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76.이색적 칠레의 항구도시...아름다운 푸레르또 몬트 산동네..

나베가 2012. 7. 22. 19:26

 

푸에르또 몬트행 야간버스를 놓칠까봐 캐리어 가방을 끌고,배낭을 맨 채 죽어라고 달려

큰 도로로 나와 택시를 겨우 잡아타고 구사일생으로 모두 버스에 탔다.

여행 시작 후 일행 전체에게 닥친 가장 긴박했던 순간이었다.

모두들 오늘은 삼삼오오 아침 일찍부터 버스를 타는 그 순간까지 바쁘게 움직였던 터라

버스에 타자 마자 취침모드다.

 

창에 비치는 햇살때문에 새벽의 아름다운 경치를 하나도 카메라에 잡지 못했다.

그냥 편안함 맘으로 차창으로 펼쳐지는 풍광에 몸을 맡기고 음악을 들었다.

13시간이란 기인 이동시간과 버스의 불편한 잠자리에서 잠을 자도 그저 이 시간이 나는 좋기만 하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시간...

아무 생각없이 온전히 나를 비울 수 있는 시간....

삶의 무게가 가장 가벼운 순간....

 

그저 구름에 실려가듯이 낯선 풍광속으로 끊임없이 달려 들어가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방랑자로 태어난게 분명한것 같다.

ㅎㅎ

 

 

 

 

터미널에 도착해 4명씩 짝을 지어 택시를 타고 숙소를 찾아 달렸다.

오오~~

그런데 택시는 좁은 골목길을 오르고 또 오르고 끝없이 오르는 거였다.

'아이구~~ 완전히 산 꼭대기에 있나보다~ㅠㅠ'

우리의 숙소가 이렇게 열악한 곳에 있나싶어 조금은 우울한 기분이었는데,

택시에서 내려 얼굴을 돌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와우~~

저 멀리 바다까지 내려다 뵈는게 전망이 죽이는 거였다.

ㅎㅎ

그 뿐만이 아니라  노란색 페인팅에 앙증맞은 간판이 달린 우리의 숙소는 또 얼마나 이쁜 지....

잠시 우울했던 맘이 마치 봄꽃이 피듯이 활짝 핀다.

ㅎㅎ

 

 

 

 

 

 

오옷~

그런데 우리 일행중 한 명이 드디어 가방을 한 개 잃어버린 사고가 난것이다.

그 일때문에 그 일행과 길잡이가 오지 않아 우린 1시간 가량을 숙소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그 사이 난 밖으로 나와 골목을 걸었다.

 

오래된 골목...

나무로 지은 아기 자기하고 독특한  파스텔톤 페인팅의 집들....

각양각색의 나무 창들...

발코니...

앙증맞은 작은 꽃밭...

돌출되어 있는 낡은 계단....

 

난 왜 이렇게 오랜 세월이 만들어 낸 낡음이 좋을까....

새것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세월이 만들어 낸

색감과 질감의 느낌들이 너무나 좋은 것이다.

그냥 그 자체가 유화로 그린 작품들 같아~ㅎㅎ

 

한 참만에 가방을 잃어버린 일행과 길잡이가 왔다.

분위기가 좋을 리가 없다.

차악 갈아앉은 분위기....

그러나 우린 빨리 일정을 시작해야 했다.

길잡이가 배정해준 숙소를 찾아 우린 바삐 움직였다.

워낙에 집들이 자그마해서 우리 24명이 한 번에 다 들어갈 수 있는 숙소가 없기때문에 3집으로 나누어서 묵게 된 것이다.

우리숙소엔 계속해서 프라이빗 룸을 썼던 3팀만이 묵었다.

 

작은 거실을 꽉 메우고 있던 일행들이 한 순간에 싸악 빠져나가고 우리 7명만이 남으니 그  조용함이 너무나 좋다.

 

"아~ 좋다~ 진작에 이렇게 나누어서 묵었으면 좋았으련만....

24명이 한 집에서 북적거리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이야~

이렇게 단촐하니 정말 좋은 걸~~

마치 별장에 놀러 온것만 같아~ㅋㅋ" 

 

 

 

 

 

 

 

 

 

 

2층에 있는 우리 방....

'전망 좋은 방'

영화제목이 떠 오를 정도로 판타스틱하다.

양쪽으로 나 있는 창으로 바다가 훤히 들어온다.

한 켠은 푸르른 잔디가 깔린 언덕....

사과가 주렁 주렁 메달린 사과나무가 있고

예쁜 벤치도 있다.

와아~~ 저 곳에서 일몰을 보고있노라면 천국이 따로 없겠다~~ㅎㅎ

 

이 집 딸래미가 우리가 좋은 지 계속 우릴 졸졸 따라 다닌다.

너무 이뻐서 함께 놀아주니 이 꼬마 아가씨가 나갈 생각을 안해~~ㅋㅋ

 

 

 

 

 

 

 

 

 

 

 

거실을 가득 꾸며놓은 주인장의 섬세함과 센스가 남다르다.

집 위치도 기가 막힌데, 작은 공간이지만 숙소내의 구경거리가 천지다.

 

 

 

 

 

 

 

 

 

 

 

 

 

 

 

 

대충 짐을 풀고...

씻은 다음 옷을 갈아입고

우린 앙헬모 어시장으로 나갈 예정이다.

왠지 그곳에 가면 뭔가 구경거리가 많을 것 같다.

아니...

구경거리가 아니라

먹거리....

 

그려~

칠레에 왔는데 ...

싱싱한 해산물을 실컷 먹고 가야지~

 

오늘은

투어가 아니라

실컷 먹는 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