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제주도....

1.딸과 제주 여행 / Cafe 봄날..황우지 선녀탕...올레 7길..

나베가 2016. 2. 11. 16:59


2016.1.31...

  















    








딸과의 제주여행은 작년에 이어서 이번이 두번째다.

어찌하다 보니 계절도 거의 비슷한 계절에 가게 되었다.

늘상 시간이 없는 딸아이의 스케줄에 맞추다 보니...

이왕이면 다른 계절에 갔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행하면 왠지 겨울 여행의 여유와 낭만이 더 있지 않은가!


그리고

사실 계절이 무슨 상관이 그리 있을까....

풍광을 보기 보다는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하고 좋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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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주로 한달이 넘는 힘겨운 오지 트래킹을 다니느라

준비하고 짐을 싸는데만도 한 달이 넘는 시간을 소요하다가

출발 전날 대충 짐 꾸려 여행을 떠나자니

되려 이 3박4일의 짧은 여행이 더 낯설기도 하다.


작은 기내 트렁크에 대충의 짐을 꾸리고 카메라를 넣은 배낭 하나 매고

집을 나섰다.


1월31일 일요일 2시40분 출발, 2월3일 수요일 마지막 비행기 도착이다.

가장 비행기값도 싸고 호텔도 싸게 잡을 수 있는 일정이다.

더우기 아시아나 항공에서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까지 시켜준다.

1시간 거리이긴 하지만 이 기분좋은 시작이라니....

왠지 이번 여행의 행운을 알려주는 신호탄인 듯 기분이 좋다.


3시40분 제주 공항 도착...

안내소에 가서 이것 저것 책자와 지도 ..등을 챙기고

4시에  예약한 랜터카를 받아 여행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간곳은 작년에 들렀던 애월읍에 있는 까페 '봄날'이다.

오늘도 여전히 유명세를 톡톡히 해 커피 주문서를 들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달고 기다려야 했다.










   








사실 기다림의 지루함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워낙 까페가 이쁘고 주변 풍광이 좋아서 카메라 세례를 퍼붓다 보면 이내 이름이 호명되기 때문이다.


연신 나의 카메라 샷은 딸에게로 향해있다.

바라보기에도 아까운 이쁜 딸과의 여행이니 그 어떤 풍광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ㅎㅎ










    





작년에 와서 수없이 카메라 샷을 날렸음에도 여전히 카메라 샷을 날린다.

구석 구석 아기자기한 이쁨이  동심을 자극해 어린아이 마냥 이뻐 죽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 저기 써 있는 기분좋은 글귀들...

마음은  늘 봄날이어라....













                         








어느새 우리 이름이 호명되었다.

안으로 들어오니 창가 자리는 여전히 선점되어 있고 가운데 넓다란 8인 좌석이 비어있다.

그래~

이왕이면 한 가운데 8인 좌석으로 가 앉자. ㅋ~

우와~정말 장소 한 번 죽인다~

주문한 커피와 비스킷을 받아 놓고 딸과의 핸폰 셀카 놀이 한바탕 벌인다.





이제는

이번 여행의 일정을 대충 살펴보기로 했다.


가능하면

바삐 돌아다니는 일정보다는

느긋한 휴가를 즐기는 쪽으로...

아무래도 활동적인 엄마의 컨셉보다는

모처럼 나온 딸아이의 컨셉에 맞추어서...


추천 코스도 대충 살펴보고..

이젠 지도를 보면서 코스를 잡아보고

핸폰 검색으로 더 정확한 정보를 얻는다. 

작년에 갔던 코스는 일단 뒤로 미뤄놓고...






슬그머니 한라산 언저리를 끼워넣어 보지만...

강한 부정에 일찌감치 포기를 해 버렸다.


엊그제 폭설이 내려 한바탕 제주공항이 난리를 쳤었는데...

아놔~

지금이 한라산은 최고의 절경을 맞고 있을텐데....



그 가까이라도 가 보고 싶었지만

딸아이의 잽싼 눈치로 근접 조차 사절당하고야 말았다.


그려~이미 한라산을 더 이상 절경을 맞을 수 없는 풍광으로 몇 년 전에 맞았잖아.

벌써 겨울 한라산을 3번이나 다녀왔구~

깨끗이 포기하는겨~

















봄날을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서귀포에 있는 호텔로 들어섰다.

어느새 주변은 깜깜한 한 밤중이다.

하긴 4시에 도착해서 렌트카 받고, 까페 봄날에서 보낸 시간도 꽤 길었으니...




                               



지인이 예약해준 방의 전망은 그야말로 굿이었다.

발코니 문을 열고 나가니 얼굴을 세차게 때리는 세찬 바닷 바람이 가슴 속까지 말끔하게 씻어주듯 시원하다.

고요함과 깜깜한 어둠속 멀리 반짝이는 불빛이...황홀한 겨울 밤바다의 절정을 느끼게 한다.





시간이 늦어서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로비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나이가 먹었어도 여전히 인형만 보면 사죽을 못쓰는 우리 딸...

로비에 있는 원숭이 인형과 한바탕 쇼를 벌인다. ㅋ~







로비에 비치되어 있는 럭셔리 잡지를 보며 이쁘다고 호들갑도 떨어보고...

젊은아이들이 좋아하는 셀카놀이도 해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새하얀 시트에 온 몸을 포옥 싸고 도는 거위털 침구가 포근한게 기분좋다.

딸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불현듯 고요함이 느껴진다.

거실에 습관처럼 켜져있는 TV소음이 없는거다.

아니, 대부분 관광객이 떠나 버린 일요일 밤이라서 그런가~

갑자기 세상의 시간이 멈춘것 처럼....

