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서 내려 어르신들과 헤어져 우린 앙헬모 항구 거리를 산책했다.
길 양옆으로 주욱 들어서 있는 쇼핑센타들은 수제 초콜릿 가게부터 그 자리에서 직접 손뜨게질을 해서 만든 작품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그곳에 들어가서 옷가지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 솔솔한게 아니었다.
우린 수북이 바구니에 담겨있는 형형 색색의 예쁜 색깔과 질감의 털실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느낌과 색감이 너무 좋았기때문에...
한동안 가게에서 나오질 못했다.
그 사이에 다른 일행들도 들어섰다.
우린 서로 옷을 입어보면서 선택에 도움을 주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이쁘고...
많이 사고 싶었지만 우린 배낭 여행자...
절대 물건을 사들이면 안된다는건 철칙이었다.
가장 부피가 작은 걸로 한개 정도...
사진 속 가게 아저씨는 마치 디자이너 같았다.
옷을 만지작 거렸더니 대뜸 옷을 입혀보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입을 수 있는 옷이라며 코디를 해주는 거였다.
와우~~
대박!!
부피도 작고, 디자인도 단순한데 이렇게나 여러가지로 연출할 수 있다니
안 살 수가 없었다는....ㅋㅋ
사실 다른 멋스러운 걸 사고싶었는데, 부피가 문제라서 가장 작은 걸로....ㅎㅎ
아저씨 굿 디자이너라고....
칭찬 한 마디에 우린 금새 친해져서 사진까지 찍었다.
나는 여행 블로거인데, 내 블로그에 아저씨 가게와 아저씨 사진 꼭 올려주겠다고.....약속까지 하면서... ㅋㅋ
조끼도 하나 샀겠다....
날씨도 따듯해져서 쟈켓을 벗어 버리고 새로 산 조끼를 입고 걸었다.
수제 초콜릿 집이다.
가게엔 온갖 꿀과 초콜릿으로 가득했는데,
맛을 보니 얼마나 매혹적인 지...
우린 초콜릿만 몇 종류 사들고 나섰다.
아!! 수많은 종류의 꿀도 너무나 싸서 잔뜩 사들고 싶더만...
역시 짐 무게때문에....ㅠㅠ
꾸란또를 짜게 먹었는 지...
아님 과식을 했는 지...
갈증이 심하게 느껴졌다.
근처 슈퍼에 들러서 커다란 코카콜라를 한 병 사들고 나섰다.
항구의 바람결을 맞으며 우린 천천히 걸었다.
오호~
저기 오래된 증기 기관차도 있고...
그네도 있고..
저기가 남미 어디에나 있는 아르마스 광장인가??
아닌가?? ㅋㅋ
우린 잠깐 그네도 타보고...
증기 기관차앞에서 기념촬영도 한 컷 하고...
또 걸었다.
한 참을 걸으니 이젠 제법 도시 규모를 갖춘 시내풍광이
탁~ 트인 바다와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와아~~ 좋다!!
우린 한 참을 그곳에 앉아서 바다 내음과 기운을 가슴에 담았다.
지금 보니, 무척 갈증이 심했었던게 맞다.
1.5리터 들이 콜라를 저렇게나 많이 마셨다니~~ㅠㅠ
헐!
저게 뭐야?
왠 남녀 동상이 저렇게나 커??
혹시 이곳이....
사랑의 공원인가봐~
ㅋㅋ
남 녀 연인들이 모두 이곳에 와서 사진을 찍곤 하는 것이다.
정말 공원엔 연인들로 가득했는데, 주로 학생들이었다는 것 ??
우리네 학생들은 학원을 전전 긍긍하면서 공부에 전렴하고 있을 시간에 이렇듯 공원에서 여유롭게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칠레 학생들을 보니 좀 낯설기도 하고...
웃음도 나왔다.
지금 제네들...
얼마나 좋을까...싶어서...ㅎㅎ
한 동안 공원 앞 바닷가에 앉아서 따사로운 햇빛과
살랑이는 바다 바람을 즐겼다.
얼마동안의 시간이 흘렀을까....
우린 자리에서 일어나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택시를 탈까 하다가, 그리 멀리 있는 것 같지 않아 동네의 운치있는 집들도 구경할 겸 걸어 오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저녁으로 먹을 과일들도 푸짐하게 사고....
그런데 워낙에 동네가 골목으로 이루어져서 생각 만큼
숙소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결국 거리에 있는 교통 경찰에게 우리의 숙소가 있는 동네를 말하며 길을 물었다.
와~~
칠레 남자들...
정말 친절하기로 작정하고 태어난 사람들 같았다.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다가 잘 못알아 들을것 같으니까. 얼른 핸폰을 켜더니 우리 숙소 가는 길을 지도를 보며 상세히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친절함이 느껴져서 감탄이 절로 터질정도....
아!!
