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82.바릴로체/ 빅토리아 섬 투어..2/갈매기 먹이주기,섬 트래킹...

나베가 2012. 10. 26. 14:53

배가 달리는 속도때문인 지, 바람이 많이 부는 건 지....

털모자임에도 불구하고 벗겨져 날아갈것만 같아 옆에 달린 끈으로 꽁꽁 묶었더니 모양새가 우습다.

그러면 어때~ㅋㅋ

우습던, 바람이 쌩쌩불어 얼어죽던 그 모든것 상관없이 쿠르즈 유람은 신바람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ㅋㅋ

 

우리는 너무나 좋아서 그만 이 투어를 하지 않는 일행들이 안타깝기만 해 한 마디씩 했다

.

왜 이 좋은 걸 안하냐고....

쿠르즈 유람은 무조건 해야한다고....ㅋㅋ

 

어쩌면 그들도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서 바릴로체의 아름다운 풍광에 탄성을 내 지르고 있을 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순간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거대한 호수를 가로지르며 판타스틱한 풍광과 함께 신나게 질주하고 있다는 그 쾌감외에는...

 

 

 

 

한참 감동에 젖어 정신 못차리고 있는데....

어느사이에 갑판으로 올라왔는 지,어떤 남자가 승객들에게 비스켓을 쥐어주고는 배의 난간에 서서 팔을 올리고 서 있으라는 것이었다.

 

영문도 모르는 채

한 쌍의 연인이 시키는 대로

난간에 서 있었다.

 

오호~~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 지 순식간에 갈매기가 나타나서는

잽싸게 그 비스켓을 낚아 채 가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 남자는 촬영을 하는 것...

찍은 사진을 돈 받고 나중에 파는....

그는 바로 퍼포먼스 사진사였다.

ㅋㅋ

 

아니, 눈에 보이지 않던 갈매기들이 어디서 날아온 거지??

 

와우~~ 대박이야!!

 

저 남자가 데리고 온 갈매기??

짜고 치는 고수돕??

설마...

푸하하~~~

 

이 웅성거림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대체 어디서 날아온 거야~~"

 

모두들 한 마디씩 하며 이 신기한 현상에 대해서 신명나 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비스켓들고 서서 갈매기가 낚아 채 가 주길 바라며,

심지어는 갈매기가 자신 마저 낚아 채 갈까..

작은 공포심 마저 갖는 듯 보였다. ㅋㅋ

 

물론 우리 일행들도 모두 이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그리곤 나중에 그거 안사고 한 컷 잡으려고 사진사 뒷 편에 서서 열심히 촬영...ㅋㅋ

그러나 그게 그리 쉽다면 사진사들이 어디 돈 벌겠는가~ㅋㅋ

 

암튼...

이 뜻하지 않은 퍼포먼스에 모두들 신이났다.

당연히 가장 신이 난 사람은 바로 사진사.....

 

사람들이 나중에 그 사진을 사든 말든

그건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을 모두 만끽하며

더없는 즐거움 속에 빠졌다는 것....

마치

쿠르즈사에서 베푸는 이벤트인것 마냥....

 

 

 

 

 

 

 

 와아~~

근데 이 많은 사람들 언제 어케 알고 다 올라온 거야??

선내에서 안내 방송이라도 했나??

갑판에서 갈매기 비스켓 주기 쇼를 하고 있다고??

ㅋㅋ

 

모두들 앞다투며 퍼포먼스 사진사 이벤트에 참여하고는 어떻게 한 컷 잡은 사진들을 들여다 보며..

웃음꽃을 활짝 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처음으로 선택되어 쇼를 벌인 저 연인들 표정이....

한 건 잡은것 같아~~

저렇게 즐겁고 행복할까.....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표정....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것 같은....

아니,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 이지~

 

아놔~~

나도 연인이 되고 싶엉~

ㅋㅋ

 

 

 

 

 

 

 

 

아~섬에 다 왔나봐~

선착장이 보이네.

