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산....

계룡산 종주-1/장군봉~신원사까지 /2013.3.24/함지박 산우회

나베가 2013. 4. 6. 18:35

 

이젠 어느정도 등산에 나름 관록이 붙어서 겁없이 연속 산행을 신청하기도 하고,

어느 산악회나 쉽게 문을 두두릴 수 있게까지 되었다는....ㅎㅎ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함지박 산우회야 말로

내겐 감회가 새로운 산악회다.

산행을 전혀 해보지 않고 그저 산에 가고싶은 나였을때는 그저 가입해놓고 이제나 저제나 갈 수 있을까...

눈치만 살피다가 어느날 강퇴당했던...

그 산악회의 지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그런 무시 무시하기만 했던 일반 산악회에 들어와 어제도 왔던 산을 오늘 또 코스가 다르다고 달려드는 수준까지 올랐다.

 

아놔~ 나 히말라야에 발을 디딘 사람이잖아~ㅎㅎ

 

<이곳에 올린 사진들은 까페에 올라온 사진들을 다운받아 편집한 것들이다>

 

 

 어제 산행코스도 짧고 거리도 가까워서 일찍 집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은 무서워서 여전히 밤 12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잠이 들어 똑같이 2시간여를 자고 집을 나섰다.

 그러다 보니, 왠지 모를 긴장감이 돌긴한다.

 

이럴땐 믿는 두둑한 빽이 또 있잖아~ㅎ

기도를 두배로 강하게 하면서 공원길을 걸었다.

버스에 오르니, 이제 겨우 두번째 산행인 이 산악회에서 아직은 모든게 낯설기만 한데, 우리 성모산우회 수석가이드님 이시며 이 산악회의 산악대장인 바오로 형제님이 활짝 웃으며 반겨준다. 

구세주가 다름없다. ㅎ

 

 날씨가 많이 따듯해졌지만, 버스에서 잠이 오락가락 할때는 여전히 몸에 한기가 드니, 담요 한 장 덮어주는건 내 몸을 위한 센스다.ㅋ

그렇게 졸다보니, 버스가 섰다.

다름아닌 아침식사 시간....

이 산악회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아침 식사를 준다는 것....ㅋㅋ

 

휴계소  뒷편에 버스를 세우고 그 뒤에다 아침식사상을 차려놓으면 일행들은 서서 간단히 아침을 먹는 것이다.

김밥이나 떡 등이 아니라 진짜 밥을 준다.

오늘 메뉴는 '오징어 콩나물 김치국'에 밥이다.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해장국이라고나 할까...김치도 맛있고...

버스에 오르면 인스탄트 커피도 한 잔 타서 마실 수 있다. ㅋ~

 

든든하게 아침도 먹었고, 이제 목적지가 다와가니 슬슬 등산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도착하자 마자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치고 곧바로 등산 시작이다.

 

오늘 코스는 어제와는 달리 장군봉에서 시작해서 제법 기인 능선을 오르내리며 남매탑까지...그리고 거기서부터 어제와 같은 코스로

삼불봉에 올라 최고 절경인 관음봉까지 굽이 굽이 바위 능선을 탄다.

그리곤 어제의 코스였던 동학사로 하산하는 대신 연청봉을 지나 신원사까지 종주를 하는 코스...

  

 

이곳 함지박 산우회는 산행 능력과 속도에 따라 별명이 붙어 있다.

가장 날으는 수준의 등산 실력을 갖춘 자들은 '토끼팀'

그 다음 팀은 '다람쥐 팀'

그 다음은 뭐겠는가??  당연히 '거북이 팀' 이다.

그래도 '거북이 팀'이 있다는게  얼마나 인간적이고 따듯함을 느끼게하고 다행인가 ~ ㅋㅋ

 

 

그런데 오늘은 모두 한 코스로 가지 않고, A 코스와 B코스로 나뉘어져 간댄다.

B코스는 장군봉에서 시작하지 않고 동학사로 시작해서 남매탑을 올라 삼불봉-관음봉을 지나 연천봉-신원사로 하산한다.

지난번엔 바오로 형제님이 맡고 있는 '거북이 팀' 선두 가이드 대장을 맡고 있는 팀을 따라 함께 산행을 했는데...

오늘은 같은 코스를 연거푸 가기도 그러니, 다람쥐 팀에 합류를 해야할 터였다.

다행히 아직은 모두가 낯선데...바오로 형제님이 다람쥐 팀 산행 대장을 맡았다.

