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61.로왈링/나가온(4,180m)에서 배딩(3,690m)으로 가는 판타스틱한 길...3

나베가 2014. 4. 8. 08:00

 

 

하얀 설산과 붉은 단풍으로 물든 그 한 가운데로 야크와 함께 걷는 이 여인의 모습이 얼마나 판타스틱한 지....

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내 앞을 지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드디어 식구들이 모여 쉬고 있는 곳으로 갔다.

 

세상에~~

우리 대장님 표정좀 봐~

무엇이 저리 좋으실까.....ㅎㅎ

 

쿰부히말...로왈링의 험란한 여정은 이제 다 끝나고

비단 길 같은 곳만 남아서....대장님 조차도

이제서야 맘이 편안해진걸까~

아님...

그저 이 순간...

이곳...

천국에 앉아 쉬고 있음이

마냥 좋으신 걸까.....??

 

아니 아니, 대장님도 히말의 정령에 휩쌓여 어린아이가

된걸거야~

 

30여일을 이 어마 어마한 히말의 기운속을 걸었으니,

그 기운이 얼마나 세면

10년,20년,30년....

아니...

아예  그냥 소년이 되어버린것 같아~

 

아놔~

나도 그럼 소녀가 되어 있는거야??

아니지,

대장님보다 훨씬 젊으니까....그럼 어린이?? ㅋㅋ

 

에공~

나...

어린이 싫어욧~

 

다시 죽어라고 공부만 해야 하잖아~~

아니되어욧~~

히말라야에 언제 다시 오라구욧~~

ㅋㅋ

 

도루치를 안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손자를 안고 있는 모습같다.

아닌게 아니라

언제부터인 지, 대장님을 '할베'라고 부르며 귀염동이 짓을 하고 있다.

ㅎㅎ

 

 

 

 

아직도 해발고도는 4,000m 대인데, 벌써 바닥의 작은 나무들은 가을 빛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그러고 보니, 타메에서 텡보으로 올라올때 보던 가시 나무이다.

타메가 3,700m대이고 텡보가 4,350m 이니, 지금 여기와 그곳이 고도가 딱 맞는 곳이야~

와~~ 정말 신기하네.

 

그때도 하얀 설산과 어우러진 단풍이 얼마나 판타스틱한 지, 흥분에 휩쌓였었건만....

지금 여기서 또 똑같은 풍광을 만나니 더 흥분이 되는거야~

 

 

 

 

 

 

 

 

앞에 펼쳐진 거대한 산은 또 전혀 다른 세상같다.

하얗게 꼭대기를 덮어 쓴 만년설이 녹아 수없이 많은 실폭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아래로 미끄러지듯 좌악~ 펼쳐진 세상은 또 녹음이 짙은 대 평원같다..

 

 

 

 

 

 

 

 

 

 

 

좌,우 풍광이 색깔마저도 사뭇 다른 길에 홀리듯 걸어 얼만큼을 걸었는 지도 모르다가 느닷없이 거대한 직육면체의 바윗 돌을 만났다.

어디서 굴러 떨어진 걸까....

아님 그냥 수천 년 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일까....

이곳 사람들...당연히 이 예사스럽지 않은 돌을 그냥 놔둘리가 없다.

신령한 돌이라고...온 갖 타르초로 둘러치고 그 꼭대기엔 하얀 나뭇가지 형상물을 얹어 놓았다.

이곳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곳을 지나는 모든 트래커와 포터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을 터다.

종교를 떠나 겸허한 맘으로 나도 잠시 묵상을 하며 기도를 올렸다.

 

 

벌써 10월 24일이다.

이젠 트래킹 최고 피크 시즌이 된것 같다.

야르주로 내리던 폭설도 이젠 끝이 났으니,매일같이 트래커들이 몰려들고 있는것 같다.

 

 

 

 

 

 

 

 

 

 

 

와아~

이곳은 정말 신령한 곳인것 같아~

신기한 바윗돌이 또 있어~

이곳엔 라마스톤을 새겼네~

하얗게 덮은 만년설을 배경으로  한 기막힌 풍광이야~

 

 

 

주름진 설벽은 여전히 시야를 벗어나지 않고 있어~

정말 멋지군!!

 

 

 

 

 

 

이젠 광활함을 지나 좁은 계곡길로 들어서나 보다.

만년설이 녹아 흘러 들어가는 로왈링 강줄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갈라진 두 산의 높이가 얼마나 거대한 지...

그 끝을 보려면 고개를 바짝 쳐들어야만 했다.

여전히 하얀 만년설을 인 검은빛깔의 바위산과 울긋 불긋 단풍에 물들은 두 산이 막강하게 버티며 품위 유지 쌈을 하는것 같다. ㅋㅋ

그 높이가...

그 가운데로 난 길을 걸으며 보자니, 가위가 턱 하고 막힐 지경이다.

 

 

 

 

 

 

 

 

 

 

 

 

 

 

 

 

아유~~

이곳에도 이 파랑색깔의

초롱꽃 처럼 생긴 꽃이 있네~

 

고도가 비슷해지니,

이제껏 내가 보았던

식물들과 똑같아지고 있어~

 

갑자기 주마등 처럼 내가 걸었던

여정들이 스쳐 지난다.

 

처음 에베레스트 산군에 들어서

캉주마 탕보체 딩보체....를 걸으며

수없이 보았던 청보라색 초롱꽃...

 

오늘은

무려 900m 나 고도를 낮추며

걷는다.

아마도

온갖 종류의 야생화 천국을

만나지 않을까...

ㅎㅎ

 

*********************

 

정신줄을 놓고

야생화에 몰두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곁을 휘익 지나친다.

동물적 감각으로 쳐다보니,

왕다와 세르파-총바다.

 

고도도 계속 내려가고...

길 조차도 비단 길이니

이들이 할일은 이제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인 지...

내 켵을 휘익 지나치는 것이다.

 

아니, 그냥 보내면 안돼잖아??

이 풍광에서....

당근 카메라에 담고 보내야지~

 

멋지군!!

역시 총바...넘 잘생겼어~

근데 우리 왕다는 정말 반쪽이 되었어~

입술도 다 터지고....ㅠㅠ

그나마 언제 사입었는 지, 쿰부에서 패스를 넘을때 마다 얇은 쟘바 하나 입은 모습에 안타까워 죽을 뻔 했는데....

중고지만 두툼한 패딩을 입었어. ㅎㅎ

 

 

 

 

 

 

보기만 해도 싱그런 이 둘을 보내고 다시 천천히 걸었다.

이젠 좌측의 만년설산에서 흘러내리는 실 폭포가 훨씬 더 많아졌다.

검은 바위 산을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흘러내리니 그 모습이 더 장관이다.

와아~

 

 

 

 

 

 

 

 

 

 



Franz Peter Schubert (1797 - 1828) / Im Abendrot, D799
Gerold Huber, Piano

F.P. Schubert / Im Abendrot (저녁노을 안에서) / Bernarda F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