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들어와 짐을 풀고, 내일 투어를 어떻게 할 것인 지 결정하느라
좀 기인 미팅시간을 가졌다.
오또산과 카테트랄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전망을 보는 오전 일정과
빅토리아 섬 오후투어가 있다.
그리고 오늘 밤 환상의 야간투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선택은 자유고 홀로 버스를 타고 멀리 나가 호숫가 사이클링을 해도
괜찮은 시간이다.
우리는 좀 비싸긴 해도 빅토리아 섬 투어를 신청했다,
원래는 종일 투어인데, 시즌이 지나서 오후에 출발한다는 것이다.
잘하면 오전에 있는 전망대 투어도 가능할 것 같지만....그건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하고. 우선 오늘 밤에 있는 야간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펼쳐진다는 밤투어...
시간부터가 환상적이지 않아?? ㅋㅋ
아~~그러나 야간 투어를 신청한 사람은 달랑 이풀과 나, 그리고 학생 한 명....
적어도 4명이상이어야 한다고 안된다는 것이다.
오호~~ 통재라!! 애재라!!
어떻게 갈 수 없을까...궁리를 하고 있던 차에 학생의 엄마와 다른 일행이 한 명 더 합류....밤투어는 성사되었다.
밤 9시에 출발해서 저녁을 준다는데.....도대체 이 사람들은 몇시에 저녁을 먹는다는 거야~
우린 온갖 상상을 하며 야간 투어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 시켰다.
글쎄...멋진 캠프파이어에 바베큐 파티??
자꾸 그리 생각을 하다보니, 마치 그것이 밤투어의 프로그램인 양 사실이 되어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린 저녁으로는 간단하게 요깃거리만 사다가 먹고 밤투어에 가서 맛있는 바베큐를 먹자고....의견을 모았다.
ㅋㅋ
도시에 도착하면 제일 만만한 것이 먼저 광장을 둘러보는 일이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탁 트인 전망과
시계탑 건물이라고 할까...
나무 덧창이 달린 돌로 지어진 건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닌게 아니라 광장에서 한 가운데 서 있는 기마상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이다.
그 다음이 돌 모자이크 처럼 깔린 바닥....
마치 돌길을 걷는 것 마냥 운치를 준다.
그리고 또 빠질 수 없는것이 아주 특이하게 생긴 거대한 나무..광장의 주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마치 생긴게 크리스 마스 트리같아서,별다른 장식물 없이도 등불만 휘감아 놓으면
멋진 트리가 될것같다.
한 바퀴를 돌고 우린 거리를 걸었다.
ㅎㅎ
드디어 밤 9시....
숙소앞에까지 온 짚차에 5명이 타고 밤길을 달렸다.
좀 더 많은 사람을 태우기 위해 뒷편 의자를 창가 양 옆으로 간이 의자 처럼 만들어 놓았는데,
나는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짚차는 빠른 속도로 도시를 빠져 나갔다.
얼마를 달렸을까....
금새 도시의 불빛은 아득히 멀어져 갔다.
뒷칸에 앉아 앞이 아닌 뒷편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 광경이...
뭐라 할까....마치 우주선을 타고 지구 궤도를 마악 넘어 캄캄한 어둠의 외계세계로 빠져 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
어느 순간 나타났는 지 개 한 마리가 죽어라고 우리 짚차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이젠 불빛 조차 아스라이 사라져 간 그 시점에 오로지 홀로 개 한마리가
짚 차 뒤를 따라 달려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약간 공포스러움 마저 느껴지는게 슬슬 스릴감이 느껴져 오는 거다.
와우! 대박인걸~
어느새 깊은 산중으로 들어왔는 지, 앞을 보니 깜깜한 어둠속에 한 줄기 헤드라이트 불빛만이 갈 길을 비춰주고 있었다.
짚차는 오프로드의 진수를 보여주듯 펄펄 날 뛰며 산길을 달려 들어갔다.
오호~~비명과 함께 짜릿한 스릴감의 탄성이 차안을 메워온다.
짜릿한 공포와 스릴을 맛보다 보니 저만치 언덕위에 불빛이 보인다.
아!! 이 산중에 레스토랑이 다 있네~
짚차는 서고, 우리는 그 산중 레스토랑까지 걸어 올라갔다.
안에 들어서 테이블 셋팅이 되어있는 모습을 보고,우린 작은 실망감을 가졌다. 잉?? 캠프파이어에 바베큐 파티가 아니었어~??
헤드랜턴을 나누어 주더니 자신을 따라 오라고 하며 깜깜한 산길을 걸어올랐다.
칠흙같이 까맣다는 말이 진짜 어떤 건 지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어둠과 고요....
아!! 밤투어의 컨셉이 바로 이거였구나~~
나와 이풀은 금방 눈치를 챘다.
깜깜한 산중 밤길을 걷는 그 고요와 적막감이 짜릿한 느낌을 순간 받았으니까...
아악!!
그러나 이 모녀와 친구가 어찌나 떠들면서 걷는 지.....