산신령이기도 한 바오로 형제님과 함께 산행을 하게 되니 마음이 든든하다.

 

어느사이였는 지 얼굴도 못 본것 같은데, 여기 사진에 있는 선두- 토끼팀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헐~~

 

 

 

 

우리 다람쥐 팀도 열심히 산에 오른다.

아니, 다람쥐 팀도 사라지고....

여전히 여기 A코스를 선택한 사람들 중에서 우린 거북이 팀?? ㅠㅠ

 

사실은 거북이 팀 산행가이드가 젤 힘든거다.

그런 든든한 산행가이드랑 산행을 한다니

더더욱 여유롭고 든든하다.

언제부터인 가 나는 후미팀에 끼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 일반 산악회에 들어와서는 혹여라도

뒤로 쳐져서 힘들어 질까봐 거의 선두팀에 끼어서 산행을 했다.

당연히 사진찍기 좋아하는 나지만 카메라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사진을 한 장 찍는 시간에도 선두팀들은 최소 70m이상을 걸어 가니까...그게 장난이 아니다.

 

그러고 보면, 산행을 빨리 하려면 빠른 걸음으로 걷는게 아니라 쉬지 않고 걷는거다.

 

그러나 이제는 선두팀에 끼지 않는다.

뒤쳐져 힘들을까...하는 산행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기도 했지만,

산행의 진짜 매력은 자연과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호흡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 차렸기때문이다.

 

천천히..걸으며 주변 풍광에 빠져들고....

멋진 포즈를 취해보며 사진찍는 즐거움과 함께

추억도 남기고....

도란 도란 이야기도 하며 맛난 간식도 먹고...

 

그러면 몸이 즐거워 산행이 전혀 힘들 지 않는다.

그야말로 대기의 강한 기운이 내 온 몸을 휘돌아

청명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느낌??

 

그렇다고 어슬렁 거리는건 아니다.

대부분 일반 산악회는 어느 정도 산행 실력과 속도를 갖추고 있어 충분히 온 몸이 땀에 젖을 정도의

운동량과 도전에 대한 만족감까지 준다.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은

시작점부터 가파르게 깔딱 오르막을 쳤다.

그러면 또 항상 자연은 그 수고로움을 우리에게 금방 보여준다.

한 눈아래 펼쳐지는 멋진 풍광~

더불어 칼바위라고 이름이 붙여져도 좋을 만큼 날카롭게 솟아오른 바위까지....

 

이런걸 뷰 포인트라고 하는거지.

그럼 또 뭐여~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어야징~ㅋ~

 

한 바탕 사진을 찍고는 또 그 날카롭게 솟아오른 바위산 옆 길을 오른다.

밧줄까지 내려져 있는걸 보아도, 실지로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가파른 오르막이다.

 

벌써 온 몸엔 땀이 송글 송글 맺혀져 범벅이 될 지경이다.

잠시 멈춰서서 배낭을 내려놓고, 옷차림을 가볍게 추스렸다.

쟈켓을 벗은 지는 이미 오래고....

목에 둘렀던 버프도 벗어 버리고...

7부 얇은 바지를 입어 덧 신었던 목이 길다란 울 양말도 벗어 버렸다.

 

목과 종아리가 시원하니, 연일 2시간씩 밖에 잠을 못자서 좀 묵직했던 몸이 금새 몸이 날아갈것 같다.

 

아!! 역시 옷차림이 가벼우면 등산이 50%는 쉬워진단 말이야~ ㅋ~

 

 

 

 

장군봉에서 남매탑까지 이르는 길은 상당히 깔딱 오르막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땀이 범벅이 되도록 오르막을 오르는 그 짜릿함과  밧줄타고 바위능선을 타는 솔솔한 재미를 함뿍 느끼게도 해준 산행길 이었다.

 

드디어 남매탑에 도착했다.

어제와 똑같은 상황전개....ㅋㅋ

한바탕 사진 찍기에 모두들 신바람이 났다.

독사진도 찍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도 찍고, 앉아서 찍느게 더 좋다고 서서도 찍고, 앉아서도 찍고...ㅋㅋ

이 또한 산행이 주는 즐거움중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사진을 찍는다는 건 무엇보다 친목을 도모하고 사람에게 다가가는 첫 걸음이 아닐 수 없다.

 

다가가서 함께 어우러 지는 것...그리고 기억하는 것...그리고 친구가 되는 것...

