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여의치 않아 발파라이소 투어의 일부인 <비냐 델 마르>를 포기하고 산티아고로 돌아왔다.
비냐 델 마르에 못갔다는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 돌아오는 그 여정에...다시금 아름다운 풍광으로 메워지니
언제 그랬냐 싶게 또 평온함과 행복함으로 가득 메워진다.
연세가 67세임에도 건강함으로 전 세계를 부부가 함께 누비고 다니시는 함께했던 어르신은 우리랑 헤어져
다른 곳으로 가시고, 우린 택시를 타고 짧은 시간에 그래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아르마스 광장으로 갔다.
역시 광장은 어느나라 어느 곳을 막론하고 사람들로 가득 차 더없는 활기를 띠고 있다.
어쩌면 그 활기참....그것때문에도 여행자는 광장을 찾아 가는 지도 모르겠다.
<모네다 궁전>
1805년 지어져 조폐국 건물로 사용하다가 1846년부터는 대통령이 머무는 거처가 되었다.
삐노체트의 쿠데타 당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끝까지 남아서 저항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일반인들도 입장가능. 궁전 뒤쪽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서 자유 광장(Plaza de la Libertad )이 있는 궁전 앞쪽 정문으로 나오게 된다.
모네다 궁전 뒤쪽에 있는 헌법광장에서는 격일로 10시에 위병 교대식이 있다.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아우마다 거리로 돌아오면 그곳이 아르마스 광장의 초입부.
북쪽에는 국립 박물관과 시청사, 서쪽에는 대성당 등 아름답고 유서깊은 건물들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1541년 뻬드로 데 발디비아(Pedro de Valdvia 가 이 광장 위에서 산띠아고를 건립하기 시작한 이후 역사적으로나 정치 종교적으로나
칠레의 중심이 되어 온 곳. 발디비아의 기마상과 야자수 아래의 벤치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 분수에서 물장난하는 아이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광장 한 켠에는 많은 거리 예술가들이 작품을 하고 있었다.
그거 구경하는 것도 여늬 미술관을 구경하는것 못지않게 재미를 준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과 함께 작품을 볼 수 있기때문이니라.
물론 맘에 들면 하나쯤 구입하는데도 크게 부담되지 않고...
<대성당,Catedral Metropolitana>
아르마스 광장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건물이 대성당.
1541년 발디비아가 산띠아고를 건립할 당시 함께 지어졌지만 화재와 지진 등으로 무너져 다시 지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장중한 아치가 무게감을 더하고, 세밀한 스테인드 글라스와 성화도 감탄을 자아낸다.
광장을 가로질러 성당으로 갔다.
성당이 눈앞에 나타나자 너무 늦어서 혹시 문을 닫지 않았을까 조급함이 생겨 발걸음을 서둘렀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문이 닫히지 않았다.
들어가자 마자 눈길을 화악 사로잡는 것은 역시 제대까지 이어져 있는 웅장한 천정의 돔과 천정화...
그리고 웅장한 기둥...기둥마다 매달려 있는 아름다운 등...
기도를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사이로 조용히 들어가 나 역시 기도를 한 다음 성당을 한 바퀴 돌며 구경을 했다.
벽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성화와 조각품들이 여늬 유럽의 성당과 다르지 않다.
스페인 지배하에 지어진 유럽식 성당이지만 지극히 잉카의 토속적인 이미지를 풍겨주었던 페루의 성당과는 또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바닥의 대리석 문향은 더없이 화려하고 아름답고...
스테인드글라스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성당을 나와 우린 산타루시아 언덕을 가기로 결정을 하고 걸어가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 택시를 탔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을 본 택시기사 아저씨가 몹시 걱정스러운 얼굴로 위험하다는 시늉을 하신다.
목걸이도 빼고, 핸드폰도 가방에 집어넣고 목에 걸었던 카메라도 가방에 넣었다.
그래도 연신 뭐라고 자꾸 말씀하시는 거다.
위험하다고 말씀하시는 것 외에 대체 알아들을 수가 있나~~
그냥 모든거 다 가방에 넣은 채로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결국 우리를 데려간 곳은 경찰관...
그 경찰관 아저씨 우리에게 말로 할 것도 없이 손으로 목을 베는 시늉을 하면서 지금 시간은 위험해서 안된다는 거였다.
헐~~그제서야 우린 지금시간에 산타루시아 언덕엘 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지...눈치를 채고 안가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사진만이라도 찍고 내려오게 해주겠단다.
쾌히 응하고 언덕으로 올라갔다. 입구에서도 통제를 하는데, 사진만을 찍고 내려오겠다고 말하는것 같다.
