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110. 아!! 악마의 목구멍이여~~/이구아수 폭포-아르헨티나 사이트

나베가 2012. 11. 18. 05:31

 

어제밤에는 호스텔을 나와 한참을 걸어서 음식점이 즐비한 곳을 찾아 들었다.

단박에 눈과 코를 사로잡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바베큐 스테이크 집....

우린 야외 테이블에 앉아 바베큐 1인분과 샐러드, 그리고 맥주를 한 병 시켰다.

우리의 예상대로 바베큐 1인분의 양은 우리 둘이 충분히 먹고도 남을 양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맥주 한 병의 양이 얼마나 많은 지....거의 1L나 되는 양이었다.

헐~~

우리 둘다 술도 못마시는 숭맥인데....

그러나 술이란것이 못마신다고 안들어가는 것은 아닌지라

맛있는 안주가 있으면 또 술 술 들어가는게 술이 아니던가~ ㅋㅋ

우리 둘은 아주 기분이 좋을 만큼 취기가 올랐다.

나는 좀 더 약해서 얼굴이 보기 흉할 만큼 홍당무가 되었지만....이 먼 타국에서 누가 본 들 기억이나 하겠는가~

기분좋게 걸어 오다가 슈퍼에 들러 콜라도 사고,

맛있게 생긴 제과점에 들러서 케익도 사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그러고 보니, 우리 둘은 취하면 맛있는 걸 사먹는 버릇이 있나봐~

이렇게 먹다간 금방 뚱보가 될테니, 차라리 술은 더 이상 배우지 않는게 낳을것 같아~

ㅋㅋ

 

 

 

어젯밤 취기가 올라 일찌감치 쓰러져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아르헨티나 사이트....

그 유명한 '악마의 목구멍'앞에 바짝 다가가는 것이다.

더구나 보트를 타고 악마의 목구멍 근처까지 가는 날이니, 옷을 단단히 챙겨입어야 한다.

겉옷 속에 수영복을 입고, 민소매에 반바지, 샌들, 그리고 카메라와 여권, 지갑만을 넣을 수 있는 방수 주머니....

 

오늘도 우린 투어버스를 이용해 이구아수 폭포까지 갔다.

그러나 이 왠 청천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정말로 이곳 아르헨티나 사이트는 수량이 적어서 보트투어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 오호 통재라 애재라!!

어제 가이드가 한 말이 사실이었어~

우린 괜히 장사속인 줄 알고 들은 척도 안했잖아~~

아~~~어제 본 브라질 사이트도 건기라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폭포를 봐서 안타깝기 그지없었거늘...

그 아찔하고 짜릿한 보트 투어도 할 수 없단 말인가!

 

빨리 속상한 마음을 추스려야 했다.

그렇잖으면 오늘 투어도 언짢은 기분에서 하게 되어 이구아수의 진면목을 볼 수 없을 테니까....

 

대신 우리는 오늘 이곳에 마지막 그 순간까지 있으면서 이구아수의 드넓은 밀림숲에 아주 흠뻑 젖어들기로 했다.

투어 가이드에게 우리의 상황을 전하고, 우린 로컬 버스 시간과 코스를 확인하고는 악마의 목구멍을 조망하기 위한 기차를 탔다.

 

기차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관광객들로 꽉 들어찼다.

모두들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입들이 함박만하다.

 

열차에서 내리니 드넓은 밀림를 가로지르며 악마의 목구멍까지 가는 다리가 놓여져 있다.

그 길을 걷는 기분 조차 폭포를 보는 기분만큼이나 흥분되는 일이었다. 

 

  

얼만큼 걸어들었을까....

저 만치서 불이라도 난듯 피어오르듯 하얀 연기가 예사롭지 않다.

아!! 저기가 악마의 목구멍인가 보다.

아니 벌써 폭포 떨어지는 소리가 장난이 아닌걸~

 

예쁜 들꽃이 피어있는 그 옆으로 세찬 물줄기가 흐르는 모습에 벌써 사로잡힌다.

발걸음을 멈추고 모두들 사진 찍느라 한바탕 소란스럽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 눈앞에 나타난 악마의 목구멍.....

그 세찬 물줄기와 우렁찬 소리에 그만 압도당해 버린다.

