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33.타르싱(Tarashing,2,950 m)에서 헤를리코퍼BC(Herrligkoffer,3'550m)가는 길...(1)

나베가 2014. 11. 14. 08:33

 

 

 

 

아!!

오늘 또 파키스탄의 거대한 저 설산의 깊은 속살로 찾아 들어가는 구나~

 

한바탕 낭가파르밧 일출에 감격하고...

일자리를 구하고자 새벽부터 나와 앉아있는 이 마을 노인과 청년의 순수한 모습에 반하고...

이제 출발준비로 허둥댄다.

 

 

 

글쎄...

아예 짐을 다 꾸려버린다고 빈속에 영양제를 먹어서일까??

아님 넘 꼭두새벽부터 나가 헤메서일까....

 

갑자기 현기증이 파악 일더니 속이 메스꺼워 아침을 전혀 먹지를 못하겠는거다.

메스꺼운 속은 가라앉질 않고...식은 땀까지 송송 맺혀오는 것이...

좋았던 컨디션이 또 난조를 부린다.

 

 

 

이런 내 컨디션을 눈치 챈 이풀이 내 배낭짐을 가이드 임티아스에게 덜어 넘기고...

오늘 내 카메라 포터가 되어주라고...카메라까지 맡겨준다.

 

아!!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이풀과 임티아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다행히 꼭두새벽부터 나와 기다리던 마을 노인과 청년은 포터의 일자리를 얻어 우리와 함께 출발을 했다.

 

마을 어귀에서 한동안 시비의 엇갈림 속에 묶여있었다.

글쎄~ 통행세 같은것을 요구하는 걸까....

그리 달가운 표정들은 아닌게 분명하다.

 

 

 

한동안 옥신각신 하더니, 잘 해결되었는 지 마을 어귀를 통과했다.

역시 이곳에서도 경찰이 우리와 동행을 하며 안전을 보호해준다.

 

 

 

금새 가파른 오르막을 만났다.

경사가 얼마나 급한 지 오르고 나니, 타르싱이 한눈아래로 좌악 펼쳐지는게 탄성이 또 터진다.

반대편으로는 또 이 마을을 완전히 휘두루고 있는 낭가파르밧과 멀리 루팔마을까지 얼마나 판타스틱한 풍광이 펼쳐지는 지...

메스꺼웠던 속이 싸악 풀리는것만 같다.

  

 

 

거친 바윗돌들이 끝이 보이지 않게 깔려 있는 트래킹로다.

그 거칠음 조차도 하얀 설산 낭가파르밧과 반대편으로 녹음이 짙은 루팔마을과 거대한 암산이 배경이 되어주니,

그저 사방으로 눈길을 빼앗겨 느끼지 못할 정도다.

 

 

 

어디 그뿐인가!

한 줄로 내려오고 있는 나귀부대와 또 홀로 겨울 땔감을 잔뜩 지고 내려오고 있는 노인과 나귀의 모습은

정신줄을 놓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바쁘다.

어디 메스꺼운 속을 느낄 새가 있으랴~

컨디션이 안좋다는 말이 무색해진다.

 

 

 

 

 

 

 

아!!

세상에~

 

이곳이 험한 돌길이 아니라 바로 빙하위였어.

빙하의 두께도 어마어마 하군!

 

무슨놈의 나라가 이리도 이상야릇하게 생겼단 말야~

두눈으로 보고 있어도...

두 발로 걷고 있어도 당췌 이해가 되지 않는구먼~

 

어찌 그리 초원과 꽃으로 휩싸인 마을 언저리에 이처럼 대단한 빙하가 흐를 수 있단 말인가~

지구가 태동한 이후 수천 수만년이 흘러 바위와 돌들이 깍여 흘러내려 빙하위를 덮어버려 마치 그저 돌산이 되어버린

길을 걷고 있는것 같잖아~

 

풍광에 사로잡혀 앞으로 쉬이 나아갈 수 없어 뒤돌아봄에 이 빙하를 보았지, 그렇잖았음 그저 돌길이라고만 알았을거야~

 

 

 

이런 이런~

이제는 또 꽃까지 나타났어.

조만치...빙하를 건너왔는데...

 

아니, 며칠 전 디란BC앞에서 그리도 엄청난 야생화에 풍덩 빠졌다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내겐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모두 발길을 멈추고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왕이면 꽃속 그 한가운데로 자리잡아...

 

 

 

하얀 뭉게구름이 조금은 흩뿌리고 있는....파아란 하늘과...

거대한 하얀 설산...낭가파르밧이 배경이 되어주고...

그 가운데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는 핑크색 꽃과 주인공으로 꽃속에 파묻힌 우리들...

 

 

 

 

 

어디서 누가 셔터를 누르던 영화의 한 장면이다.ㅋ~~

함박만한 웃음이 가득한 모두의 얼굴에 행복이 그대로 묻어난다.

 

 

 

 

 

헐!!

이 남자는 또 뭐야~

말을 타고 오고 있잖아~

이곳 낭가파르밧을 배경으로 한 돌길에 ...

멋진걸~

 

트래커를 태워다 주고 내려오고 있던 지, 아님 손님을 태우기 위해 마을을 향해 가고 있는건 지도 모르겠군.

그렇다면 이곳엔 말을 타고 오를 수 있다는거네~

 

에고~

아무리 말이 다닌다고 해도 이 험한 돌길에...

힘들어 죽어도 걸어 오르는게 낫지, 말을 타고 오르는게 훨씬 더 위험하고 힘들을것 같아~

한번 경험했잖아~

차마고도 당령설산 트래킹에 말타고 오르다가 말이 넘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뻔 했던 거...

그 이후 난 트래킹로에서 절대로 말은 타지 않는다. 

 

 

 

 

 

 

 

아!!

여긴 또 뭐야~

영화 러브스토리 한 컷 찍어야 되는거 아냐~??

 

너나 할것 없이 배낭 벗어 던지고 주저 앉았다,

하얀 눈밭이 아닌 초록에 펼쳐진 환상의 야생화 밭에서의 러브 스토리...

 

 

 

 

 

 

 

아!!

이곳이 아까 그 꼭대기에서 보였던 루팔마을인게야~

그 초록으로 뒤덮였던 마을의 속살이 이렇게 꽃으로 뒤덮인 거였어?

 

 

 

한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야생화 속에 묻혀서 햇볕바라기를 하고 놀았다.

오늘 갈길이 얼마나 멀은 지, 얼마나 재촉을 해야하는 지도 까마득히 잊은 채

우리의 이 무아지경 속에 빠짐을 어찌할 수 없었는 지, 가이드를 비롯 스텝들 누구도 재촉하지 않는다.

 

 

 

그렇게 힘든 발걸음을 떼었지만, 여전히 길가에 피어있는 꽃들은 우리의 발걸음을 잡았다.

 

아!!

우리 오늘 헤를리코퍼BC를 넘어 라토보BC까지 가야하거늘 이렇게 가다가 한 밤중에 도착하는 거 아닐까...??

 

 

 

 

 

 

 

Ernesto Cortazar (Best)- 05.Eter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