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 일진이 예사롭지 않아~
밭에서 일하는 이 아저씨좀 봐~
완전 대박이야!
이들은 아무거나 뒤집어 써도 왜케 멋진거야~
영화배우가 무색하구먼~
표정은 또 어떻구~
파키스탄에서 가장 참기 힘든것이 아녀자들 사진을 찍고 싶음에 안달이 나는 거다.
형형색색의 히잡을 둘러 쓴 모습은 어찌도 그리 이국적이며 매혹적인 지...
가까이서 그들의 미모를 보면 더욱 간절해지는 거다.
커다란 눈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갸름한 얼굴...
멀리서...렌즈를 잡아당겨 이들이 눈치 챌 수 없는 곳을 찍는듯이 하고 몇 컷을 담았다.
가는 길목 마다 초록으로 보이는 곳엔 모두 야생화가 지천이다.
부서져 내리는 햇살에 그 아름다움은 더욱 눈이 부시다.
어디서들 이렇게 많은 땔감들을 해오는 거지??
황량함을 넘어 고독하기까지 한 황톳빛 사막 바위산들의 나라...파키스탄.....
그래도 이곳은 나무가 아주 많은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눈부신 꽃들의 향연에 가던 발걸음을 수없이 멈추게 한다.
어디 그뿐인가!
병풍처럼 휘두르고 있는 터럭머리 나무들이 섬섬히 박힌 사막산 위로
뾰족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설산의 모습은 앙증맞기까지 하다.
마을 한 구멍가게 앞에 섰다.
꽃에 매료되어서 힘든 줄 몰랐는데, 작렬하는 햇살속을 걷느라
모두 지쳐버린 거다.
1.5리터들이 패트병 음료수를 몇 병 사서 그 자리서 모두들 마셔버렸다.
그리고
오다가 본 수많은 야채들중
배추 비슷하게 생긴것을 샀다.
한 바구니를 수북히 담아 샀는데
단돈 100루피도 안한다.
볶음 고추장에 찍어 쌈을 싸 먹고
나머지는
삶아 데쳐서 육개장을 끓여 먹어야겠다.
요리사는 당근 나다. ㅋ~~
*************
시원한 음료수도 마셨겠다 모두들 한 바탕 쉬었다 갈 태세다.
그렇다면 나는 또....사미사의 본분으로 나서야지~ ㅋ~
마침 구멍가게 옆으로는 작은 가내 목공소가 있었다.
아주 어린 시절에나 보았던....대패질을 슥슥하면 요술처럼 얇은 나뭇조각들이
대패 머릿날로 빠져나와 수북이 쌓이던 풍광....
정말 너무나 아련한 추억이 아닐 수 없다.
거기에 순수한 표정의 이 사람들까지 들어가면.....
나 또 흥분했다.
허락을 구하고 카메라를 들이밀자 나란히 포즈 잡아주는 이 순박함...
아이고~ 그냥 자연스럽게 일하는게 좋거늘~~ㅠㅠ
아니야, 세상 어느곳 사람들이 일하던 손을 멈추고까지 여행자를 위해서 포즈까지 취해줄까...
그 고마움까지 담아 오래도록 기억해야지.
한바탕 쉬었으니 이제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돌담으로 축대까지 쌓아 올려진 너머로 또 꽃잔치다.
이게 당췌 꽃밭인 지, 농사를 짓는 밭인 지...헷갈릴 정도다.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하얀 설산 봉우리 마다 통 통 튀어 오르듯 떠 있는 구름조차도 장난 스럽다.
시원한 음료수로 수분과 당분도 섭취했겠다...
여전히 시야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지니 발걸음이 한없이 가볍기만 하다.
이제 마을을 빠져나와 본격적인 헤를리코퍼BC를 향한 트래킹로로 들어선것 같다.
나즈막한 수많은 돌집들이 여전히 드넓은 평원에 펼쳐져 있었지만, 트래킹로와는 사뭇 벗어나 있으니...
이제부턴 왠지 오르막의 연속길이 펼쳐질것만 같다.