그러나 그게...워낙에 골목으로 이루어진 동네라서 우리 머릿속에 쉬이 잡히질 않는 거다. 가면서 또 묻기로 하고 우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생각보다 오르막은 심했다.
그리고 너무나 멀었고....
가면서 올망 졸망 들어서 있는 골목의 집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했지만,
우린 수없이 묻고 또 물어야 했다.
그런데....
정말 칠레 사람들...
아니, 푸에르토 몬트 사람들...너무나 친절했어~
얼마나 헤멘걸까??
아니면 생각보다 훨씬 더 우리 숙소가 언덕 꼭대기에 있었던 건 지...
어느 사이 해가 뉘엿 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골목엔 어스름한 저녁 기운이 차들어 오고 있었다.
아!!
어두워 지기 전에 도착해야 하는데...
건물들은 양철지붕에 나무 집으로 오래되어서 낡았지만...
알록 달록 예쁘게 색칠하고...
여러가지 이쁜 꽃들을 심어 가꾸어 놓은 모습들이
마치 나 어렸을 적 시골 집을 생각케 해
얼마나 정겨운 지...
빨리 숙소를 찾아들어야 한다는 긴박감은 사라진 채
또 기웃 기웃 집들 주변을 돈다.
그러는 사이...
우리에게 익숙한 골목이 눈앞에 보였다.
와아~~
여기다~ 다왔어~
아침부터 세워져 있던 빨강색 자동차도 그대로 세워진 채로 있었다.
아!! 반가워~
조금은 힘들었지만
택시를 타지 않고 숙소까지 걸어온건 참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들었다.
푸에르토 몬트의 아기 자기한 골목들과 예쁜 집들...
오랜된 정취...
어릴 적 추억까지...
아니, 푸에르토 몬트의 친절한 사람들까지....
정말 소박한 행복에 푸욱 젖어 들었던 시간이었다.
ㅎㅎ
숙소에 들어와 주인장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거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참으로 신기하지??
우리 집을 이렇게 빽빽하게 온갖 장식물을 달아 놓으면 정신이 산란스러워 미쳐버릴것만 같은데....여긴 참으로 그런 느낌대신에 오히려 소박한 아름다움과 행복이 느껴지니...
아!! 그러고 보니, 꾸민게 아니라 이들의 삶의 역사가 그대로 녹아들어 있어서 그런듯 해.
식구들의 오래된 빛바랜 사진들 하며...
편안한 소파와 쿳션....
벽에 걸린 그림...
피아노, 장식장. 벽걸이, 골동품같은 수많은 것들....
어느것 하나 빼놓지 않고 세세히 들여다 보는 재미 또한 솔솔했다.
아!!
그렇지~
우리 사진 한 컷씩 찍을까?? ㅋㅋ
방으로 들어오니 예쁘게 묶어놓은 커튼 사이로 머얼리 바다가 훤히 들어오는게
또다시 감탄사가 인다.
와우~~ 좋아 좋아~
한 바탕 우리 방으로 들어오는 뷰를 즐기며 침대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슬슬 저녁이나 먹을까??
저녁으로 먹으려고 사들고 들어온 과일을 씻으니 두 소쿠리나 된다.
밖으로 나가 저 사과가 주렁 주렁 메달린 사과나무 옆 나무 의자에 앉아서 먹을까??
정말 기막힌 숙소야~ㅋㅋ
아랫 층 식당문을 통해 나가니 언덕 위 잔디밭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우리는 어르신 방에 들러 함께 나가 전망을 즐기자고 했다.
무게때문에 머뭇거리다가 사지못한 꿀을 어르신들이 사가지고 들어오셨기에 꿀차까지 타가지고 나가기로 했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다고... 옷깃을 파고 드는 저녁 바람이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쌀쌀했다.
그러니 따끈하고 은은한 향의 꿀차가 얼마나 맛있을까.....ㅎㅎ
"아!!
너무나 맛있어요~둘이 마시다가 한 사람 죽어도 모를것 같아요.ㅋㅋ"
남미의 뜨거운 햇살을 받고 자란 과일도 너무나 맛있고,꿀 차도 맛있고, 경치도 죽이고....
아!! 정말 너무나 좋다!!
Beethoven (1770~1827)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1 in D Major Op.12
'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80.작은 스위스...아름다운 바릴로체..다이아몬드 별빛의 매혹적인 밤투어. (0) | 2012.10.25 |
---|---|
79.바릴로체로 가면서 버스에서 바라본 환상 풍광..... (0) | 2012.10.25 |
77.푸에르몬트/앙헬모 항구에서 환상의 꾸란또.보트투어... (0) | 2012.10.21 |
76.이색적 칠레의 항구도시...아름다운 푸레르또 몬트 산동네.. (0) | 2012.07.22 |
75.칠레/산티아고...대성당.아르마스 광장,모네다 궁전,산타루시아 언덕... (0) | 2012.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