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광활한 평원과 너덜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다시 초롤파 호수와 가까워졌다.
마치 하늘 끝과 닿아서 뭔가 다른 세상이 짠~ 하고 펼쳐질 줄 알았더니.....
시간이 흐르니 또 구름이 몰려든다.
선명했던 캉나추고 머리를 어느새 구름이 다 뒤덮어 버렸다.
참으로 신기한 대기의 기운이야~
오후시간으로 옮겨가면 영락없이 어느사이 어디서 부터 몰려왔는 지 구름이 잔뜩 몰려와서 설산을 뒤덮어 버리니 말야~
그러고 보니, 바짝 마른게 어디 포터들 뿐인가~
연일 트래킹이 힘에 부치신 지, 전혀 음식을 드시지 못한 채 힘든 여정을 밟으신 대장님은 깡 마르고 새까맣게 타서 아예 본 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고...
나와 이풀도 고산이라 몸이 부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옷이 커져서 바지엔 두 주먹이 들어가고도 남고...
짝 달라붙어 조금이라도 살이 붙으면 입지 못하던 셔츠가 흐늘 흐늘 주름이 질 정도다.
해발 5,000m대에 오르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고 했는데, 평소 산행때 먹는거의 반도 못먹으며 벌써 24일 트래킹째니, 그럴만도 하지~
그래도 지방은 싸악 빠지고 근육량은 늘어서 몸은 아주 탄탄해 진다는....ㅎㅎ
호수 전망이 기막힌 넓직한 바위에서 잠시 쉬었다.
아!! 그런데 이게 뭐야~
뜨거운 햇살에 녹아내린 눈 사이로 형형 색색의 이끼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로지 하얀색만이 허락될것만 같은 이 설국의 나라에서 너무나도 선명한 노랑,주황빛의 향연이라니....
정말 보석처럼 이쁘네~~
아직은 트라카딩 빙하를 빠져나온것이 아니어서 초롤파 호수를 끼고 걷는 바위 너덜길은 여간 험하지 않았다.
자칫 스틱이 바위 사이로 푹 빠지기라도 하면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기때문에 정말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걷지않으면 안되었다.
크램폰을 신고 걷기엔 바위 너덜길이 너무 험하고....
아이젠도 없이 걷자니, 골레와 타시랍차 페디 오를때 처럼 여간 힘을 빼앗기는게 아니었다.
한참을 걷다가 뒤돌아 보니, 우리가 지나온 길이 기가 막힌다.
하얀 도화지위에 팬으로 꼬불 꼬불 길을 그려넣은것 처럼....실처럼 가느다란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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