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금호아트홀의 '지안 왕과 첼레스타' 의 공연과 겹쳐서 선택에 고민이 많았던 공연이다.
처음엔 금호의 공연을 선택했다가 결국 '지안 왕'의 공연을 포기하고 오늘 KBS의 공연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건
당연 '카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다.
카르미나 부라나를 처음 접한건 2007년 고양 아람누리에서 펼쳐졌던 공연이었다.
오늘 공연은 콘서트형으로 연주되지만 당시 아람누리에서 펼쳐졌던 공연은 원작 그대로 극음악으로 공연되었었다.
참여하는 인원만 230명이나 되는 대작일뿐만 아니라 워낙 다양한 예술집단의 많은 이들이 작업해야 하는 까닭에
국내 공연이 장장 12년 만에 성사되었다던 엄청난 공연이었다.
운명의 수레바퀴로 등장하는 거대한 수레바퀴도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 왔을 뿐만아니라 무대세트며
무용수들의 매혹적인 춤과 완전히 혼을 빼앗아 갔던 압도적인 합창때문에 이 제목만 들어도 그때의 기억에 가슴이 콩딱거리는 것이다.
이후 나는 '까르미나 부라나' 의 열혈팬이 되어 이 작품이 공연되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선택한다.
물론 항상 아람누리의 원작 오페라가 가슴 저리도록 그립다.
1803년 독일 베네딕크 보이렌 수도원에서 도덕과 종교, 사랑과 유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시가집 한 권이 발견됐다.
13~14세기 유랑시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후세 사람들이 이름붙인 ‘까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는 라틴어로 ‘보이렌의 시가집’이라는 뜻을 담고있다.
이 시가집은 여러 예술가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 중에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1895~1982)도 있었는데, 열여섯살에 이미 50곡 이상의 가곡과 오케스트라곡을 만든 이 천재 음악가는
보표도 없고 해독도 불가능한 노래에 선율을 불어넣었다.
193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시립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한 뒤, 1953년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공연으로 극찬을 받았다.
사실, 오늘은 언니의 생일이기도 하여 아침 일찍 잠실까지 가서 또 엄청난 영화-레버넌트를 보고,
함께 시간을 보낸 뒤 나는 또 한편의 영화를 보고 예술의 전당으로 와서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가 온 지라 몸이 좀 노곤 노곤 했었다고 할까....
순간 '너무 욕심을 냈나...' 싶음도 살짝 들었다.
그러나 연주가 시작되고....
중국의 바이올린의 랑랑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는 '닝펑'의 '부르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면서
정말 욕심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이내 온몸을 감싸고 돌았다.
좋아하는 곡을 훌륭한 연주자의 연주로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흠잡을데 없이 매끄럽게 연주되는 부르흐의 아름다운 선율속에 속절없이 빠져들었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연주가 끝나고 객석의 반응은 뜨거웠다.
여러번의 커튼 콜 끝에 시작된 앵콜연주....
현을 짚는 왼손으로 현을 짚으며 또 동시에 피치카토로 뜯기도 하며 연주되는 화려한 앵콜곡은
연주중임에도 불구하고 객석에서의 탄성을 연신 이끌어 냈다.
역시 파가니니 콩쿨의 우승자 답다.
닝펑의 앵콜 연주가 끝나고의 객석의 반응은 예상대로 뜨거웠다.
역시 앵콜곡의 백미는 화려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거다.ㅎㅎ
자리를 뜨지 않은 채 1부 공연을 음미하며 인터미션을 보냈다.
어느새 2부가 시작되는 지 연합 합창단이 합창석을 꽉 메운다.
조명을 받은 그들의 모습은 흡사 천사같았다고나 할까....
하얀 드레스에 핑크빛으로 빛을 발하는 여성 합창단원들을 보고 있자니, 아시아의 황인종이 아닌 유럽의 백인 같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든다.ㅎㅎ
드디어 요엘레비의 지휘봉이 오르고 거대한 운명의 여신이여...노래가 울려 퍼진다.
