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116.낭가파르밧BC 뷰포인트...운무... 마지막 야생화와 빙하에 매혹되다...

나베가 2015. 5. 20. 00:57

<카메라 센서가 망가져...날씨까지 나빠서 황색으로 덮혀버린 색깔이 더욱....ㅠㅠ>

 

어제 저녁....

한 소큼 내린 비로 낭가파르밧 구름을 싸악 걷어내 본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더니만....

아침에 나가보니, 잔뜩 흐린게 낭가파르밧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아~~

오늘  BC까지 가는데....

왠지 아무것도 보지 못할것만 같아~ㅠㅠ

 

 

 

비얄에서 낭가파르밧BC까지 가는곳도 여전히 거대한 빙하강을 옆에 끼고 걸었다.

구름이 낭가파르밧 봉우리를 완전히 덮어버리니 밑둥의 흘러내리는 빙하만 보여 왠지 더 험준하단 느낌이 든다.

 

 

 

빙하가 훤히 보이는 ...좀 더 가까이 벼랑 끝으로 가본다.

순백의 고봉이 훤히 보였으면 우리 눈은 또 그 봉우리로만 향할텐데....

그리고 그 장엄함과 환타스틱한 모습에 마냥 매혹되어 있을텐데....

어두울 정도의 진한 잿빛의 운무로 하늘과 땅의 경계 마저 모호한 상태에서의 거친 빙하의 흐름은

온전히 우리의 몸과 맘이 그리로 향하게 해 또 다른 히말라야의 위엄과 위용을 느끼게 한다.

 

 

 

 

 

 

 

한 참을 걸어오르니, 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니, 온 땅이 완전히 다 꽃밭이다.

 

아!!

이곳에는 아직 야생화가 피어있었어~

여기 해발고도가 페어리메도우와 비얄 보다 그렇게 차이가 나나??

고도의 높이에 따라 현격히 온도 차이가 나는건 알지만...

벌써 우리가 그렇게 많이 올라온 거야~

 

아!!

이쁘네~~

 

 

 

 

 

 

 

 

 

 

 

 

사진을 몇 컷 찍고는 잠시 운무속을 헤메어 보았다.

그리고 저 속을 꽉 메우고 있을  낭가파르밧을 상상해 본다.

아!!

단지 상상만 해보았을 뿐인데...가슴이 갑자기 울컥 미어온다.

 

하얀 설산이 하늘까지 닿을듯 위용을 드러내고....

그 앞으론 햇볕을 받아 눈이 부시도록 매혹적인 하얀 설빙하의 쎄락들이 흐르고...

또 한줄기 검은 빙하가 줄을 잇고...

그리곤 햇볕을 받은 붉은 꽃이 훨씬 더 찬란하고 이쁜 색깔로 빛을 발하겠지~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고 막바지 뷰포인트를 향해 걸어 올랐다.

먼발치에서 보기에도 기막힌 포인트가 눈 길을 잡는다.

솟아오른 산을 사선으로 싸악~ 잘라놓은 것 같은....붉은 언덕...

아!!

저게 뭐지??

 

세상에나~~

뷰포인트 언덕에 오르니 사선으로 잘라낸듯한 붉은 언덕은 바로 우리가 갈 낭가파르밧BC고...

그 앞으로 또 이제까지는 보이지 않던 거대한 또 다른 모레인 빙하가 흐르고 있었다.

 

아!!

역시...

이곳도 디란BC나 라토보BC처럼 빙하를 건너야 하는 거였어.

 

 

 

 

 

잿빛 운무는 점 점 더 낭가파르밧을 완전히 뒤 덮을 기세로 내리 덮고 있다.

아!!

안타까운 맘에 탄식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어제 새벽에 보았던....

아니, 어제 저녁에 비얄에서 보았던 선명한 낭가파르밧의 모습을 운무속에 옮겨다 놓는다.

그리고 파아란 하늘까지....

 

 

 

 

그러고 보니, 빙하 건너 저 낭가파르밧BC쪽은 이곳보다도 더 꽃밭인가 보다.

완전히 붉은 색인걸 보니, 여기 피어있는 이 꽃이 완전히 베이스캠프를 덮고 있는거야~

와아~~

그리고 그 건너쪽도 아직 초록인걸 보니,디란BC의 젤리 레이크 가던 길 마냥 온갖 야생화로 뒤덮여 있을 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그 앞으로 흘러 내리는 거대한 설빙하는 또 어떤 모습일까....

낭가파르밧은 형체도 없지만....지금 이 순간의 풍광만으로도 기가 막힐것 같아~

 

 

 

 

 

 

 

 

 

 

 

 

낭가파르밧BC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얼음땡이 되어 있다 보니,

다른쪽  빙하 벼랑끝에 이풀은 벌써 가 있다.

 

아!

저 끝에 가서 보아도 또 다른 풍광이겠는걸~

 

 

 

 

 

쏟아져 내리는 빙하의 규모가 멀리서 봐왔던 것보다 엄청났다.

그렇겠지~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고봉에서 흘러내리는 빙하와 눈쎄락인걸~

 

 

 

아~

그나저나 이젠 구름이 코앞까지 내려왔어~

빙하도 조만간 덮어버릴 기세야~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니, 골 마다 거대한 빙하와 눈 쎄락이 흘러내리고 있다.

도대체  빙하와 눈쎄락이 몇개인 거야~

하긴 파키스탄의 100개가 넘는다는 7,000m 급 고봉 골짜기에는 다 이처럼 빙하와 눈쎄락들이 흐르고 있겠지~

어마 어마 하군!

그러고 보니 K2 여정때도 대단했어~

시커먼 암산 사이 사이로 모두 빙하가 흘러내리고 있었잖아~

 

 

 

 

 

 

 

 

 

 

 

 

 

아~

왠지 금방 비가 쏟아질것만 같네~

더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빨리 BC로 가야할텐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이드와 경찰의 모습을 보니, 왠지 오늘 저 빙하를 건너 BC까지 갈것 같지가 않다.

아니나 다를까....

비가 곧 쏟아질것 같으니 BC는 가지말고 그냥 하산을 하자는 거다.

이제까지의 모든 기대와 상상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지만,

경찰관을 포함, 가이드 임티아스도 그렇고, 이풀 카메라 포터를 맡고 있는 짚기사도 그렇고...

전혀 날씨에 대한 대비가 없다.

 

경찰관과 짚기사는 더더군다나 가죽쟘바를 입었다.

저들이 얼마나 아끼는 옷일까...생각하니, 비를 맞으며 빙하를 건너고 BC에 가서 잠시 머물다가 곧바로 또 빙하를 건어 페어리 메도우까지 ...

그 사이에 몽땅 젖어있을 저 가죽쟈켓을 떠올려보니....ㅠㅠ

울 임티아스도 다운쟈켓을 입었고...

 

 

 

그려~

아무래도 그냥 내려가는게 낫겠어.

어짜피 내년에 우리 여기 다시 올거잖아~

다시 와서 페어리메도우 온 천지를 뒤덮고 있을 야생화를 봐야지~

그리고 저 BC에 생겼다는 호텔에서 꼭 잘거야~

 

생각이 이리 미치니, 아쉬운 맘이 순간 사라진다.

우리는 고어 쟈켓을 입었으니, 배낭에 있던 판초우비를 임티아스에게 주었다.

그리고 비가 더 세게 쏟아지기 전에 페어리 메도우까지 가기위해 전력 질주해 걸었다.

 

 

 

 

Carl Doy / Piano by Candlelight Carl Doy (New Zealand pianist)

Saint-Saens Le Cygne (The Swan) Cellow Soloist David Chicke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