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 마자 창가로 갔지마는 이미 어둠이 걷히면서 발하는 그 푸르스름한 빛의 향연은 다 사라지고 난 뒤였다.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카메라에 아침 풍광을 담아본다.
출발을 서두르며 호텔을 나섰다.
짐을 패킹하는 사이 주변을 돌아보니, 호텔앞에 세워진 차들이 장난이 아니다.
엄청나게 고가인 차들이란다.
엄청난 고가란 말에 한 컷 담아보고, 어마 어마한 거리를 주파하고 있는 우리 차도 한 컷 담아본다.ㅋ~
오늘의 첫 번째 방문지는 꺼주의 유명한 관광지 옌즈동....
옌즈란 중국어로 '제비'라는 뜻이니 일명 제비동굴이라 하겠다.
헐~
동굴에 박쥐가 많이 산다는 얘기는 영화나 책을 통해 들어봤어도 동굴에 제비가 산다니....
내 머릿속의 제비는 따듯한 남쪽나라에서 날아와 마음 착한이 집 처마에 집짓고 사는거였는데...
그렇담 이곳 옌즈동의 동굴엔 햇볕이 찬란하게 드나??
아니, 세상에 볕이 찬란하게 드는 동굴이 어디있겠어??
그렇담 그건 동굴이 아닌거지.
암튼 기대 반, 의혹 반으로 옌즈동을 향해 발길을 딛는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따라 들어가 건물로 들어서니, 입구에서 만난 재미난 풍경이라니....
누가 이곳에서 밥을 사먹을까 싶지만....밥을 팔고 있었다.
그야말로 간이 식당도 아니고, 바닥에서 좌판 박물장사 처럼 밥을 판다.
사 먹는 이가 제법 많은 지, 거대한 들통에 밥도 한 가득, 설렁탕인 듯한 국도 한 가득, 그리고 반찬 몇 가지....
하긴 뭐 이곳 경치가 좋으니, 사들고 나가서 벤치에 앉아 얼마든 지 근사한 소풍을 즐겨도 될것 같다.
다시 숲길을 걸었다.
오오~~ 저건 뭐지?
왠 옥수수를 저리 많이 묶어 저 큰 나무에 메단 거야??
저런 옥수수 꾸러미는
역시 초가집 처마 밑에 메달아 말려
종자씨로 삼는거 아닌가??
내 머릿속 깊이 박힌 생각들에
이거 저거 혼란이 인다.
알고보니,
저 옥수수는 이곳에 수없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바로 제비의 먹이라는 것....
그러고 보니,
제비가 동굴속에서만 사는건 아니었어~
ㅋ~
입구에 들어섰다.
큰 의미들이 있는 문구겠지??
수많은 목판과 석판들이 벽을 빼곡히 메우고 있고, 그 사이 사이로 위인들의 동상이 ...그리고 제를 올리고 있는 작은 제단들이
공간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이곳의 관리인인 지, 불심 깊은 수도자인 지, 정성스레 향을 피우며 제를 올리고 있다.
그곳을 빠져나와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만 딱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바로 눈앞에 나타난 제비 동굴....
섬세하리 만큼 세세한 종유석들이 빈틈없이 빼곡히 흘러내리고 있는 천정이 압권이고....
깜깜한 동굴 속에서 별빛 반짝이듯 보이는 엄청난 제비 수에 가위가 눌릴 지경이다.
제비가 1년 12달 이곳에 사는건 아니고, 매년 5월~8월까지만 이 동굴에 산다고 한다.
그 수가 장장 30만 마리를 넘는다하니....@#$%
그리고 그 입구앞에 나란히 떠있는 쪽배들...
그리고 다리...
오오~
왠지 여러가지로 황홀한 일들이 펼쳐질것만 같군!
흥분된 맘으로 계단을 내려 동굴앞으로 갔다.
입구 안쪽으로는 소극장 처럼 의자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공간이 있었다.
일정 수의 사람이 모아질 때까지 이곳에 앉아 기다리다가 가이드의 인솔하에 동굴로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가이드의 후레쉬와 전자봉으로 내부의 곳곳 해설이 붙여진다.
그때 재빨리 그 불빛을 이용해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그런데 잠시 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서커스가 펼쳐졌다.
동굴 높이가 무려 116m나 되는 이 기막힌 장소에서 아무것도 없이 벽타기를 하는거다.
세상에~
영화속 스파이더 맨은 손에서 거미줄이라도 쫙 쫙~쏘아가며 오르잖아~
근데 이 사람은 그냥 맨손으로 아무 장비도 없이 조막만한 다람쥐 처럼 오른다.
물론 여기 저기 잡을것들도 많고, 떨어져도 밑이 물이니 덜 다치겠지만
아찔한건 여전하다.
이 사람들은 보통 어린 나이부터 30여년을 이 동굴에서 제비집을 떼어내어 팔아 온 소위 '제비집 따기의 달인' 들이다.
중국 요리중에서 가장 비싼 최고의 요리가 바로 '제비집 요리' 라는데...
제비집 요리를 먹어보기는 커녕 제비집 조차도 본 적이 없다.
아!
혹시 어렸을 적 시골 할머니댁에서 봤을라나~~??
동화책 속에서나 봤겠지~ ㅠㅠ
이들의 묘기 대챙진을 끝으로 우린 드디어 동굴 안으로 들어가 투어를 시작했다.
깜깜했던 동굴이 가이드의 손끝에 따라 조명이 드리워지는 순간 화려하고도 섬세하기 이를데 없는 동굴 속 자태가 드러난다.
엄청난 규모의 크기와 높이....
그 안을 채우고 있는 형형색색 모양의 종유석들이 연신 탄성을 짓게 한다.
더우기 밑이 강물 흐르듯 물이 흐르고 있으니 그 잠영까지 더해 환상속으로 몰고 들어가는 것이다.
동굴의 깊이가 장장 5km에 달하니....
제법 기인 시간을... 현실을 잊고 꿈의 세계를 허우적 대기 딱이다.
먼 발치에서 뵈는 동굴 노선의 불빛이 나즈막히 드리워진 조명과 어우러져 예술이다.
중간에는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는 대형 공간도 있다.
거대하고도 화려한 파티라도 벌려도 될 만큼 큰 공간이다.
그러고 보니, 이 곳에 음악당을 만들어도 근사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너무 거창하고...
피아노나 첼로...하프...등
잠시.... 음료수를 마시며 이들 악기의 환상적 울림을 상상해 본다.
종유석들의 화려함에 넋을 잃고 보다보니, 벌써 출구를 알리는 작은 선착장이다.
그러고 보니, 나갈때는 왔던 길을 되짚어 나가거나 다른 출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아까 본 쪽배를 타고 나가는 것이다.
으음~
근사한 생각이야~
이렇게 환상적인 곳에서 쪽배를 타고 나간다는것~~
그럼 그럼~
이렇게 멋진곳에선 배를 타야지~
꿈속 환상의 세계에서 서서히 빠져 나가도록 맘껏 배려한거 같아~
동굴 밖으로 나오니 주변 풍광이 사뭇 더 멋져 보인다.
나즈막한 구릉지대....
빼곡한 숲....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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