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저 봉우리 이름이 뭐지??
아~
캉나추고의 꼭대기로구나~
초롤파 호수 끝으로 그림처럼 보이던 아름다운 봉우리....
마치 칼라파타르 오르면서 보이는 푸모리 모양새 같기도 하다.
ㅎㅎ
그나 저나 정말 물밀듯이 트래커들이 몰려들고 있네~
저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여태껏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나가온??
배딩??
이들이 걷는 로왈링 타시랍차 라는 우리가 걸었을때와는 그 느낌이 너무나 다를것 같아~
그래도
사진은 멋진걸 얻을 수 있을것 같기도 해~
하얀 설원에 마치 주인공이 나타난것 처럼말야~
색깔이 완전히 달라지잖겠어??
하얀 도화지에 트래커와 포터들의 형형색색 옷 빛깔이 입혀질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아무리 예쁜 빛깔을 입혀도 우리가 느낀 가슴 시린 감동은 절대 느낄 수 없을거야~
잠깐 들었던 욕심을 버리고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
세상에~
저기 포터들 좀 봐~
저 무거운 짐을 진채 발걸음을 멈추고
저 작은 성소에서 기도를 하고 있네~
그럴거야~
이 험준하고도 신령한 땅에 들어와
어찌 두려움이 없겠어.
무사 안전을 위해
저 작은 성소에서 조차도
무거운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간절한 기도를 올리겠지~
그래서
고지를 오르는 길섶엔
간절한 소망을 비는 돌탑들과
작은 성소들이 그리도 많은게야~
나도 이곳을 지나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과 같은 간절한 맘이 되어본다.
그러고 보니, 마치 이곳이...
저들과 우리가 완전히 다른 길로 들어서는 기점인 양 보인다.
화이트 필드와 그린필드....
험란한 여정과 비단길....
왠지 그럴것 같은 예감...
그러고 보니, 아까 아래에서 바라볼때 그림같은 풍광을 자아내며 꼭대기에서 쉬고 있던 포터들이 우리 아이들이었어~
ㅎㅎ
카북과 나가온...
기막힌 양쪽의 상반된 풍광을 감상하기엔 이만한 곳이 또 없다.
아이들 옆으로 배낭을 풀어놓고 앉아보니, 하얀 설원의 시작을 알리는 카북쪽과 깊은 계곡 끝 나가온이 기막히게 펼쳐져 보였다.
그 한 가운데 있는 우리 아이들은 그대로 멋진 모델....
그러면 또 화보촬영 들어가야지~ ㅎㅎ
화보 제목을 뭐라고 할까...
"리얼 히말라야...??"
그래~
그것도 괜찮은것 같아~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풍광은 오직 이곳...히말라야에만 있을테니....
포터가 없는 히말라야는 사실 있을 수 없다.
어찌 우리같이 나약한 사람들이 저 짐을 매고 이 거친 영험한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을까...
이제는
사진 찍는걸 즐기는 건 지,
자연과 동화된 건 지....
아이들의 포즈도
여간 자연스럽지 않다. ㅎㅎ
헐~~
그런데 아이들 얼굴 엉망된것 좀 봐~ㅠㅠ
까맣게 탄게 문제가 아니라,
약간의 화상을 입은 듯한게
피부가 엉망이야~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때 보다
정말 너무나 많이 말랐어~
쿵가도 펨파도 얼굴이 반쪽이네~
ㅠㅠ
에구~
도루치가 많이 힘이 드는가 보다.
카메라를 들이 밀어도 처음과는 달리 제대로 표정이 안나와~
만사가 귀찮은 듯한 표정이야~
얼굴도 안스러울 만큼 까맣게 탔어~
에구~ 초콜릿이 먹고싶어서 내 방 주위를 빙빙 돌던 저 애기가....ㅠㅠ
아이들이 짐을 꾸려 다시 떠났다.
나 역시 자리를 떠나 천천히 걸었다.
눈앞에 갑자기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까마득한 깊은 계곡 아래로 좌악 펼쳐진 광야가 또다른 가슴 시림을 느끼게 한다.
도대체 얼만큼 내려가야 저 깊은 계곡에 닿을까....
저 계곡에 닿으면 오늘 우리의 캠프가 있을까...??
끝없이 트래커들이 또 내 곁을 지나친다.
이들은 우리와 반대로
히말라야 표범이 사는 땅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그 여정을 마치고 하산하는 우리들과는
사뭇 표정도 달리 보여진다.
지금...
저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한 발자욱 한 발자욱
내 디딜때 마다
마음을 더 굳게 굳게 먹고 있을까....??
이미 아래에서 묶여있으며
타시랍차 라가 닫칠 만큼 폭설이 와 허리춤까지
눈이 쌓여있다는 소식은 들었을테니....
그 곳에 발을 내 딛고 있다는 도전에서 오는
희열과 두려움이 교차되고 있을거야~
잠시 멈춰서서
그들이 지나치는 뒷 모습까지
느껴 본다.
아니 그 다음 사람까지도....
조금 더 걸으니...
자그마한 수력발전소가 나왔다.
왠지...
저 까마득한 아래 동네-나가온까지 가면
전기 시설이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배터리 챠지도
프리일것만 같다.
하긴, 히말라야 자락 끝동네가
대도시인 카투만두 보다
전력 사정이 더 좋았던걸 감안해 보면
나가온에서의 배터리 프리 챠지를
충분히 기대해 보아도 될것만 같다는...
ㅋ~~
발전소를 지나
이제는 보기에도 아찔한 저 까마득한 아래 동네-나가온을 향해
발걸음을 내 딛었다.
이제부턴 한없는 내리막길을 걸어야 할 듯 하다.
하지만
보기에도 눈이 시원한 드넓은 광야로 향해 간다.
그러니 분명 그 곳을 향해 가는 길섶도 비단 길일게다.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하얀 설산을 못봐서 애를 태우고...
또 어느 순간 나타난 하얀 세상은...
색을 잃어버릴 정도로 끝없이 펼쳐졌어~
이렇게도 간사한게 사람이야~
그렇게 바라고...
금새 또 그렇게 힘겨워하고...
ㅎㅎ
이제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보일듯 하다.
하얀 세상도....
야생화와 얼음꽃이 만발했던 그런 세상도 아닌...
그렇다고 퍼어런 색을 갈라진 틈새로 드러내며 위압감을 주는
황량한 빙하도 아니고...
그냥 또 다른 행성??
모르겠어~
여기 까마득한 위에서 보이기엔 황량한 돌사막같기도 해.
하지만
이곳에서 깨달은게 또 있잖아~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니라는걸~
눈에 보이는게 정확하지 않다라는 것....
어쩌면 저 황량함 사이로 온갖 생물들이 또 피어나고 있을 지도 모르잖아~
암튼 기대만땅이야~
자아!!
가자!!
신세계를 향해....
멘델스존, 무언가(Songs without Words)
베네치아의 뱃노래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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