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15.훈자/Eagle's Nest Hotel에서 내려다 뵈는...그리고 발티드성 올라가는 길의 훈자 풍광...

나베가 2014. 10. 22. 21:46

 

 

12시간 동안 묶여있었던 산사태 현장...

여행 첫 시작점부터 당한 사고현장에 당혹감이나 걱정, 지루함등

 맘고생 따위는 전혀 하지 않았다.

파키스탄 하이웨이에서는 늘상 일어난다는 산사태....

이것도 그저 여행의 한 부분이고, 덕분에 많은 파키스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의 여유로움과 친절함,,,외국인 여자에 대한 신기해함...등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도록 차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뜻밖의 멋진 사진들을 얻은건 그야말로 산사태가 우리에게 기다림의 댓가로 준 여행의 보너스다.

 

 

 

길이 뚫리고 뒤엉킨 길을 뚫고 나오려면 날이 샐것 같았던 예상을 뒤엎고 차들은 일사불란하게 빠져나와 쌩쌩 달렸다.

그야말로 이제서야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진면목을 보여주는것만 같다.

아니지,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진면목은 이제까지 오면서 다 보았잖아~

이건 카라코람 하이웨이가 아니지.

정말 덜컹거림 하나 없이 매끄럽게 질주하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는 웬지 심심하고 시시하단 생각까지 들게 했다.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별빛처럼 빛나는 수많은 불빛들에 탄성을 지르며 ...

훈자가 아닌가...싶었는데, 아무 말없이 한참을 더 달린다.

헤드라이트 한줄기 불빛으로 보아도 우리 차는 지금 한없는 오르막을 끝도 없이 오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왠지 그 가파른 오르막을 오름에 우리 차가 힘들어 보이기 조차 한다.

 

 

 

뭐지??

우리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거지???

 

 

 

드디어 차가 멈춰섰다.

12시간 동안 묶여있었던 산사태 현장을 뚫고 이제서야 이글 네스트 호텔에 도착한 것이다.

 

해발고도 2900m...

훈자가 너무나 덮다고 해서 인견으로 모자부터 머플러, 셔츠와 바지까지 완전 풀세트로 맞추어 입고 왔건만...

이건 뭐 덥기는 커녕 쌀쌀함 마저 든다. 아니, 패딩을 꺼내 덧입을 정도로 춥다.

 

 

 

호텔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별관에 따로 있는 방으로 찾아 들어갔다.

또 짐과의 사투다.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반찬때문이다.

 

아악!!

커다란 카고백을 열고 반찬이 담겨있는 D팩을 열으니,,,

김치를 반쯤 건조시켜 진공 포장한 것이 부풀대로 부풀어 올라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 여기가 지금 해발 2900m ....

커피 믹스도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어 오르는 해발고도....

김치 뿐만이 아니었다.

원래도 가스를 일으키는 매실장아찌와 무우말랭이 무침도 터지기 직전으로 부풀어 올라있다.

 

 

 

일단 터지면 온 가방이 난리가 나는것이다.

끔찍한 상상이 뇌리를 스치며 정신없이 대처 방안으로 들어갔다.

바늘로 살짝 구멍을 내 가스를 빼내고 플라스틱 통으로 옮기고, 진공이 풀어지지 않은 반찬들을 통밖으로 빼는등...

한동안 이 먹을거리 짐들과 사투를 벌였다.

 

벌써 시간은 12시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오면서 간간히 졸기는 했어도  피곤이 엄습해 온다.

왠지 감기 기운도 있는것 같고...

 

 

 

눈을 뜨자 마자 발코니로 나갔다.

 

와아~~

어젯밤, 한도 끝도 없이 오르막을 오르는것 같더니, 이거였구나~

 

정말이지... 한 눈아래로 좌악~펼쳐진 훈자의 모습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근사한 식당 발코니에서 훈자를 내려다 보며 아침을 먹으려다가 추워서 식당안으로 들어섰다.

모두 컨디션이 좋지않아서 더 춥게 느껴지는 걸까...

오랫만에 고산 여행길에 나선 남수와 요사니에게 고산증이 온것 같다.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나도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다.

음식도 잘 먹히지 않고...

글쎄....2900m 에서 고산증이 온것 같지는 않은데...오기 전 서울에서부터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과로가 극에 달한건 지,감기기운이 있는건 지...

초반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호텔앞 잔디밭엔 놀랍게도 검은 보라빛의 탐스런 체리가 빼곡하게 달려있는 나무로 가득하였다.

헐!!

순간 미친듯이 따서 먹다보니, 이러다가 다 물어내야 할것만 같아 눈물을 머금고 잔디밭을 나왔다.

이따 훈자에 가서 실컷 사먹자고...

 

 

 

 

쿡겸 가이드인 임티아스와 보조 쿡인 미르자와 짚 기사와 같이 산 꼭대기에 자리잡은 이글네스트를 내려와 훈자로 들어섰다.

 

 

 

이글네스트에서 아무리 추워도

훈자로 내려가면 분명 더울것이라고..

최대한 옷을 얇고 시원하게 입고 나섰다.

 

예상적중!!

해가 내리 쬐기 시작하니,

순식간에 쌀쌀함은 온데간데 없고 더위로 엄습한다.

아니,

이렇게 고도차에서 오는 기온 차가 큰가??

아님, 햇볕이 났다고..??

 

 

 

발티드 성으로 올라가기 위한 골목으로 들어섰다.

아기 자기한 상가들과

그 앞에서 오수를 즐기듯 앉아 있는 상인들이

장사를 하려고 기다린다기 보다

그냥... 마치 우리를 맞이하는 사람같이

왠지 정겨워 보인다.

 

가게 앞을 꽉 메우며 걸려있는 옷가지들은

더욱 여행자의 눈길을 끌게한다.

