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풍광을 카메라에 잡느라 넋이 나갈 즈음....
라이콧 브리지에 도착을 했다.
처음엔 그냥 허가를 받느라고 선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일단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검문소등은 보통은 사진을 찍을 수 없는데..
사진을 찍어도 아무 제지를 하지 않는것이다.
다시 흥분되기 시작했다.
이들의 독특한 의상과
수염을 기른 표정들이 카메라를 들은 우리에겐 여간 흥분되는 포커스가 아닐 수가 없다.
아니,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사람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더우기 경찰 아저씨까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경찰이나 군인들을 찍으면 총 맞는줄 알았는데...
그 뿐만이 아니다.
이 초소의 보스인 사진 속 경찰 아저씨는 이쁜 처자인 우리에게 관심이 있는 건 지....(ㅋㅋ)
아님 원래 사진 찍는걸 그리 좋아하는 건 지....
막아놓은 다리를 넘어 나를 끌고 다리 중간까지 가서 온갖 포즈를 취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웃기기도 했지만,, 암튼 경찰 아저씨를 맘껏 찍을 수 있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었다.
암튼 우리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과 심지어 총들고 있는 경찰 아저씨까지 맘껏 사진을 찍으며 흥분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것은 다리 건너 저 만치에 오늘 새벽에 터진 산사태 때문이라는 거였다.
아닌게 아니라 새벽에 정전이 잠시 되었었는데...혹시 그때 산사태가 난것이 아닌가 싶다.
산사태 원인은 바로 산을 때린 번개였다는...
암튼 서너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우린 바로 위에 있는 체인점인 샹그릴라 호텔로 가서 차라도 마시기로 했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 철재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우린 얘기했다.
얘들이 말하는 서너시간은 절대 믿을게 못된다고....
아예 맘을 비우고 기다려야 한다고....
그 말은 마치 예언자가 말한 듯 맞아 떨어졌다.
우리가 그곳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50분 즈음였는데, 우린 그곳에서 차만 마신게 아니라 점심을 먹고도 한참이 지나고 있는 상태였다.
다시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광은 또 사뭇 달랐다.
거대한 돌산이 내려다 보이고...
그 앞으론 여전히 인더스 강줄기가 길게 뻗어흐르고 있고...멋진 라이콧 브리지까지...
어디 그뿐인가~
인도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트럭들에 잔뜩 올라타 있는 사람들까지...
아니, 언제 올라갔는 지, 높다란 바위에 올라 삼매경에라도 빠져있듯 앉아 있는 사람들까지....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고...
더이상 사진 찍을 일도 없고...
새로 산 카메라의 메뉴얼 공부를 하기로 했다.
요사니의 학구열이 예사롭지 않다.
얼마나 보았는 지 부풀려진 여행 책자에 포스티 잇이 빼곡하게 붙여져 있는걸로 봐서로 알 수 있었지만, 우리에게 카메라 공부를 시켜주면서 더 확증이 되었다.
"카메라들이 누나들 보다 너무 좋다고....ㅋㅋ"
구박을 받기도 했지만 그에게 배운걸 실습하는 재미로 또 시간 가는 줄 모르며 보냈다.
헐!!
이 경찰아저씨....언제 여기엔 또 올라온거지??
뭐야~ 지금 또 사진 찍어달라고 폼 잡고 있는거야?? ㅋㅋ
그때 호텔에서 묵으며 쉬고 있던 가족이 잔디 밭으로 나왔다.
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은건 당연했다.
세상에~~ 이렇게 이쁜 애들이 어디에서 나온거람~~
얼마나 상류층의 아이들이길래 이렇게도 티없이 깨끗하고 이쁜걸까...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아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시간을 보냈는 지도 모르겠다.
이 티없이 맑고 깨끗한 천사들을 보면서 어찌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겠는가~~
아이들이 안보이면 우린 또 주변 풍광에 시선을 돌렸다.
봐도 봐도 볼때 마다 달리 보이는 풍광....
그것은 어쩌면 사람이 있기때문일 지도 몰랐다.
시간은 벌써 오후의 끝점을 향하고 있었다.
내리쬐는 햇볕은 더이상 그곳에 우릴 앉아있게 하지 않았다.
그늘을 찾아 누워서 잠시 졸기도 하고....
카메라 메뉴얼 열공모드에 빠지기도 하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사고 현장 소식은 감감하기만 했다.
이제는 어쩌면 이곳에서 자고 가야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미쳤다.
그래도 호텔이 있는 곳이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런 저런 묘책이 나오기 시작했다.
익발이 반대편에서 차를 보내고 우린 이 산사태 현장을 걸어서 넘어간다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만만찮은 일은 아니었다.
저 무거운 짐을 누가 들고 갈것이냐였다.
다행히 이곳에서도 포터를 구할 수 있다고 쳐도 이 기인 사고현장을 건너며 짐가방을 제대로 지킬 수 있냐는 거였다.
괜히 짐을 분실하기라도 한다면 이제 여행 시작점인데, 보통일이 아닌것이다.
잠시 이 난감한 현실 돌파구가 보이는듯 해 흥분되었던 맘도 다시 사그라 들었다.
그런데...그때 우린 눈을 또 휘둥그레 만드는 포커스가 나타났다.
또 다른 천사 등장...
이들 역시 아까 그 가족과 동행인들의 자녀였다.
아니, 이 가족들은 모두 이렇게 이쁜가??
아니지, 우리가 만난 파키스탄 사람들 대부분이 기막힌 미남 미녀들이었잖아~~
아!!
정말 너무 이쁘군!!
카메라만 들이밀면 입을 꽉 물고 경직되어지는 남자애 모습도 넘 귀여워~
꽃이 이렇게 이쁠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
정말 그건 진실인것 같아~
아름답기만 한것이 아니라 꽃보다 이쁘기까지 해.
이 세상에 사람보다 이쁘고 아름다운건 없는것 같아~
엘가 / 아침의 노래, 밤의 노래 - 런던 페스티벌 O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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