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산....

금오산/2013.3.30 /하나 산악회

나베가 2013. 4. 5. 18:47

코스 : 매표소 -대혜문 -대혜폭포-해운사 -할딱고개- 정상(현월봉)- 약사암 -마애보살입상 -철탑 -할딱고개- 대혜폭포(명금폭포) - 매표소주차장

 

 <여기 올린 사진은 까페에 회원들이 올린 사진들을 가지고 편집한 것입니다.>

 

 

지난 주 계룡산에 갔을때는 날씨가 너무 좋았어서 산행을 하는데 더위를 느낄 정도였었다.

 

그렇담 이번 경상도 구미의 날씨는 어떨까...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알아보아도 늘 옷을 어떻게 입고 준비를 해가야 할까....망설여 지는건 여전하다.

어쩌면 그만큼 옷이 산을 타는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후훗~

지난 주와 일기예보 날씨는 비슷하지만,

그래도 경상도 지역이잖아~

훨 따듯할거야~

좀 더 가볍게 입고, 가볍게 준비해 가는 거야~ㅎ

 

항상 출발 전에는 가장 가볍게 배낭을 챙겨가리라 맘을 먹지만, 이것 저것 준비하다 보면 왜 이렇게 배낭 무게가 무거워 지는 지....ㅠ

 

 

 

 

어젯 밤도 예술의 전당에서 서울 시향과 피아니스트 손열음 공연이 있었다.

몸에 250CC모터를 달고 움직인다 해도 오늘 밤도 최대 2시간 남짓 밖에는 잠을 잘 수가 없다.

헐~~ 

 그런데 남편에게서 문자가 날아왔다.

 

"기름값 얼마 줄텨??"

ㅋㅋ

"원하는 만큼 다~~ 줄껴~"

 

우리는 이렇게 가끔 야간 데이트를 즐긴다.

데릴러 온다는 의미보다는 그야말로 야밤 데이트다.

가끔은 심야 먹을 거리를 찾아 폭식을 즐기기도 하고, 그대로 먼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암튼...오늘은 내일 산행이 있어 야밤 데이트가 음악을 들으며 한강의 야경을 즐기는 데서 그쳤지만,  남편이 예술의 전당까지 마중을 와 준 덕택에 1시간여의 시간을 벌었다.

 

그런데 이게 또 나의 문제다.

시간 계산을 해서 뭔가 꼭 채우는 습성...

그만 일찍 씻고 잤으면 좋으련만...

지난 번 싸가지고 간 '단호박 고구마 샐러드'를 모두들 맛있게 먹던 생각이 나서....

그리고 오늘은 히말라야 동지 작가 전시회에 가기로 한 날이라서 오전부터 주욱~외출한 지라

미처 못한 집안 일까지 .....

 

샐러드와 이것 저것 반찬까지 하고 나니, 오늘도 여전히 새벽 2시....

아아악!!

 

 

긴장을 한 탓일까...

몸에 알람기능이 인지되어 있는 걸까...

여지없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조용히 준비를 마치고, 식구들이 깨지 않도록 살금 살금 집을 나섰다.

지난 주만 해도 조금은 쌀쌀함이 느껴졌던 새벽 바람이 상큼하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나와 여유롭게 주변 헤철도 해가며 식구들과 오늘 산행의 안전을 위해 묵주기도를 하면서 공원 길을 걸었다.

건강이 내 온몸을 왕성하게 돌고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들면서 상쾌함이 온 몸을 감싸온다.

아!! 좋다!!

 *************

 

버스를 타 반가운 얼굴들과 해우를 한 다음 여전히 똑같은 행동...

조금이라도 더 자볼까....안대를 하고 잠을 청했다.

구미까지는 꽤 거리가 있으니 피곤이 풀린 만큼 잠을 오락 가락 즐길 수 있겠다.ㅋ~

 

신기하게도 도저히 잠이 들것 같지 않은데도 버스가 어느사이 휴계소에 도착해 있는걸 보면 참 잠도 잘 드는것 같다. ㅎㅎ

모닝 커피도 마실겸,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하려 휴계소로 발걸음을 떼었다.

허허벌판에 자리하고 있어서 인 지 항상 휴계소의 바람은 차다.

 

'오늘 옷을 너무 얇게 입고 왔나??' 잠깐 불안감이 스친다.

지퍼를 까지끝 올리고 우유를 한 개 사가지고 버스에 탔다.