난간으로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들의 환호소리도 폭포의 위용에 파묻혀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

 

아!! 어제 브라질 사이트에서 본 악마의 목구멍이 이렇게 대단했었던 거야??

아무리 국경너머에서 본 것이었지만 그 위용과 소리가 이렇게나 차이가 날 수가 있을까??

한 참을 그 자리에 서 있으면 나 자신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만 같은....

 

 

 

 

 

우리는 이리 저리 자리를 옮겨가며 수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 사진이 그 사진일테지만, 매 순간 볼때 마다 우리에겐 더 대단해 보였고 달리 보였으니까....

수없이 카메라 셔터 누르고, 핸폰으로 찍고, 동영상을 찍고....

아무리  온갖 짓을 다 한다해도 이곳의 진면목을 얼마나 담을 수 있을까.....

그 웅장함과 위엄과 위용....내리치는 힘을 어떻게 담아갈 수 있겠는가~

 

 

 

악마의 목구멍의 위엄에서 간신히 헤어나와 주변을 돌아보니, 그 불난것 처럼 피어오르던 하얀 연기의 정체가 보인다.

어마 어마한 이구아수의 이 대단위 밀림숲을 다 뒤덮어 버릴것만 같은 폭포의 위력.....하얀 연기...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감동이 복받쳐 목젖까지 아파온다.

 

 

 

 

 

 

 

비가 추접 추접 내렸다.

설사 비가 오지 않는다 해도 폭포의 위력앞에선 모두 비를 맞는 듯한 기분이니, 비가 정말 온것인 지 그렇지 않은 것인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린 아쉬움을 남기고 그곳을 떴다.

빨리 밀림 트래킹을 마치고 시간이 되면 다시 오기로 맘을 먹고...

그리고 적당한 곳에서 점심 도시락을 펴서 먹고는 본격적으로 밀림 트래킹에 들어갔다.

 

악마의 목구멍에서 나와 한 참을 걸었을때 우리 시야에 잡힌 이구아수...

와아!!

우기때는 저 어마 어마한 규모를 완전히 물줄기가 꽉 채우고 내리친다 이거지?? 

이제서야 이구아수의 어마 어마한 규모가 한 눈에 잡힌다.

 

 

그리고 그 강 줄기를 따라 거센 물줄기를 거꾸로 헤쳐나가는 보트의 모습까지 보인다.

우리는 발걸음을 한 자욱도 내 딛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얼음땡이 되어 있었다.

안타까워 미칠 지경인 가슴을 쓸어 내리며...

이곳에서 이렇게 저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것과

저 거친 물살을 가르며 오르고 있는 저들과는 얼마나 다를것인가~

그들이 느낄 짜릿한 전율과 감동이 온 몸을 휘감는다.

아!! 저렇게 악마의 목구멍 근처까지 가서 그 세찬 악마의 목구멍의 위력을 느낀다 이거잖아~

 

미쳐 미쳐~~

왜 우린 투어가이드의 말을 믿지 않고 우리의 쏭양을 철썩같이 믿은 걸까~

 

위에서 보는것과 아래에서 느끼는 그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일 것이었다.

 

 

 

 

 

 

넋을 잃고 그곳에 서 있다가 발걸음을 간신히 떼었다.

걸음을 걷는 곳마다

우리의 시야엔 늘 폭포가 잡히며 우리를 현혹시켰다.

그 비경에 섭섭함과 안타까움은 금방 또 잊혀졌다.

 

그래~

270개의 폭포가 있다잖여~

이미 보트 투어는 못하는 것이니 그 안타까움은 빨리 벗어 던지고

이 매혹적인 밀림숲에 빠져드는 것이야~

언제 우리가 또 이런 밀림 숲을 거닐어 보겠어.

 

날씨도 흐릿한 잿빛이고...

정말 너무나 운치있잖아~

덥지도 않고, 벌레도 없고,,,,

우리같은 트래커에겐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어.

 

우린 간간히 간식을 먹으며 계속 밀림 숲을 걸었다.

우리가 간식을 먹을때면 어느 순간에 나타났는 지...

아름다운 새가 순간 우리의 먹이를 채갈것 같은 분위기로 달려들곤 했다.

와우~~

 

그런가 하면 공포스러울 만큼 새까만 까마귀떼들이

바위 산 나무에 빼곡히 들어 차 있는 모습도 보였다.

