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라닥 짚사파리 (2013.7)

8.라다크 짚사파리/칼파(2,960m) 의 아름다운 풍광...아름다운 사람-천사를 만나다...

나베가 2014. 5. 15. 03:12

 

 

황량한 황토빛 광야를 끝없이 달리다가 신세계 마냥 나타난 해발 2,960m의 칼파......

눈이 다 시원할 정도로 맑디 맑은 풍광에 매혹되던 순간도 잠깐....

청천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산사태로 무너져 내려 차가 지나갈 수가 없다는 거다.

우린 다른 차를 섭외해서 그 지점까지 타고 가고, 우리의 차량들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 다른 길로 이틀을 꼬박 달려서 그 산사태 지점 맞은 편에서

우리와 만난다는 계획이다.

한시가 급하니 최대한 빨리 오늘과 내일 지낼 짐들을 꾸린 다음 다시 짐을 밖으로 내놓으라는 명령이다.

산사태 지점을 걸어서 통과해야 하니, 들고 갈 짐은 최대한으로 가볍게...

 

아놔~

또 짐 무게와의 사투다.

침낭,세면도구와 화장품,카메라, 배터리, 충전기,패딩을 비롯한 옷가지들을 챙기니 그것만으로도 수월찮은 부피와 무게가 나간다.

암튼...

숙련된 몸짓으로 재빨리 짐을 꾸리고 나머지 트렁크를 밖으로 내 보냈다.

 

아~~

오늘도 하루종일 S자도 아닌 Z자 수백미터의 험준한 절벽길을 곡예를 하며 달렸거늘....

밤을 새고 하루를 다시 달려서 우리와 모레 만날거라니....

그만 기사들을 생각하니 아찔한 생각에 잠시 현기증 마저 일으켰다.

   

 

 

 

한바탕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루고 2층 발코니에 모두 모였다.

이교수님의 스피커에선 벌써 매혹적인 음악이 울려 퍼졌고...

어느새 내리기 시작한 커피 깔대기에선 향기로운 커피 향내가 코끝을 자극하고 있었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이 너무나 맑아서...마치 천상낙원에 든것 같은데...

그냥 ...더 이상 아무것도 없어도 마냥 좋은 것을...

음악과 커피 향내까지 더하다니....

벅차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 감탄사만 수없이 토해낸다.

 

아!!

정말 모든게 완벽하게 매혹적이다!!

 

길이 막혀서 수백 킬로미터를 되돌아 돌아 우리와 모레 만나야 된다는 근심 거리도

아니, 과연 그 산사태 지역을 무사히 통과나 할 수 있을 지...땅이 꺼지게 걱정을 해야할 판에

 

모두들...

눈앞에 펼쳐진 수정 처럼 맑은 풍광에 매혹되어서...

아름다운 음악에 파묻혀서...

코끝을 자극하는 진한 커피 향내에 사로잡혀서...

 

그만 그 청천벽력같은 산사태가 났다는 사실 조차도 까마득하게 잊은 듯하다.

 

 

 

 

 

 

 

 

 

 

 

 

 

 

 

 

다음 날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동네을 산책했다.

거의 동네 맨 위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 숙소에서 내려다 뵈는

저 맑디 맑은 동네 골목 길을 한 바퀴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좀 더 멀리까지 돌아보고 싶은 욕심과 흥분된 마음으로 걸음걸이를 재촉했다. 

그러나 해발 고도가 3,000m나 되고 내리막도 가파라서 그리 하면 안될것 같아 바로 욕심을 버리고 아주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우리를 반가히 맞은 첫 손님은

길섶에 이슬을 함뿍 품고 있는

풀잎이었다.

 

그 신선함이...

맑디 맑은 선명한 칼파의 아침을

더욱 투명하게 비추는것만 같다.

 

집집 마다 심겨져 있는 커다란 나무엔

살구인 지...

노랗고 작은 열매를 함뿍 매달고

또 우리를 반겨주었다.

 

아!!

정말 꽃 보다도 더 이쁘네~~

지금 따 먹어도 될까??

노오랗게 익었는데...

 

아니...

꽃보다 더 이쁜걸 어찌 따 먹겠어~

 

언제 해서 널었는 지

집앞 빨래줄엔

벌써 가즈런히 빨래도 널려있다.

 

 

 

 

 

한 참을...

길섶의 나무와 꽃과 열매와 풀잎에 맺힌 이슬과 눈을 맞추며 걸어 내려왔다.

그때 저 만치서...

눈길을 화악 사로잡는 풍광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

저 풀잎을 함뿍 따서 등짐을 메고 오는 처자....

어제...아니 그제 차를 타고 달리는 길에 잠깐 맞닥뜨렸던 기막힌 풍광이잖아~

 

그랬다.

내겐 풀짐을 한 짐 채취해서 지고 오는 사람이 아니라 아름다운 히말라야...칼파의 풍광이었다.

카메라 렌즈를 그리로 향하니, 사알짝 미소를 머금은 채 그 자리에 멈춰 서 주기까지 한다.

 

 

 

 

 

그러더니, 이내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사진을 보여달랜다.

 

아~~

세상에 이건 또 뭐야~

이 해맑은 천사의 미소라니...

 

자신이 찍혀서 요 작은 카메라 렌즈에 들어있는 모습이 그렇게도 신기할까....

 

나는...

오늘 새벽에 부지런을 떨고 이곳까지 내려온 수고로움으로

천사를 만났다.

 

그렇지~

이곳이 천상이라는 것을 잠시 깜빡했어~

 

 

 

 

 

Elizabath Lamott , The Last Dream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