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긴 여인들이 사는 소수민족 마을을 방문한 뒤, 다시 빠이로 돌아오면서 잠시 들린 곳이다.
이름은 잘 모르겠고....
드넓은 평원의 평화롭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너머 가장 매혹적인 건 대나무로 엮어서 만든 매우 기인 다리다.
잔잔하게 물이 잠긴 논 위의 이 다리 위를 걷고 있노라면 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바람까지 살살 불어주어 이 독특한 다리 위를 걷는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 지....
아이구~
어린 동자 스님들이 이 천국의 냇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계시다가 우리가 나타나자
정신없이 숲으로 숨어 버리신다.
멀찌감치 사알짝 서 있을 걸~
스님들 노시는거 방해했잖아~ㅠㅠ
다리 위에 잠시 서서 주변 풍광을 바라보고 있자니, 내 마음까지 한없이 넓어 보인다.
시골의 논 풍광이 이리 멋진 줄.....
하늘의 뭉게 구름도 한껏 더 마음을 부풀린다.
예술감각 물씬 풍기는 Hotel de Artists...
카렌족 마을에서 돌아와 어젯밤 예약하고 간 오늘의 숙소-Hotel de Artists 에 체크 인을 했다.
키를 받아들고 보니, 키 홀더가 얼마나 이쁜 지....
우리나라 매듭과는 좀 달랐지만 그 정성스러움과 섬세함이 이내 내 마음까지도 예쁨으로 물들게 한다.
방마다 다른 색깔로 만들어진 긴 매듭 장식이 얼마나 정성스러운 지,
호텔 문을 여는 나의 행동거지를 조심스럽게 했다고나 할까...
왠지 이곳의 모든것이 예술 작품인것 같아 막 대하면 안될거 같은 그런 느낌....
어젯밤에 이미 와서 다 구경을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정말 이 방에서 머문다고 생각하니 느낌이 새롭다.
예쁜 조각천으로 만든 퀼팅 쿳션도 보라색 소파에서 빛을 발한다.
그러고 보니, 이 방의 메인 컬러는 보라색이다.
소파도, 탁자 위의 스탠드 갓도, 열쇠 고리도, 현관문 장식고리, 커튼까지.....
아~
그렇다면 아까 현관문 장식 고리의 색깔이 그 방의 메인 컬러라는 얘기잖아~
방마다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를것 같은데~
이 호텔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주인장의 예술적 감각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잠시라도 그런 사람의 작품과 함께 한다는 기분이 완전 좋다!
형형색색의 실타래를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다.
실타래의 크기와 모양....
그 안에 감긴 너무나 고운 색실이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주판을 이용한 독특한 모양의 스탠드...
탁자 위의 회색방울로 만들어진 노리개 ...
앤티크한 탁자와 의자, TV받침대....
침대옆의 사이드 탁자위의 앙증맞은 전화기와 안내문.....
우리를 가장 흥분케 했던 전창으로 들어오는 밖의 풍광은 어젯 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또다시 흥분시킨다.
완전 통창보다 이렇듯 길다란 쪽 창은 또 얼마나 더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지...
그것도 문을 열면 옆으로 스르르 접어지면서 완전히 열리는 접이문이다.
흐름이 같은 밤색 마루바닥에 킹사이즈의 넓다란 하얀 침대는
안락함을 최고조로 느끼게 한다.
흥분된 맘으로 화장실로 들어가 봤다.
이건 순전히 구경을 하기 위한 행동....
아!! 역시....
그림이 다 다른 쪽 판넬로 이어져 만든 길다란 스탠드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벽에 아주 심플하게 달린 황동 수도꼭지, 그리고 그 아래로 작품같은 보랏빛 세면 도기....
아~
세상에...이 목욕용품 담긴 도구들좀 봐~
심지어 화장실 휴지통 조차도 칠기 작품이야~
아~
저 하얀 타월이 담겨있는 것 좀 봐~
그 옆으로 하나의 타월은 늘여뜨려 놓은 것만 봐도 어느것 하나도 그냥 놓은게 아니야~
마치 작품을 어떻게 놓아야 더 빛을 발하는 지...구상하고 또 구상해서 놓은 거지.
왠지 꺼내쓰고도 함부로 놓으면 안될것 같은 느낌....
방문을 열고 나가면 있는 나무 테라스의 기인 썬텐 의자는 또 얼마나 멋져~
저곳에 하루 종일 누워 밖의 경치와 다리를 지나는 젊은 청춘들 구경하는 것만도 시간을 잊게 만들겠어.
Tea 셑팅도 어쩌면...
Tea가 담겨있는 칠기 통도 예쁘고, 칠기로 만들어진 검은 휴지 케이스, 컵이 셋팅되어 있는 빨간 칠기 쟁반도 이쁘고....
심지어 커다란 꽃그림이 그려진 빨간 보온병도 이쁘다.
화려한 문향의 물컵과 컵받침....
어느것 하나 예술작품이 아닌것이 없다.
호텔 이름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침대위에서 보이는 밤의 밖의 풍광...
마치 또 다른 곳에 와있는 듯한 황홀감이 느껴진다.
사이드 테이블에 놓여있는 앙증맞은 전화기도 이쁘지만, 정말 기발한 것은 침대에 누워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추가 달려있는 도르래 스탠드다.
불빛의 높낮이가 움직일때 마다 방안의 느낌도 확연히 달라진다.
물론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불빛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메인 기능이지만...
정말 멋진 아이디어의 스탠드가 아닐 수 없다.
아침에 커피를 내리면서 다시 찍어 본 열쇠고리와 노래개...
담날 새벽.... 호텔 복도 끝 창에 비친 풍광이 기막히다.
현실이라기 보다는 왠지 초 현실 미술작품 같다.
혹시 이러한 모습도 인테리어 장식을 할때 다 염두에 두었던 것일까??
테라스에서 유리창에 비친 모습을 찍은 것이다.
방안의 모습과 밖의 모습이 묘하게 뒤엉켜서 느낌이 좋다.
호텔 로비의 모습도 자그마한게 정겹기 그지없다.
손님이 수시로 들어와 앉아서 헝클어 놓을텐데, 매번 볼때 마다 기막히게 정리 정돈이 되어 있다.
글쎄...
저 정도면 손님이 정리를 해놓고 나갈까??
ㅎㅎ
파스텔톤 철 끈 손잡이가 달린 통 의자가 멋스럽다.
커다란 올리브 그린빛 유리 촛대도 멋지다.
담겨있는 초가 많이 닳아있는걸 보니, 밤엔 촛불을 켜놓는것 같다.
정말 운치가 있을 듯....
높다란 천정의 나무 재질과 색유리도 멋지고 그 아래로 떨구어져 매달려 있는 등도 멋지다.
앤티크한 골드빛 선풍기도 넘 예쁘다.
알곡이 빼곡한 보리가 담긴 화병도 멋지고....
우리는 이 아름다운 예술작품들로 가득한 방에 머무는 동안....
짐 가방도 잘 정리해서 침대 밑으로 집어넣고, 예쁜 원피스 입고, 어느것 하나 흐트러짐 없이 우리도 그 안의 작품의 일부 처럼 지냈다는...ㅎㅎ
사람이란 어쩌면 그런 지 모른다.
그곳을 닮으려 한다는 거....
그래서 내가 머무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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