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36.헤를리코퍼BC(Herrligkoffer,3'550m)에서 라토보BC(Latobo,3,500m)BC가는 길...

나베가 2014. 11. 18. 00:00

 

 

 

잠깐이었지만 꿈을 꾸듯 했던 천국에서의 시간을 접고 다시 라토보BC를 향해 발걸음을 떼었다.

라카포시BC에서 디란BC를 향해 갈때 처럼 가파른 사면길을 올라야 했다.

 

 

 

낭가파르밧 남동쪽 루팔벽을 가운데로 양쪽 높은 산을 병풍삼아 포옥 파묻힌 헤를리코퍼BC....

이 사면을 올라 저 끝에 서면 반대편으론 과연 또 어떤 풍광이 펼쳐질 지...

사뭇 기대되는 설렘으로 그리 힘든줄 모르고 가파른 사면 길을 오른다.

 

 

 

 

 

아!!

역시.....

빙하였어.

 

 

 

칼날 처럼 뾰족한 능선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푸른 초원이...

그 반대편엔  거친 모레인이 뒤덮은 황량하면서도 험준한 빙하다.

 

 

 

이 빙하는 낭가파르밧 주봉과 라이코트 사이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얼음의 강이다.

빙하를 건너다 보면 돌과 자갈 밑에 웅크리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이를 볼 수 있다.

그제서야 내가 걷고 있는 이 험한 돌길이 거대한 빙하위라는걸 실감한다.

 

 

 

 

 

 

 

낭가파르밧 루팔벽은 높은 언덕 사면끝에 올라 반대쪽을 바라다 보아도

여전히 위압적으로 보인다.

 

 

 

험준하고 거칠은 빙하위에서 부터 뻗어 올라간 그 모습이

차라리 더욱 더 거벽으로 보여졌다.

 

 

 

 

 

라토보BC가는 길은 미나핀 빙하와는 달리 쩍 쩍 벌어진 크레바스로 보여지는 얼음덩어리가 아니라면

도저히 이 곳이 빙하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바위와 돌로 뒤덮인 험한 모레인 빙하길이었다.

 

 

 

돌길이 험한 만큼 빙하의 크레바스 강도도 세서 오르 내리는 길의 경사도 만만찮다.

 

 

 

 

 

경사도가 아무리 급해도 빙하계곡으로 빙하물이 흘러넘쳐 빠지지 않기만을 기도하며 걷는다.

 

 

 

 

오늘 일정이 아무래도 스텝들에게도 힘이 드는 지,자주 쉬는 모습이다.

거친 돌더미에 털푸덕이 앉아있는 그 모습이 차라리 내겐 멋진 포커스다.

 

 

 

 

 

가파른 급경사 길을 또 만났다.

모레인 빙하길이 얼마나 메마른 지, 빙하라기 보다는 왠지 사막산을 오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것이 발자욱을 뗄때 마다 뽀얀 흙먼지가 얼마나 심하게 일어나는 지....

카메라에 흙먼지가 들어가 고장을 일으킬까...걱정이 다 될 정도다.

 

 

 

 

 

그 황량함 사이로도 여전히 매혹적인 야생화들은 간간히 피어주고, 설산과 빙하로 이어지는 그 끝자락은 신비스럽게도

또 초록으로 덮여있다.

그 어느곳에도 4500m의 거벽 루팔벽은 병풍을 치듯 우뚝 솟은 채로  있어 잠시 잠시 넋을 빼고 서 있게 만들기도 한다.

 

 

 

혹시나....

내가 앞만 보고 걸어가는 사이 구름이 싸악 걷힐까 싶기도 해서인 지도 모르겠고...

아니면 더 구름이 뒤덮어 버리기 전에 한 순간이라도 더 보고싶고, 그위용을 더 느껴보고도 싶어서 인 지도 모르겠다.

 

 

 

 

라토보BC가는 길은 끝없이 가파른 능선을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그도 그럴것이 고도의 높이는 헤를리 코퍼BC와 라토보BC가 같기 때문이다.

 

빙하를 건너 또다시 가파른 절벽 사면 길을 올랐다.

역시 그 끝은 뾰족하리 만큼 날카로운 능선...

그러나 그 반대편으로 펼쳐지는 풍광앞에서 그만 모두는 넋을 잃고 말았다.

 

이젠 빙하가 끝나고, 남진의 노랫가락이라도 불러재낄 그런 드넓은 푸르른 초원...

토빈이다.

 

 

 

 

절망의 나락에서 살곳을 찾아 헤메이다가 마침내 지구의 끝에서야  찾은 곳이라고나 할까....

글쎄...그런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까....

'샹그릴라...'

 

 

 

 

그래!!

샹그릴라야.

 

융단처럼 펼쳐진 끝없는 푸르른 초원과 수정 처럼 맑은 물이 굽이 굽이 흐르는 도랑물....

 

 

불현듯 뛰어들고 싶은 충동 마저 인다.

 

 

 

 

실처럼 가느다랗게 흘러가던 도랑물이 가파른 언덕 사면을 내려오니, 제볍 폭이 넓은 도랑물이다.

돌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솔솔하다.

 

 

 

도랑물을 건너 푸르른 융단 길로 들어섰다.

올록 볼록 앰보싱 마저 있는 듯 한 보드라운 초원 위을 걷고 있자니,

이제까지 거친 모레인 빙하를 건너느라 애썼다고 마치 등을 토닥거려주는 듯한 애정이 느껴져 온다.

 

 

 

 

 

잠시 배낭을 벗고 좀 쉬었다.

루팔벽 앞에서 제법 오래 쉬었는데도 먹은게 없어 체력회복이 안되는 지

라토보BC까지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융단 길 끝 어딘가가 라토보BC인줄 알았거늘.....

저..만큼을 가리키는 가이드의 손짓이 그저 멀게만 느껴진다. 

그가 가리키는 저 만큼 끝을 눈길을 따라 가 보았지만 당췌 BC로 가는 길이 있을것 같지 않다.ㅠㅠ

하긴 그가 가리키는 눈앞의 조~오기...는 적어도 1시간 거리다. 

 

 

 

푸르른 융단 길을 벗어나 이젠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면 그만일 측백나무 군락지로 들어섰다.

샹그릴라에 들어섰거늘...왠만하면 쇄잔한 기력도 금새 회복이 될텐데....

좀체로 지친 몸은 회복이 되지않는다.

아무래도 이건 온전히 열량부족에서 온 현상이다.

 

아침에 좀 더 간식 거리를 챙겨오는 거였는데....아무래도 K2여정이 걱정되어 먹을거리를 아끼다 보니....ㅠㅠ

점점 몸이 지쳐옴을 느낀다.

 

 

 

 

 

 

볼프 페라리 / 오페라 "성모의보석" 중 간주곡 제1번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JOSE SEREBRIER 지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