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58. 히말라야/환상적인 돌집..돌담의 향연...나가온(4,180m)...

나베가 2014. 4. 3. 06:34

 

 

 

 

 

한결같이 마중을 나와주는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이뻐서 잠깐동안 또 모델 놀이를 했다.

아니...

광활한 저 평원에 저리 도인 처럼 앉아있는데, 어찌 카메라를 들이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건 뭐....모델 놀이가 아니라 이미 카메라의 포커스가 되어 있다.

 

 

 

심심했을까....??

아니면 또 초콜릿 생각이 난걸까?? ㅎㅎ

도루치까지 나왔다.

 

저만치 보이는 환상적인 나가온의 모습에 반해서 카메라만 빼고 아예 배낭과 스틱까지 다 맡겨 버렸다.

스틱까지 든 도루치...

멋지게 포즈를 잡고 있는거다~

 

헐!! 이 녀석들...정말 모델들이 다 되었네~ ㅎㅎ

그러고 보니, 도루치...영락없는 소년 트래커 같아~ 멋져!!

 

 

헐~~

요녀석 봐라~

신이 났네~신이 났어~

다리위엘 냉큼 올라가서 또 멋진 포즈를 잡고 있는 거다. ㅎㅎ

 

 

 

 

 

 

 

 

 

 

 

한 바탕 모델 놀이를 끝내고

나가온으로 들어섰다.

 

세상에~~

거대한 바위 산에

꼭대기엔 하얀 눈을 인 채

그 아래로는

온 마을이 돌담 돌집이야~

 

그 돌담 안엔

마을의 귀한 보물인

야크들이 유유자적 하고....

 

좀 더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창들에 예쁜 문향을 그려넣은 모습이

흡사 티벳식 건물과

비슷도 하고...

 

정신 줄을 놓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한 카리스마 하는

야크들에게서도

눈을 뗄 수 없고...

예쁜 돌담과

돌집에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가기 다른 문향을 그려 넣은 창들...

지붕에 가득 얹어놓은 돌들과

처마 밑에 주렁 주렁 매달아 놓은

종자 열매....

마당에 뒹구는 독특한 히말라야 바구니들...

낡은 벽...

페인팅도 하다 만 낡은 문...

모든 것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포터들이 어디로 사라졌는 지...

감지도 못한 채

온 동네를 휘젖듯 한 바퀴 돌아서

겨우 우리 숙소로

찾아갔다.

 

 

 

 

 

 

 

 

 

 

 

 

 

 

 

 

 

 

 

 

 

 

 

 

 

 

 

 

 

 

 

 

  

 

 

 

 

 

 

 

 

 

 

 

 

 

 

어젯밤 결로를 막는다고 고어텍스 쟈켓 2개를 침낭위에 덮고 잤어도

그게 얌전히 올라 앉아 있을 리가 없다.

금새 밑으로 흘러내렸지.ㅎㅎ

 

축축해진 침낭을 쨍쨍한 햇볕에 말려 달라고 포터들에게 부탁을 했더니,

나즈막한 돌담위에 이쁘게도 펼쳐져 있다.

만져보니, 벌써 뽀송 뽀송 살아나서 침낭이 얼마나 두툼해졌는 지...

그것만으로도 입이 함박만 해졌다.

 

아니지,

나가온 마을의 기막힌 풍광에 빠져

이미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귀밑까지 올라가 붙어 있었어~ㅋㅋ

 

작은 롯지 앞에는 마치 그린 필드 마냥 계단식으로 평평하게 캠프 사이트가

잘 되어있어 그곳에서 잘 생각을 하니, 기분은 더욱 업되어 졌다.

 

 

 

 

그런데 뜻밖에도 오늘 캠프를 치지 않고 롯지에서 잔단다.

헐!!

"아니예요~ 저희는 캠프가 더 좋아요. 걍 여기서 잘래요.

대장님만 방에서 주무세요~"

 

사실, 대장님 경비가 빠듯하다는걸 알기에 그렇게 말한것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론 이런 곳에서라면 정말로 캠프에서 자는것이 좋기도 했다.

 

아무래도 장비가 우리보다 훨씬 허술한 대장님이 몸이 편찮으신것 같다.ㅠㅠ

 

어쨋든 오늘은 아이들도 허술한 텐트에서 자지않고 롯지 다이닝 룸에서 잔다니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아이들은 우리 둘이 잘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쿡들은 우리가 먹을 전투용 비빔밥을 비벼왔다. 

 

 

 

 

 

아~ 그거 있지~

로체 원정대팀에 가서 얻어와 꽁꽁 숨겨두었던 스팸...

