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 숲길을 빠져나와 까페로 가는 길로 들어서는 순간
또한번 숨이 턱 막혀왔다.
눈 앞에 펼쳐진 이 선연한 색감....
도저히 현실이라고 느껴질 수 없는...
화가가 자신의 마음의 색깔로 덧입힌것 같은....
산 능선은 하얀색....
그 아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빠알간 색...
그리고...
들판의 노오란 색....
아~~너무나 황홀하다~~
도로로 걷지않고 그 옆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점점 산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색채는 더욱 선연해 지는 것만 같다.
그때 저만치서 걸어오는 사람이 익숙하다.
우리 일행이었다.
벌써 커피 한 잔 하고 나오는 중....
우린 일부러 고요와 적막감을 즐기느라 일행들과 많이 뒤 쳐져서 홀로 걸었기때문에.....ㅎㅎ
까페 2층 난간에 서니, 주변풍광이 또 다르다.
비가 소강상태더니, 어느 사이 또 제법 내린다.
우린 까페 2층에 꾸며놓은 작은 박물관을 구경하고 발코니에 서서 비까지 내려 더욱 우수아이아 다운 축축하고도 차가운...
그러면서도 매혹적인 색깔에 빠져 한 참을 서 있었다.
까페에서 칠레의 대표음식인 일종의 만두 비슷한 앤빠나다와 커피를 시켰다.
어디에 있든...발코니에 서나 까페 안으로 들어와 앉으나 시야의 풍광은 아름답다.
빗줄기가 점점 심해진다.
그 아름답던 빠알간 색과 하얀색은 운무에 다 뒤덮여 버렸다.
아!! 하얀색과 빠알간 색의 비 현실적인 그 선연한 색감을 더 느끼고 싶은데....
점 점 강해지는 빗줄기가 원망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그 아련함 조차 우수아이아 답다고...
너무 운치가 있다고 ....맘을 달랜다.
까페를 나와 다시 해안가를 향해 걸었다.
또 그 잠깐 사이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멀리 산과 들판의 색깔이 다시 선연하게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잉??
그런데 이건 바다일까...강 일까..??
당연히 최 남단 끝이니까 바다라고 생각했는데, 강줄기 인거 같기도 하다.
저 만치서 래프팅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멋진 여행객들이 보인다.
오오오~~~
여기서 래프팅을 한다 이거쥐~~
그런 액티비티도 있었어??
우리도 한 번 알아볼걸 그랬어~~엉엉엉::::
얼마나 판타스틱 할까~~
많은 트래킹 코스 중에서 우린 최 남단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우와~
그때 저 만치서 바이크 타는 사람들이 질주해 들어온다.
그 모습이 얼마나 멋져 보이는 지....
저 사람들은 어디서 부터 달려 여기 지구 최남단까지 달려온 것일까....
혹시 .....
페루부터 시작해서 볼리비아의 안데스 5380m 차칼타이야 산까지 오르는 그 판타스틱한 길을 달리고...
우유니의 외계와 같은 기막힌 설산과 호수, 화산을 품은 사막길을 해발 5800m까지 달리고....
유령과도 같은 토레스 델 파이네의 굽이 굽이 산 속을 헤메 달리고...
그리고...
지금 여기 지구 최남단 끝 우수아이아에 도착한 건 아닐까....??
억제할 수 없는....감동에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목젖이 아파왔던 수많은 여정길이 한꺼번에 오버랩되며
그 감동을 저들도 똑같이 ..아니,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더 크게 느끼며 달렸을 것을 생각하니,
한 동안 저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발자욱을 뗄 수가 없었다.
드디어 지구 최남단 입구에 도착했다.
표지판 맨 아래 글귀에 눈길이 머문다.
여기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는 3,079km
아메리카 대륙 최 북단 알래스카까지는 17,848km
우와~~
지구 최남단에 서다!!!
인증 샷 한 컷!!
버스 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어서 다른 트래킹 코스로 들어갔다.
아~ 생각보다 이곳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의 트래킹 코스는 방대한 것만 같았다.
빠름 걸음으로 걸어들어갔지만, 끝이 없어보여 얼른 다시 나왔다.
숲의 유혹은 매우 위험해서...시간도 방향감각도 잊어먹게 만들기때문에...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해서 마악 탔는데....
창밖을 내다보니...
우와~~ 저게 뭐야??
여우??
헐~~
이집트 사막에서 한 밤중에 나타난 사막 여우를 본적은 있지만
이렇게 큰 여우는 처음 본다.
역시...
여우 꼬리가 짱인데~~
여자들의 목에 둘려 여심을 사로잡을 만 해~~ㅋㅋ
많은 일행들은 추운 날씨에 벌써 숙소로 돌아가고, 트래킹을 마지막 버스 시간 끝까지 마친 사람은 8명 정도??
그들도 비를 맞아 거의 한기에 휘둘려 초 죽음 상태에 있었다.
우리 처럼 아웃도어를 입고 왔으면 괜찮았을텐데....
발도 꽁꽁 얼고, 몸은 한기에 휩쌓여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안스럽던 지....
저렇게 한기가 들면 내일 비글해협 투어에 나가서도 쉬이 가라앉지 않을 텐데...
암튼 빨리 서둘러 숙소에 도착할 일이다.
숙소에 도착해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시장 보기...
오늘 메뉴는 삼계탕이다.
이렇게 추위속에서 종일 트래킹을 하고 온 날의 메뉴로는 그야말로 초절정 메뉴가 아닐 수 없다.
큼직한 닭에 쌀과 마늘,감자까지 한꺼번에 넣고 푸욱 삶아내니,그 맛이 얼마나 맛있던 지...
아!! 한국에 가서도 감자 넣고 이렇게 한번 해먹어 봐야겠어.
온 몸이 순식간에 녹아든다.
핑크빛 샴페인은 오늘도 더없이 황홀함으로 빠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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