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판시팡트래킹&여행(2015.12)

6.베트남 판시팡(Fansipan,3,143m) -눈부시게 찬란한 정상... 운무의 물결에 환호하다

나베가 2015. 12. 30. 07:26

 

 

 

 

 

누가 먼저 잠이 들었는 지도 모르게 모두  깊은 잠결에 빠져들었다.

원래 극도의 따스함은 추운 공간에서 오로지 몸만이 따듯할때 느낀다.

 

그런 이유로 나는 깊은 수면에서 몇 번을 깼다.

너무 껴입고 자서...ㅠㅠ

겨울 등산바지 대신 가을 등산바지에 내의를 겹쳐 입고, 울양말에 야크털로 짠 두꺼운 털양말을 덧신고,

셔츠에 구스다운 패딩, 털 모자까지 쓰고, 몸 앞뒤로 핫팩 붙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일반 패딩 침낭인데 난 구스다운 침낭속에서 잤으니...

잠결에 덧신은 털 양말 벗어내고, 양말 벗고, 바지 벗고...급기야 일어나서 패딩 벗어 옆의 루비님에게 덮어주고는 제대로 잘 수 있었다는....

트래킹 후 떨어진 체온이 다시 원상복귀 되는데 시간이 걸려서....ㅠㅠ

 

 

 

 

 

 

 

옆방의 소란스러움으로 모두 일시에 깰 수밖에 없었다.

시간을 보니 이제 겨우 새벽 2시반을 가리키고 있다.

일출을 보기 위함인 지, 이들의 출발 시간은 3시쯤 되는것 같다.

 

이들이 떠나고 난 고요함 속에서 우린 새벽에 알람이 울리고 난 뒤 10여분 동안 꿀잠을 자듯 깊은 수면을 했다.

4시가 채 안되어 모두 일어나 우리도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침낭을 개서 넣고, 온갖거 다 껴입느라 꺼냈던 옷가지들도 정리하고, 대충 물티슈로 세수도 하고....

그러는 사이 벌써 아침 식사가 들어왔다.

시간도 이르거니와 오늘은 3100m 고지를 오르니 아침부터 위를 채워가면 좋지않다.

간단히 먹고는 뜨거운 커피로 대신하고 이빨도 닦고....출발 준비 완료.

 

 

 

 

 

 

 

 

그런데 뜻밖에도 물과 간식, 쟈켓등 간단한 트래킹 준비만 해가지고 나머지는 이곳에 보관해 두고 가도 된다는 것이었다.

순간 판단력에 문제가 생겨버린 나....

험한 바윗길을 뚫고 여기까지 카메라 목에 메고 올라왔거늘....

오기 전, 정상 사진 보니 별 풍광도 없는것 같고...핸폰으로 찍기로 하고 카메라를 배낭에서 빼 버린것이다.

침낭을 비롯해 이것 저것...아니, 간식과 물, 쟈켓 패딩만 빼고는 모두 다 캠프장에 내려 놓고 출발을 했다.

암튼, 배낭도 가볍고, 무엇보다 목에 걸려있던 카메라가 없으니 여간 수월하지 않다.

 

 

 

 

 

 

 

 

 

 

 

 

 

 

 

새벽 5시...

일정대로 정확하게 우리 일행들은 추위에 완전 무장한 복장으로 헤드랜턴을 켜고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얼굴에 닿는 싸늘함이 추운 날씨를 느끼게 했지만 워낙 무장을 했기에 그저 기분 좋은 출발이다.

차라리 추운 날씨가 얼마나 다행스러운 지...

질척 질척할 길이 얼어있어서 걷기가 되려 낫다.

 

 

 

 

 

 

 

 

 

 

오늘 길도 여전히 수월치는 않다.

얼어있는 바닥을 걸을땐 좋았지만, 여전히 널부러져 있는 돌길을 걸을땐 살짝 얼어있어서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헤드랜턴 불빛 하나에 의존하고...

선두 대장의 '얼었으니 조심하라...' 는 외침소리를 들으며 오직 걷기에만 집중한다.

 

 

 

 

 

 

 

 

 

 

 

 

 

 

그렇게 얼마 동안을 오른걸까...

서서히 어둠이 걷혀가기 시작했다.

 

아!!

그러더니 우리 앞에 펼쳐진 광경...

정상에서의 일출은 아니었지만, 기막힌 운무속에 붉은 기운이 실려 넘실댄다.

탄성이 쏟아졌다.

 

 

 

 

 

 

 

정상에서 이 광경을 보았더라면...

하고 안타까움을 토해내기도 했지만, 모두들 이 놀라운 광경에 발걸음을 묶이고 마냥 서 있었다.