<산타 루시아 언덕,Cerro Santa Lucia >
JM del la Barra 거리의 남쪽 끝에 있는 북쪽 입구로 올라가면 발디비아가 산띠아고를 지키기 윟 만든 요새 산따루시아 언덕이 있다.
지금은 성벽과 녹음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원의 성격이 더 강한 곳으로 곳곳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을 볼 수 있다.
북쪽에서 올라가면 숲이 우거진 공원을 산책하는 느낌을, 남쪽에서 올라가면 예쁜 성채를 탐험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바위로 된 언덕 곳곳을 깍아서 만들어 놓은 성에서는 산띠아고 시내의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높진 않지만 가파른 계단을 걸어 꼭대기 전망대까지 가는 것은 상당히 숨찬 일이다.
언덕을 오르는데 많은 연인들이 곳곳에 있었다.
그 연인들 중에서도 반은 연인을 가장한 소매치기들 이란다.
헐~~
기사아저씨는 언덕에 올라 차문을 잠근 채 우리와 함께 공원을 걸으며 사진 찍을 곳으로 안내해 주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있었는데, 목을 긋는 시늉을 보여주었던 경찰관 아저씨 때문인 지..
그저 모든 사람들이 두려운 존재로만 보였다.
높은 언덕에 올라 시내 전경을 한 눈아래로 바라보는 일은 언제나 판타스틱하다.
우범 지역....
위험한 시간이 아니었다면
계단을 걸어 오르며...
울창한 숲도 보고....
그 숲으로 걸어 들어가도 보고...
벤치에 앉아
산티아고를 내려다 보며 일몰까지
볼 수 있었으련만...
하긴 우린 한 바퀴 돌며 사진 몇 컷 찍고는 별 미련도 없이 택시로 돌아와 얼른 탔다.
역시 생각이 사람의 행동을 완벽하게 지배한다는 것이.....ㅎㅎ
택시를 타고 호스텔로 가는 거리 풍광이 언제 사람들이 그렇게 북적거렸냐 싶게 썰렁했다.
해만 지면 이렇듯 거리가 터엉 비다니....
두려움이 가득한 우리의 시야엔
그 조용함 조차 우범지역으로 느껴졌다.
호스텔에 도착했다.
아저씨가 우리에게 베풀어준 고마움에 감사의 표시로 약간의 팁을 얹어 주었다.
그리고 기념사진 한 컷!
ㅎㅎ
이분의 일상의 삶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듯 정말 자상하고 인자해 보이는 인상이다.
저녁을 먹기위해 밖으로 나가기도 귀찮고...(사실 너무나 호되게 치안에 대한 두려움을 안게 되서...) 호스텔 식당에서 제공하는 저녁을 사먹기 위해 기다렸다. 외국인들이 단체로 들어와 식사를 주문 예약했기때문에 그들이 다 먹고 남으면 우리에게 판매를 하겠다는 거다.
식당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 보고있자니 얼마나 잘들 먹는 지...우리에게 돌아올 음식이 남을 거 같지않았다.
그래도 귀찮아서 '그럼 굶지~' 하는 맘으로 기다렸다.
다행히 우리 차례가 와서 맛있는 부페로 저녁을 든든히 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식탁이 마구 흔들리는 거다.
허어걱!!
지진....
그랬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 보는 지진이 일어난것이다.
기절해서 로비로 달려나갔더니, 카운터 맨이 빙긋이 웃는다.
'뭐 이런 정도를 가지고...' 그런 표정으로...
지진은 한 바탕 흔들림으로 끝났다.
얼마 전에 비교적 큰 지진이 다른 나라에서 있었다는 것이다. 그 여진이 이곳 산티아고에까지 미친것...
와우~~~
이제 떠날 시간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예약택시가 없어 안 오는 거다.
이대로 기다리다가는 오늘 밤 푸에르또 몬트행 야간버스를 놓치게 생겼다.
우린 모두 각자 흩어져서 큰 도로가까지 뛰듯이 걸어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가슴이 서늘할 정도의 긴박감이었다.
다행히 모두 시간안에 택시를 잡아타고 터미널에 도착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오늘도 13시간의 기인 이동이다.
오늘 하루 있었던 멋진 시간들과 환상 풍광...그리고 지진의 놀람과 치안의 두려움 등 익사이팅했던 순간들을 떠 올리다 보면
피곤함에 금새 잠이 스르르 들을테고,
한 숨 자고 나면 아침....
또...전혀 다른 지형과 색깔로 펼쳐지는 멋진 풍광에 탄성을 짓다 보면 금새 내릴 시간이 될 것이다.
이것이 야간버스의 매력이다.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5 in F major Op.24
"Spring" 2악장 Adagio molto espressi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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