내 몸을 감싸고 있는 보드라운 거위털 침구보다 내 피부속까지 침잠해 있는 고요함이 가슴 절절하도록 좋다.






 




2016.2.1....


눈을 떴다.

해가 중천에 떠올라 밖이 환하다.

이번 여정이 휴식에 가장 큰 비중을 두어 알람조차도 울려놓지 않고 잤더니만 아주 늦잠을 자버린 것이다.

발코니에 나가니 멋진 바다와 잔잔한 바람...그리고 파아란 하늘이 나를 반긴다.

정말 뷰가 기막히다고...찬사를 한 번 터트려준 뒤 부지런히 준비하고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10시까지가 조식 마감인데...우리 처럼 늦장을 부린 사람들이 많은 지 식당은 만원이다.

 




하얏트 호텔답게 아침 조식은  훌륭하다.

이것 저것 메뉴가 상당히 많았지만, 늘처럼 빵에 치즈와 각종 햄과 소시지, 야채를 넣어 샌드위치를 해서 토마토 쥬스와 먹고...

간단히 해물 죽 한 그릇과 연어 ...그리고 요구르트에 약간의 시리얼과 과일 섞어서 먹으면 끝.

그리고 커피 한 잔....

아무래도 아침을 거의 안 먹는 평소보다는 훨씬 많이 먹어 부담이 좀 되긴하지만....기분 좋은 아침임에는 틀림없다.  









호텔을 나서니

화려한 그림으로 치장을 한 랜트 카가 우리를 맞이하듯 서있다.

앙증맞아 한 컷 카메라에 담는다.


저 차를 탈 주인은 누굴까....

혹시 랜트카 사장이 볼일 차 타고 온건가??  ㅎㅎ








오늘의 첫 일정은 외돌개다.


올레 7코스 시작점으로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  벌써 이곳을 여러차례 들렸지만

그래도 여전히 제주에 오면 이곳이 우선으로 생각난다.

봉자쥬스가 맛있는 '솔빛' 까페에도 들러 주인장과 인사도 나누어야 하고....

ㅎㅎ 







외돌개로 가는 길이자 올레길 7코스 시작점이다.

아름드리 야자수 나무가 흐드러지게 잎을 펼치고 관광객을 맞는 첫 인상은 여행자의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한다.


















처음 올레 길을 걸을땐

이 '황우지 선녀탕'을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그 다음 산악회에서 1박 2일 코스로 와서 한라산 등반 전에 이곳 7코스를 걸으며 이곳을 알게 됐다.


무심코 걷다보면 이 아름답고 판타스틱한 선녀탕을 못보고 그냥 지나치기 쉽다는....


초입 안내판에 써있는 85계단이란 숫자를 보고는

우리딸 잠시 움칫하며 '85계단 ??' 한다.

아이구~~ ㅠㅠ

그러나 그도 잠시 몇 걸음 내려가면 곧바로 보이는 절경에 탄성을 터트린다.




어쩌면 저렇게 물빛도 예쁜 지....

조금은 푸른빛을 띤 에메랄드 빛에 절로 탄성이 이는 것이다.



























아름다운 풍광에 이끌려 우리딸은 정신없이 내려가고, 나는 딸을 뒤쫒으며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ㅎㅎ

카메라 맨??

아무래도 카메라 맨이라기 보다는 전형적인 엄마가 아닐까....

딸을 쫓으며 열심히 셔터 누르는....그 어떤 여행보다 재밌고 사랑스런 여행이다.


































신이 나서 걸어 내려가더니만 또 겁이 많아서 더 이상은 오질 않는다.

전에 산악회에서 왔을때 저 물건너 바위 벽을 타고 올라 다닥 다닥 붙어 사진 찍고 그 위에도 올랐던 기억이 나서

그리로 건너갔더니, 딸아이는 위험하다고 소리 소리 지르며 난리가 났다.


에구구~~

이걸 가지고 위험하다하니....

엄마가 그동안 얼마나 험하고 위험한 곳을 누비고 다녔는 지...상상도 못하고 있구먼 그려~~












세상에서 젤 무서운게 자식인가 부다.

딸아이의 호통에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 나오는데, 스킨 스쿠버 다이빙을 막 마치고 나오는 다이버를 만났다.

황우지 선녀탕에서 나온 선녀는 아니고.....ㅎㅎ

주변 바다를 탐사하고 나온것 같다.

막상 눈앞에서 다이버를 만나니 또 감개가 무량해져서 허락을 받고 사진 한 컷 날렸다. 

문을 박차고 세상 밖으로 나오면 이렇듯 자기 삶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계단을 오르는데 수풀 사이로 유리알 처럼 단단해 보이는

파아란 열매를 발견했다.

도저히 열릴것 같지 않은 길다란 잎을 가진 풀인데

이렇게 매혹적인 푸른 열매를 맺고 있다.

혹시 나무가 있지 않을까 수풀을 훑어 보았지만

사진 속 수풀이 맺고 있는 열매가 맞다.

신기하다.








나무데크로 난 길을 따라 걸어 넓다란 평원에 섰다.

경치가 환상이다.

올레 7길중에서 가장 황홀한 풍광을 보이고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모델이 되고...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포토그래퍼가 되는 곳이다.


흥분속에 환호하며 수없이 찍히고 또 찍는 곳....

뿔뿔이 흩어져...그래서 되려 단체가 왔다면 단체사진 찍기가 힘든곳이기도 하다..ㅎㅎ





















































































  



























Emmanuelle`s Theme - Ernesto Cortaz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