아침으로 레몬 디 톡스 선식을 한 포 우유에 타서 마시고 슬슬 등산 준비를 챙겼다.

 

 

  

<대혜폭포에서...

 올해 그렇게도 눈이 많이 왔거늘 벌써 다 흘러내려간 걸까...폭포 수량이 실낱 같다.ㅠㅠ>

 

 

 

버스는 금새 구미시내로 들어섰다.

 

"헐~~이게 뭐야~ 꽃이잖아~@#$"

믿을 수 없을 만큼 도로옆 개나리는 노오랗게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가로수로 심겨있는 벚꽃 꽃망울도 정신없이 터트리고 있었다.

와아~~

탄성과 함께 갑자기 내 온몸을 감싸며 달려드는 더위.....ㅋㅋ

 

단체 인증사진을 한바탕 찍고 정상지점인 현월봉을 향해 출발했다.

시작부터 오르막 나무 계단이다. 시선을 끄는 계단 끝에 그어져 있는 초록색 선을 따라 계단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대혜폭포다.

한바탕 사진 찍느라 여기 저기서 포즈잡느라 난리다. ㅋ~~

제법 높은 바위위에서 떨어져 수량이 많았다면 볼만했을 텐데...수량이 너무 적어서 ....

아니, 올 겨울에 그렇게도 눈이 많이 쏟아졌건만, 이렇게도 수량이 적다니....

 

이제부터는 깔딱 오르막이다.

그런데 이름이...늘 우리가 말하는 깔딱고개가 아니라 '할딱 고개'다.

정말 오르느라 헉 헉 거리는 그 힘듦이 그대로 느껴지는 재밌는 의성어에 그만 함박웃음이 터진다. ㅋㅋ

 

어느정도 올랐을까....멋진 뷰 포인트가 시야에 펼쳐졌다.

'모....생각보다 그 힘듦의 강도가 적은걸~ '하고 느끼는 순간...그 옆에 있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정상까지 이제 1단계 지점입니다." ㅋㅋ

정말 이 또한 재밌는 표지판이 아닐 수 없다.

 

 

 

어쨋거나~ 정말 구미시가 한 눈아래 좌악~ 펼쳐지는 것이 오르느라 힘들었던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싸악 씻기는 기분이다.

 

"와아~ 구미에도 도심 한 가운데 제법 큰 호수가 있네~ 아주 멋진걸!

 이런 곳에서는 당근 모델 놀이를 해야하는 겨~~ㅋㅋ"  

 

 

"헐! 근데 나...왜케 많이 찍은 겨~

 모델 놀이 엄청 했구먼~" ㅋ~

 

사실 올라오면서 딱히 사진 찍을 만한 곳이 없었다.

대혜폭포 이후로 처음 맞은 이 멋진 뷰포인트에서 오르막 내내 못찍은 사진...본전 다 뽑느라고...ㅋㅋ

 

 

 

 

 

 

다시 오르막 2단계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조금 고지가 높다고 나뭇잎 사이사이로 얼음덩이가 보인다.

앞선이가 뒷 사람들에게 소리를 쳐 준다.

'바닥이 얼어있으니 조심하라고....'

혹여라도 밑을 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 경고를 알리는 것이다.

사실 젖어있는 나뭇잎만으로도 충분히 미끄러질 위험이 높은데, 오르막 길 그 밑에 얼음바닥이 보일땐 더욱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글쎄....3단계까지 있었나??

할딱고개가 주는 그 느낌만큼 정상 현월봉까지 오르기에 크게 힘든 코스는 아니었다.

어느새 몰려들었는 지, 금새 정상엔 사람들로 북적였다.

당연히 저 정상석을 차지하고 인증 사진을 찍는데도 재빠른 행동이 필요했다.

 

 

 

 

 

 

  

 

  

 

 

 

이제 점심을 먹어야지~

현월봉 바로 밑에 넓다란 헬기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내려가는데...오를땐 보지 못했던 멋진 뷰 포인트가 시야에 들어온다.

"와우~ 멋진걸!"

그냥 내려가는 사람들을 불러재켜 한바탕 또 모델 놀이 들어갔다.

오르면서 워낙에 딱히 사진 찍을 곳이 없었으므로 이 또한 모두들 흥분해서 마구 마구 포즈 잡고 앉았다. ㅋㅋ

이 동지하고도 찍고, 저 동지하고도 찍고...독사진도 찍고....

