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팀은 오래 전 산악회에서 만나 몇 년 동안을 함께 산행해 왔던 사람들이다.
친숙한 사람들이었지만 그래도 이번 여행을 통해서 더욱 더 가까운 인연으로 바뀌어 졌다는 건
참으로 흥분되는 일이다.
내 삶에 이처럼 귀한 사람들의 삶이 들어오게 되었다는 건
그곳에 갔다는 것 이상의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행이란...
바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삶이 내 안으로 들어와 더욱 풍성한 삶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의 대장님인 '최도사'님 이다.
여행 전반을 계획하시고 세세한 사항까지 직접 추진하신...
올 2월에 다녀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열화와 같은 팬들의 성원을 못이기시고
또 다시 추진한 것이다.
최도사님과 인연을 맺게 된것은 나로 하여금 히말라야에 발을 딛게 만든 초석이 된 산악회서 였다.
안내 산악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장님들과 산악회 회원들간의 돈독함이 돋보였던 산악회였는데....
도사님이란 이름을 어찌 그리도 잘 지었는 지, 정말 내겐 의심의 여지없이 산의 도사님이었기에 마냥 편했던 분이었다.
도사님의 능력은 단연코 이번 여행에서도 빛을 발했다.
한 치 오차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고, 우리는 그저 행복 속에 빠져 일주일을 다른 세상에서 살았다.
팀을 이끌고 배낭 여행 컨셉의 트래킹을 추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지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알프스를 비롯하여 벌써 여러 차례 해외 원정 트래킹과 여행을 추진 인솔하였다.
그러고 보니, 최도사님은 산의 신령한 기운을 가득 품고 계신 진정한 도사님이 맞는것 같다.
삶을 통달한 선한 자....
우리 팀원의 가장 연장자이신 삼백님이시다.
내가 이 산악회에 들어가 첫 산행을 했을때 처음으로 같이 식사를 한 인연으로 내겐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분이시다.
60 후반을 달리시면서도 청년 못지않은 줄충한 체력으로 벌써 백두대간을 완주하시고, 지금은 매주 정맥과 지맥을 타고 계신다.
아니, 백두대간 마저 또 다시 타고 계신다.
올 초에 히말라야 ABC를 다녀오셨고, 최도사님이 인솔하신 북알프스를 비롯한 3000m급 해외 고산 트래킹도 많이 하셨다.
이번 산행에서도 선두를 지키시며 펄 펄 날아 다니셨고,
호탕하신 성품으로 전혀 나이를 인식할 수 없는 친구같은 느낌을 갖게 하셨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무명초님과 아내이신 순박님이다.
무명초님이야말로 진정한 산꾼....아니, 산신령이던가??
한 주라도 산에 가지 않으면 되려 힘이 드니, 그곳이 바로 집이니 산신령이 아니고 무엇이랴~
산신령님답게 우리나라 방방곡곡 안 다닌 산이 없고,
백두대간은 물론이고 9개 정맥중 이름도 생소한 '낙남 정맥'만을 남겨두고 8개의 정맥을 완주하셨다.
삼천리 방방곡곡....백두대간, 정맥, 지맥을 타시는 분들....
나는 왠지 이분들이 무섭다. ㅋ~
무명초님의 아내- 순박님이다.
산신령을 남편으로 모시고 사니 얼마나 힘이 들을까~~ㅋㅋ
하지만 그 보상은 실로 어마 어마한것...
험한 우리나라 산을 휘젖고 날아 다니는 체력을 보유한 남편이니 이보다 더 값진 삶은 없을 터다. ㅋ~~
평소 산행을 잘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편 덕분에 3,143m 나 되는 고산 트래킹을 무탈하게 완주했으니,
이 역시 산신령님 덕이 아니고 무엇이랴~
생각보다 훨씬 험준해서 무명초님이나 순박님 다 당황했을 수도 있는데, 정말 잘 해 내었다.
다시 한 번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판시팡 정상에서 날갯짓을 활짝 펴고 인증 샷을 날릴 때...
와아~ 저 기분이 어땠을까...
