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미나핀 빌리지에서의 시간이었다.
이곳에서 보낸 라카포시bc와 디란bc의 여정은 영원히 잊지 못할 아름다운 여정이었기에....
이곳만 보고 그냥 가도 좋다고....
K2...힘든데 가지 말자고....
그냥 요사니와 남수네랑 파키스탄의 다른 지역 여행이나 하자고...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수없이 내뱉었다.
가슴이 벅찰 정도의 깊은 감동을 받은 미나핀....
이제 거대한 세계 최장 낭가파르밧 루팔벽을 보기위해 타르싱(Tarashing,2,900m)으로 간다.
오늘은 하루 종일 이동이다.
이렇듯 하루종일 이동일때는 가장 편한 옷차림으로 가는게 최고다.
내 생전에 살 일이 없을것 같았던...그러나 이번 폭염속 여정을 위해서 풀세트로 구입한 인견패션으로 출발이다. ㅋ~
새벽 6시 조금 지나 출발....
짚차의 창이 낮아 밖의 풍광이 잘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지만, 시선을 아래로 잡아끌어 그림같은 풍광을 몇 컷 애써서 잡아본다.
그리고 이내 사진 찍는걸 포기했다.
나름 여유로와서 좋다.
주유를 하기위해서 잠시 섰다.
우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차만 서면 자동으로 내려 주변 풍광을 둘러보며 카메라에 담았다.
헐!!
근데 여기 기름값이....후덜덜이다.
이 물가 싼 나라에서 1리터의 기름값이 우리나라 돈으로 천원이 넘는다.
가히 살인적인 기름값이 아닐 수 없다.
K2여정이외의 경비가 비싼 이유를 알것만 같다.
이왕 나왔으니, 우리의 멋지고 판타스틱한 노오란 짚차 앞에서 한 컷!!
ㅋ~~
파키스탄의 이 독특한 지형은 아무리 보고, 아무리 카메라에 담아도 여전히 신기할 정도로 매혹적이다.
강물이 흐르는 중심 양옆으로 저렇듯 신기한 절벽이 형성될 수가 있나....
비가 조금만 쏟아부어도 금방 무너져 내릴것만 같은데....
유유히 버티고 있고, 그 위로 칼로 베어놓은 듯이 자란 나무 숲이라니....
초소의 군인 아저씨들이다.
순간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데...하마터면 큰일날뻔 했다.
이곳에서 경찰이나 군인, 여자들을 찍으면 잘못하면 총맞아 죽는다는데...ㅠㅠ
이 외로운 도로에 앙증맞은 구멍가게를 보니 여간 반갑지 않다.
과자 종류가 몇가지나 될까....ㅋ~
그래도 뒷편을 보니, 냉장고도 있다.
차는 섰고, 우리는 또 자동으로 모두 튀어 내렸다.
여기가 바로 낭가파르밧(Nanga Parbat ,8,126m) 을 잘 볼 수 있는 뷰포인트인 것이다.
이 허허벌판 길가에 코딱지만한 구멍가게가 뜬금없이 있는 이유를 그제서야 알것같다.
어디서 나타난걸까...
낭가파르밧에 팔려 사진을 찍는 사이 꼬마녀석들이 한 무리 나타났다.
그런데 이 녀석들 뭐가 그리 좋은 지, 싱글벙글이다.
우리가 카메라를 들이밀어서 인걸까??
아님, 그냥 외국인들이 나타나서 인걸까...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외로움으로 가득한 이 아이들에게 사람들이 그리워서 인지도 모르지~
모두가 다 맞을거야~
외국인이 신기하기도 하고...
사람이 그리워서 이기도 하고...
카메라가 신기해서 이기도 하고...
ㅎㅎ
그래서 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면 꼭 보여주어야 한다.
이 흔하고도 단순한 사실이 이들에겐 얼마나 큰 신기함으로 다가가는 지...
우리도 순간 애들과 함께 이 카메라가 마술상자 처럼 느껴지는 거다.
형편이 된다면 슬라이드 필름 카메라를 가져가서 바로 인화된 사진을 선물로 주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한참을 달려서 차는 또 섰다.
이곳 또한 낭가파르밧을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때문이다.
뭐...사실...
지금 낭가파르밧을 가기 위해 타르싱으로 가는것인데, 이렇게 멀리서 궂이 낭가파르밧을 보겠다고 섰다기 보다는
낭가파르밧이 보이는 멋진 주변 풍광때문에 선거겠지~
이렇게라도 가끔 서주지 않으면 하루 종일 기인 이동에...
아니, 그보단 가위가 순간 눌리도록 압도적인 풍광들을 그냥 스쳐 지나야 한다는 안타까움 때문에도....
ㅎㅎ
그런데....
어쩌면 이다지도 삭막한 풍광일까....
온통 잿빛이야~
파아랬던 하늘빛 마저도 회색에 압도되어 그만 물이 들어버린것 같아~
무채색의 잿빛 도시를 떠나 이젠 또다른 세계.... 동굴 탐험에 들어선것 같은 신비체 속으로 들어섰다.
드넓은 평원에 펼쳐진 우주 혹성이 아니라 이젠 그 가까이 탐사에 들어선것 같은....
거대한 바위산...
그 앞으로는 금방이라도 와르르 무너져 내릴것만 같은 돌이 박힌 수직 흙벽....
양 옆으로 펼쳐진 이 위험 천만의 산 사이론 보기에도 위압적인 거친 흙탕물이 세차게 흘러간다.
그 위 아래로 펼쳐진 절벽 끝으로 우린 달린다.
산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고...
길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고...
오호~~
지구상에 이런 위험한 길을 내어 놓다니....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호흡곤란이라도 와야 할 이 길에서...
나는 또 안전 불감증이 더욱 심해져서 카메라를 밖으로 내밀고 그저 막 샷을 날린다.
우리 딸이....
"엄마는 공주병을 너머서 공주암 이라고 ..." 했는데...
어디 공주란 말이 어울리기라도 할까...
우리 딸이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본적이 없으니 하는 말이지.
이건 공주암이 아니라 안전 불감증 암이 더 맞는 말이야~ ㅋㅋ~
스릴 만땅의 질주....
그 스릴속에서 카메라 샷을 마구 날리던 짜릿한 쾌감까지....
제법 기인 코스였는데, 마치 한바탕 자동차 랠리를 펼치고 난것 처럼 아쉬움이 남는다.
이 삭막하고도 험한 곳에 누가 그리 들어온다고 곳곳마다 검문소이고, 우린 신고를 해야했다.
창밖을 내다보니, 요사니가 어느새 차에서 내려 넋이 빠진 모습으로 오토바이에 기대있다.
ㅎㅎ
혹시 이 험악한 여정을 달리면서 혼이 완전 빠져나간게 아닐까?? ㅋㅋ
아!!
그렇잖아도 누이들이 무섭다고...
사람이 아니고 사이보그 라고 했는데....
이젠 뭐라고 더 덧붙일까....
이런 험악한 길을 달리면서 저리 신바람 나서 마치 엑스터시에 빠진 양 고개를 내밀고 카메라 샷을 날리고 했으니...ㅋ~~
길 섶 수직벽이 조그만 진동에도 우르르 무너져 내릴것 같은 산사태의 위험은 여전해 보이나
그래도 이젠 초록이 보인다.
저 너머엔 이 삭막한 사막지형에 또 믿기지 않는 푸르른 숲이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 풍광속 마을이기에
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결핍의 상태에서 진정 그 가치가 빛이 나듯이...
정말 기막힌 풍광이 아닐 수 없다.
모차르트 / 신포니아 목관 악기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 협주곡 - 칼 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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