 

왜 우리는 이렇게 매번 일출의 광경에 감동을 토해내며 환호할까....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에 앞서 어쩌면 새로운 출발에 본능적으로 열광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까지의 삶과는 다른 좀 더 낫고, 좀 더 힘차고...좀 더 열심히 살고자 하는 새로운 출발.....

 

 

 

 

 

 

 

 

 

 

 

 

 

붉은 기운은 순식간에 점점 옅어졌다.

이제는 눈 앞에 펼쳐진 운무가 마치 바다의 파도처럼 넘실대며 온 마음을 잡아맨다.

어둠이 채 걷히기 전...

서서히 변해가는 블루의 향연에 늘 열광하곤 하는데...거기에 바다의 파도처럼 넘실대는 운무라니.....

 

 

 

 

 

 

 

 

 

 

 

 

 

 

한바탕 모델포스 작렬하게 카메라에 담고는 헤드랜턴을 벗어 배낭에 집어넣고 걸었다.

가까스로 어둠에서 마악 벗어난 듯한 푸르스름한 풍광....

발걸음을 뗄때 마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은  산에서 맞는 풍광이 아니라 마치 해변을 끼고 숲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

 

 

 

 

 

 

 

 

 

 

 

어느새 꿈결같았던 푸른 빛깔의 새벽은 완전히 벗어졌다.

왠지 잠시 꿈결에서 보았던 풍광처럼 ....

이제는 정상 다른 편에서 한참 진행중인 케이블카 공사장도 눈에 들어오고.....

대장님이 정상 오르기 전 2시간여 질퍽거리는 진흙 길을 올라야 한다더니

질퍽이는 진흙 길도 현실로 되어 나타났다.

 

시선을 운해의 바다에서 떼고 다시 험한 길 걷기에 집중한다.

 

 

 

 

 

 

 

 

 

 

이제껏 보이지 않던 사람들과 맞닥들이기 시작했다.

꼭두 새벽 3시에 출발했던 다른 트래커들이 이제는 정상에서 하산하는 중인거다.

아무리 천천히 걸어 올랐어도 우리보다 2시간이나 앞서 올랐는데, 정상에서의 일출을 기다리고 또 그 일출을 맘껏 누리고 있었나 보다.

 

암튼...

정상이 코앞에서 손짓을 하고 있는것 같아 흥분지수 올라간다.

 

 

 

 

 

 

 

아!!

정상이 저만치 보인다.

 

마지막 계단길에서 스퍼트를 가해 3100m의 고산에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는 다른 트래커들을 단숨에 제치고 정상으로 올라섰다.

나야 해마다 5000m가 넘는 곳을 주기적으로 걸었던 사람이라 이 정도 고산은 평지 길과 별반 다름없다고나 할까...ㅋ~ 

 

 

 

 

 

 

 

 

 

 

정상에는 아직도 내려가지 않은 

많은 트래커들로 붐비고 있었다.

모두들 흥분속에 상기되어 시끌법적한 가운데

삼백님과 루비님이 보인다.

 

이제 마악 정상석을 선점하기 직전....

 

와아!!

대박!!

 

난 오르자 마자 정상석을 잡고

인증 샷을 날렸다.

 

이 날아갈듯한 기분을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떠나오기 전

다른 홈페이지에서 본 사진을 보고

그리 시큰둥 했건만...

막상 내가 오르고 보니

이리 날아갈것만 같다니....

 

 

사방을 둘러보아도

온 천지가 운해의 물결로 가득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보아도

이건 3,143m의 고산에 오른것이 아니라

낮으막한 섬의 동산에 오른듯한 기분이었다.

사방이 출렁이는 푸른 물결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섬...

그게 바로 판시팡 섬이라는....ㅋ

 

아!!

정말 멋지다!!

 

연신 탄성을 토해냈다.

 

그러나 동시에 터진 나의 한탄......

오 마이 갓!!

카메라~~~

 

 

 

 

 

 

 

 

 

 

 

 

 

안타까움이 가슴을 쳤지만 아쉬운대로 카메라 폰으로 인증샷을 날리고...

3,143m에서 바라보는 기막힌 운해를 담았다.

 

잠시 탈환했던 정상석을 다른 트래커들에게 물려주고 우린 그 주변에 내려앉아 정상의 운해를 만끽했다.

 

 

 

 

 

 

 

 

 

이내 우리 팀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저할것 없이 당장 화보촬영 들어갔다.