순박님 표정이...천국에 있음을 말해주는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총무를 맡아 밤 마다 1시간씩 잠을 못 이루며 수입과 지출을 맞추느라 고생을 한 '루비님'이다.
베트남 여행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무슨 매일 밤 1시간씩...??' 이럴 지도 모른다.
하지만 100달러가 베트남에 던져진 순간 감히 백만단위로 바뀐다는 사실을 안다면....ㅋㅋ
100달러가 무려 220만동이 넘는다.
에고~
내가 다 힘이 드네~
하지만 총무가 아닌 우리들은 '돈을 물쓰듯 쓰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그런 베트남은 분명 서민에게는 천국이다. ㅋㅋ
직장을 다니면서도 산행을 게을리 하지 않는 부지런쟁이며
최도사님과 작년에 북알프스를 다녀왔고, 올해 초 히말라야 ABC를 다녀왔다.
앞으로도 계속 해외 원정 산행의 부푼 꿈을 안고 있는 소녀같은 루비님이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에게 과일의 황제인 '두리안'을 사주겠다고 별렀지만, 제 철이 아닌 지 두리안이 눈에 안띄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두리안 찾아 삼만리...결국 마지막 순간에 두리안의 사촌인 '잭 푸릇'을 사들고 우리앞에 나타났다는....ㅎ~
왠지 싱겁지만 재치발랄한 유머 한 방으로 우리를 늘 KO패 당하게 하며 웃음보를 터뜨리게 했던
호보연자님과 그의 아내 승리님이다.
호보연자님의 닉네임 사연을 안다면 모두들 또 한번 빵~ 터질...
바로 '자연보호'를 거꾸로 해서 얻어진 이름이란다.
(사실은 '호랑이가 걸어와도 나는 태연하니...'
마음을 꽉 붙잡아 흩어지지 않게 하면
호보자연 하니니...)
이 하나만으로도 호보연자님의 성격을 대변해 준다.
유쾌하고 싱거운것 같지만 빼어난 유머감각......
단순하고도 더없이 순수한 커플...
이들 부부에게서 풍겨나는 인상이다.
도대체 인간의 본능적 감각은 어디까지 스스로도 모르는 채 감지되어지는 걸까....
문득 생각이 들었다.
'승리' 라는 닉은 어떻게 지어진 것일까....
사연을 모르지만 왠지 이 이름 또한 그녀에게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승리를 향해 승승장구 앞을 향해 헤쳐나가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모습 또한 감추어져 있는 듯한...
'나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승리하리라...'
그녀 옆엔 언제나 이 응원가가 울려 퍼지는 듯하다.
발바닥을 수술한 후 등산하기가 불편해진 남편을 위해 배낭도 더 무겁게 채워 매고
힘찬 발걸음으로 판시팡 정상을 향해 오르던 승리님의 포스는 단연코 최고였다.
여장부의 또 다른 호칭에 걸맞다.
최도사님 해외 원정 프로그램에 늘 부부가 함께했고, 앞으로 있을 해외 프로그램에도 벌써 예약해 놓은 상태이다.
'전생에 지구를 구한 자' 라는 별칭을 달고 다니는 여자-나... 베가다.
이 별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지내던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전생에 지구를 구한게 아니라
그저 늘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이번 여행도 느닺없이 찾아 든 행운이었다.
돌이켜 보면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라 늘 행운의 연속이었던것 같다.
세번의 히말라야 원정이 그랬고, 알프스 TMB를 비롯, 아프리카, 남미 배낭여행도 그랬고,
작년 올 다녀온 파키스탄 K2.비아포 히스파 빙하 트래킹도 그랬다.
어느 이뿐이겠는가~
그동안 세계 곳곳을 누빈 곳 어디에나 행운의 여신이 늘 함께 했었음을 느낀다.
그것은 흠짓 '기적' 같은 일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한 일이라곤
단지... 기회가 왔을때 즉시 선택 버튼을 눌렀을 뿐이다.
Schubert
Impromptus D 899 Op.90
No.3 in G flat major
Andante
1,2,3.....순으로 이어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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