아!!
심장이 한 순간에 '쿵' 하고 떨어질 듯한 이 첫 곡의 울림...
인간의 운명을 쥐고 있는 여신의 손이자 인간의 돌고 도는 삶, 둥근 지구...등을 의미한다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무대 뒤에서 돌아가고 있는것만 같다.
마치 10년전 아람누리 오페라 극장에서 펼쳐졌던 그 무대 그 대로 내 가슴은 감동으로 메워졌다.
바리톤 양준모의 풍부한 성량과 무게감 있는 음성은 까르미나 부라나 연주를 더욱 빛냈고,
꽤 많은 곡을 노래함에도 끝까지 감동을 안겨주었다.
소프라노 강혜정도 흔들림없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3부 21곡 '흔들리는 내 마음'을 부를땐 가슴이 절절했고,
마지막에 부른 23곡 '아 그리운 님이여'를 부를땐 초 절정 고음에 소름이 돋게 했다.
아~
그리고 테너의 팔세토 창법의 노래....
그 노래가 울려 퍼지는 그 순간 무대엔 아람누리 공연에서 보았던 한 마리 백조가 된 무용수의 춤이 오버랩되어 가슴을 더욱 절절하게 만들었다.
사실 백조가 봉에 매달려 불에 타 불고기가 되는 장면을 노래한 것인데, 아람 공연 당시 백조가 되어 춤을 추던 무용수의 춤이
어찌나 애절하고 처절했던 지, 늘 이 장면에서는 불에 타는 백조의 고통과 아픔보다는 사랑을 갈망하는 처절한 느낌으로 엉뚱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는....ㅠㅠ
중세시대 종교에 억눌려 가슴속 깊이 내제되어 있는 인간 본능을 극도로 표출시킨것 같은....
사랑을 갈망하는건 나인가?? ㅋ~
그땐 무용수의 몸짓으로 표현된 처절함에 소름이 돋았는데, 오늘 김세일이 부른 노래로도 그 감정이 그대로 느껴졌다고 할까....
이 또한 카르미나 부라나의 잊지못할 노래와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암튼...
오늘 KBS가 창단 60주년을 맞아 2016년 첫 포문을 연 공연은 프로그램이 일단 대박이었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조금도 저버리지 않고 흡족하게 만족시켜 주었던 공연이었다.
손바닥이 얼얼할 정도로 열렬히 박수갈채를 보냈던 오늘 공연이다.
2016년 KBS 오케스트라의 창단 60주년을 맞은 전 일정의 프로그램과 출연진이 예사롭지 않은데, 기대를 해 봐도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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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
저마다의 인생 스토리를 지닌 채 생업에 종사하던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 날 스타 가수로 탄생하는 프로그램.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죠. 15세기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었답니다. 이름하여 ‘장인가수(匠人歌手)’. 중세 유럽에는 ‘미네젱어(Minnes?nger)’ 또는 ‘트루바두르(Troubadour)’라고 부르는 음유시인의 전통이 있었습니다. 베르디의 오페라 제목 '트로바토레'도 음유시인이라는 뜻이죠. 중세 독일의 세속음악 미네장(Minnesang)을 작사, 작곡하고 연주했던 음유시인들의 전성기는 1180-1250년이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기사 또는 귀족이었지만, 중세 후기에는 평민 출신의 음유시인도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이 미네젱어의 전통을 계승하여 15-16세기에는 마이스터징어(Meistersinger. 匠人歌手)라는 명칭의 시인 겸 음악가들이 독일에서 활동했습니다. 이들은 제화공, 재단사, 피혁공, 제빵사, 대장장이 등 본업이 따로 있는 수공업자들로, 동업조합인 길드의 엄격한 계급과 규율을 지키며 예술적 기량을 연마했답니다. 