빨랑 내려가자.

 

 

 

사실...

이때까지 여기가 호수인 지, 바다인 지 잘 알지 못했다.

아니,

아무 생각이 없었던게지~

그저 멋진 풍광만 나타나면 아무 생각을 못한다는게 나의 큰 단점...

멘탈이 붕괴되어 고통조차도 못 느끼니, 그 외의 것들은 어떻겠어.

그냥 터엉 비어있는 거지~

 

그런데 문득 궁금증이 온거야~

 

여기 바다야, 호수야~

명석한 나의 파트너 이풀은 역시...

" 호수일걸~ "한다.

 

나의 텅 빈 머리....

"무슨 호수가 이렇게 커~ 몇 시간을 달렸는데....

 바다아냐??"

 

명석한 이풀....

"그럼 맛을 한 번 봐보면 알지~"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보고 있는 우리를 보고는

지나가던 관광객이 바다 아니고 호수라고 가르쳐 준다.

 

"오잉~??

 진짜 바다 아니고 호수네~"

 

아무리 맛을 보고, 현지인이 호수라고 가르쳐 주었어도

감정선만이 있는 내게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국경을 넘으면서 하루 종일 달렸어도 한 켠엔 티티카카 호수를 끼고 달렸던 생각이 난다.

아이공~~ 세상엔 이렇게 큰 호수들이 비일 비재 하단걸....

대체 얼마나 많이 보고 또 봐야 가슴으로 머리로 받아들여 질까....

세계 지도에 코딱지 만하게 그려져 있는 ...그것도 그 반토막에 살고 있는 나의 아주 아주 고집스런 편견인 게지~

 

 

 

 

 

 

정해진 시간 동안에 우리는 맘껏 이 섬의 숲속을 산책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호숫가...(또 해변이라고 할 뻔 했다.)  모래 밭을 보니,

시즌에는 왜 이 투어가 종일 투어가 되는 지 알것만 같았다.

바로 이곳에서 맘껏 수영을 하고 놀 여유를 줄것만 같다는 거...

 

 

나무로 예쁘게 잘 놓여진 숲길을 걸었다.

하늘까지 닿을 듯 위로 쭉 쭉 뻗어 오른 수많은 종자의 나뭇가지들은

저절로 고개를 위로 젖히게끔 만든다.

 

아!!

파아란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들이 그 나뭇가지 사이로 가득 들어오는것이

감탄사가 절로 날 만큼 너무 이쁘다!!

 

 

 

 

 

 

벌거숭이 처럼 살색을 훤히 드러낸 우람한 나무 등걸....

그 거대한 키에 달린 잎사귀는 또 어쩌면 그리도 작은 지....

참으로 이 부조화가 너무 특이하고도 멋스럽다. ㅎㅎ

 

 

 

 

어느새 숲길은 끝이 나 있었다.

그 나뭇가지들 사이로 우리 배가 서 있는 선착장이 보인다.

 

아!!

그 잠깐사이에 또 잊어먹었어.

이 섬에 배타고 왔다는 사실을...

ㅋㅋ

 

숲속에서 바라다 보니....

호수에 떠 있는 배가 더 멋있어 보인다.

ㅋㅋ

 

 

 

 

 

 

 

 

 

 

 

배는 다시 출발했다.

오후시간으로 접어들으니, 햇살도 좀 수그러들었고....

바람은 더욱 거세어진 듯....

옷깃을 여미어도 한기가 온 몸을 파고 든다.

 

우린 선내로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사람들은 갑판이 추워서 인 지 선내로 다 들어와 복잡하고 수선스러울 정도였다.

커피 한 잔과 빵을 사서 자리를 잡았다.

 

아!!

너무나 맛있어서 감탄사가 인다.ㅎㅎ

한기가 가득 들은 몸에 달콤한 빵과 따듯한 커피가 들어가니, 그 어느때 보다도 커피 맛이 환상이다.

 

 

 

Anne Vada - Vars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