특히 내가 발견한 이 화보촬영지는 우리 일행들이 모두 한 컷씩 담아내고 나자 다른 나라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ㅋ

 

 

 

 

 

 

 

 

 

 

 

 

 

 

 

 

 

 

 

 

 

 

 

 

 

 

 

 

 

 

 

 

 

 

 

 

 

 

 

 

 

 

 

 

 

 

 

 

 

 

 

 

 

 

모두들 정상석에서의 인증샷이 끝났는 지, 쟁탈전이 벌어졌던 정상석이 훤히 비어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시....ㅋㅋ

 

 

 

 

 

 

 

아!!

나는 갑자기 훨 훨 날고 싶어 두 팔을 활짝 펼쳤다.

훨 훨 날아 저 솜털같은 운무 위에 앉고도 싶어졌다.

알라딘의 요술램프에서 나온 날으는 양탄자 처럼 저 위에 앉아 한없이 떠다니고도 싶어졌다.

아~~

정말 기막힌 운해군!

 

 

 

 

 

 

 

 

 

 

 

 

 

 

 

 

 

 

 

 

 

 

 

 

 

 

 

 

 

 

 

 

 

 

 

 

정상석에서 벗어나 저만큼 시야를 멀리하니, 운무가 폭포가 되어 흐르고 있다.

세상에~~

저걸 보고 누가 운해라고 할까....

연신 터지는 탄성을 멈출 수가 없다.

 

 

 

 

 

 

 

한동안 흥분속에 빠졌던 팀원들은 어느 순간 말을 잊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말없음표...

얼음땡...

혹시 이 순간 나처럼 저 운해에 실려 꿈꾸던 곳으로 흘러가고 있는건 아닐까...

 

 

 

 

 

 

 

 

 

 

 

 

 

 

 

 

헐~우리 대장님만은 예외네~

그럴거야~

 

사파에 도착해 추접 추접 비가 내리고, 담날 출발시에도 잿빛 운무가 바닥까지 닿았을때 우리와는 달리 심란했을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닌데...

정상에 올라 펼쳐진 전혀 예상치 못했던 환상적 날씨와 이 기막힌 풍광에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어~

우리 팀을 인솔해 온 대장님이잖아~

우리가 이처럼 환호하고 운해의 장관속에 빠져 그저 말까지 잊었는데....

이런 우리들을 바라보는 기쁨이 아마 벅차기까지 하실거야~

 

 

 

 

 

 

 

 

 

 

 

 

 

 

 

 

 

 

 

 

 

 

 

 

 

 

 

 

 

 

 

 

 

 

 

 

 

 

 

 

 

 

 

 

 

 

 

 

 

 

 

 

 

 

다시금 한 무리의 트래커들이 정상석을 차지하고는 환호에 젖는다.

아니 환호를 너머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래키는 폭죽 퍼포먼스까지 벌인 광기에 가까운 쎄레모니다.

젊음에 잠깐 넋을 빼앗기기도 했지만, 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에 실망감과 아쉬운 맘이 또 든다.

 

 

꿈에서 깨어나기가 아쉬웠지만...이제 우리도 하산을 시작했다.

어젯밤 묵은 2캠프장에서 이른 점심을 먹은 후 짐을 챙겨 오늘 하루에 사파까지 내려가는 기인 일정이다.

 

그나 저나

순간 내려갈 생각을 하니, 가파르고 질퍽거리는 길과 바위가 젖어있어 험준했던 바위 너덜길에 또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특히 스틱도 없는 순박님이 걱정이다.

 

 

 

 

 

 

 

올라갈땐 길이 얼어있어서 질퍽거림이 그리 심하지 않았었는데, 해가 중천에 떠 오른 하산 길은 만만치가 않다.

발걸음을 떼는 그 순간 순간 조심스러움에 에너지도 더 많이 소진되는 듯 하다.

아니, 모두들 꼭두새벽에 간단히 먹은 아침에 기운들이 다 빠져버린 것이다.

 

물도 모두 다 떨어지고...

나머지 남은 간식들 마저 한 톨 남김없다.

 

우리 뒤를 따라 내려온 호보연자님도 얼굴이 백지장이 되어 나타났고....

우리가 한참을 널부러져 쉬고 있던 차에 무명초님도 혼비백산하여 나타났다.

순박님이 완전히 탈진되어 더 이상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고...

 

우리들 모두의 배낭을 혹시나 하고 다시들 뒤적거려 보았지만 나온것이라곤 믹스 커피 한개와 10ml나 될까...

패트병 바닥에 깔린 물이 다였다.

이 물에라도 커피를 타서 먹여보라고....건네주었는데, 그 순간 오히려 무명초님 배낭에서 500ml의 물이 나오는 거다.