요즘도 독일에는 제조업 분야의 마이스터들이 있는데요, 마이스터가 되려면 우선 도제(徒弟)로 출발해 직인(職人)이 된 다음 마이스터 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후기 중세의 마이스터징거들은 대개 A-A-B 형식의 비교적 자유로운 단선율 악곡을 만들었고, 곡의 내용은 정치적 풍자나 성서 해석을 둘러싼 우화적 소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직업이 따로 있고 노래는 부업이었기 때문에 예술적 수준이 크게 높지는 않았지만, 이 마이스터징거의 시대가 열리면서 비로소 음악은 귀족예술에서 서민의 예술로 내려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본업은 제화공, 부업은 가수
대체로 북유럽 신화에서 소재를 취한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의 오페라들은 신비롭고 장중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희가극인 이 작품만은 경쾌하고 익살스런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바그너 작품 중에서는 대단히 독특한 성격을 지닌 악극이죠. 바그너 자신이 쓴 대본으로 1868년에 뮌헨 궁정 오페라극장에 초연했고, 극의 배경은 16세기 뉘른베르크입니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마이스터징거)] 전주곡은 연주 시간이 10분 정도 됩니다. 대단히 장중하면서도 경쾌하고 화려한 곡이어서 콘서트에서 자주 연주됩니다. 테너 주인공 발터 폰 슈톨칭은 원래 기사였지만 가문을 떠나 시민이 되려고 뉘른베르크로 옵니다. 그는 이곳에서 마이스터징거인 포크너의 딸 에파를 보고 사랑에 빠져 교회 전례 시간에도 뒤에서 몰래 에파를 지켜봅니다. 두 사람은 교회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발터는 뉘른베르크의 노래 경연대회, 즉 마이스터징어 선발대회에 출전하기로 합니다. 마이스터징어로 뽑히는 사람에게 딸을 주겠다고 포크너가 약속했기 때문이죠. 에파의 유모 막달레네는 한스 작스의 도제인 다비트를 시켜 발터에게 노래경연대회의 규칙을 가르쳐주라고 합니다.
견습공들이 등장해 노래경연대회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는 금세공사, 재단사, 제화공, 모피제조업자, 제빵사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마이스터징어들이 대회장에 입장해 회의를 열죠. 그곳에 나타난 발터는 에파의 아버지 포크너에게 자신을 소개합니다. 포크너가 사윗감으로 생각하고 있는 시청 서기 베크메서는 발터에게 은근히 신경을 쓰죠. 구두 장인인 한스 작스는 노래경연대회 심사위원에 일반시민도 포함시키자고 주장하지만 별 호응을 얻지 못합니다. 대회 당일에 발터는 너무나 복잡하고 진부한 대회 규칙을 따르지 못해 예선에서 탈락하죠. 이 극의 주인공인 한스 작스라는 인물은 구두를 짓는 제화공 마이스터였지만,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과 관련된 문헌에 자주 등장하는 당대의 유명한 풍자작가이기도 합니다.
2막은 라일락 향기가 진동하는 6월의 아름다움 저녁입니다. 한스 작스의 집과 포크너의 집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습니다. 막달레나는 한스 작스의 집으로 가서 도제 다비트에게 발터가 노래경연대회에서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죠.
다비트는 그가 예선에서 떨어졌다고 알려줍니다. 에파는 아버지에게 발터의 경연 결과를 묻지만 역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에파는 한스 작스를 찾아가 얘기를 빙빙 돌리다가 발터에 대해 물어봅니다. 작스는 자신도 마음 속으로 오래 전부터 에파를 사랑해왔지만, 에파가 발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을 알고는 이들을 도와주려고 마음먹죠.
