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미사- 요사니의 기척으로 새벽 4시반에 깼다.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서 자동 인형 처럼 튕겨나 패딩을 챙겨입고 카메라 들고 나섰다.
숙소를 지나 언덕으로 오르니 낭가파르밧 일출을 찍기위해선 더없이 좋은 장소가 나타났다.
우린 숨을 죽이며 해가 솟아 오르기를 기다렸다.
아!!
드디어 하얀 설산 끝자락-낭가파르밧 남동쪽 루팔벽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역시 눈 앞에 가장 높이 보이는 라키오트봉(Lakhiot Peak,7,074m) 보다는 낭가파르밧 남동쪽 루팔벽이 훨씬 더 높다는걸 보여주는군~
모드와 조리개 수치를 바꿔가며수없이 많은 셔터를 눌렀다.
낭가파르밧 루팔벽쪽부터 서서히 물들어 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전체를 빛으로 덮어버린다.
아쉬움이 언제나 여운처럼 남지만, 어쩌면 그래서 그 순간이 더욱 짜릿하고 복받치는 지도 모르겠다.
언덕에서 내려와 숙소쪽으로 걸어오고 있자니, 그제서야 논두렁 어귀에 가득 피어있는 꽃이 눈에 들어온다.
이쁘다...는 단어가 입안 가득 멤돈다.
동네를 가득 메우고 있는 낭가파르밧이 배경이 되어 어디를 둘러보아도...
어디에다 포커스를 들이밀어도 멋지지 않은 곳이 없다.
한바탕 감동을 가슴에 담은 채 숙소로 돌아오는데, 숙소 담벼락에 앉아 있는 이 사람들이 눈을 사로 잡았다.
아!! 세상에....
탄성이 멈추기도 전에 카메라 셔터 터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쩌면 이들...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도 자연스러운 거지??
너무 많은 카메라 세례에 되려 내가 좀 민망해 진다.ㅎㅎ
이참에 그 앞에 서 있는 다른 어르신에게로 포커스를 돌려본다.
혹시...
이 아저씨도 카메라 세례 받고 싶은 건 아닐 지....
아니나 다를까...
이 어르신도 우리가 연신 찍어대는 사진이 몹시도 궁금하셨던게다.
자신들이 찍힌 사진을 보여주니,
세상에~ 이리도 좋을까...
반짝거리는 눈과 활짝~ 함박 미소를 짓고 있는 이 표정들이....
더이상 아무것도 더 바랄것이 없는 천사들의 표정이 아니고 무엇일까....
나는 이 기막힌 표정들을 잡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찍은 사진도 좀 있다가 보여줄께요~
혼자 소리로 지껄이는 나 역시 이들의 행복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ㅋ~
이럴게 아니었다.
어르신도 여기 다시 앉아보세요~ㅋ~
우리의 요청에 이들은 다시 담벼락에 나란히 앉았다.
참으로 이렇게 순진한 사람들이 지구상에 아직 남아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우리는 고맙다는 인사를 몇번이나 하고는 숙소로 들어왔다.
이들을 만나 한바탕 출사현장을 방불케 한 흥분은 쉬이 가라앉질 않았다.
정말 낭가파르밧 일출의 감동을 넘어 그 이상으로 행복함에 사로잡혔던 타르싱의 새벽이었다.
(알고 보니, 이들중 노인과 청년은 우리의 포터로 일을 얻기 위해서 이 꼭두새벽부터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편으론 가슴이 짜안~ 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들의 근면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기도 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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