 

 

 

 

조금은 험준한 길도 걷고...

배를 타고 섬으로도 들어가고...

그리고 끝없이 조망되는 수많은 폭포들....

브라질 사이트에서 보았던

실처럼 가느다란 폭포들이

그 곁에 서니,

이렇게들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것들이었어~

 

 

 

 

 

 

 

 

 

 

 

 

 

 

 

 

이제는 조금은 지치고

다리가 아플즈음...

우리의 이구아수의 그 넓은 밀림 트레킹은 끝을 맺었다.

 

그리고

서둘러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기 위해

또 다시 열차를  탔다.

이제는 사람들이 모두 빠져 나가고

몇 사람만이 그 열차에 타고 있었다.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걷던 관광객들로 붐비던 그 기인 다리도

오로지 우리 셋이서만 걸으니

전혀 다른 길 처럼 느껴졌다.

 

황량한 대지.....

태초의 지구인이 되어 밀림 속을  

홀로 걷고 있는 듯한 느낌....

 

  

 

 

 

 

아!!

 

태초의 지구에 홀로 걷는 듯한 느낌도 잠시...

우리 눈앞에 또 다시 나타난

악마의 목구멍은 우리 눈을 의심케 했다.

낮동안 잔잔하게 내린 비로 인해 수량이 그 사이에 늘어나 엄청난 괴력으로 물을 쏟아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적이던 사람들도 아무도 없고

오로지 우리 셋....

그 엄청난 웅장함과 경이로움을 감당하기엔

그만 너무 벅차서 목이 메어왔다.

 

맞지??

진짜지??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수량이 엄청나게 늘은 거....

저거 봐~ 물보라가 훨씬 더 넓게 뒤덮고 있잖아~

아!!

우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복받치는 가슴을 부여안고 한없이 그곳에 서 있었다.

 

그때 어디서 한꺼번에 날아들었는 지...

새들이 일순간에 마치 자살이라도 하듯

폭포속으로 뛰어 드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거 무슨 현상이란 말인가!!

카메라에 포착할 새도 없이...

와아~~

진짜...우리가 본 거...새....

모든게 경이로움이라서 우린 더 이상 또 말을 잇지 못했다.

꺼억 꺼억 그냥 목놓아 울어도 어쩔 수 없을...

감탄사엔 벌써 복받치는 감동의 눈물로 가득했다.

 

발자욱을 뗄 수 없었다.

그냥...

이대로 하염없이 서 있을 수 밖에....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내일 오후에 떠나니, 새벽에 일어나서 다시 이곳에 오자고....

오늘 티켓에 도장을 받아가면 내일 입장료는 50% 할인 된다고 하니....

우리는 또다시 야심찬 계획을 잡으며 빠른 걸음으로 기차역에 도착했다.

잠시후 기차는 도착했다.

 

 

헐~

아까는 분명 사람들이 우리랑 같이 열차를 타고 들어왔었는데....왜 사람들이 우리만 달랑 있는 거지??

그리고 몇 사람...저 사람들은 직원인걸~

??

생각해 보니, 그들은 이곳 호텔에 머물고 있는 럭셔리한 여행객들 이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탄 이 열차가 막차.....

우리는 순간 간담이 서늘해졌다.

까딱 정신을 더 잃고 있었으면 이 막차를 놓치고 걸어서 이 긴 코스를 가야만 했을 뻔 했기때문.

아니, 걷는것이야 우리는 트래커니까 문제가 될것이 없었지만 마지막 로컬버스 마저 놓칠 뻔 했다는....

 

우리는 열차에서 내려 티켓에 도장을 받을 새도 없이 버스정류장으로 뛰었다.

가까스로 버스에 몸을 실었다.

맨 뒷자리에 앉아 펄 펄 날듯이 달리는 버스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오늘 하루의 여정이 얼마나 판타스틱했는 지....

마지막 순간,,,,다시 찾았던 악마의 목구멍...

그 막막한 대지에 오로지 홀로 천둥처럼 울려 퍼지던  우렁찬 폭포소리가...

하얗게 일던 그 폭포의 물보라가 ....

그 전율이 일던 감동이....

온 몸을 휘감으며 벅차게 한다.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Barber, Adagio for Str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