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아지른 듯한 절벽끝 도로에서 세찬 강물이 흐르는 바닥까지 내려왔다.
헐~
세찬 빗줄기에 낙석이 떨어져 도로가 다 유실되고 길 위에까지 물이 흥건하다.
가까스로 그 곳을 통과하긴 했으나 또 맞은 편에서 커다란 트럭이 오고 있다.
과연 비켜갈 수 있을까...#$@%
두려움 보다는 스릴감이 온 몸을 마비시켜 오는것만 같다.
아!!
내 안에....이런 끼가 숨어 있었다니....
집안에만 콕 파묻혀 책읽기가 그렇게도 좋았던...
그래서 하물며 친척들까지도 '쟨 누구예요?? 이 집 딸 맞아요??' 소리를 들으며 자랐던...
그래서 별명이 '곰(bear-나의 닉에 부쳐진 이름)' 이 되어버린...
이건 또 다른 행성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었다.
거대하게 양쪽으로 솟아오른 암벽 사이를 짙은 황토빛 흙탕물이 거세게 흘러가고 있었고...
그 바위 밑으로 가까스로 나있는 험준한 길로 우리 차는 달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비명은 또 시작되었다.
거친 비포장 도로를 펄쩍 펄쩍 튀듯이 달려나가는 짚차 창을 가까스로 열었다 닫았다를 하며
어떻게 한 순간이라도 포착을 해볼까... 카메라를 가지고 안깐힘을 썼다.
그 잠깐 사이로도 흙먼지는 제트기류 처럼 차안을 재빠르게 메웠다.
스릴만땅인 Z형 도로를 질주하여
한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가 어딘 지...
시간이 하도 흘러서 기억에도 없다.
하도 곳곳에서 출입허가증을 받은 곳도 많았던 기억이 나고...
또 수시로 마을만 나타나면 간식을 먹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기가 레콩페오인것 같기도 하고...
전 편에 경찰아저씨한테 허가증을 받은곳이 아니고...??
아~
모르겠어~
뭐 상관이겠어.
어짜피 내겐 다 너무나 생소한 곳인걸~
험준한 바위 산과 그 바위산에서도 생명력으로 간간히 형성된 초록 숲이 그저 신기해
탄성을 지르던 어느 찰나에 나타난 작은 건물....
비 포장 먼지 투성이 길가에 딱 하나 있는 이 건물이 멋진 피사체 처럼 느껴졌다는건...
벌써 문명이 낯설게 느껴져서 일까..
험준함과는 또 어울리지 않게 아름다운 여인과 그녀의 딸의 모습은
또 미치듯이 달려나가 그들을 카메라에 담게 만들었다.
인간의 생명력은 이 얼마나 대단한가~
지구 끝 어느 구석이라도 길이 뚫리고 물이 있다면 사람이 산다는 것이다.
저 높고 험한 바위 산기슭에서도 땅을 개간해 밭을 일구고 산다는 것...
어쩌면 그래서 자연만 있는 곳보다 인간의 삶이 있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멀리 설산이 구름 사이로 보이고...
가파른 오르막길로 쭉쭉 솟아 오른 나무들도 보이고...
그 초록숲 사이 사이로 아름다운 집들도 보인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칼파에 도착한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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