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몽블랑 트래킹 16일(2012.7)

32.TMB의 끝/ 몽블랑 트래킹의 마지막 그 감동의 순간....

나베가 2012. 9. 28. 20:52

경치 삼매경에 빠져있는 사이...

순간 우리의 시선을 모두 사로잡는 풍광이 있었으니...

바로 저 만치 아래 호수의 풍광...

수영을 하면서 호수를 가로 질러 가는 이들이었다.

한 사람이 먼저 출발하고, 뒤이어서 또 다른 사람 출발....

하얗게 물거품을 일으키며 수영을 해 호수를 가로질러 가는 그 모습에 모두 탄성을 질러댔다.

와아~~

넘 멋진걸~~

 

 

 

오우~

한 참을 동료들이 헤엄쳐 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여자들이...

이번엔 평형으로 그 뒤를 이어 출발을 했다.

와아~~

우리는 마치 우리 일행이 수영을 하고 있는 듯 환호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정말 알프스를 트래킹하면서 수영을 하는 모습을 보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산을 대하면서 등산을 한다는 것에만 너무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암튼 알프스에서 만난 너무나도 멋진 뜻밖의 풍광이었다.

 

 

 

그때 또 한 무리의 트래커들이 일렬로 서서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하얀 설산앞으로 알록 달록한 옷차림의 트래커들의 모습은 여전히 알프스를 빛내는 또하나의 야생화다.

그들의 모습이 사라질까...재빨리 카메라 셔터를 또 누른다.

정말 아름다운 풍광이다.

 

 

그들이 다 사라지기 전에...

그리고 호수를 가로지르던 또 다른 모습의 수영을 하던 트래커들의 마지막 터치 모습을 한꺼번에 파노라마로 잡아본다.

 

 

한 참을 이렇듯 호수에서 수영을 하던 이들과 메르 데 글래스 빙하앞을 가로지르던 트래커들에게 넋을 빼놓다 고개를 돌리니,

오오~~ 높은 바위 위에 서 풍광에 빠져있는 우리 일행들 모습이 그대로 작품이다.

마치 구름을 타고 저 뾰족 뾰족 나있는 바위산 너머 신선의 나라로 넘어갈 것만 같다.ㅎㅎ

와아~~

카메라 렌즈 돌리니 비가 두 팔을 벌리면서 포즈를 취한다.

ㅋㅋ

 

 

좀 더 화각을 넓혀서 연속 컷~

 

 

와우~

일행들이 어디에 어떻게 서 있든 그대로 작품이야~

넘 멋져!!

 

 

 

 

 

 

 

 

 

 

 

 

 

 

 

 

 

 

 

 

 

 

 

 

 

 

 

 

 

 

 

 

 

 

 

오호~

또 쌍호수네~

야생화를 넣어서 찍어볼까~~

계속해서 나타나는 비경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계속 셔터세례를 퍼 붓는다.

그러는 사이 또 일행들은 저만치 시야에서 사라졌다.

에고~ 빨리 가야지...

 

 

험준하지만 매혹적이었던 바위산을 내려오니, 이젠 샤모니가 한 눈에 내려다 뵌다.

여전히 거대한 메르 데 글래스 빙하는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고 우리에게 벅찬 감동을 안겨주고.....

 

오옷~근데 저게 뭐야~

저 실처럼 나 있는 까마득한 길...

저 길 끝까지 가야할 것 같은데...도대체 끝이 안보이네~

어쨋든 기막힌 풍광이군!!

 

 

 

 

 

 

 

 

 

 

 

 

 

 

 

 

 

 

 

 

 

 

 

 

 

 

 

 

 

 

너무 까마득해서 그저 실 처럼 나 있는 길이 비단 길 같아 보였건만...

헐~ 이런 너덜길도 있었어??

 

 

수많은 트래커들이 이 길을 지나면서 쌓아놓은 탑인가?

우뚝 솟은 바위 위로 조심스레 쌓아 올린 작은 돌탑이 정겹다.

작고 아름다운 소원들이 켜켜이 쌓아진 건만 같아서 ...

 

 

이제 제법 내려왔는 지...샤모니 마을이 좀 더 가까이 보이고, 계곡의 푸르른 나무들 모습이 앙증맞도록 이쁘다.

