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112.페어리 메도우(Fairy Meadow.3,350m)의 환상적 아침...낭가파르밧(Nanga Parbat 8,126m)을 훤히 보여주다

나베가 2015. 5. 16. 15:58

 

 

 

 

계속해서 내리는 빗속을 걸어 올라 페어리메도우에 도착했다.

그렇게도 험준하고 풀 한 포기 없던 바위 흙산이더만.....

이렇게도 깊고 높은 산중으로 들어와 하늘을 찌를듯 자란 나무들의 울창한 숲이라니....

그러나 그 감동도 잠시...몸이 젖어들어 추워서 더 이상 맘이 머무를 여지가 없다.

 

 방을 배정받고는 젖은 몸을 대충 추스리고,우비와 젖은 옷가지를 부엌 한 켠 벽에 걸어두고는

이 호텔에서 자랑하는 heating room 으로 갔다.

벌써 이 방에는 파키스탄 트래커들로 가득하여 들어설 자리가 만만찮았지만, 우리가 들어서는 걸 보고는 이들이 한 켠으로 자리를 비켜주어

난로가에 차고 들어설 수가 있었다.

 

우비를 입었어도 어디론가 빗물이 새어들었는 지, 머리카락이며 그로부터 흘러들은 셔츠, 팔뚝이 다 젖은 상태라 여간 한기가 드는게 아니었다.

난로가에 앉아 마자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의 열기는 얼어붙듯 한기로 휩쌓였던 몸을 한 순간에 스르르 녹였다.

젖은 등산화, 배낭,모자,장갑,...등을 난로가에 주욱 늘어놓고 앞 뒤로 돌아가며 앉아 몸을 말리고 있자니

그제서야 꼭두새벽에 출발하여 종일 누적되었던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이대로 누워 한 숨 푸욱 잤으면 딱 좋으련만....ㅠㅠ

 

그나 저나 먼저 이곳을 선점한 파키스탄인들은 이곳에서 자려나 보다.

여기 저기 깔려있는 매트리스 위에 벌써부터 누워있는 이들이 부럽다.

 

깜빡 깜빡 졸고 있는데, 이들이 먹고 있던 과자와 견과류를 우리에게 건네준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만났던 파키스탄 사람들은 한결같이 친절했던것 같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파키스탄에 대한 좋은 이미지만이 부상되고 있다.

그래서 여행이 더 행복하고 즐겁고 감동적인 지도 모르겠다. 

 

 

 

저녁은 이곳 식당에서 주문하여 먹었다.

이들의 주 음식인 달과 샐러드, 치킨을 먹었는데, 음식 솜씨가 아주 좋은듯 맛있다.

 

그래도 제법 내리던 빗줄기가 약해지는것이 내일의 날씨에 기대를 해본다.

몸을 따듯한 난로에 다 말리고 방으로 들어왔어도 여전히 한기가 방안 가득하다.

침낭을 펴고 그 위에 호텔에 있는 이불까지 덧 덮고 잤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창쪽으로 눈이 간다.

날씨가 어떤가 해서....

 

낭가파르밧은 8000m 고봉중에서도 오르기가 아주 힘든 난공불낙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그 악명 만큼 날씨가 좋지않아 

년중 거의 구름이 봉우리를 가려서 선명한 자태를 보기가 어렵다는 산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 수 있다는 봉우리....

 

비는 더 이상 오지 않는 듯 빗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반사적으로 문을 열고 밖을 보니, 날씨가 좋다.

벌써 저만치 끝자락엔 파키스탄 트래커들이 카메라를 들고 서성인다.

 

 

 

재빨리 쟈켓만을 걸친 채 밖으로 나갔다.

낭가파르밧 봉우리가 구름 띠를 걸친 채 드러내고 있다.

그래도 봉우리 정상의 모습은 선연한게 하늘 빛깔도 파아란 빛을 띠고 있는것이...

조만간 또 선명한 자태를 보여줄것만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분명 우리는 천복을 타고난게 틀림없다.

 

 

 

 

 

 

낭가파르밧(Nanga Parbat 또는 Diamir)은 8,126m 로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산 봉우리이며, 파키스탄에서는 2번째로 높은 산이다.