바위 사이에서도 찍고...

바위 위에서도 찍고....

위험 천만인 낭떠러지 바위 위에서도 찍고....ㅋㅋ

 

 

 

 

 

백두대간 팀을 이끄시는 대감님이시다.

이름이 대감이시다 보니, 어찌나 하늘같이 높은 분 처럼 보이는 지....

이참에 이 영광스러운 분 팔짱도 한번 끼어봐??

아니, 하늘같이 높은 분을 대하는 태도가.....감히....ㅋㅋ

 

 

 

 

 

 

 

뭐여~ 이 언발란스한 포즈는...

이렇게 완전 서로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는 줄은....ㅠㅠ ㅋㅋ

"카메라 맨님...이렇땐 말씀을 해 주셔야 하는 거예염~ 이게 뭐예염~~ㅋㅋ"

 

 

아이리스님과 난 신바람이 났다.

둘 다 다람쥐띠 인 지....바위에 올라앉아 내려올 줄 모르고 히히낙낙...연속 촬영이다.

 

 

 

 

 

 

정말 위험한 낭떠러지 절벽 끝에 섰다.

겁없는 이 못말리는 녀자.....ㅋㅋ

 

 

하지만 보고는 누구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치명적 유혹의 장소...

급기야 우리 일행들은 이 작은 공간에 모두 모여들어 서로 꽁꽁 부여잡고 엉겨 붙어 단체 사진을 찍어냈다.

와우!!

 

 

 

 

 

 

아!! 나 또 위험한 짓 했다.

그 아래 마지막 절벽에 한 발 내려 선 것이다.

사방에서 위험하다고 소리치며 말려댄다. ㅋ

결국 한 다리만 내리고 ...찰칵!! ㅋ~~

 

 

 

 

 

우리의 이런 모델놀이가 무척 재밌고 멋져 보였는 지, 어느 새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저 자리를 노리는 대기자가 줄을 이었다. ㅋ~

 

'우리도 한 컷 찍어주세요!'

 

아놔~ 나는 이 사람 저 사람 사진을 찍어주느라 식구들이 다 내려가도록 이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뒤늦게 헬기장으로 내려오니,

한 팀은 벌써 점심 만찬을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중이다.

 

나도 자리를 잡고 배낭속에서 점심 도시락을 꺼내 펼쳤다.

와아~~

배낭에서 쏟아져 나온 먹거리들은 그야말로 푸짐한 한정식 차림....

시골에서 직접 담궈 가져온 된장쌈과 푸짐한 상치쌈은 그중에서도 당연 인기였다.

 

온갖 종류의 김치와  나물과 마른 반찬들...

나도 밤 12시 넘어 만들어 온 단호박 고구마 샐러드를 펼쳐내고....

반찬과 과일도 꺼내고....

 

헐~

그런데 구입해서 오늘 처음으로 개봉한 

난다신님의 조리기구가 여엉 말을 안듣는다.

헐값으로 이 자리에서 이 기구를 처분할까...

온 갖 유머가 이 조리기구때문에 터져 나왔다.

맛난 먹거리들 속에 피어난 이 유머는 속이 상한게 아니라 마치 웃음 제조기인 양 우리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그런데 포기했던 이 조리기구가 뒤늦게 작동...마침내 떡국이 끓여지자 마치 별세상 음식인양 모두들 달려들어  한 숫가락씩 떠 가는 바람에 정작 주인장은 국물만...ㅠㅠ

이 조리기구와 씨름하느라 주인장은 아무것도 못 먹었는데....ㅠㅠ

 

난다신님은 이 풍성한 만찬에 결국 디저트로 낸 떡으로 끼니를 때웠다는 슬픈 얘기 탄생.ㅋㅋ

  

 

점심을 먹고 하산 시작...다시 할딱고개를 지나 대혜폭포쪽으로 원점 하산...

바닥이 얼어있던 곳을 조심 조심 지나 그 다음부터는 비교적 편안한 길을 걸었다.

맛있는 점심으로 배도 두둑히 불러와 기분도 좋은데, 걍 내려가기가 왠지 섭하다.

어거지로 뷰 포인트를 찾았다고나 할까....ㅋㅋ

아놔~ 그래도 굉장히 높은 바위였는데....그 높이는 하나도 안나왔어~ㅠㅠ

그래도 축 축 늘어져 복잡하게 뒤엉켜진 나무줄기가 나름 괜찮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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