 

 

 

쉬이 보이는 길도 워낙 까마득하니, 울 정숙언니 힘드신가 부다~

털푸덕이 주저 않으셨어~~ㅎㅎ

아닌가??

알프스를 떠나기가 싫으신건가??

 

 

알프스를 떠나고 싶지 않지만...그래도 또 가야지~

절대 욕심내서는 안돼잖아~

 

 

 

한 참을 내려와 바위길을 지나니 또 나타난 야생화 ...

그거 잠깐 안 봤다고...또 흥분한다.

메르 데 글래스 빙하를 배경으로 ....

 

보라색 야생화가 마치 일부러 꽃꽂이 해 놓은 양 띄엄 띄엄 있으니 더 앙증맞아 보이는게 귀엽기까지 하다.

아!! 여기도 또 솜꽃이 있네~~

진짜 이뻐~~

 

 

 

아~~

정말 이 길 길다~

저어기 케이블카 타는 곳이 보이는데...가도 가도 되려 더 먼것만 같아~

아쉬운건 우리뿐만이 아닌게야~

알프스 몽블랑....너도 우리를 떠나 보내기가 싫은 거야~~

 

 

정말 판타스틱한 풍광은 끝모르게 펼쳐보였다.

세상에~ 그러고 보니, 오늘은 하루 종일 몽블랑 산군을 옆으로 하고 걸었어~

수도 없이 나타난 호수하고...야생화...바위...정말 기막힌 풍광이었어~

 

하긴 비가 우리에게 말한다.

이렇게 12일동안 내내 날씨가 좋은 적은 거의 없었다고...

특히 오늘...이 마지막 여정에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몽블랑 산군이 싸악 가려져 버려

하루 종일 조금은 지리한 길을 걷노라고...

 

 

한 참을 몽블랑 산군에 넋을 잃고 앉아있었다.

그래~ 천천히...가능한 비가 손짓할 때까지 버티는 거야~

우린 어제 오늘의 시간을 벌기위해 '에귀 디 미디' 전망대도 다 올랐잖아~ㅎㅎ

 

망연자실 몽블랑 산군-메르 데 글래스 빙하 앞에서 넋을 빼고 있는 이는 우리만 있는게 아니었다.

저기 저... 빨간색 셔츠와 빨간 색 머플러를 둘둘 말고 있는 멋진 룩의 부부...

초록과 빨강의 보색대비가 파아란 하늘과 하얀 빙하와 어우러져 더없이 멋스럽다.

 

 

아!! 정말 멋져!!

가까이서 한 컷 더 찍자~

나두 담에 설산에 갈땐 저 사람과 비 처럼 커다란 머플러를 반드시 준비해서 갈거야~

꽃무늬가 가득한 비의 노란색 머플러가 탐났는데, 저 여인의 진한 핑크색 머플러도 멋지군!!

ㅋㅋ

 

발걸음을 또 붙잡혔다.

아쉬움에 카메라 셔터도 오늘 가장 많이 누른것 같다.

하긴 시작점에선 항상 너무 판타스틱한 풍광앞에 그만 메모리 걱정부터 하게 되니까....

ㅎㅎ

 

 

이젠 진짜 도착점이 훤히 보인다.

 

 

아!!

이젠 진짜 다 왔어~

이 매혹적인 들판은 또 뭐야~

끝까지 알프스...넌 아름다운 자태를 흐트러 뜨리지 않는구나~

진짜 아름다워~

 

 

 

 

 

 

 

 

가능한 알프스를 늦게 떠나려고 버틸수 있는데까지 버틸려고 사진 맘껏 찍으며 천천히 올라왔더니,

뜻밖에도 오르막을 마지막 오르는 순간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스틱을 마악~부딪히며 환호를 해주는 것이다.

순간 울컥하고 가슴에 뭔가 요동을 친다.

아!! 그렇구나! 우린 드디어 해낸거야~

12일 동안 무사고로 안전 산행을 잘 마친거였어~

이렇듯 환호를 받아야하는 거였어~

 

뒤이어서 오르는 일행들도 계속해서 똑같이 스틱을 부딪히며 환호하며 맞이했다.