물이 있었음에도 순박님때문에 너무 당황하여 몰랐던 것이다.

 

 

 

 

 

 

 

 

무명초님은 허겁지겁 다시 순박님에게로 갔고, 우리는 먼저 하산길에 또 올랐다.

순박님 내외를 기다릴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러면 자꾸 뒤처지는 무명초님 내외가 더 신경을 쓸것 같아서다.

무명초님이 워낙 산꾼이시니 걱정을 놓아도 될 터이고....

이젠 고도도 점점 내려가니 컨디션도 더 낳아질 것이다.

 

 

 

 

 

 

 발걸음이 멈춰졌다.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저 까마득한 아래로 우리가 묵은 캠프장이 보이니 반가움에 탄성이 터진다. ㅎ~

 

 

 

 

 

 

 

 

판시팡에 오르는 길엔 유난히도 대나무가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대나무가 이렇게 고도가 높은 곳에서 많이 자라고 있음이 신기한 생각까지 들었지만

산사태가 일어날것 같지 않아 안심이 된다.

이건 순전히 파키스탄 카라코람의 휴유증이다.

그곳에선 산사태를 겪지 않는게 기적인 지라....ㅎㅎ

 

제 2 캠프장이 가까워져 숲이 무성한 길로 들어서니, 아직까지 길이 얼은 채  그대로다.

바위가 얼어있으니 조심하라고...앞선 대장님이 외치고 있었는데도, 대장님이 서있는 그 자리만 바라본 채

그만 내가 바위에 미끄러져 버린거다.ㅠㅠ

순간 모두들 놀랐지만 다행히 삼백님 스틱에 걸려 더 크게 미끄러지진 않았는데, 삼백님 스틱이 그만 휘어져 버렸다.

순간 내가 미끄러진것 보다 험한 하산 길에 스틱이 이 모양이 되어 버렸으니 아찔했는데,  하산하는데는 이상없다고 하시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지...

 

 

 

 

 

 

 

 

 

 

 

 

그러다 보니, 생각 보다 빨리 제 2 캠프장에 도착했다.

모두들 방으로 들어가 짐을 정리하고 포터들이 준비해온 점심을 먹었다.

여전히 차가운 고기 2종류와 밥,그리고 정말 물에다 야채를 삶은게 다인 그것뿐이었지만

그래도 배가 고파선 지 잘도 먹힌다.

아니,신비하게도 맹물에 삶아 낸 따듯한 야채가 맛있기까지 하다. ㅎ~

식사를 마친 뒤 새벽에 마셨던 따끈한 커피와 생강차가 간절했지만, 그들이 준비한건 또 그것뿐이었단다.ㅠㅠ

 

 

우린 캠프장에서 파는 음료수들을 사서 마시고, 물을 적당히 챙겨서 다시 하산 길에 올랐다.

제1 캠프장에서도 음료수와 물을 사거나 수도물을 보충해서 넣을 수 있으니 무겁게 많이 챙길 필요는 없었다.

날씨도 스산하고...

 

 

 

 

 

 

 

생각보다 제 2캠프장에서 제 1캠프장까지 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원래 오르막을 잘 타는 나로선 이번 여정 내내  축축히 젖은 판시팡 하산로가 더 힘듦고 조심스러움을 느껴선 지 모르겠지만

올라갈때는 그리 거리가 멀다 생각못했는데 하산 길은 꽤 멀고 길게 느껴졌다.

거리가 매우 짧았다고 생각하고 물도 1캠프장서 보충한다고 꼬딱지 만큼 챙겼거늘....ㅠㅠ

하긴 대장님 말씀을 듣고 보니, 오를때도 4시간을 올랐다.

평소처럼 포송 포송한 길이었다면 내리막 길이니 시간이 훨씬 적게 걸렸겠지만, 어쩌면 오늘은 되려 더 걸렸을 지도 모르겠다. 

 

1캠프장에서 먹었던 '패션 푸릇' 쥬스를 단체로 사서 마시려 했는데, 이곳엔 그 쥬스가 없었다.

아쉬웠지만 그냥 콜라와 기타 음료수를 사서 마시면서 뒤쳐진 무명초님 내외를 기다렸다.

어디서 구했는 지 길다란 나무 지팡이도 구하고...가파르고 험한 진흙 바윗길에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그리 쳐지지 않고 1캠프장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고는 체력도 완전 보충한 듯 너무 잘하고 있다.

이젠 걱정없다. 

 

 

 

 

 

 

 

고도가 낮아질 수록 숲은 마치 다른 세상 처럼 운무에 휩쌓여 있었다.

