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매혹적인 북한산과 도봉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 서울, 경기권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수없이 북한산과 도봉산을 올랐어도 여전히 처음 맞는 풍광처럼 그 아름다운 자태에 탄성이 터진다.
탄현으로 이사를 가신 가브리엘 형제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탄현성당에서 북한산 포대능선을 타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는....
당연히 오케이 였다.
당장 다음달 초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로 떠나는데 한 시라도 시간을 내서 체력훈련을 쌓아야만 했기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항상 질투와 시기를 부리는 심술꾼이 등장을 하게 마련인가 보다.
산행을 약속한 날....
서울엔 영하 10도가 넘는 한파가 몰아쳤다.
주섬 주섬 등산준비를 하고 있는 나를 보고 남편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한 마디 한다.
하필 이렇게 추운날 무슨 등산을 간다하냐고...
"자기야~ 나...며칠 뒤면 히말라야 갈 사람이야~
이깟 영하 10도의 추위가 무서우면 어찌 히말라야에 갈 수 있겠어~. 이런 날 더더욱 훈련을 쌓아야지~ 걱정 마세욤.ㅎ~"
걱정하는 남편을 뒤로하고 되려 약간은 흥분된 맘으로 탄현성당 팀과 합류를 했다.
헐!!
10명 남짓 일행들 중에 여자는 오직 나뿐....
추위때문에 여자 회원들이 모두 포기를 해서 그렇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처음 만났을 뿐만아니라 홍일점인 내게 쏟아지는 그 친절함이 과분할 정도다. ㅎㅎ
걱정하지 말고 천천히 걸으라고....
아닌게 아니라 오늘 우리가 탈 북한산 코스는 암릉과 기암괴봉이 어우러지는 도봉산 산행의 참맛인 포대능선이 아니던가!
그 이름과 명성만큼 분명 험란함과 힘듦이 도사리고 있을게 뻔하니 걱정해줄 만도 하다.
더우기 날씨도 영하 10도가 넘으니 산 정상에 올라 바람까지 불어재끼면 체감온도는 엄청나게 떨어질 테니까 말이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아직도 까마득한 계단길의 연속이다.
나는 원래 오르막을 잘 타서 그리 힘든 줄 모르고 쉬지않고 걸어 올랐다.
그래도 건장한 남자들이라고...ㅋㅋ
연약하고(?) 쬐끄만 여자가 쉬지않고 오르는데 차마 뒤로 처질 수가 없었는 지,
끝내 아무말 않고 열심히 따라 오르시더니...
결국은 누군가가 소리를 쳤다.
" 자매님, 그만 좀 쉬면서 가요~"
ㅋㅋ
도봉산의 등산로 수십가닥을 조합해서 묶으면 100개 이상으로 엮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핵심이라면 바로 이 포대능선길 이란다.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739.5m)에서 북쪽으로 뻗은 이 능선은 중간에 대공포진지인 포대가 있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포대능선은 날카로운 암릉을 거의 수직으로 쇠줄을 잡고 오르내리며 암릉을 타는 바위 맛이 짜릿하다.
운동이나 등산을 별로 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 능선을 준비없이 타고 나면 아마 며칠 동안 팔이 아파서 꼼짝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내가 처음 등산을 시작했을때 북한산을 타고나면 다리보다 팔이 아팠던 것 처럼....ㅋㅋ
능선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이 포대능선의 장관앞에서 누가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너나 할거 없이 카메라폰 꺼내들고 사진찍기 들어갔다.
정말이지 도봉산 최고봉인 자운봉을 비롯해서 만장봉, 신선대, 선인봉의 정상의 암봉들이 마치 병풍을 두른 듯 뾰족 뾰족 솟아있는 장관을 보고 있노라면
영하 10도,20도의 추위도 못느낄 정도다.
Max Bruch / Kol Nidrei Op. 47
'국내여행 >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4월/ 유채꽃을 찾아 추읍산에 가다/성모 산우회 (0) | 2013.04.02 |
---|---|
2011년 12월...북한산 포대능선을 타다/탄현성당 식구들과...2 (0) | 2013.04.02 |
2012년 3월 / 강화도 해명산& 상봉산/성모산우회 (0) | 2013.04.01 |
3.생애 최고의 설경/무등산 종주3(서석대 전망대-중봉-증심사) (0) | 2013.01.19 |
2.생애 최고 눈꽃산행/무등산 종주(장불재-입석대-서석대) (0) | 2013.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