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64.로왈링/ 로왈링 산군에서 가장 큰 마을- 배딩 (3,690m)...

나베가 2014. 4. 11. 08:00

 

 

 

 

 

 

 

 

 

 

 

 

 

 

 

 

 

 

 

 

 

 

 

 

 

 

 

저 멀리 배딩이 보인다.

오오~

이곳은 또 나가온하고는 전혀 다른 풍광이다.

일단 가옥의 형태가 그렇다.

 

나가온이 돌집과 돌담의 향연....

그야말로 돌의 마을이었다면

이곳 배딩은

먼발치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이

반듯 반듯한 정형화된 주거형태다.

 

아직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카메라에 담기가 버거울 만큼

거대한 높이의 산자락 끝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어느 집을 들어가거나 뷰는 좋을 것 같다.

하긴, 우린 오늘도 야영을 할 지도 모르지만..

 

하긴 뭐...

우린 야영을 더 좋아하잖아~ㅋㅋ

여긴 그래도 우리가 넘어온 지난 여정을 생각하면 따듯한 봄날인데 뭘~ ㅎㅎ

 

이곳에서 걸어가며 보이는 배딩마을의 풍광이 멋져서 사진을 찍느라고, 마지막까지도 늦장을 피웠다'

 

마을 가까이에 가니,

오늘도 여전히 아이들이 마중을 나왔다.

늘처럼 노래하는 푸리다.

 

푸리는 어렸을적에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재혼을 해서 조부밑에서 자란 어려운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그의 입에선 노래가 흘러나왔다.

자기는 노래를 무척 좋아한다면서....ㅎㅎ

그래서 이름을 덧붙여 주었었다.

'노래하는 푸리' 로....

 

즐거운 마음가득...

늘 노래가 끊이지 않아서 일까...

푸리는 항상 밝고, 우리의 마중도 단골로 나왔다.

나중에 이들과 헤어지기 전 만찬에서 안 사실이지만 푸리에게는 '애인'이 있었다.

역시 사랑하는 애인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최고의 명약이잖아~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기쁨과 행복을 절대 숨길 수 없거든. ㅎㅎ

 

 

 

 

 

 

 

 

 

 

 

 

 

 

그렇게 온갖 헤철을 다 부려가며 온갖 식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듯 오래도록 들여다 보며

걸었어도....

워낙에 일정도 짧고,

내리막이라서

2시 반경 도착을 했다.

 

우리 캠프사이트를 찾아 가는 동안 보이는 다른 트래커들의 캠프사이트도 군데 군데 제법 많이 보인다.

 

로왈링 산군이 워낙 오지라서

그나마도 이곳이 제일 큰 마을이니 롯지 시설도 제법 괜찮아 보이지만, 경비들을 절약하기 위해서 어짜피 준비한 텐트 장비가 있으니 야영을 하는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다.

 

일찌감치 도착한 우리 아이들은 옷가지들을 세탁해서 돌담위에 널어놓고는 해바라기들을 하고 있었다.

 

예상밖으로 오늘은

우리도 캠프를 치지않고 숙소에서 잔단다.

어짜피 주방도 써야하고...

사실, 방값이 그리 비싸지 않기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봤자 우리 둘...방 한칸 값이니....ㅎㅎ

 

건물 외형은 그럴싸하게 근사한데,,,아니 뭐,,,내부도,,,

근데 아직 미완인 건물이라서 그야말로 아직은 모든게 합판 그대로다. 하긴 수십년 된 집도 합판 한장으로 벽이 되어있던건 마찬가지지만...ㅠㅠ

 

방에는 콘센트도 한 개가 아니라 서너개씩은 연결 코드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모두...전등 조차도 들어오지 않는다.

근사한 전등도 달려 있구만...

 

맞구만~

아직 미완성인 집이었던게야.

ㅋ~화장실, 세면대도 없잖아~ 

그러니 아마 방값이 쌌을거 같아~

뭐...그래도 새집이라 깨끗하니 좋다.

화장실은 우리 아이들이 땅을 파고 천막도 쳐서 근사하게 만들어 놨고...ㅋㅋ 

 

 

 

 

 

 

 

 

 

 

 

 

 

 

방에 들어가니,

포터들이 얼마나 일찍 도착을 했는 지

벌써 햇볕에 뽀송 뽀송하게 거풍을 끝낸 우리 침낭을 침대위에 예쁘게 펼쳐 놓았다.

 

어제 오늘...연일 거풍을 했더니,

침낭의 두께가 2배는 부풀어서 얼마나

좋은 지...보기만 해도 입이 귓가에 걸린다.

 

쿡이 끓여온 따끈한 커피를 한 잔 하고는

몸이 식기전에 비어있는 앞방으로 가서 오랫만에 샤워실이 아닌 방에서 온몸 샤워를 했다.

쿡에게 얻은 뜨거운 물 500ml 보온병 한 통이면 머리 샴푸부터 온 몸도 코인티슈를 이용해서 비누로 깨끗이 씻을 수 있다.

생활의 달인으로 나가도 충분할 만큼

나는 모든 생존에 필요한 삶을 충분히 채우면서 살아낼 수 있다.ㅋㅋ

 

정신없이 빠른 동작으로 해도 다 씻고 나면

온 몸에 찬기가 화악 돈다.