저만큼 멀리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던 돌집에 다다랐다.
이 독특한 돌집에 사로잡힌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건 지도 몰랐다.
하지만...그 골목에 사로잡혀 사진을 찍다가 그만 갇혀버려서 잠시 일행을 잃어버렸었다.
어디로 빠져나와도 그곳이 그곳같고...앞서 가던 일행들은 그 어느곳에도 아무도 보이지 않고....
세상에~~
멀찌감치 보니,더우기 길은 완전히 벗어난 양갈래 길이었다.
길만 양갈래 길이 아닌 산 자체가 다른 길이었다.
마치도 순간 이동한것 처럼 ...
일행들은 그 양쪽 산 아래 길 어디에도 올라가는 흔적도 보이지 않고...
돌집 주변 어디에도 없었다.
당황됨에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나 돌집에 막혀서인 지 일행들에게선 아무 반응이 없다.
이럴땐 원점으로 돌아가서 일행을 기다리는게 최고다.
당황하여 왔다 갔다 하는 날 저만치 떨어져 있는 마을 주민이 보았는 지, 그쪽에서 소리치는 소리가 들린다.
손짓으로 방향을 가리켜주는 거다.
에궁~
방향치이면서 이렇게 사진에 미쳐가지곤...일행을 잃어버리다니...
생각외로 길은 전혀 있을것 같지 않은 곳으로 나 있었다.
돌집을 벗어나자 마자 바로 그곳에서 일행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전혀 보이지 않았고...
내가 소리치던 소리도 돌집에 막혀서 들리지 않았던 거다.
정신을 차리고...
일행들과 떨어지지 않고 걸었다.
제법 오르막을 한참 오르더니, 이제는 완전히 마을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멀리서 볼때 터럭머리 처럼 군데 군데 심겨져 있는 듯이 보였던 그 길로 접어들은 거다.
자그마한 풀 처럼 보였던 터럭머리가 가까이서 보니, 그래도 제법 큰 나무다.
마을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땔감들을 해가지고 내려가던 모습이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넓은 평원처럼 보이던 길이 이제는 구불 구불 끝없는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가까이 있는 산에 가려져 앙증맞게 머리만 내밀던 낭가파르밧 봉우리도 서서히 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간간히 하얀 눈이 골을 메우고 있지마는 시꺼먼 암벽이 훤히 드러낸 모습이...영락없는 루팔벽의 모습이다.
저것이 세계 최장벽인 낭가파르밧 남동벽인 루팔벽인거란 거지?
눈과 얼음이 붙어있기 힘든 경사의 벌거벗은 산 (Naked Mountain) 낭가파르밧 남동 루팔벽...
연중 구름이 휘감고 있어서 낭가파르밧 루팔벽의 온 모습을 제대로 볼수가 없다고 하더니...
오늘 너를 찾아 이리 왔건만, 가까이에서의 온전한 모습은 왠지 볼 수 없을것만 같아~
어제와 새벽의 온전한 모습과 그래도 지금 이만큼 보여주니...고맙기만 하네~
구름이 더 모습을 가려버리기 전에 루팔벽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겨야지.
오옷~
그런데 카메라를 받자마자 앞에서 오는 이 풍광....
머리에서 발끝까지 닿는 주황색 히잡을 쓴 여인이 마부를 앞세우고 백마를 타고 오고 있다.
세상에~~ 맞아 죽어도 찍어야 해.
재빨리 저들이 눈치챌 수 없을 정도의 거리에서 렌즈를 까지껏 당겨 잡는다.
오호~ 안들켰어~
들키지 않고 이 멋진 여인네를 잡은 흥분으로
나도 독사진으로다가 다시 인증 샷 한 컷 날린다.
나도 담엔 저렇게 커다란 히잡 하나 사들고 올까부다.
백마까진 아니더라도, 기인 히잡을 온 몸에 휘감은 모습으로 한 컷 날려도 좋겠는걸~
그려~
색깔까지 정하지 뭐~
주황색으로다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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