뜻밖의 환호에 그들 모두도 나처럼 순간 울컥 했으리라~~

 

우린 모두 모여 스틱을 부딪혀 가며 환호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이 감동의 순간을 시원한 맥주로 마무리 지었다.

 

 

 

 

 

나와 비는....

감동의 러브샷까지....ㅋㅋ

500cc의 맥주를 단숨에 그냥~~

주우욱~~~

 

이렇게 나의 몽블랑 트래킹은 맥주 500cc를

생애 처음으로 원샷 하면서

감동의 끝을 맺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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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와 방으로 들어가기 전, 우린 몽블랑 트래킹 여정의 끝을 맺어야 했다.

비와 파트리샤의 역할은 여기까지.

이제서야 왜 하루 전 날인 어제 트래킹 완주 인증서를 주었는 지 눈치를 챘다.

 

섭섭함에 저녁식사에 초대를 했지만, 이들도 오랜 기간 가족과 헤어졌었으므로 당장 돌아가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고...

 

우린 정성스런 편지와 작은 선물, 약정된 수고료에 따로 더 보태어 봉투를 건넸다.

정이 많은 파트리샤는 눈물까지 글썽인다.

아!!

사랑스런 파트리샤~

 

난 비가 한국어를 공부하는데 더 보탬이 되게하기 위해, 가지고 간 몽블랑 트래킹 여행서적을  비에게 선물했다.

 

조만간에 비가 또 한국에 온다고 한다.

우린 막연하지만...그래도 또 반드시 재회할 거란 믿음을 가지고 안타까운 이별을 했다.

 

 

 

 

 

호텔룸에 짐을 들여놓고

대충 씻고 우린 곧장 시내로 나왔다.

각자 흩어져 쇼핑을 하고...

약속시간에 만나 함께 근사한 식사를 하면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한것..

 

다시 만난 샤모니는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로 우리를 맞았다.

 

"그 사이 꽃이 좀 시들은것 같아~"

 

내 말에 모두들 한바탕 웃는다.

으음~ 좀 멍청한 말이었나??

ㅠㅠ

 

다른곳을 몇군데 기웃거리다가

첫날...눈으로 찜한 가게로 그냥 직행했다.

오옷~나의 눈을 휘둥그레 만든것.

그 사이 내가 찜했던 상품이 무려 30% 나 할인을 하는 거였다.

 

지름신이 거해서

이것 저것 잔뜩 욕심을 부렸다가

하나씩 하나씩 덜어내고...ㅠㅠ

고어텍스 프로쉘 쟈켓과 패딩쟈켓을 선택했다.

 

에베레스트 가기 위한 준비물...

ㅋㅋ

 

 

 

 

 

 

 

쇼핑은 여심의 마음을 사로잡던가??

ㅋㅋ

 

명품 아웃도어가 정찰가도 우리나라 보다 훨씬 저렴한데 거기다 30% 나 할인을 받아 쇼핑을 했으므로 뿌듯한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갔다.

 

이젠...어느 식당으로 들어가 근사한 마지막 밤을 보낼 것인가....그게 문제였다.

첫날도 식당만 탐색하다 걍 굶었는데...ㅋㅋ

 

우린 가장 손님이 많은 전망좋은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첫날 먹으려고 했던 퐁듀요리를 주문했다.

 

 

 

 

우리가 스위스에 가서 먹었던 하클레 치즈요리와 내용은 거의 비슷했는데, 산장에서 먹었던 감자대신 여기선 빵이 나왔고, 일일이 하클레 치즈를 녹여서 끊임없이 1인분씩 서빙을 해주었던 것과는 달리 여기선 냄비에 치즈를 녹여서 나왔다.

 

빵조각에 햄과 하몽등...말린 고기류를 감아서 치즈에 풍덩 담그어서 돌돌 감아 먹는 것...

치즈의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지만,  아무리 잘 먹는다고 해도 우린 외국인들이 먹는것의 반정도 밖엔 못먹었다는...

 

 

 

 

 

 

 

 

 

식사를 하는 동안 정말 이곳 기후의 특이함...

오후 5~7시 사이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면서 소낙비가 쏟아졌다.