우르두어로는 ‘벌거벗은 산’ 의미하며, 이 지방 사람들은 ‘디아미르’라 하여 '산 중의 산'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고산 등반을 도와주는 사람들로 유명한 셰르파어로는 악마의 산이라고 불리며, 8천 미터가 넘는 봉우리 중 가장 위험한 곳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 악명 만큼 이 거대하고도 신비한 봉우리는 이곳 주민들에게 숭배의 대상이기도 하다.

 

1895년 영국의 A.F. 머메리가 첫 시도를 한 후 무려 58년이나 지난 1953년 독일·오스트리아 등반대원 헤르만 불이 첫 등정에 성공하였다.

마지막 캠프를 단독으로 출발해 정상에 서고 41시간 만에 돌아온 청년 헤르만 불의 모습은 팔십 노인의 모습이 되어 돌아왔다는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그리고 결코 잊을 수 없는 가슴아픈 안타까운 사연은, 우리나라의 여성 산악인 고미영이 이곳에서 안까깝게 운명을 달리했고,

그녀를 포함해 무려 31명이란 생명을 앗아가 버린 '악마의 산' 이란 별명이 무색지 않게 한다.

 

이 산의 남동쪽 벽(루팔벽)은 4,500미터의 수직으로 된 절벽을 이루며,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산악인에게 가장 어려운 코스 중의 하나로 안나푸르타 남벽, 마칼루 남서벽과 더불어 히말라야의 3대 난벽으로 꼽힌다.

루팔벽은 1970년 라인홀트 메스너에 의한 첫 등정 이후 1999년 대한민국의 엄홍길이 등정했다.

 

 

 

 

한바탕 출사를 벌이고는 그제서야 주변을 돌아보았다.

지붕의 빈 공간도 그냥 허락할 수 없다는 듯 예쁜 꽃들이 피어 오르고 있다.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얼마나 앙증맞고 이쁜 지....

 

 

 

신기하게도 구름이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듯 보인다.

마치 막강한 파아란 하늘 군단에 밀려서 눌려 버리듯이...

날씨가 맑아지고 있다는 흥분과 함께 이 순간의 모습도 매혹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때 누군가 소리쳤다.

 

"와아~ 보인다. 훤히 다 보여~"

 

그 잠깐사이 중간에 걸쳤던 구름 띠가 싸악 벗어져 낭가파르밧의 본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난 것이다.

웅성 웅성 사람들이 모여들어 카메라에 담느라 난리가 났다.

주인장도 나와서 '정말 복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이렇게 날씨가 좋아 저리 선명한 낭가파르밧 모습을 보기는 정말 어렵다고...'

우리의 행운을 축하해 주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낭가파르밧의 선연한 모습에 매료되어 얼음땡이 되어 있었을까....

한참이 지나서야 마법에서 풀린 양, 낭가파르밧 앞에서의 인증 샷을 날리기 시작했다. ㅎ~

 

 

 

 

 

 

 

 

 

 

 

 

 

 

 

 

 

 

 

온 몸을 차고든 흥분과 감동을 그대로 안은 채, 호텔 한 가운데 잔디밭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이런 초절정 맑은 기운 속에서 아침식사라니....

 온 몸 깊숙이 파아란 하늘 빛과 진한 녹음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차고 들었다.

흥분과 감동이 주체할 수 없어 가슴을 뚫고 나온다.

 

 

 

이 호텔에서 일하는 종업원인데, 우리에게 얼마나 친절을 베풀던 지....

 

그려~

기념 촬영을 해 줄께, 함 포즈잡고 서봐~ㅎㅎ

ㅋ~ 녀석, 잘 생겼는데~

 

 

 

 

 

 

우리가 묵은 Greenland Hotel 주인장과 함께 사진을 안 찍으면 안되겠지?

모두 모여 한바탕 기념 촬영을 하고, 별도로 자신의 호텔 광고도 할겸 호텔 이름이 써있는 건물앞에서도 한 컷을 찍었다.

 

 

 

 

 

나이도 젊은데, 파키스탄에서 내놓으라 할 만큼 유명한 이곳에 이렇게 근사한 호텔을 가지고 있으니, 파키스탄에서 얼마나 부호(?)에 들어가는 걸까....

나를 데리고 가더니 저쪽 아래를 손짓으로 가리키며 그곳에도 자신의 호텔을 지을거라고 한다.

 

으음~ 부호가 확실한것 같아~~

 

 

 

 

낭가파르밧에서 부터 흘러 내리고 있는 빙하도 대단하지만, 그 옆에 빼곡한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나무 숲도 장관이다.

