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리조트에 도착했다.
먼저 입구의 안내소로 들어가 체크 인을 하고
우리 방을 찾아 나섰다.
좁은 길로 들어서 계단을 내려오니, 에메랄드빛의 커다란 호수가 시야를 가득 메우며
탄성을 내뱉게 만든다.
예상대로 리조트는 큰 건물의 호텔식이 아니라 커다란 호수 주변으로 비잉 둘러 지어진 수십채의 단독 주택 형태였다.
우리 집을 배정 받고 짐을 들여놨다.
하나의 커다란 발코니를 중심으로 방이 따로 두개가 있는 단독 주택...
짐을 풀것도 없이 카메라 들고 바로 집앞 넓다란 잔디위에 놓여져 있는 탁자에 가 앉았다.
주변 풍광은 여전히 거대 암산이다.
그 앞으로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온갖 꽃으로 장식된 예쁜 유럽식 건물들이 있다는게 사뭇 다른 풍광이지만....
그러고 보니, 얼마만에 문명 세계로 들어온 것인 지...
하얀 시트가 있는 깨끗한 잠자리에서 자고, 깨끗한 욕실에서 씻을 수 있다는거 빼고는 그리 환상적 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제까지의 여정이 천국이었으므로...
그래도 또 다른 익숙함의 편안함이랄까...뭐 그런 정도의 감동...??
그러나 우리 스텝들은.... 눈이 휘둥그래진 모습이다.
일단, 자신들의 임금을 생각해볼때 로비에서 본 기절할 만큼 비싼 숙박비에 놀랐을 테고...
이렇게 예쁘게 꾸며진 리조트의 모습에 놀랐을거 같다.
헤마옛이 사진을 찍어 달랜다. ㅎㅎ
그려~
이렇게 럭셔리한 리조트에 왔는데, 기념 인증 샷을 날려야지~
탁자에 앉아 티와 간식을 먹으며 이들보고 여기서 오래 놀다가 가라고 얘기했다.
여행사 일을 하고 있지만,보통 트래커들은 이 비싼 숙소에선 머물지 않기때문에 이들이 이곳에 올 기회는 별로 없을것 같아서다.
그러고 보니, 호수에서 보트도 탈 수 있다.
우리는 스텝들과 보트를 타기로 했다.
이들에게 잠시라도 럭셔리한 호사스러움을 만끽하게 해주고 싶어서다.
보트도 타고 아주 오랜 시간 이곳에서 쉬다 가라고...
아!!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백조가 되어 이 아름다운 호수를 유유자적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기대했던 우리는
그만 당황스러움과 함께 박장대소 하는 사건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것이다.
세상에~~보트에 올라탄것 까지는 근사했는데, 아무도 노를 저을 줄을 모르는 것이다.
히말라야 고봉을 오르는대는 도사들이지만....
상대적으로 물에서는 젠병이라는....ㅠㅠ
아니, 그렇게 쉬이 말할 수도 없는 것이, 모두가 태어나서 난생 처음으로 보트라는걸 타 본 사람들이었으니...
ㅠㅠ
보트에 앉아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는 모습에 배꼽이 빠지게 웃어버렸지만...
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트를 타 보는 거란걸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 사실 더 놀라운 일이었다.
더우기 우리 스텝들이 탄 배가 있는 곳은 심한 암초가 있는 곳이었다.
그곳을 벗어나야 뭐 유유자적 떠 있기라도 하지, 이건 뭐 그곳을 빠져 나가보려고 서로 바꿔가며 노를 저어 보지만
점 점 더 위험한 상황으로 가기만 할뿐....
바위에 부딪히기 직전 미르자가 손까지 저어 피하려 애쓰는 모습이 또 얼마나 웃기는 지...
우린 정말 박장대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마침 지나가는 한 보트가 있어 구원요청의 제스쳐를 보냈지마는...
그는 못 알아 들었는 지,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만다.
야속해 하는 우리 스텝들 모습이 또 웃겨서 우린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너무 웃겨서 배가 아파서리....ㅋㅋ
가까스로 겨우 암초를 벗어났다.
그러나 보트는 한 치도 못나가고 그자리서 뱅뱅 돌고만 있다.