 

여행을 다니면서 어느날 그걸 알았다.

절대 여행가서 독사진과 일행들하고만 사진 찍지 말라는 것....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그 사람과 금방 친숙해지고 그의 삶이 내게 다가온다는 것..

그리고 내 삶을 변화시켜준다는 것...

그것이 진짜 여행을 하는 의미라는 것...

 

 

 

남매탑의 유래도 재밌다.

어느날 이곳에 호랑이가 입을 벌린 채 수도승에게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 커다란 가시가 박혀 있었다. 그 가시를 빼어내준 은혜를 입은 호랑이가 그 은공을 갚고자 동네의 혼인 첫날을 치르고 있는 여자를 엎어 이 수도승에게 데려온 것이다.

날씨는 엄동설한...쌓인 눈길에 그녀를 내려 보낼 수도 없어 겨울이 지난 뒤 데려갔더니, 이미 집나간 처녀를 다시 거두기도 그러니 

수도승이 혼인하여 거두어 줄것을 바랬지만, 수도승으로서 그럴 수도 없는 처지라 남매의 인연을 맺고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다는 전설이다.ㅎㅎ

 

참으로 예부터 호랑이는 영물이긴 했나보다.

하긴~ 정말 멋지잖아~

어쩌면 그 모습에 가위가 눌린 사람들이 지어낸 수많은 호랑이에 대한 전설이 아닐까싶기도 해. ㅎㅎ

 

어쩌면 세상 만사는 모두 이렇듯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르지.

어쩔 수 없이 인연이기에 살아가야 하는....

아니, 살아내야 하는...

그래서 삶이란 드라마틱할 수밖에 없는 거야~

 

 

 

 

 

남매탑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었다.

어제 왔던 나로서는 지금부터 관음봉으로 오르는 길도 만만찮다는 걸 알기에 여기서 배를 잔뜩 불려가지고 간다는게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시간도 점심시간을 넘겼고 장군봉에서 여기까지 오르느라 모두들 허기도 지니 딱 점심 타임이 맞기는 하다.

 

남매탑 아래는 그야말로 점심먹기는 안성마춤인 곳이었다.

햇살 좋고...

바람도 없고...

 

어?? 그런데 이곳의 분위기는 좀 다르네~

어제 한정식의 만찬을  차려놓고 잔치를 벌였던것과 달리 사람들의 먹거리들이 아주 단촐했다.

심지어는 빵 하나, 떡 하나로 떼우는 이들도 많았다.

주변 사람들이 가져온 먹거리도 마다않고....

산행중 많이 먹으면 산행이 힘들어져 산행을 마친 다음에 맘껏 먹겠다는 것이다.

 

오오~ 그건 맞는 말인거 같아~

나의 배낭에서 쏟아져 나온 과분한 메뉴...

'너무 많이 싸오셨다고..'.누군가 한 마디 한다. ㅠㅠ

나 역시 자재를 하기 위해 조금만 먹었다. 심지어 배낭 무게를 줄여달라고 외치기까지, 아니, 심지어 싸가지고 간 국은 다 버렸다.

이젠 날씨가 따듯해져서 국을 따로 싸갈 필요는 없을것 같다.

 

 

이제는 함지박 산우회 식구들과도 많이 친숙해졌다고나 할까....

함께 어울려 사진 찍는 일이 자연스럽다.

이런 저런 포즈를 잡으며 함뿍 배어나오는 즐거움이 함박웃음으로 피어난다.

 

 

 

 

여기 이 팀들은 B코스 동학사로 오른 거북이 팀들.....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친숙해진 얼굴들이다.

ㅋ~

 

계룡산은 북한산과는 달리 험하고 위험하지 않으면서 능선이 암릉으로 굽이 굽이 이어져 산타는 재미가 아주 솔솔했다.

여기 저기서 하는 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아!! 계룡산이 이렇게 산타기가 재밌는 줄 몰랐어요~"

 

 

 

토끼 팀이다.

왠...지....무서워 보여~~

ㅋ~~

 

아직은 이 함지박산우회에서 내겐 구세주 같은 후미 산악 대장님....바오로 형제님이다.

 

 

 

 

삼불봉에 올라 포토 존에서 ....ㅋ

 

 

 

 

 

 

 

 

 

 

드디어 멀리 관음봉의 깔딱 오르막이 시야에 잡힌다.

오르기가 힘들던 말던 멋진 뷰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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