우리는 그들과 조금 거리를 두며 따라 걸었다.
어느 순간 가이드는 거대한 나무 등걸이 쓰러져 있는 곳에 섰다.
무심코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 하늘을 바라 본 순간.....나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줄 알았다.
하늘까지 닿을 듯한 거대한 나무...그 수많은 나뭇가지 사이로 주먹만한 크기의 커다란 별들이 마치 다이아 반지 가장자리로 큐빅을 박아놓은 듯
빼곡하게 메운채 광채를 발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다이아 몬드를 수억개 달아 놓은 트리같아 보였다고나 할까...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너무나 엄청나고 너무나 매혹적이라서....
일행들이 먼저 떠나고 우린 그들과 거리를 두기위해서 이기도 하고, 좀 더 이 판타스틱한 광경에 머무르고 싶어서 한동안 고개를 젖힌 채 그곳에 있었다.
한참을 또 걸어 올랐다.
우린 수시로 고개를 젖혀 나무가지들 사이로 빛을 발하고 있는 별빛들을 탐닉했다.
아!! 드디어 정상인가 부다.
그 높이가 얼마나 되는 지, 그 주변에 얼마나 높은 봉우리들이 더 있는 지...알 수 없었다.
그저 쏟아져 내리는 별빛에 빨려 들어가서 다른 그 어떤 곳엔 시선을 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이 모녀와 친구....그 떠듦이...별똥별을 기다리며 외치는 그 소리가 산중에 메아리쳐 천둥소리 되어 우리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듯 고요와 적막감을 만끽하고픈 우리에겐 적어도 그 순간이 그렇게 느껴졌다.
우린 그곳을 떠나 멀찌감치로 자리를 옮겼다.
마침 커다란 나무 등걸이 쓰러져 있어 누워서 하늘의 별속으로 들어가기엔 안성마춤이었다.
그들의 떠듦소리도 이젠 아득하게 들려 방해꾼이 되지 못했다.
그렇게 난 가슴이 아플 만큼 짜릿하고도 매혹적인 또 다른 외계를 맛보았다.
30여분쯤 그렇게 누워 있었을까....
그곳을 떠나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이제 레스토랑에 가서 늦은 만찬을 벌이는 거다.
우린 여전히 그들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걸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까 오를때 머물었던 그 거대한 나무 등걸 아래에서 한 동안을 멈춰 서 있었다.
뒤늦게 레스토랑에 들어가 만찬에 합류했다.
밤 12시가 다 되가는 야밤 식사긴 해도 그래도 평생 잊을 수 없는 만찬인데, 술 한잔은 건배를 해야겠지?
사실 음식맛은 없었다. 그러나 어디 음식을 맛으로만 먹나~
분위기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어제 생각같아선 오전 전망대 투어도 욕심을 내볼까 싶었지만,
어젯밤 야간투어로 새벽 1시에 들어와 늦게 잠자리에 들은 터라
오랫만에 게으름을 맘껏 피며 아침 먹을 시간까지 버티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여행자의 이같은 게으름 핌은 그 또한 더없는 달콤함이다.
아침으로 빵과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시내를 또 걸었다.
어제 가지 못했던 골목들을 느긋하게 2배쯤 느린 속도로 걸으며
산책을 하는 일도 더없이 여유롭고 좋다.
가게 앞의 타일 바닥도 이쁘고...
단풍이 물든 가로수길을 걸어가고 있는 노인네 부부의 모습도 아름답다.
아기 자기한 작은 창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내 눈길을 사로잡고...
함께 어우러지는 앙증맞은 작은 간판들도 그 아름다움에 내 시선이 헤어나지 못한다.
헐~
쵸콜릿 거리다.
와우~ 스위스 쵸콜릿만이 유명한 줄 알았더니....
완전 초콜릿 세상에 들어선 느낌이다.
책자에서 보고 왔지만 완전 상상초월....
저 쇼윈도우를 빼곡히 메우고 있는 작품같은 초콜릿들과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초콜릿들을 보고 있자니...헐! 하는 놀라움의 감탄사가 저절로 터진다.
근데...저거 다 누가 먹어~??
관광객들이 다 먹고 사가나??
쵸콜릿 가게에 들어가 몇 개 사볼까...싶기도 했지만
한번 들어서면 왠지 금새 중독이 되어버릴 것만 같아
쇼윈도우만 탐색하고....
쵸콜릿 거리를 빠져나왔다.
빨간색 구형 자동차가 가로수의 단풍과 동네 분위기하고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런건 한 번 촬영 해 줘야 하는거야~ㅋㅋ
이쁘잖아~
이쁜걸 그냥 지나치면 그건 죄악이지 않아?? ㅋㅋ
바닷가로 나왔다.
아니, 그냥 너무나 망망대해라서 바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거대한 호수가 워낙 많은 지역인 지라 사실, 바다인 지, 호수인 지 알지 못한다.
물어보지 않았어~ㅠㅠ
암튼....
하늘이 장관이다~
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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