그 모습이 또 웃겨서 우린 아픈 배를 쥐어 잡아야만 했다.
그래도 헤마옛은 좋다고 두 팔을 뻣고 제스처를 취한다.ㅋㅋ
이 모습을 레스토랑에서 지켜보던 지배인이 나와서 노 젖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가르침 실패...
결국은 지배인이 나와서 우리 스텝들을 구출해 주었다는 진실...
ㅋㅋ
보트에서 내리면서 우리 스텝들 하는 말...
매우 위험했다고...
푸핫~~
이들을 위한 베풂이었는데 결론은 '아뜨거~' 하며 이들을 내 쫒는 결과가 되었다는...ㅠㅠ
정말로 우리에겐 배꼽잡고 웃은 잊지못할 에피소드였지만, 이들에겐 'very dangerous'라고 말했던것 처럼 공포에 휩쌓였던 순간이었었나 보다.
오래 머물고 싶어했던 것과는 달리 배에서 내리자 마자 떠나 버렸다는...ㅎㅎ
호숫가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마침 나이가 지긋한 일본 단체 여행객들도 있었다.
저렇게 나이가 먹었는데도 이렇게 험한 파키스탄으로 여행을 오다니...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생각을 고쳐 먹었다.
이들의 나이와 건강에 딱 맞는 맞춤여행으로 파키스탄이 예외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좋은 호텔은 이곳 파키스탄에도 많으니 그곳에 머물면 되는것이고, 우리보다 훨씬 더 기인 일정으로 절대 무리하지 않게
좋은 여건을 만들어 오면 되는 것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이들의 일정에도 후세마을이 포함되어 있는 걸로 봐서,
우리가 드라이브 하며 잠시 들렀던 상급 호텔인 후세 호텔에서 머물것임을 암시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수없이 여행을 하면서 만난 일본인들이 스쳐지난다.
우리보다는 훨씬 앞선 그들의 여행문화가 항상 우리를 부럽게 만들기도 했었다는 걸....
느즈감치 일어나 아침을 먹고 주변을 산책했다.
리조트를 둘러싸고 있는 풍광은 파키의 상징인 암산의 첨봉들로 둘어 쌓여 여전히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주고있다.
그 한가운데 이리 아름답고 낭만적인 리조트가 포옥 들어 있다는게 이름값을 한다.
걷다 보니, 신혼 여행을 온듯한 커플들도 눈에 띈다.
흐드러지게 열려있는 과실나무는 아름다움과 풍요로움까지 느끼게 한다.
잔잔한 호수에 잠겨있는 풍광이 아름답다.
왠지 고즈넋한 여유 마저 느껴져 좋다.
이곳엔 유난히 과실 나무가 많다.
흐드러지게 열려있는 모습이 꽃보다 더 이쁘고 멋지다.
하나쯤 따서 가방에 얼른 넣고 싶은 충동이 인다.
주변 풍광이 거울에 보이듯 그대로 호수에 잠겨있을 만큼 잔잔했던 날씨에 갑자기 돌풍이 불어 닥쳤다.
주변 산군들이 풀한포기 없는 암산에 모래와 흙이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풍광으로 우리의 눈을 압도하더니만
돌풍의 위력을 제대로 알게 하는 것이...
그 흙모래가 마치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처럼 불어 닥쳤다.
우리나라에까지 황사가 불어 닥칠땐, 중국에서도 이와 같겠다는 생각이 그제사 든다.
우린 정신없이 짐을 꾸려 그곳을 나섰다.
어짜피 오늘 라이콧 브리지로 가서 머물기로 한 일정이 산사태로 또 길이 끊겨 못가게 되었다기에 느즈감치 리조트를 나서려 했거늘...
느닷없는 모래 돌풍이라니....ㅠㅠ
그래도 뭐....
파키스탄의 진면목을 온전히 다 본다고....또 좋은 쪽으로 해석을 하며 아쉽지만 리조트를 나섰다.
오늘은 그냥 스카르두 시내에서 머물것이다.
저녁때 시장에 나가서 지난번에 넘 늦어 먹지 못한 닭꼬치 바베큐나 먹어야겠다.
벌써 침이 고인다. ㅎㅎ
Martini (1741 - 1816)
Plaisir d'amour
사랑의 기쁨
'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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