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산....

2011년4월/ 유채꽃을 찾아 추읍산에 가다/성모 산우회

나베가 2013. 4. 2. 14:04

성모산우회에 벙개 공지가 떴다.

이름하야 양평 추읍산으로 산수유 축제에 가자는 거다.

 

헐!!

양평에서 산수유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그럼 가야지, 나이에 맞게 이젠 꽃보러 다니는 거야~ ㅋㅋ

 

젊은 시절엔 봄이 되면 빠글머리의 여인네들이 꽃축제를 찾아 관광버스 나들이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그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촌스러운것 처럼 느껴졌었다. ㅋㅋ

그런데 세상에나~~

어느날부터인 지....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만 보면 이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깜작 놀랐다는 거다.

아!! 이젠 장미꽃 보다 이런 들꽃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축제의 꽃들이 이쁘니....이젠 나도 중년 아줌씨???

아아악!!

 

 

봄 나들이 산행답게 옷차림과 가방도 가벼웁게 매고 출발...

중앙선을 타고 원덕역에서 하차해 추읍산을 향해 걸었다.

얼굴에 스치는 봄 바람이 따사로운게 기분좋아 발걸음도 가볍기 그지없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은 반쯤 스러진 채 그대로 있는 갈대숲 때문에도 아직은 늦가을의 정취마저 풍겨주고 있었다.

그래도 초록빛 강물 건너 산 자락은 어느새 빼곡한 나무줄기에 물이 올라 가득함을 느끼게 한다.

 

 

 

등산로 입구에 다달았을때 출발 인증 샷 하나 날려주고....ㅋㅋ

 

 

부부가 함께 왔으니 이 분들은 단독 촬영 따로 한 컷....ㅋㅋ

 

 

 

어느 정도 걸으니 가파른 오르막 길이 나타났다.

근사하게 생긴 소나무 등걸이...사진 한 컷 찍고 가라고...그리 말하는 것 같아서 우린 또 발걸음을 멈추고 촬영....ㅋㅋ

 

 

나즈막한 동네산이지만 추읍산 정상까지 오르는 오르막은 수월찮이 가파랐다.

그래서 인 지 등산로가 나름 지그재그 길로 되어있다.

그래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위를 바라보거나,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빼곡한 나무들 줄기 사이로 나 있는 지그 재그 길이 근사하다.

 

 

 

 

ㅋ~

벌써 동네가 저 만치 아래로 좌악 펼쳐 보여진다.

정상이 분명 가까워진 것이다.

 

 

 

ㅋ~

벌써 정상이닷!!

정상 인증샷 한 방 날리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펴고 점심상을 펼쳤다.

 

 

 

5명이 싸온 도시락 반찬이 각양 각색 진수성찬이다.

막걸리로 건배 샷 또 날리고....

신나는 봄 소풍의 도시락 만찬을 즐겼다.

 

 

이제 꽃 찾아가야지!

근데 산수유 축제는 어디서 열리고 있능겨~~

당췌 산수유는 보이지도 않는구먼~ㅠㅠ

 

얼만큼을 내려왔을까...

거의 동네 어귀까지 내려와서야

드디어 노오랗게 피어있는 산수유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가 기대한 만큼 산수유는 흐드러지게 피어있지 않았다.

겨우 이제 노오란 꽃망울을 하나 둘씩 터뜨리기 시작하는 정도....

꽃보다는 앙상한 나무줄기가 더 눈에 띄는 ....

 

아아~~

담주에 왔어야 했는데....이게 뭐야~~ㅠㅠ

우리 담주에 여기 한 번 더 올까요??

 

 

 

 

우린 동네로 들어와 길을 걸었다.

동네는 그래도 제법 산수유 꽃망울을 틔어 노란빛을 느끼게끔 해주었다.

길가 마다 가로수 처럼 심어져 있는 산수유가  허름한 시골 집과 어우러져 나름 운치를 주었기도 하고....

 

 

 

 

 

 

 

 

제법 규모와 시설을 갖춘 한우 농장이 눈에 띄었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소들을 보자니 감동이 앞선다.

그도 그럴것이 이때는 온 나라가 구제역이 돌아서 마치 우리나라 땅 반이 동물들로 묻혀있게 되지 않을까...우려의 목소리가 한창일 때였으니까...

근데, 이곳은 어찌 이리 소들을 건강하게 잘 키워냈을까....

따사로운 햇살과 맑은 공기때문일까??

아니, 농장주의 부지런함과 엄격한 관리때문??

암튼 이 건강하게 살아남아 있는 소들이 얼마나 다행으로 보여졌는 지....한 참을 이 농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

그러나 이렇게 여유자작을 떨때가 아니었어.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어선것 같다는....

그래도 걷다보면 버스정류장이 나오겠지...위안을 삼으며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아!!

그러나 걸어도 걸어도 버스 정류장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 겨우 버스정류장이 나오긴 했지~

그러나 시골 마을 버스가 몇 시간마다 한 대씩 오는 지....

그게 당췌 알 수가 없다는 거지.

우리가 추읍산 정상까지 올랐다가 내려온 시간 보다도 더 많은 시간이 흘렀다.

아스팔트 길을 그리 오랜 시간을 걷노라니, 발바닥에선 불이 나고 갈증과 함께 온 몸이 지쳐오기 시작했다.

 

작전을 바꿔야 했다.

이리 그대로 가다간 누군가 한 명은 쓰러질것만 같았다.

 

지나가는 차를 세워보자!!

ㅋ~~ 작전 성공!!

 

 

마침 우리가 얻어 탄 차가 승합차라서 우리 6명이 너끈히 탈 수가 있었다.

우리가 길을 잘 못 들어선 이야기와 주말마다 이곳에 와서 파티를 펼치며 보낸다는 럭셔리한 차 주인장의 이야기 꽃에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양평역까지 왔다.

우리는 잠시 또 흥분했었다.

이 주인장의 주말 파티에 어찌 합류해볼까....하고...ㅋㅋ

 

흐드러진 산수유는 못 보았지만,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아래 자리하고 있는 더없이 평화로운 시골 마을 길을 걸은 지라...아쉬움은 없었다.

오늘 발바닥이 아플 정도로 알바 산행을 오래했지만...

그래도 이 추억이 또 훗날엔 한 바탕 웃음을 줄테니

또 그런대로 의미있는 나들이가 아니었나...싶은거다.

 

더우기 양평역에 펼쳐진 시골 장터에서 이것 저것 구경도 하고 나물과 말린 묵등...반찬거리들도 사고...

맛있는 쭈꾸미 볶음과 해물 파전, 그리고 막걸리 한 잔까지 건아하게 했으니....

 아주 단촐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즐거움을 가득 채운 벙개 산행이 아니었나 싶다. 

 

참!!

이게 다가 아니었지~

여기서 양평 전철역이 바로인 줄 알고 여유를 부렸다가 기차 시간이 임박해 정말 미친듯이 뛰었다는게 아니겠어~

글쎄...상당히 괜찮은 100m 신기록이 나오지 않았을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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