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이른 조식을 풍성하고 정갈하게 준비해 주었다.
맛있는 빵과 쨈, 그리고 이곳에서 유명한 맛과 향이 좋은 꿀...
과일과 커피,쥬스,요구르트까지....
한꺼번에 다 먹기에는 벅차다.
이럴땐 들고 나올 수 있는 것은 아침 식사로 먹지않고 가방에 슬그머니 챙겨서 점심으로 먹던 지 이동중 간식으로 먹는다.
빵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이면 아침으로 족하니,나머지 요구르트와 과일, 남은 빵 한쪽에 쨈을 발라 점심 준비 완료....ㅎㅎ
가방을 챙겨들고 나오니, 아직 골목엔 어둠이 가득하다.
아!! 조금만 출발이 늦춰진다면 멋진 일출을 볼 수도 있었는데....
괜한 섭함이 가슴 한 켠에 인다.
이 곳이 맘에 들어 이른 출발이 아쉬워서다.
삼삼오오 택시를 불러서 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이제 드디어 남미의 꽃....파타고니아 지역으로 들어간다.
아!! 파타고니아 지역을 놓치지 않으려고 일정을 맞추느라 얼마나 애가 탔었는가~
이곳은 상당히 추워서 4월도 중순만 지나면 한 겨울..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니 적어도 한국에서의 출발은 2월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정이 안맞아 애간장을 태우며 인터넷 바다를 유영하다 보니, 3월 초에만 출발해도 파타고니아 지역 여행이 가능하단다.
더우기 늦가을과 겨울이 어우러진 환상의 풍광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한 여름에도 눈이 쏟아지는 곳이니 나머지는 하늘의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은 국경을 너머 아르헨티나 바릴로체..
작은 스위스라고 불리우는 아름다운 곳이다.
남미에 와서 이제껏 여행하고 다닌 지역하고는 확연히 다를 파타고니아....
그 문턱에 들어선 바릴로체....
어떤 세상이 또 펼쳐질 지...기대감에 가슴 한 켠엔 설레임과 긴장감 마저 인다.
적도에서부터 남극권까지 세계에서 남 북으로 가장 길게 뻗어 있는 나라-칠레.
평균 폭이 200km에 불과한 좁고 험한 대지가 서쪽의 태평양과 오른쪽의 안데스 산맥 사이에 끼어 있으니, 사막과 산맥, 숲과 호수, 해변과 피요르드, 빙하와 남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형만큼이나 언제 가더라도 사계절 변화무쌍한 기후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칠레다. 보통 4월에 겨울이 시작되고, 11월에는 여름이 시작되지만, 위도에 따라서 기후는 천차만별 달라진다.
이렇게 나라가 남북으로 길다 보니, 칠레는 페루나 볼리비아보다 교통수단이 훨씬 더 좋다. 경제적으로도 남미에서 가장 부유하기도 하지만 서비스의 질적면으로도 여늬 유럽 못지않다.
보통 우리가 타고 다니는 버스는 세미 까마.
가장 좋은 까마보다는 의자폭이 좀 좁지만 뒤로 아주 많이 재껴져서 비교적 편안하고 안락함을 준다. 장거리를 쉬지 않고 달리기 때문에 화장실은 어느 버스나 다 있고, 음식반입이 금지되어 있는 브라질 행을 빼고는 간식과 식사까지 준다.
특히 칠레는 버스 승무원 되기가 무척 까다롭고 오랜 수련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걸 국경에서 출입국 수속을 밟을때 알았다.
바로...오늘 우리 버스에 탄 사진 속 승무원이 우리를 감동케 한 화제의 인물....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동이 터 오르자 버스 창엔 뿌연 안개서림으로 하얘졌다.
보통은 우리가 휴지등으로 닦아내며 창밖을 내다보곤 하는데, 이 승무원은 일일이 다니며 창을 깨끗이 다 닦아 주는 것이었다.
그 작은 배려가 졸다 깨 아침을 맞는 승객들을 얼마나 감동케 했는 지....
깨끗해진 창으로 가득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그 상큼함을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긴,버스에 타자 마자 보통은 그냥 담요와 배게를 주고 가는데, 이 승무원은 일일이 승객들 머리 뒷목에 배게를 받쳐줄때부터 예사롭지 않았지~
그리곤 정성스레 커피를 직접 따라주고 다니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연인이 침대 머리맡에 타다 주는 모닝 커피는 아닐 지라도.....
눈을 뜬 승객들에게 일일이 창을 닦아주고, 커피를 직접 다니며 따라주는 그 친절함과 배려심은 기분좋음을 떠나 우리를 감동케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승무원은 정식 직원이 되기위해 무려 5년이란 기인 시간동안 수련과정을 거쳐
오늘 처음으로 정식 쟈켓을 입었다는 것이다.