아침에도 북어국에 달랑 간장 하나로 먹었는데, 늦은 점심도 전투용 비빔밥..

 

우린 스팸을 구워달라고 부탁하고는 단숨에 한 캔을 다 먹어치우는 호사를 누렸다.

 

그리고 아침에 싸가지고 갔던 감자는 아이들에게 주었다. 아이들도 점심을 먹지 못한 눈치다.

 

원래 네팔 사람들은 점심을 간단한 간식정도로만 먹고 하루 두끼를 먹는다고 한다.ㅠㅠ

이 힘든 일을 하면서...

 

그래도 이제까지는 세끼 다 주었거늘....ㅠㅠ

 

 

 

 

 

 

 

 

한 켠에선 일찌감치 도착한 외국인 트래커 두명이

햇살 아래 해바라기를 하면서 포커를 하고 있었다.

잘생기고 멋져서 자꾸 시선이 갔는데....ㅋㅋ

포커를 하고 있는 그들의 여유가 멋져 보이기까지 한다.

슬그머니 사진 한 컷을 찍었다.

 

그런데 이제까지 만난 트래커들과는 달리

눈 인사 조차도 안한다.

우리 꼴이 여엉 그랬나??

칫~

 

****************

 

점심을 먹고 텐트 속으로 들어가 짐을 정리했다.

그런데 텐트밖으로 푸리가 보이길래 불러서 초콜릿을 주었더니, 이를 눈치채고 아이들이 모두 내 캠프로 오는것이 아닌가~ ㅎㅎ

 

아이고~~

모두에게 초콜릿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다.ㅎㅎ

이런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한없이 가엽기도 하다.

그래도 이젠 위험한 고비는 넘겼으니 다행이다.

이제까지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걱정되고 안타까웠는데....

모두들 반쪽이 되고, 새까매진 얼굴에 입술은 다 터져 하얗게 일어났어도

한층 밝아 보이니 좋다.

 

골레에서 부터 푸리가 손가락 동상이 터져서 엉망이기에

계속 치료를 해주었던 터라 오늘도 불러서 또 치료를 해주었다.

심해서 대일밴드 정도로는 되지도 않는데, 다행히 내가 만약을 대비해서 준비해간 여러가지 연고와 붕대, 반창고가 이들을 위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지....

 

오늘은 아예 연고를 하나 통째로 주었다.

그랬더니, 순식간에 모두들 달려들어 터진 입술과 얼굴에 바르느라

정신들이 없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 얼굴이 정말 엉망이 되어 있다.

강한 복사열에 엷지만 화상들을 입은 것 같다. 

 

왜 그러지 않을까...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이 기나긴 로왈링 설국을 걸었으니,

비닐봉지로 발을 감싸봤자 금새 발은 다 젖고,

힘들으니 쉬면서 수도없이 눈을 손으로 짚을 수 밖에 없으니

허접한 장갑은 순식간에 젖어 버리고, 썬크림 조차 제대로 바르지 못한 채

그 강한 복사열을 받았으니....

 

비닐주머니란 주머니 모두 주고, 우린 오버트라우져를 입고 가져간 스패치는 그들에게 빌려주었어도

2개밖에 안되니...그 흔한 비닐봉지라도 많이 가져오지 않은 걸 얼마나 후회를 했는 지...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솔직히 장비를 다 갖춘 나 자신보다도 포터들의 안전이 늘 걱정되고 우려되고 심지어는 두려움까지 가졌던 것이다.

 

그래도 아직 여정이 남았긴 하지만, 끝까지 긴장을 풀면 안되지만...아직까지는 70세의 대장님을 비롯 우리, 포터,쿡들까지 모두 무탈하게 다니고 있으니 다행스러움을 떠나 천운이라고까지 느껴진다.

 

해발고도가 낮아져서 인 지, 포근함 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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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날 아침이다.

모두가 기분이 업되어 있는 듯....

고도를 계속 내려가는데다 날씨까지 좋아서인 것 같다.

 

너무나 근사한 이곳 나가온을 떠나기 전 모두 단체 사진 한 컷!!

 

오늘 목적지인 배딩은 로왈링 트래킹 중 가장 큰 마을이라고 하니, 뭐좀 사먹을 수 있을까??

먹고싶은 것 나열하기 게임은 여전히...

아니, 매일같이 진행형이다.

우리 아이들도 그럴까??

그래서 아이들도 모두 상기된걸까??

 

암튼 기대만땅...

 

 

 

 

Robert Schumann 
Kinderszenen (Scenes from Childhood) Op.15
어린이 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