삼각뿔 모양으로 자라고 있는 이 나무 이름이 무엇일까....

향나무인가??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데,,,,

문득 저 나무 군락에 하얗게 눈이 덮인 모습이 상상이 되는 거다.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트리....

 

아!!

기가 막히겠군!!

  

 

 

 

우리 옆을 맴돌면서 친절을 베풀던 호텔 총각이 이곳을 구경시켜 주겠다는 거다.

반가운 마음에 모두 카메라 들고 호텔을 나섰다.

마침 그때 어디서 나왔는 지, 한 무리의 양떼가 우리앞을 지난다.

 

아이고~~ 구여워라~

근데, 지금 저 양들은 무엇을 저리 먹고 있는거지?

풀 뜯고 있는거야?

아님 우리 눈엔 보이지 않는 신비의 약초같은걸 쏙 쏙 찾아 먹고있는 거야?

 

 

 

 

 

우리의 페어리 메도우 구경은 이 양떼들을 쫒는것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잠시 호텔을 나서면서 이곳을 지키고 있는 경찰 아저씨도 한 컷 잽싸게 담는다.

 

우와~

카리스마 장난 아니야~

 

 

 

 

풀을 뜯고 있는가 했더니, 사진 몇 컷 찍는 사이 멀리도 달아났다.

 

하아~ 요녀석들 빠르기도 해라~

실룩거리며 조롱 조롱 올라가는 뒷모습은 더욱 더 귀여움을 발산하며 우리를 쫒게 만들었다.

 

 

 

 

 

저만치엔 호텔이 아닌 여름학교도 보인다.

방학중 특별히 이곳에 학생들이 와서 캠프를 하며 특별한 공부도 하고 낭가파르밧 트래킹도 하는... 

뭐...그런 학교인것 같다.

정말 근사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 건강과 심성도 절로 좋아질것 같고, 정신적 수양으로도 그만일것 같다.

 

 

 

 

 

 

담이 쳐져 있는 이곳은 사진을 찍어서도 안되는....  토착민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먼발치서 이 말을 듣기 전에 찍었지만, 가까이 가서 사진을 절대 찍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히잡으로 온 몸을 가린 여인네들 처럼...

파키스탄 요소요소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금기 사항들이 많다.

 

절대 여자들을 사진 찍으면 안되고,

사원을 들어갈 때는 외국인 관광객일 지라도 절대 맨 몸이 보이면 안되어 긴 팔에 무릎을 덮은 스커트를 입어야 하고,

군인들을 사진 찍어도 안되고,

이처럼 토착민들이 사는 마을도 사진 찍으면 안되고....ㅠㅠ

 

 

 

 

 

토착민들의 삶은 주로 목축업을 하고 사는 지, 어디선 가 또 한 떼의 양을 몰고 지나는 이도 보이고,

저 만치 토착민들 집 주위로 소와 말들이 많이 눈에 띤다.

 

 

 

 

 

글쎄...

천국이란 이런 곳일까...

동물과 사람이 하나되어 자연스럽게 자연을 공유하며 사는것....

높고 깊은 산중으로 올라 나타난 설산과 빙하...그리고 놀랍게도 그 앞으로 펼쳐져 있는 야생화 만발한 푸르른 초원엔 

늘 사람과 함께 말과 소가 있었다.

마치 그들의 땅이란 것 처럼....너무도 평화스런 모습으로...

  

 

 

이곳에 와서 보니, 낭가파르밧의 모습이 또 다르다.

고봉을 한 가운데로 양쪽 날개를 활짝 펴듯이 피어 오른 구름이 장관이다.

힘찬 날개짓을 한것 같기도 하고....

홍해 바다가 갈라지는것 같기도 하고....

 

 

 

사방에서 피어 오르는 파아란 하늘의 구름띠가 예사롭지 않다.

 

 

 

 

 

ROSSINI / FOR FLUTE , CLARINET,HORN & BASSOON

01. No. 1 in F major; Allegro moderato (05:04)

02. No. 1 in F major; Andante (03:26)

03. No. 1 in F major; Rondo. Allegro (02:37)

04. No. 2 in G major; Allegro moderato (06:47)

05. No. 2 in G major; Andante (02:56)

06. No. 2 in G major; Allegro (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