아!! 그랬던 것이었어~
어쩐지 승객을 대하는 태도가 스스로도 감격스런 너무나 자긍심과 자부심이 가득한 기쁨에 넘친 표정이었어~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은 스스로도 타인을 위해서도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가~
그 직업이 어떤 것인가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자기 삶이 기쁨에 넘치는 것!!
그것은 그대로 타인에게로 흘러 들어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삼삼오오 모여서 승무원에 대한 얘기꽃을 피며 깨달은 작은 진리를 가슴에 담았다.
버스는 구불 구불 S자로 휘어진 험준한 오르막 길을 달렸다.
버스가 휘돌아 칠때 마다 창으로 가득 들어오는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밤새 쏟아진 눈으로 온 산과 도로가 하얗게 뒤 덮인 양 하얀것이....도대체 저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얀 석회가루인가??
그렇다면 이 지역은 석회암??
아!! 몰라~
그저 이 독특한 풍광에 열광할 뿐....
어떻게라도 카메라에 담고 싶은데, 확 확 휘돌아 치며 달리는 좁은 폭의 도로에서 제대로 된 사진을 얻기란 쉽지 않다.
어쨋든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며 작은 탄성과 함께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아~~~
한참을 그렇게 구불 구불 달려 오르더니,
어느 지점에서 정점을 찍고 다시 구불 구불 달려 내려오길.....
그러던 어느 순간 눈앞에 나타난 에메랄드 빛 호수...
아!! 드디어 나타났군!!
그려 여기가 어디여~
작은 스위스라고 했잖여~
그럼 에메랄드 빛 아름다운 호수가 있어야재~
ㅋㅋ
아름다운 호수를 카메라에 담고싶어 애간장을 태웠지만, 빠른 질주에 길가의 가로수 때문에 쉽지않았다.
겨우 한 컷....
됐어. 이 정도만 되어도 추억을 떠올리는덴
충분하고도 남아~~
역시 높은 산을 넘어 호수에 내려오니, 별장들인 지, 호텔들인 지....
예쁜 집들이 숲속 사이 사이 지천이다.
아!!
날씨는 또 얼마나 좋은 지...
파아란 하늘에 하얀 뭉게 구름이 매혹적이다.
아!!
또 호수가 보인다.
아주 거대한 호수같다.
버스를 타고 달려도 달려도 시야에서 벗어나질 않는걸 보니...
그저 이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사만 계속 연발이다.
무려 6시간 동안이나.....
와아!!
앞으로의 일정이 정말 기대 만땅이다.
아니....
벌써 여행 직후부터 차 오르던 감동은 벌써 다 잊은거??
하긴, 매일 매일 눈 앞에 펼쳐진 장관에 그저 딱 하루....
딱 하루만 저장 될 수 밖에 없었지~
내 머리 용량이... 단 하루의 용량으로도 오버되었으니까...
푸르른 목초지가 나오는 가 싶으면....
이내 거대하고 험준한 바위덩어리가 나오고...
이내 또 사막지형이 펼쳐지는 것이다.
사막지형의 한 가운데를 마치 오아시스 처럼 한 줄기 강물인 지...흘러간다.
그 주변으로 들어선 아기 자기한 집들과 나무....
이쁘다~
와아~
여기는 또 밀림지대 같아~
저 멀리 나무 한 그루 없는 사막이 무색할 정도로 여기는 푸르른 나무들이 바닥 사방으로 흘러 넘치고 있는 물줄기를 힘 삼아
숲이 밀림을 이루고 있어~
그 상반된 풍광이 정말 멋지다!!
드디어 바릴로체 시내에 들어섰다.
옹기 종기 들어선 집들도 그렇고...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자동차들....
심지어 도로 한 가운데에서 마술 쇼를 부리고 있는 예쁜 퍼포먼스 작가까지...
영락없는 유럽의 풍광이다.
잠시 빨간 신호등 때문에 차가 멈춰 서 이 예쁜 아가씨의 멋진 마술쇼를 보았건만....
공연료도 못 주고 그냥 출발이다.
글쎄 이렇게 도로 한 가운데서 몇 시간을 서서 마술 연기를 하고 얼마를 벌 수 있을까....
아르바이트로 하는 거겠지만 여행자에게는 이 조차 큰 관광거리가 아닐 수 없다.
바릴로체에 들어서 맞은 멋진 환영인사다.
ㅎㅎ
Karol Jozef Lipinski (1790 - 1861)
Rondo alla Polacca for Violin and Orchestra, O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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