하산하여 숙소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이대로 하염없이 빨려들어가 걷다보면 마치 다른 세상에 가 있을것만 같은....

갑자기 동화속 주인공이 될것같은 착각속에 빠져든다.

뭐...이상한 나라-앨리스 라든가....그런 세상....ㅎㅎ

 

 

 

 

 

 

 

 

 

울창한 숲길 속에 갑자기 넓직한 공간이 나타났다.

그렇다면 공간활용을 잠깐이라도 하고 가야겠지?

 

대장님 명령하에 긴장했던 몸풀기 운동 들어갔다.

다리펴기, 무릎 굽혔다 펴기, 허리 재치기, 발목 무릎 돌리기, 허리 돌리기.....ㅋㅋ

 

호보연자님이 잡은 이 순간...무릎돌리기인가??

오호~ 요리도 섹쉬한 폼이 나오다니....

 

 

 

 

 

 

 

홍콩 아가씨들까지 합류한 이 짧은 퍼포먼스에 모두들 재밌어 입이 귀에 걸린다.

 

 

 

 

 

 

 

 와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검은 소를 만났다.

뿔이 날카롭게 휘어 솟은 것이 대단한 힘을 가진 듯 위협적이라 조심스레 피해서 지나쳤지만

동물원 원숭이 보듯 한 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ㅎㅎ

 

 

하긴 신기한게 이것뿐이었던가~

트래커들의 모습이 그저 신기함 투성이였지.

우리들 처럼 완전 무장한 트래커들도 많았지만 오히려 베트남 현지인들은 자유자재의 복장으로 이 험로를 올랐다.

 

옷이야 그렇다쳐도 신발이...

우리 가이드를 비롯해 장화를 신은 이....

얄팍한 운동화를 신은건 보통이고 슬리퍼에 심지어 쪼리를 신은 이도 있었다.

하산할때 보니, 그 허접한 신발들이 떨어져 나가 비닐 봉지를 덧 씌워 걷는 이...

아~ 심지어 양말만 신은 맨발로 걷는 아가씨도 있었다.

진흙길에서야 그렇다 쳐도....

발이 온전할까....ㅠㅠ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들이 다니는 직장 상사가 우리 한국인 이었는데, 그분의 말이 이들은 맨발로 생활하는게 익숙해서 괜찮다나~~

글구 더욱 또 놀란것은 베트남 사람들 집이 대부분 대리석 바닥이라는 거....

 

헐!!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우리의 생각을 뒤엎고 그리 잘 산다는겨~ @#$%

아님, 이곳에서 대리석이 생산되어 엄청 싸다는겨~~@#$%

 

 

 

 

 

 

 

한국 사업가를 만나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그분은 정말 사업수완이 빼어난 분이신 지,

비단 이곳 베트남 뿐만이 아니고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펼치고 계신 분이었다.

심지어 북한에도 사업체가 있는데 사실 그곳에선 별로 재미를 못봐서 나오려고 한다고....

 

아~~

내가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이리 세계로 세계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대기업의 직원으로서가 아닌 용기있는 개인들이 이리 많다는 것에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다.

대단한 한국인!!

그들의 용기와 도전, 끝없는 노력이 진정 자랑스럽다.

 

 

멀리서 자동차 소리와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계곡이 나타났다.

이제 도착점이 코앞인거다.

 

어제 오늘 비가 안왔다고 계곡 물이 현저히 줄어있다.

오를때 처음 대했을때의 긴장감 대신 여유로움으로 등산화 밑 진흙도 떨궈내고 스틱도 씻어낸다.

 

 

 

 

 

 

 

 

드디어 도착!

스틱을 부딪히며 무탈하게 완주함을 자축했다.

 

 

 

 

 

 

 

자랑스런 완주증과 메달을 수여받고 입산 신고 관리사무소 벽면 하나를 장식하고 있는 판시팡 정상 사진앞에서

단체 사진 촬영 들어갔다.

뭐...이건 1박2일 등산코스 완주가 아닌 올림픽 경기에 나가 단체 우승.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들 같다.

 

하긴 내가 수십일을 걸어 완주한 알프스,히말라야, 카라코람.... 그 어디에서도 메달을 수여받은 적은 없었어~

그저 종이 한 장...증서 뿐이었지.

 

그러고 보니, 여기 판시팡 트래킹에 꼭 와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금메달 따기 ....

연금도 주면 금상첨화일텐데....ㅋㅋ

 

 

 

 

 

 

 

The Mission OST (1986)

Ennio Morricone (November 10, 1928)

Track.3 - Gabriel's Ob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