집으로 가던 에파는 길에서 발터와 마주칩니다. 발터는 아무래도 마이스터가 되긴 틀렸으니, 둘이 몰래 도망치자고 하죠. 그때 야경꾼이 나타나 밤 10시를 알립니다. 에파는 막달레네 옷으로 변장하고 나타나 발터와 도망가려 하지만 그 사실을 알아챈 한스 작스는 이들을 방해합니다. 발터와 에파가 그늘에 숨어 있는데, 베크메서가 포크너의 집 앞에 와서 에파를 위한 세레나데를 부르죠. 작스는 베크베서의 노래를 듣는 동안 노래경연대회 기록원처럼 망치를 계속 두드려대며 감점을 알립니다. 하지만 창가에서 노래를 듣는 사람은 에파의 옷으로 변장한 막달레네입니다. 이를 오해한 다비트가 베크메서에게 달려들어 싸움이 벌어지고,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달려 나와 이 싸움에 가담하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집니다.
예술의 규율과 자율성의 문제
3막이 열리면 한스 작스가 일터에서 어젯밤 일을 되새겨보고 있습니다. 발터가 작스를 찾아와, 꿈에서 황홀한 풍경을 보았다면서 그 내용을 ‘아침은 장밋빛으로 빛나고’라는 노래에 실어 설명합니다. 작스는 기뻐하면서 노래를 종이에 옮겨 적으며, 이 노래를 마이스터징어 노래경연 결선 때 부르라고 발터에게 말하죠. 발터가 떠난 뒤 베크메서가 작스를 찾아와 ‘아침의 노래’를 보더니, 작스가 에파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하는 시라고 오해합니다. 작스는 베크메서가 몰래 훔쳐가려던 그 시를 그에게 줘버립니다.
에파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작스를 찾아옵니다. 발 한 쪽이 불편하다는 말에 작스는 에파의 구두를 벗겨 고쳐줍니다. 발터가 뒤에서 아침의 노래를 부르자 작스가 그의 실력을 칭찬하고 에파는 감격합니다. 발터의 경연대회 우승을 확신하면서 에파는 작스에게 감사의 노래를 부르지요.
이제 뉘른베르크 시민들과 장인들이 모두 모여 노래경연 결선을 지켜봅니다. 먼저 베크메서가 나와 한스 작스에게서 받아온 ‘아침은 장밋빛으로 빛나고’를 어설프게 노래해 웃음거리가 됩니다. 그때 작스가 나서서 그 노래를 지은 사람은 발터라고 소개합니다. 발터가 다시 그 노래를 제대로 부르자 청중은 감동을 받아 환호하고, 발터는 노래경연대회의 우승자가 됩니다. 에파는 발터의 머리에 월계관을 씌워주지요. 하지만 발터는 마이스터징어의 칭호를 거부합니다. 그러나 작스의 설득으로 발터는 마침내 마이스터징어 칭호를 받아들이게 되고, 뉘른베르크 시민들이 다 함께 독일예술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노래를 합창할 때 막이 내립니다.마이스터 전통과 민족우월주의적 색채
[뉘른베르크의 명가수]가 1868년 뮌헨에서 초연되었을 무렵 바그너는 이미 베르디와 함께 유럽 오페라계의 양대산맥이었고, 베르디의 인기를 뛰어넘고 있었습니다. 그 명성 덕분에 네 시간 반이 넘는 연주 시간에도 불구하고 초연은 대성공이었죠. 그러나 그 후 빈과 베를린의 청중은 듣기 괴로운 현대적인 음악과 멍청할 정도로 평이하고 통속적인 대본이라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특히 바그너는 이 음악극에서 독일의 마이스터 전통을 찬양하면서 민족우월주의적인 색채를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나치는 훗날 이 작품을 선전선동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요. 그런 과거사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 연출가들은, 독일의 전통을 찬양하기보다는 오히려 원작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방식으로 이 극을 연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07년 카타리나 바그너의 연출도 역시 같은 경우인데요, 여기서 발터는 기품있는 귀족 청년이 아니라 도발적이고 전위적인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등장합니다. 페인트 통을 들고 다니며 아무데나 칠을 하거나 물감을 뿌리고, 기괴한 그림으로 사람들을 화내게 만들죠. 유치한 부분도 많아 관객에게서 상당히 야유를 받은 연출이었지만, 무대에 볼거리가 많고 상당히 다채로워서 초심자에게는 오히려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했습니다. 예술의 규율과 자율성의 문제, 그리고 사랑과 나이 듦에 관한 작곡가 바그너의 통찰을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서 유쾌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추천 음반 및 영상물 (작스-발터-에파-베크메서 순)