대부분 손님들이 야외에서 식사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참 난감한 일인데...몇몇의 손님 테이블에 비가 들이쳐 식사가 중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대응, 반응 하더라는...??

 

오고 가는 사람들로 가득한....

샤모니 거리의 사람들을 구경하며

낭만적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린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글쎄....

한국에서라면 2차라는 걸 갔을까...?? ㅎㅎ

커피를 한 잔 더 하고픔도 있었지만 우린 그냥 헤어졌다.

짐도 다시 잘 꾸려야 하고..

또 20시간이란 기인 시간을 거쳐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푸욱 쉬기로 한것....ㅎㅎ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아!! 어쩌면....

우리가 트래킹을 하는 12일 동안 내내 날씨가 그렇게도 좋더니만 이렇게 떠나려니 비가 엄청나게 쏟아붓다니....

안도감보다는  감사 찬미...운이 좋은 사람들이란 스스로의 만족감까지...

거의 쾌감에 가까운 환호를 지르며 아침을 맞았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우리가 묵는 별채에서 본건물로 가려니 좀 귀찮았는데....

세상에 거짓말 처럼 퍼붓던 비가 살랑살랑 맞아도 될만큼 내리는 거다.

오오~ 우린 또 작은 기쁨의 환호를 질렀다.

ㅋㅋ

 

아침식사를 마치고 출발 시간 11시까지는 상당히 여유로와 발코니에서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알프스 몽블랑의 정기와 내음...바람을 만끽하며....

 

약속시간에 맞추어 로비로 나가니.

처음 우리를 픽업했던 회사의 차량이 벌써 대기하고 있다.

짐을 싣고 이젠 정말로 몽블랑을 떠나는 거다.

 

깨끗한 차량의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알프스의 풍광은 여전히 매혹적이었다.

밤새 내린 비로 더욱 선명하고, 그리고 간간히 걸친 구름은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느끼게 했다.

스위스에서 프랑스 샤모니로 들어올때와는 어쩌면 그렇게도 느낌이 다른 지....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의 알프스의 매혹적인 풍광이 눈에 선연한 것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거다.

 

나는 양해를 구해 사진을 찍겠다고 앞자리로 옮겨 앉았다.

사실 달리는 차량에서 무슨 더 좋은 사진을 얻겠다고...

그동안 트래킹을 하면서 찍은 사진만으로도 용량초과인데....

공연히 알프스를 떠난 다는....어쩌면 다시는 못본다는 안타까움 때문에 좀 더 선연하게 알프스를 눈에 담기위함 이었으리라.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알프스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니, 떠난다는 실감이 난다.

 

그려~

뭘 그렇게 안타까워해.

천국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머물었으면서....

 

그리고...

이풀과 약속했잖아~

10년마다 다시 오기로....

그렇게 죽는 그 순간까지 꽂꽂하게 배낭매고 알프스를 걷다가 죽자고...

아주 아주 예쁘게 차려입고, 산장의 레스토랑에서 젊은이들의 시선을 받으며 근사한 식사도 즐기자고...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알프스의 그 멋진  외국 노인네들 처럼 ....

그렇게 멋지게 늙자고....

 

 

나는 이번 몽블랑 트래킹을 떠나면서 늘 여늬때 처럼 멋진 여행기를 써야겠다고 야심찬 계획까지 세우며 떠났었다.

그러나  알프스라는 천국에 발을 들여민 순간

머릿속이 그만 하얳져서 그 어떤 생각도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심지어는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그래서 눈뜨면서 눈 감을때까지 공기처럼 함께 하는 음악도 단 한 순간도 들을 생각 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말했다.

이번 여행기는 아마 사진만 올라갈 것이라고....

알프스를 걷는 동안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고, 전날에 대한 아무 기억도 없었어~

늘 그냥 머릿속이 하얬어~

아니, 마음까지도

아니, 내 온몸이 그냥 터엉 비어있었어~

눈 앞의 매혹적인 풍광과 향기, 태양, 하늘,바람만으로도 용량 초과였어~

 

아!!

그런데 도대체 이 쓸데없는 말은 언제 들어찬 것일까....

왠 말을 이렇게 많이 쏟아낸 것일까....

 

Dulce Pontes & Ennio Morricone [2003 Focus] - 01 - Cinema Paradiso