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라닥 짚사파리 (2013.7)

2.라다크로 가는 길목-심라(Shimla 2,205m)...200년 된 고성호텔 .....

나베가 2013. 9. 22. 06:00

 

 

 

 

 

심라 가는 길목에 만난 제법 큰 과일 시장....

여행중 만나는 과일가게 만큼 반가운 일이 또 있을까....

당장 차를 세우고 우리는 과일을 사기위해 내렸다.

 

주렁 주렁 메달린 바나나는 과일가게의 감초와 같아 멀리서도 발길을 끄는 주 모델이다. 가까이 다가서니 망고를 비롯한 처음 보는 과일들이 눈을 호사시킨다.

가장 먼저 산건 당근 망고다. ㅎㅎ

집에 가서 생각나지 않도록 실컷 먹고 가야징~

ㅋ~

 

 

심라까지 가는 길의 풍광은 이제까지 내게 심겨진 인도의 풍광하고는 전혀 다른 풍광이었다.

복잡하고 지저분함과는 거리가 먼....

굽이 굽이 산능선 자락까지 빼곡하게 자리잡은 마을 풍광은 푸르른 녹음과 어우러져 기막힌 풍광을 자아냈다.

더우기 물안개에 휩쌓이기까지....

마치 인도의 또 다른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제법 부촌이라는 느낌이 드는 마을 어귀로 들어섰다.

깍아지른 듯한 높은 산능선으로 나 있는 길섶엔 수백년이나 된 듯한 고목들이 쭉 쭉 뻗어 솟아있고,

그 사이 사이로 비치는 풍광들은 탄성을 지를 만큼 매혹적이었다.

이 주변의 집들은 모두 부자들의 별장 처럼 보였다.

그 속에 우리의 숙소....200년이나 된 옛날 고성을 호텔로 개조한  멋진 호텔이 있었다.

역시 숙소 입구도 예사롭지 않다.

 

 

 

 

2년전에 바이크 투어로 이곳에 한 번 왔던 적이 있던 이 화백 왈...

호텔이 너무 오래되어서 복도를 걸으면 삐거덕 소리가 난다고...

그래서 밤엔 정말 무섭다고....

 

"우와~ 그래??

그러면 우리 밤에 귀신놀이 하자.

내가 기인 머리 풀어 헤치고 하얀 옷 입고 복도 끝에 서 있을께...ㅋㅋ"

 

그렇지만 너무나 낭만적인 멋진 호텔이라고...

그래서 이번에도 꼭 이 호텔에 머물자고 대장님께 부탁했다고....

 

칼카까지 오는 동안 열차에서 들은 말들이 조금도 무색하지 않게 호텔 경관은 낭만적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밤에 귀신놀이는 할 수 없었다.

그 사이 호텔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했기때문이다.

아름다운 외관과 더불어 깨끗한 실내까지....

분위기는 너무나 좋았는데 한켠에 드는 섭한 마음은 무엇일까....

귀신놀이을 못해서??

아님, 200년이나 되었다는 고성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서??

 

어쩌면 둘 다 였을 지도 몰랐다.

 

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창문을 활짝 여는 일이다.

동화속 창 마냥 자그마한 하얀 나무 덧창을 여니 아름 다운 밖의 풍광이 그대로 방안으로 들어온다.

 

음악을 틀고...

커피를 내렸다.

강릉의 테라로사에서 직접 주문해서 사온 커피...

방안 가득 퍼지는 커피 향이 기가 막혔다.

아~~~ 커피 향이 이렇게 좋을 수가.....

완벽하군!!

 

 

 

  

 

  

 

 

 

 

 

           

 

 

     

 

    

 

 

커피를 마시고 내려가 호텔 뜨락을 걸었다.

약간은 운무에 휩쌓인 풍광이 더없이 분위기를 돋구었다.

마치 공주가 되어 뜨락을 산책하고 있는 듯한 느낌??

아~ 아니지, 나이가 몇인데...ㅠㅠ 왕비라고 해야 어울리지~

 

 

 

 

 

 

 

 

 

 

 

 

 

 

 

 

 

 

 

 

 

 

저녁이 되니 다시 비가 내렸다.

그래서 밖에 나가서 먹으려던 저녁을 그냥 호텔에서 먹었다.

근사한 길을 다시 한 번 드라이브 하며 심라 시내에 나갈 기회를 잃어버린건 쪼끔 아쉽기도 했지만.

근사한 호텔식을 먹는것 또한 나쁘지 않다.

대장님 출혈이 커서 그렇지....ㅎㅎ

 

그러고 보니.

호텔이 리모델링이 되지 않았더라면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 귀신놀이 했으면 정말 딱이었는데...ㅋㅋ

 

나이가 먹어도 짖궂은 장난끼가 발동하는 건 어쩔 수 없는거 같다.

이런 맘을 먹을 수 있는것도 가족같은 팀 구성원때문이기도 하지만...

 

암튼

우린 실행에 옮기진 않았지만

말로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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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약속시간에 맞추어 호텔 뜨락으로 나갔다.

일찌감치 일어나 이 근사한 동네를 산책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아!!

근데 왠지 비가 올것만 같다.

헐~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방에 다시 올라가 우산을 들고 우린 호텔을 나섰다.

쭉쭉 솟아오른 가로수 길을 걷는 우산 속 여인들...

그 뒷모습이 차라리 멋지다!

 

 

 

 

 

 

 

 

 

 

 

 

 

 

 

 

사람이 사는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우거진 숲 사이를 들여다 보니, 사방에 원숭이다.

아~~

비가 와서 사진이 좀 아쉽긴 했지만, 비오는 새벽 길을 산책하는 일은 너무나 낭만적 이었다.

더우기 원숭이까지  함께 해주니....

 

 

호텔에 들어서니, 살살 뿌리던 비가 멈추었다.

우린 호텔 뜨락에서 모델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복한 시작이 아닐 수 없다.

 

 

 

 

 

 

 

 

 

Bandari [1998 Heaven Blue] - 03 Endless Horiz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