 

화려한 색감...

온갖 자수와 비즈로 장식되어져 있는 옷가지...

목걸이, 팔찌, 가방...등 악세사리...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것은

모자다.

 

나는 미장원 가는대신 모자를 사서 쓰는

모자 매니아 이기도 해서

전세계 어디를 가나

젤 먼저 내손에 들어오는 것은 모자다.

ㅎㅎ

 

오늘도 예외없이 모자를 하나 샀다.

훈자 캪이라고...

남자들이 쓰는 모자인데....

뭐...내가 이곳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여자가 쓰면 또 어떤가~

더 재밌지 않을까?? ㅋㅋ

 

 

 

 

 

 

 

화려한 쇼윈도우나 상가안에 있는 농산물 보다 아래 사진 처럼 낡은 패인팅으로 칠해진 나무 문에 하얀 천막이 내리쳐지고,

그 안에 비스듬히 놓여져 있는 농산물 가게가 정말 운치가 있다.

그 한켠으론 등나무까지 쏟아져 내려 더욱 운치를 더한다.

최첨단 전자시대에 저울 추를 한 켠에 얹혀놓고 무게를 다는 저울은 또 얼마나 사람을 여유롭게 하는가~

아!!

좋다. 좋아~~

 

 

 

 

저 만치서 아름다운 훈자의 여인들이 내려온다.

가까이 달려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만...

이슬람 국가에서는 절대 여인들을 사진 찍으면 안된다.

멀찌감치서  그냥 거리를 찍는 듯이...

 

  

 

 

 

 

헐~

파키스탄 훈자에서 한국말로 된 간판이...

이곳이 우리나라에선 여행 위험국가라서 관광객이 없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훈자쪽엔 한국 여행객이 많나보다.

그런데 이곳에서 요리도 하나??

암튼..나름 분위기도 있고, 너무 재밌는 간판이다.ㅎㅎ

 

 

 

 

우리는 그냥 발티드 성을 향해 올라가기 보다는

일일이 가게에 들어가 구경도 하면서 걸었다.

마치 생할 박물관이라도 들어온 듯,

독특하면서도 재밌는 구경거리가 정말 많았다.

글쎄...이것들은 결혼식때 쓰는건가?

 

 

 

 

 

 

아주 작지만 정말 예쁜 가게를 또 발견했다.

낡은 페인팅의 초록색 문에 소박하게 걸려있는 간판과 꾸밈들이 되려 발길을 끌어 들인다.

 

 

 

Women Development Cafe....

가게의 이미지에 더욱 우리를 끌게 만든건 위 문구....

그리고 아기 자기한 소품들과 갖가지 견과류와 말린 과일들....

누구든 발걸음을 멈추고 들어서 이것 저것 들추이게 만드는 곳이 아닐까.... 

그리고 작은 것 하나쯤 사가지고 흡족한 맘으로 떠나게 하는 곳...

 

 

 

 

 

그곳을 떠나 길을 오르다 또 다른 독특한 모습의 학생을 만났다.

사진을 찍고 싶어 다가갔더니, 기꺼이 찍게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자기네 카메라로도 우리와 함께 찍는거다.

오오~

이곳만 해도 많이 개방되어서 관광객에게 상당히 우호적이란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가수- 샤이니를 무척 좋아한다고까지 하니...

 

 

 

 

 

 

 

아~~

파키스탄의 아이들은 어찌 이렇게 하나같이 이쁜거야~

정말 눈빛이 장난이 아니야~

 

 

 

 

아기를 안고 있는 한 여인을 또 만났다.

이 여인 역시 기꺼이 사진을 찍게 한다.

환한 미소까지 지어주며 포즈까지 잡아준다.

 

 

 

 

 

문밖으로 나와 앉아있는 사람들이 여유로와 보인다.

이슬람 국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풍광인데...좀처럼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풍광이라 절로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간다.

하긴...유럽의 거리 까페와 다를 바 없다.

길섶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거....ㅎㅎ

 

 

 

반듯하지 않고...

조금은 비뚤거리고...

반짝 반짝 흠하나 없는 문보다는 여기 저기 벗겨져 삶의 흔적이 보이는...

마치 하나의 회화같은 느낌의 건물들이 맘에 든다.

얼마나 여유롭고 욕심없는 간판인가...

 

 

 

이런 가게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에 살짝 들여다 보았다.

 

아!! 놀랍게도 만도린을 치고 있다.

세상에~~ 생긴건 또 왜케 잘생긴거야~

영화배우가 따로 없어~

 

 

 

 

 

 

 

 

헐~

저기 귀퉁이에 숨어있는 두 아가씨좀 봐~

관광객을 잔뜩 실은 짚이 지나가자 재빨리 몸을 숨기네~

아~

정말 저 아가씨들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

 

 

 

 

저만치 올라오는  아가씨들을 렌즈를 까지껏 당겨서 한 컷을 찍었다.

카메라가 자신들에게 향하고 있음을 인지해 고개를 숙이고 걷는다.

 

 

 

그래도 가까이 다가갔다.

너무 아름답다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더니, 안된다며 얼굴을 가리고 재빨리 지나간다.

 

아~

진짜 눈이 부시도록 이뻤는데...ㅠㅠ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니까..그래서 혹시나 했는데...

아쉬웠지만 더이상 따라가지는 않았다.

 

다시 한 번 파키스탄 여성들의 미모에 탄복한 시간....

한국 남정네들이 이곳에 오면 매우 위험할거 같아~

혹시 탈레반 테러때문이 아니라 파키스탄 여인의 미모때문에 위험국가로 지정된건 아닐까.....ㅋㅋ

 

 

 

 

Sergei Nakariakov
. trumpet Alexander Markovich. 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