[음반] 테오 아담, 르네 콜로, 헬렌 도나스, 저레인트 에반츠 등,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 드레스덴 국립 오케스트라 및 드레스덴 국립오페라 합창단, 1970년, EMI[음반] 존 톰린슨, 괴스타 빈베르히, 낸시 구스타프슨, 토마스 알렌 등, 베르나르드 하이팅크 지휘, 런던 코벤트가든 로열오페라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1997년, 로열오페라하우스 헤리티지
[DVD] 제임스 모리스, 벤 헤프너, 카리타 마틸라, 토마스 알렌 등, 제임스 레바인 지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오토 쉥크 연출, 2001년 메트로폴리탄 공연 실황(한글자막), DG
[DVD] 프란츠 하블라타, 클라우스 플로리안 포크트, 미하엘라 카우네, 미하엘 폴레 등, 제바스티안 바이글레 지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카타리나 바그너 연출, 2008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실황, 바이로이터 페스트슈필레
글 이용숙 / 음악평론가, 전문번역가
현대에 울려 퍼지는 중세시대 음유시인들의 노래
< 까르미나 부라나 >는 ‘보이렌 수도원의 노래’라는 뜻의 라틴어로 11~13세기 중세시대의 유랑승과 음유시인들이 부른 노래를 담은 시가집이다.
라틴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기록된 이 시가집은 1803년 독일 바이에른에서 발견되었는데, 현대음악 작곡가인 칼 오르프가 이 중 25곡을 골라 곡을 붙였다.
수백 년 동안 역사 속에 가려져있던 수도원의 노래 < 까르미나 부라나 >가 칼 오르프에 의해 현대에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풍자와 익살, 신성과 세속이 혼재하는 가사
< 까르미나 부라나 >는 193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된 이후 열광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독일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칼 오르프를 세계적인 작곡가로 만들어 주었다.
종교적이며 도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동시에 당시 중세사회의 도덕률에서 벗어나는 육체적 사랑과 세속적 쾌락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고 있다.
칼 오르프가 입힌 곡의 웅장함과는 대조적으로 가사는 익살스럽고, 풍자적이며 세속적이다.
운명의 여신이 띄우는 매혹의 합창 발레
< 까르미나 부라나 >는 우리에게 친숙한 서곡 ‘세상을 지배하는 운명의 여신(Fortuna, Empress of the World)'와 제1부 ‘새봄(Springtime)’, 제2부 '술집에서(In the Tavern)', 제3부 ‘사랑의 정원(The Court of Love)' 에 걸친 총 25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음악의 분위기에 맞추어 때론 웅장하게 때론 익살스럽게 구성된 안무는 관객들에게 ’합창음악과 발레‘라는 이색적인 조화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서곡에서는 세상을 지배하는 운명의 여신을 주제로 거부할 수 없는 운명 앞에 몰락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1부에서는 다시 돌아온 봄을 만끽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마음껏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 안에서 이에 순응하며 인생을 즐기자는 내용으로 전개되는 1부는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의 정신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타락한 수도원장 등 지도층에 대한 조롱이 담겨있는 제2부는 당시 사회의 모습에 대한 풍자로 채워진다. 그에 더하여 육체적 욕망과 쾌락을 옹호하며 중세시대의 도덕률에 의해 표출되지 못하고 억압되었던 당시 기층민의 세속적 욕망을 그대로 표출한다.
Carmina Burana, Carl Orff, Zubin Mehta Documentario music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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