이게 트래커들이 고산에서 가장 주의를 요하는 거다. 트래킹 직후는 온 몸에 열이 나 있어서 추운 줄 모르고,,,기온 차가 또 워낙에 심해서....

 

재빨리 젖은 머리 위에 그냥 털모자를 씌워져야 한다.고산에서는 머리를 따듯하게 하는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잽싸게 침낭속으로 잠수했다.

 

퍼펙트한 샤워 종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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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떨어지니, 이내 쌀쌀해졌다.

트래킹중 간식으로 삶은 계란과 치즈를 감자에 얹어서 먹었건만.....와서 네팔 라면도 한 공기 먹었고...근데 왜 이렇게 배가 고픈거지??ㅠㅠ

 

우리의 저녁시간은 8시....

아~~

그때까지 기다리다가는 아마 배고파 죽을 지도 모르겠어~

 

추워서 침낭속에 들어앉아 딱히 할 일도 없고... 배는 고프고...잠도 안오고...ㅠㅠ

먹고 싶은거만 온통 머릿속을 채워온다.

이풀이라고 뭐 다를까....

우린 또 먹고 싶은거 이름대기 게임을 했다.

 

 

  

 

 

 

 

 

 

 

 

 

 

 

이제는 조금 더 발전해서

어떻게 요리를 해야 가장 맛있는 지 각자의 레시피까지 대가며 나열했다.

그 다음은

그 요리를 가장 잘하고 맛있는 집 이름대기....ㅋㅋ

먹고싶음에 입에 침이 한 가득 고인다. ㅠㅠ

 

우리 차암~ 머리가 나쁜겨~

배고픈데...

딴 주제의 얘기를 해야지...

먹고 싶은 거 이름대고....

요리 방법 얘기하고...

맛있는 집 이름대기까지 하다니....

 

하긴 뭐...

참으면 더 병이 되니까...

이열치열이라고...먹고 싶은거 있는대로 다 얘기하다 보면...

먹고 싶은 맘이 없어질지도 모르지~ ㅋ

 

누군가가 먼저 눈치를 채고 화제를 바꾸어서 저녁시간까지 참으로 오랫만에 기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보니, 역시 잠이 스르르

침범해 들어온다.

침낭속의 포근함도 한 몫 단단히 하고...

 

아놔~

마악 꿈속을 헤메려 하고 있는데...저녁먹으라고 호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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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담근 김치가 살짝 맛이 들어 맛있다.

북어 무침도 맛있고, 스팸까지 있다. 된장찌개도 맛있고...ㅋ~~

 

배딩엔 년중 손님이 많다고 한다.꼭 타시랍차나 얄룽리를 오르지 않더라도....

등정은 허락이 안되지만, 가우리 산카르가 워낙에 아름다워서 그 봉우리를 멀리서나마 보고자 여기까지만도 많이들 온단다.

 

 

 

 

 

 

 

롯지 다이닝룸 한 켠엔

여러가지 물건들이 빼곡히 차려져 있었다.

그렇게도 먹고싶은 것도 많더니만, 저녁을 먹고 났더니

또 간사하게도 먹고싶은 맘이 싸악 사라졌다.

커피를 한 잔 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대장니은 포터들과 이곳 전통 술을 마시려나 보다.

이름이 뭐였드라~

술 이름같지 않고 되게 특이한거 였는데...??

암튼 소주에다 버터와 설탕이 가미된 술로서 맛이 매우 좋고 매우 독하다고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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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올라오자 마자 또 신기하게도 금방 잠이 쏟아졌다.

 

식구들과의 통신이 두절된게 대체 얼마인 지...

타메에서 카톡한게 다이니...

마을이 크다고 해서 배딩에서는 될까...기대를 했지만

아직은 전혀 되지 않는다.

 

타메에서부터는 전혀 연락이 안될거라고 얘기는 했지만...식구들도 나못지 않게 걱정이 될것만 같다.ㅠㅠ

 

그래도 해발고도가 3,000m 대로 숫자가 내려가니, 물가가 많이 싸졌다.

쿰부의 4~5000m 대의 딱 절반가격이다. 400루피하던 물이 200루피다,(1달러= 97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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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찍 눈이 떠졌다.

좀체로 자다가 안깨는데,

추웠는 지,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밖에 나가니,

칠흙같이 깜깜하다.

이정도면 하늘에서 별이 쏟아져야 하는데...

그냥 깜깜하다.

 

아~~ 날씨가 흐리구나~ㅠㅠ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ㅠㅠ

 

 

 

 

 

 

 

 

 방에 들어와 침낭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잠이 다시 오지 않는다.

 

왠지...섭섭한 마음이 온 몸을 감싸고 돈다.

이건 또 뭐지??

벌써 일정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섭섭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는 거다.

아직 일정이 꽤 남았는데...

벌써부터 섭섭한 마음이라니...

 

벌써 고통과 두려움, 공포심 마저 들었던 이번 여정의 지난 날들을 싸악 잊은것 같다. ㅋㅋ

 

하긴...

감동이란 녀석이 워낙에 쎄니

다 물리쳐 버려 하나도 남지 못했을 거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