗물은 화구벽의 현무암 자갈층을 통하여 바다로 흘러나간다.

이런 화구를 마르(Maar)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산굼부리가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는 일본과 독일에 몇 개 알려져 있다.

산굼부리는 평지에 있는 분화구로서 ‘산이 구멍난 부리’라는 말 뜻대로 특이한 형태일 뿐만 아니라, 분화구 안에는 원시상태의 식물군락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 관광과 학술적으로 그 가치가 높아 1979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제1횡단도로에서 표선면 성읍리·표선리로 연결되는 도로가 개설, 포장되어 주요 관광코스의 하나가 되었다.


참고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윤성효 교수)에 의뢰하여 수행해 나갈 본 용역....

제주 산굼부리 분화구의 성인(成因)설로 잘못 정설화가 되어져 있는 ‘마르(Maar)형 분화구’를 ‘피트(Pit)형 분화구’로 정정, 이를 학술적으로 재정립하기 위해 산굼부리 분화구의 외륜 절벽 단면을 4방향으로 구분하여 분화구 내벽 구성물질의 성질을 파악함으로써 화산형태를 규명해 나가게 된다.

2014년7월 17일 착수. 2015년 7월까지 12개월 동안 추진)



                     < 산굼부리 파노라마 촬영모습/위키백과 펌>           




분화구 옆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산책로 오른쪽엔 산굼부리 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억새밭 평원이 펼쳐진다.

계절이 지나 한 겨울이지만 여전히 억새의 대는 남아서 나름 쓸쓸하면서도 멋진 풍광을 펼쳐보이고 있다.


 




바람은 더욱 세차져서 모자의 털이 빠져나갈 듯 재껴지고 있다.

역시 제주하면 '바람'이다.

그것도 한 겨울 바람....










우리는 좀 더 많이 걷기 위해서 억새 평원 가장 자리를 돌아서 중간 길로 들어섰다.

파아란 하늘의 뭉게 구름이 다 져버린 쓸쓸한 억새평원의 빈자리를 메워주는것만 같다.

멋지다!!




















   













뜬금없는 손거울 모양의 나무 틀이 평원 길 섶에 서 있다.

이건 뭐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는 이 손거울....ㅠㅠ

일단은 얼굴을 들이 밀고 사진 한 컷...ㅋㅋ


글쎄~

이곳에서 드라마 촬영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산굼부리에서 가장 멋진 억새평원길이 아닌가 싶다.

한 가운데 길로 들어서니 하늘만 보이는 억새 평원길이 더없이 낭만적이다.

전형적인 우리나라 가을의 선연한 파아란 하늘이면 이 노오란 억새 평원길이 얼마나 매혹적일까....

터엉 빈 쓸쓸한 억새 평원길을 걷는 일도 한 겨울의 정취를 맘껏 누릴 수 있어 좋긴 하다만....

가을 빛이 그리워 지기도 한다.




















이상하다.

아주 옛날에 왔을때는 억새 평원길이 이 보다 훨씬 더 엄청났었고 오르기에도 힘들었었던것 같은데....

왜 이렇게 짧지??

신혼여행길 이었다면 남편에게 어리광을 피우느라 그리 힘겹고 높고 넓게 느껴졌었을 테고,

아이들이 어렸을 적이라면 아이들 보폭으로 걸어서 그러했을거란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